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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사람의 청각 만족을 위해서 탄생한 소리, 커스텀 아트 FIBAE 3x3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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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비싼 이어폰들의 리뷰를 쓰고 있지만 아이팟의 번들 이어폰(애플 이어버드)의 소리도 즐겁게 듣는 인간입니다. 음악과 소리를 향유하지만 딱히 뚜렷한 취향은 없는, 그런 타입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커스텀 아트의 ‘FIBAE 3x3’라는 이어폰은 특정 취향이 없는 저조차도 ‘으아아아 이거 완전 내 취향이야!!’라고 외치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바지 주머니에서 강아지털이 나오는 상황(개털)인지라 당장 구입할 수는 없지만, 이 물건은 저의 위시리스트 최우선 순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미리 요약을 해드리면... FIBAE 3x3는 고음(높은 중음)이 아주 좋은 ‘예쁘고 달콤한 소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밝은 음색을 싫어한다면 이 글은 그냥 패스하시기 바라며, 기나긴 음향 오덕의 삶에서 여성 보컬 때문에 화사한 소리의 이어폰을 찾고 있었다면 느긋하게 정독해주시길 권합니다.



폴란드의 인이어 모니터(IEM) 회사인 커스텀 아트(Custom Art)는 2012년에 Piotr Granicki에 의해서 설립되었는데, 이 사람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저 같은 휴대 음향 기기 리뷰어였다고 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제품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레 직접 제품을 만드는 단계로 왔고,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인이어 모니터로 시장에 데뷔한 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리뷰어로서 Piotr Granicki씨의 작품을 대부분 청취하고 감상문을 작성해왔는데요. 이어폰의 소리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제작자의 감각임을 깨닫습니다. 하드웨어와 관련된 노하우도 꼭 필요하지만, 결국 제작자가 직접 귀로 듣고 판단하며 느끼는 소리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가로 인해 우리는 감동을 받거나 외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FIBAE 3x3는 많은 분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감동을 줄 것 같습니다.



FIBAE 3x3(쓰리바이쓰리)는 커스텀 아트의 엔트리 모델에 속하던 FIBAE 2와 FIBAE 3를 대체하게 됩니다. 그 밑으로는 FIBAE Black을 대체하는 ‘Go One’이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즉, FIBAE 3x3는 리얼 엔트리 모델인 Go One의 바로 다음 단계가 될 텐데요. 여기에서 파이배 삼삼(...)의 위치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음, 중음, 저음을 3-Way 네트워크로 나눠서 재생하는 정석적 구조이며 평탄한 임피던스로 다양한 기기에서 균일한 소리를 내는 플랫 임피던스 기술(FIBAE)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매우 낮은 THD 수치와 굉장히 넓은 공간감을 제공하며 스튜디오 모니터 용도로 최적이라고 합니다. 커스텀 아트 이어폰들은 모두 다른 소리를 내지만 대체로 중.저음이 포근해서 편안한 인상이 있는데, 그런 개성을 Go One이 많은 유저들에게 전파한다면... FIBAE 3x3는 놀라운 고해상도와 훌륭한 밸런스에 화려한 고음을 더한 스튜디오 모니터 이어폰으로서 커스텀 아트의 ‘능력’을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더 비싼 상급 이어폰들보다도 올라운더(All-rounder)에 가까우며 ‘내 이어폰은 이거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결론에 근접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회사든 잘 팔리는 중간급 모델이 하나씩 있어야 하는데 FIBAE 3x3가 딱 그런 종류입니다. 물론,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커스텀 핏과 유니버설 핏 모두 100만원 초반부터 시작하므로 어디까지나 하이엔드 이어폰으로서 접근해야 하겠습니다.




슬림한 쉘 속의 커다란 서브 우퍼와 미드 레인지 BA


오늘 소개할 FIBAE 3x3는 리뷰 샘플 제품으로서 폴란드에서 휭하고 날아온 물건입니다. 구성품이 하나도 없으며 지퍼 케이스에 이어폰 하나만 달랑 들어있습니다. (이어팁은 파이널 E팁 M 사이즈) 이후 국내 출시될 FIBAE 3x3는 커스텀 아트의 원래 패키지와 케이스, 이어팁 등을 모두 갖추고 나올 터이니 지금은 이어폰 본체에만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 커스텀 아트 유니버설 이어폰에 포함되는 실리콘 이어팁은 두께가 얇은 편이라서 소리 전달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파이널 E팁으로 청취하고 감상문을 쓰는데 기본 이어팁과는 소리가 많이 다릅니다. 파이널 E팁을 거치는 쪽이 더욱 선명한 고음과 저음을 들려준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기본 케이블입니다. 보다 촘촘하게 꼬인 형태의 케이블이며 3.5mm 플러그와 2핀 커넥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은 도금 동선인 듯한데... 이어폰 소리를 듣고 짐작한 것이니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3.5mm 플러그와 2핀 커넥터 부분이 모두 금속으로 감싸여 있으며 케이블이 옷에 스칠 때의 잡음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이 케이블을 통해서 들리는 FIBAE 3x3의 소리가 무척 좋았기 때문에 감상문도 기본 케이블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고급 케이블은 아니라서 10~20만원대 케이블로만 교체해줘도 해상도 향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두껍고 투명한 아크릴을 보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커스텀 이어폰들의 하우징을 클리어 색상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투명한 쉘 속으로 보이는 트랜스듀서와 케이블 등을 보고 있노라면 ‘아, 내가 사람 손으로 만들어진 정밀 기기를 보고 있구나’하는 감이 옵니다. 하지만 커스텀 이어폰을 많이 봐온 유저라면 쉘 내부를 보면서 제작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제품 개발을 했는지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밸런스드 아머처(BA) 드라이버의 크기가 그렇습니다.



FIBAE 3x3는 서브 우퍼 BA와 미드 레인지 BA가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트위터 BA는 노즐 근처에 가깝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것을 보면 중음과 저음이 꽤 충실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주의 : BA 유닛의 크기가 사운드 시그니처와 꼭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인이어 모니터에서 트위터 유닛의 위치는 제조사마다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JH 오디오는 저음과 고음의 전파 속도가 다른 것에 착안하여 트위터 유닛에 훨씬 긴 튜브를 끼워 멀리 배치합니다. 그렇게 하면 고.중.저음이 유저의 귓구멍에 동시에 도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회사들은 트위터 유닛을 노즐에 가깝게 두거나 아예 노즐 속에 배치하는데, 고음이 흐르는 통로가 길어질수록 많은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파이프에 공기를 불어서 연주하는 관악기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는 점입니다.



제가 볼 때 커스텀 아트는 이 부분을 그리 중시하는 느낌은 없으며 이어폰의 아크릴 쉘을 최대한 얇게 만들어서 외관과 착용감을 좋게 합니다. 다만 FIBAE 3x3에서는 고음을 더 가깝고 빠르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살짝~ 보입니다. 다른 커스텀 아트 이어폰들처럼 FIBAE 3x3의 쉘도 무척 얇으며 귓바퀴 안쪽에 걸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아주 편안합니다. 또한 완전 밀폐형이라서 커스텀 핏이 아닌 유니버설 핏도 소음 차단이 매우 강력합니다. 누음이 조금도 없으니 독서실에서 귀마개 대신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SOUND



Single Sub-Low, Single Mid, Single High (3 BA)

118dB @1kHz @0.1V

7.8 Ohm @1kHz (+-1 Ohm 10Hz-20kHz)

Low % THD

10~20,000Hz (+-20dB into IEC 60318-4 coupler)


커스텀 아트 FIBAE 3x3는 임피던스가 매우 낮으며 드라이버 감도가 상당히 높은 3 BA 이어폰입니다. 재생기나 헤드폰 앰프에 연결했을 때 화이트 노이즈가 더 잘 들릴 확률이 높으니, 되도록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듣는 게 좋겠습니다. 매우 쉽게 울릴 수 있는 이어폰이라서 굳이 밸런스 연결을 할 필요도 없겠네요. 요컨대 FIBAE 3x3는 전기 냄새만 맡아도 힘이 솟는 이어폰 중 하나입니다. 일단 저는 아스텔앤컨 SR15, 아이폰 12 미니(랩케이블 변환 젠더 사용), 블루사운드 노드 2i + 그레이스 디자인 M900 + 바쿤 CAP-1003을 활용하여 청취해보았습니다.



*제작자의 순수한 감각으로 탄생한 소리


FIBAE 3×3 comes as the next generation of Custom Art’s 3-driver IEM. The main objective for sound signature was to make an IEM that sounds relatively flat, bright and natural, but never boring, with unparalleled qualities and unmatched frequency extension. A gentle lift in sub-bass, leveled-out mids and airy, extended highs, all provide an engaging musical experience.


FIBAE 3×3 is directed towards both professionals and music enthusiasts looking for precise, natural, studio-like sound.


뜬금없이 영어가 나와서 당황하시겠지만, 이 짧은 문단 속에서 FIBAE 3x3의 소리가 모두 정리되고 있습니다. 커스텀 아트 웹사이트에 수록된 이 글은 ‘대체로 평탄하되 밝고 자연스러우며 놀라운 소리 품질과 주파수 응답 범위 확장을 추구했다. 초저음을 살짝 올리되 보강된 중음과 공기감이 있는 고음을 들려준다. 음악 분야의 프로들과 오디오 애호가 모두에게 맞는, 정확하고 자연스러우며 스튜디오 소리에 가까운 이어폰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제가 듣기에 FIBAE 3x3의 소리는 이론과 정확성이 아니라 오로지 ‘사람의 청각적 만족’을 위해서 탄생했습니다. 제작자의 센스 하나로 대단히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온 겁니다. Piotr Granicki씨가 작성한 소리 설명문과 특징 수치(아래의 그래프)도 제가 들어본 느낌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제작자가 자신이 만든 소리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유저도 그 소리를 그대로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소리는 대규모 음향 기업의 제품에서는 찾기 어려운 보석 같은 것입니다. 바로 이 감흥 때문에 저는 비싼 값을 치르고 소규모 인이어 모니터 회사의 이어폰을 구입합니다.


고음에 뚜렷한 강조가 있으며 헤드룸이 최고 점수라는 점에 주목해둡시다.”



*계속 듣고 싶어지는, 예쁘고 달콤한 소리에 매료되다


스튜디오 이어폰이라는 설명에서 뭔가 건조하거나 냉정한 소리가 아닐까 짐작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아닙니다. (-_-) 만약 그렇다면 제가 완전 취향 적중이라며 방방 뛸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듣기에 FIBAE 3x3의 소리는 실로 예쁘고 달콤한 인상을 줍니다. 대단히 부드럽고 온화한데 고음과 중음 영역이 화사해서 즉시 청각을 사로잡아 버립니다. 청음 매장에서 FIBAE 3x3를 귀에 끼우는 순간, 고음 애호가들이 열정적으로 박수를 칠 것이라 장담하겠습니다. 치찰음 강조가 싫어서 고음형 이어폰을 피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제품의 소리를 들으면 ‘음? 밝은 소리인데 고막을 안 찌르네?’ 이러면서 더 듣게 될 듯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고음이 아니라 높은 중음이 밝은 소리로 보입니다. 제가 참 많은 이어폰의 소리를 들어왔지만 이건 또 참 색다른 시도입니다. 사람의 센스로만 이뤄낼 수 있는 사운드 튜닝이라고 할까요? 이 소리를 만들어낸 제작자 본인도 탄성을 질렀을 것입니다. 사람 귀에 이토록 즐겁고 예쁘며 화려하게 들리는 소리를 만들어내다니! 와하하하!! 해냈다!! –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처음만 듣기 좋고 금방 질리는 소리의 이어폰이 아닙니다. 분명히 달콤한 소리인데 매일 맛을 봐도 언제나 기분 좋게 달콤합니다. 저도 열흘 동안 매일 두 시간 이상 이 제품의 소리를 들으며 지냈습니다. 분명히 음악 감상 전용 이어폰이지만 착용감이 좋고 소음 차단이 아주 강력해서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감상에서도 몇 시간씩 쓰곤 했습니다. 밝은 음색이지만 청각 자극이 생길 만한 부분을 모두 다듬어둔 덕분에 아주 편하게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됐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들어봐도 이것은 클래스 A 진공관 앰프의 느낌이 듭니다. 즉, 단단하고 빠르며 강한 인상의 소리와는 태양과 명왕성 정도의 거리가 있으니 선택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IEM 회사와 비교한다면 FIBAE 3x3의 소리 성향은 비전 이어스(Vision Ears)와 흡사하며 퍼 오디오(Fir Audio)와는 극과 극이라고 할 정도로 다릅니다.



*여성 보컬에 최고의 이어폰™


인이어 모니터에서 멀티 드라이버를 쓰는 이유는 주파수 응답 범위를 더 넓게 만드는 것도 있으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각 주파수 영역의 최적화’라고 합니다. (제품 출시 현장에 제작자가 직접 방문했을 때 제가 영어로 물어보고 답변 받은 사항입니다.) 인이어 모니터 제작자는 고.중.저음 드라이버를 각각 원하는 형태의 소리로 BA 제조사에 주문하고 그것을 조합해서 하나의 소리로 만들어냅니다. FIBAE 3x3의 경우는 중음 드라이버와 저음 드라이버가 고음 드라이버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주파수 응답 측정에서는 저음이 약간 솟아오르고 고음이 뾰족한 모양새일 듯한데요. 실제 청취에서는 중.저음이 대체로 평탄하며 높은 중음과 고음이 알맞게 강조된 인상을 줍니다. 그 결과는... 음향 엔지니어보다는 오디오 애호가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FIBAE 3x3는 비음이 강하고 간드러지는 여성 보컬과 화사하고 끈적한 연주법의 바이올린 주자에게 최적화된 소리를 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제품은 고.중.저음의 균형이 잘 맞으며 여러 악기와 보컬 파트가 모두 뚜렷하게 들려서 오디오 애호가와 음향 엔지니어 모두에게 적합할 것입니다. 그러나 컨슈머 오디오 시장을 본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여성 보컬에 최고의 이어폰!!’이라는 카피를 달고 마구 팔려나갈 듯합니다. 파이널(Final)이나 오디오 테크니카(Audio-Technica) 같은 일본 브랜드에서 여성 보컬에 좋은 이어폰을 여럿 내놓았지만, 제가 듣기에 진정으로 여성 보컬의 예쁨을 완벽히 전하는 이어폰이 폴란드에서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FIBAE 3x3로 듣고 있으면... 코맹맹이 목소리인 시바타 준의 노래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귀를 뗄 수가 없습니다. 여성 보컬과 같은 맥락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달콤해진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밝고 예쁜데 부드럽고 포근하다


예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고음만 강조한다면 청각을 찌르는 바늘 고음이 되기 십상입니다. 사람이 듣기에 ‘이거 정말 예쁘다!’는 느낌을 받게 하려면, 초고음부터 높은 중음까지 알맞은 딥(움푹)과 피크(뾰족)를 활용해서 조율을 해야 하며, 중음과 저음 영역도 고음이 아름답게 드러나도록 맞춰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FIBAE 3x3의 낮은 중음이 큰 역할을 합니다.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의 낮은 음이 든든하게 보강되어서 몹시 따뜻하고 가깝게 들립니다. FIBAE 3x3의 음색이 밝고 예쁜데 ‘부드러운 인상’까지 주는 이유입니다. 귓속으로 가수의 입김이 훅 훅 들어오는 친밀감이 굉장합니다. (ㅇ_ㅇ) 남녀 모두 목소리의 아랫 부분이 두터워지는데... 여성의 목소리가 5,000% 정도 예뻐질 뿐입니다. 게다가 중음의 결이 고우며 밀도가 높아서 더욱 좋습니다. 앞서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도 짐작했듯이, 중음용 BA를 큰 것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원하고 밝은 ‘사이다 고음’


이러한 사운드 튜닝은 FIBAE 3x3의 소리 해상도를 매우 높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고음의 해상도가 놀라울 정도인데요. 드럼의 하이햇 심벌즈 소리가 가늘고 곱게 들리며 시원하고 밝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흔히 말하는 ‘사이다 고음’이 FIBAE 3x3의 특허나 다름없습니다. 재생기와 소스 품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청각 자극이 없도록 고음과 높은 중음을 곱고 부드럽게 다듬어서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음미할 수 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해본다면 얼티멋 이어스(Ultimate Ears)의 트리플 파이, 웨스톤(Westone)의 W80 같은 이어폰에서 느꼈던 고음의 기교를 새롭게 진화된 버전으로 경험하는 셈입니다.


*머리 속으로 펼쳐지는 넓은 공간


FIBAE 3x3의 커다란 헤드룸(Headroom) 효과는 제작자와 청취자 모두가 인정하는 장점이 되겠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완전히 밀폐된 이어폰이기에 개방 효과를 낼 수는 없는데, 주파수 응답 형태의 조정과 3개 드라이버의 소리 차이로 인해서 심리적인 공간 확장을 만들어냅니다. 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으면 머리 속으로 넓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고음, 중음, 저음이 각각 다른 방향에서 오는 듯한 멀티 채널 효과도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이 특징 덕분에 여러 악기 소리를 세밀하게 분리하는 능력도 좋습니다. FIBAE 3x3는 예쁘고 달콤한 소리 만으로도 이미 제 위시리스트 1순위가 되었고, 거기에 드넓은 공간감까지 더해져서 당장 사고 싶은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드럽고 편하지만 기본은 아주 빠르고 탱탱하다


저음 자체는 그리 강조되지 않아서 평탄한 느낌인데, 높은 저음의 펀치가 아주 좋은 탄력으로 통통 튀어 오릅니다. 고막을 단단하게 때리는 저음 펀치가 아니라,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간 고무공을 고막에 튕기는 듯한 느낌이군요. 아주 편하게 들리는 소리라서 응답이 느리거나 잔향이 생길 듯하지만 실제로는 무척 빠르고 명확한 인상이 있습니다. 밝고, 예쁘고,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뭔가 느리거나 촉촉한 소리는 아닙니다. FIBAE 3x3로 빠른 템포의 일렉트로닉 뮤직을 들어보면 매우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점입니다. 멀티 BA 이어폰 애호가들이 원할 법한 약간 건조하면서도 정밀한 소리가 그대로 나옵니다.


*때로는 간결하고 때로는 웅장한 초저음


FIBAE 3x3의 저음은 어떤 때는 간결하고 약한 듯한데 또 어떤 때는 무척 든든하고 웅장합니다. 제가 듣기에 이것은 초저음 손실이 없는 리니어 베이스(Linear Bass)입니다. (저음이 강력한 베이스 헤드 지향의 이어폰은 아닌 듯) 주파수 응답 그래프를 상상해본다면 저음 부분이 아주 넓고 낮은 언덕의 모양일 듯합니다. 초저음의 울림이 커서 영화 ‘다크 나이트’ OST 1번에서 3분 지점의 초저음 울림이 생생하게 진동합니다. 악기를 보면 베이스 드럼, 팀파니, 콘트라베이스 등의 저음 악기 소리가 두텁고 울림이 깊게 들립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로 이렇게 편안하고 깊은 초저음을 재생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초저음을 거의 강조하지 않고도 베이스 영역의 안정감이 있으며,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콘서트홀의 공기 움직임과 규모의 웅장함도 전달해줍니다.



*BA파 유저들이 기대하는 장점을 모두 갖췄다


이어폰용 정전형 드라이버도 나왔지만, 현재 이어폰 시장의 유저들은 ‘DD파’와 ‘BA파’로 나뉜다고 봅니다. (하이브리드 이어폰도 BA파에 속한다고 보면 될 듯) 각자 이유가 있어서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멀티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이어폰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요. DD는 고.중.저음 연결이 자연스러우며 소리 밀도가 높고 특히 중음과 저음의 품질에서 BA가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을 장악합니다. 한 편 BA는 DD보다 소리가 훨씬 정밀하고 빠르며 작은 크기 덕분에 다수를 사용하여 주파수의 모든 영역을 자유롭게 튜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FIBAE 3x3는 멀티 BA 이어폰 애호가들이 기대하는 장점을 전부 제공합니다. 매우 높은 해상도, 밝고 정밀한 소리, 다수의 드라이버로 만들어내는 입체감이 대표적인 장점이겠고요. 특유의 예쁘고 달콤한 음색과 넓은 공간감까지 갖춘 이어폰입니다. 고.중.저음 균형이 좋고 빠른 응답과 명확한 인상도 있어서 ‘스튜디오 성향의 올라운더 이어폰’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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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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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거 스마트폰 스크롤 내리다가 신고버튼을 눌렀는데 어떡하죠.... ㅠㅠ
죄송합니다........... 영디비님 고의 아닙니다...........
리뷰 감사해요........
17:18
2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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