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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퀘스타일 M15, 진지한 고출력 사운드의 DAC 헤드폰 앰프인데 아주 작음

루릭 루릭
8092 2 1


"퀘스타일 고유의 음악적 감성과 높은 출력을 지닌 미니 USB DAC 헤드폰 앰프.

M12의 두 배로 보강된 앰프 파트와 4.4mm 밸런스 출력으로 대형 헤드폰도 구동할 수 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귀는 까다롭지만 음향 오덕은 아닌 사람


학교든 직장이든 다른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오디오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원래부터 귀가 까다로운 사람이 있다. 고인물 음향 기기 리뷰어로 활동 중인 본인으로서도 신기한 사람들이다. 보통은 몇 개의 이어폰을 비교 청취해보면서 '소리가 좋다'는 삘을 받게 되는데, 원래 귀가 까다로운 사람들은 비교 청취를 해본 적이 없어도 열악한 음질과 훌륭한 음질을 바로 알아차린다. 하지만 막상 그들에게 비싼 이어폰이나 DAP를 권하면 뭐 그리 비싸냐며 손을 휘젓는다. 자신이 사용 중인 저가형 이어폰을 노트북 PC 헤드폰잭에 끼우면서 음질이 왜 만족스럽지 않은지 알고 있지만 본격적인 음향 오덕의 수렁(...)에 빠지기는 싫은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요긴한 아이템이 일명 '꼬다리 앰프'다. 국어 사전 대로 하면 '꽁다리 앰프'이고, 제대로 말한다면 '미니 USB DAC 헤드폰 앰프'이지만, 꼬다리 앰프를 한 개 좋은 것으로 장만하면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두에서 인간의 고급 귀를 만족시킬 수 있다. USB 포트가 있는 컴퓨터들 모두에게 외장 DAC와 헤드폰 앰프를 더해서 소스 품질을 올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헤드폰잭 유무를 떠나서, 꼬다리 앰프는 개인의 컴퓨터 환경 전체를 간편하게 커버하는 사운드 디바이스로 정착됐다. 크기는 조금 큰 USB 메모리 정도이고 가격은 비싸야 10~20만원 중간이니... 이 정도면 '음향 오덕은 아니지만 귀가 까다로운 유저'에게 적합하겠다.




더욱 진지한 꼬다리 앰프도 있지 않을까?


상당히 비싸고 고급진 DAC 헤드폰 앰프를 만드는 회사 '퀘스타일(Questyle)'도 이 흐름에 참여했다. M12라는 껌배터리 모양의 초소형 USB DAC 헤드폰 앰프를 만들어서 고해상도 오디오 재생과 다양한 기기 연결을 제공한 것이다. 이 제품은 꼬다리 앰프 시장에서도 제법 주목을 받았고 지금도 퀘스타일의 엔트리 모델로 활약 중이다.


"할인 받으면 14만원대로 살 수 있어서 부담 없고 소리 좋은 퀘스타일 M12님 되겠다. (*사진 출처 : 퀘스타일 웹사이트)"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원래부터 귀가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M12의 소리가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기에서 조금만 더 올라갈 수는 없을까?'하고 약간의 기대를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음향 오덕들의 기준에서도 꼬다리 앰프가 덩치 큰 앰프들 못지 않게 '진지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면 반갑게 카드를 긁을 것이다. 그래서 퀘스타일은 M12의 디자인과 컨셉을 유지하되 오디오 품질이 더욱 진지한 상급 모델을 만들어냈다. 바로 M15, M피프틴이다.



M15은 M12와 같은 DAC를 탑재했으나 앰프 파트가 크게 보강됐다. 그리고 회로 기판과 섀시를 새로 설계하여 거치형 헤드폰 앰프의 미니어처 같은 구조를 지닌다. 하드웨어 사양만 본다면 M15은 앰프 파트를 두 배로 늘리고 4.4mm 밸런스 출력 헤드폰잭을 추가한 점이 다르다. 소스 쪽은 동일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소리의 힘과 품질을 향상시킨 모델이라고 하겠다. 본인이 사용하고 리뷰했던 몇 개의 꼬다리 앰프들을 떠올려봐도 퀘스타일 M15은 그 중에서 하이엔드로 여겨도 될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아주 작지만 거치형 헤드폰 앰프 같은 설계



단단한 박스를 열어 보면 M15 본체가 먼저 나온다. 처음부터 내부가 훤히 보이는 투명 커버 디자인에 눈길이 가는데, 박스 안쪽을 더 살펴보면 두 개의 미니 USB 케이블이 나온다. M15은 USB-C 포트를 사용하며 이 케이블 두 개를 통해서 USB-C와 USB-A 연결이 가능하다. 타 브랜드 제품은 USB 커넥터의 변환 젠더를 넣어주기도 하는데, 퀘스타일은 두 개의 USB 케이블을 제공하기로 했나 보다. 사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케이블 두 개가 있는 편이 더 좋기는 하다.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들고 다닐 때 변환 젠더가 분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12보다는 두껍지만 여전히 아주 작은 크기를 보인다. 61.8 x 27.2 x 12mm로 요즘 구입할 수 있는 USB 메모리 제품 중에서 더 크고 비싼 것 정도라고 하겠다. 무게도 금속제 USB 메모리 정도로 보면 된다. 케이블을 분리한 상태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존재감이 없는 크기와 무게다. 그리고... M15의 가장 큰 업그레이드 항목인 두 개의 헤드폰잭이 보인다. 3.5mm 언밸런스 출력 뿐만 아니라 4.4mm 밸런스 출력도 지원한다.



M15은 처음 손에 들 때부터 깨끗한 마감 완성도를 느끼게 한다. 말끔하게 절삭 가공된 알루미늄 케이스에는 뽀송한 질감의 코팅이 되어 있으며, 유리 커버와 섀시 전체가 아주 튼튼하다는 느낌이 온다. 그리고 내부의 회로를 살펴보면 M12보다 내부 공간이 여유로워서 소자들이 기판 위쪽에 모두 자리 잡고 있다. (M12는 기판 양면을 사용함) 그래도 실제 사용 측면에서 짚어둘 점이 있는데, M15의 알루미늄 섀시와 유리 커버는 매일 휴대하고 다닐 경우 흠집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후 이 제품의 전용 가죽 케이스가 출시된다면 꼭 장만하기를 권하겠다.



M15에 이어폰을 끼우고 스마트폰이나 PC와 USB로 연결하면 내부에서 LED가 켜진다. USB-C 커넥터의 좌우 측면에 한 개씩 있는데 하나는 게인(Gain) 상태를 보여주며 로우 게인은 녹색, 하이 게인은 빨강색으로 표시된다. 다른 LED는 현재의 재생 해상도를 보여주는데 48kHz 이하는 녹색이고 88.2kHz 또는 DSD 64 이상이라면 빨강색이 된다. 예를 들어서 LED 두 개가 모두 빨강색이라면 하이 게인으로 고해상도 재생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인 조정은 M15 측면의 스위치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퀘스타일은 메리디안 MQA의 여러 협력사 중 한 곳이다. M12도 그러했듯이 M15도 MQA 렌더러 기능을 갖췄다. CMA 피프틴처럼 풀 디코더는 아니지만, MQA 파일의 2, 3차 언폴딩까지 해주므로 마스터 음반을 감상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확인을 위해서 PC의 타이달 앱을 실행한 후 M15을 연결해본다. (이어폰을 끼워야 M15이 켜짐)



타이달 앱에서 M15을 인식하고 '이것은 MQA 지원 기기로군. 출력 장치로 지정하겠소?'라고 묻는다. 기본 출력 장치로 지정한 후에는 세팅에서 세 가지를 확인하자. M15은 MQA 렌더러이므로 타이달 앱의 소프트웨어 디코딩을 꺼둔다. (Passthrough MQA를 켬) 비교 청취를 해봐도 디코딩을 M15에게 온전히 맡기는 쪽의 소리가 더 좋게 들린다. (M15은 볼륨 조정을 시스템에서 해야 하므로 Force Volume은 반드시 꺼두자!) 이렇게 해서 마스터 음반을 재생하면 해상도를 표시하는 LED가 마젠타 색상으로 바뀐다.


"사진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타이달 88.2kHz 재생 중이라서 오른쪽 LED가 마젠타 색상으로 켜져 있다."


이 제품의 최대 지원 해상도는 PCM 384kHz / 32bit, DSD 256이며, 맥 OS 뿐만 아니라 윈도우 10에서도 드라이버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고해상도 재생이 가능하다. 완전한 플러그 앤 플레이인 것이다. (윈도우 10 이상을 권장함) USB 케이블만 준비하면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이동하며 골고루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볼륨 조정과 전원 켜고 끄기에 대한 설명


퀘스타일 M15은 M12와 동일한 ES9281AC DAC를 사용하지만 전류 증폭(CMA) 기술의 SiP 모듈을 두 개 탑재했다. SiP 모듈 두 개는 굉장히 작은 칩의 형태인데 총 네 개의 증폭 회로 역할을 해서 4.4mm 밸런스 출력을 가능하게 해준다. M12처럼 0.0003%의 매우 낮은 왜곡율 수치(THD+N)를 보이며 노이즈 레벨도 매우 낮다고 한다. 이토록 작은 기기 속에 고출력 헤드폰 앰프의 성능을 고스란히 담아둔 것이다.



하지만 크기의 최소화를 위해 생략된 것이 두 개 있다. 볼륨 노브와 전원 스위치다. 다른 꼬다리 앰프들도 이런 경우가 흔하지만 처음 사용해보는 여러분을 위해서 설명해둔다.


1) 연결된 기기의 시스템 볼륨을 사용하자!


M15에는 볼륨이 내장되어 있으나 이를 사용하려면 연결된 기기의 기본 볼륨 설정을 거쳐야 한다. 맥이나 PC에서는 시스템 볼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SB Audio Player Pro에서는 하드웨어 볼륨이다. (M15은 하드웨어 볼륨이 작동한다.) 어느 쪽이든 M15을 처음으로 기기에 연결했다면 설정 메뉴로 들어가서 볼륨부터 낮춰두자. 이것을 깜빡하고 그냥 음악을 틀었다가 최대 볼륨 어택을 받으면 심장까지 오그라든다. 볼륨 노브가 없는 USB DAC 기기를 연결할 때면 잠수함 영화에서 폭뢰를 맞기 직전에 '충격에 대비하라!'고 외치는 함장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참고 : M15는 연결 기기의 시스템 볼륨을 쓰지 않는다면 헤드폰잭이 곧 라인 아웃이 된다. 그러므로 3.5 또는 4.4mm 헤드폰잭에 인터커넥터 케이블로 외장 앰프를 연결하면 M15가 고품질의 외장 USB DAC 역할을 할 수 있다.


*참고 2 : 아스텔앤컨 DAP에서는 외부 USB DAC로 인식되지만 최대 볼륨으로 재생되므로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혹시 안드로이드 OS의 USB Audio Player Pro 앱을 설치할 수 있는 DAP라면 하드웨어 볼륨 조정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2) 이어폰을 끼워야 전원이 켜진다! 이어폰을 빼면 꺼진다!


M15은 헤드폰잭이 전원 스위치의 역할을 한다. 이어폰을 끼우면 USB 연결이 되고, 이어폰을 분리하면 USB도 분리된다. 이게 은근히 불편할 수도 있는데... PC에서는 M15에서 이어폰을 빼낼 때마다 시스템 사운드가 기본 선택으로 되돌아가서 PC 스피커로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이어폰을 빼는 순간 USB Audio Player Pro의 USB 연결이 분리되므로, 이어폰을 다시 끼우면 앱에서 USB DAC 연결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제품을 몇 번 사용하고 나면 금방 적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언급해둘 점이 있다. 그동안 퀘스타일 앰프들을 사용하면서 클래스 A의 뜨끈한 온도를 경험해왔지만 M15은 케이스 발열이 없다. TOREX 파워 매니지먼트 기능 덕분이라고 한다. 열을 내지 않는데 어떻게 이토록 높은 출력을 내는지 모르겠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회로와 소자들이 약한 전력을 최대 효율로 쓰고 있다는 뜻이다. 또, 실제로 확인해보지는 않았으나 퀘스타일 웹사이트에 올라온 제품 사양표를 보면 M15의 3.5mm 헤드폰잭은 마이크가 탑재된 유선 이어폰의 음성 통화를 지원한다. (CTIA 규격)



SOUND



이번 감상에서는 M15에 기본 포함되는 USB 케이블을 사용했다. 저렴한 순은선 USB 케이블로 교체해도 해상도 향상 효과가 크지만, 많은 분들이 기본 케이블을 쓸 것이기에 같은 환경을 선택한다. 피오 New K3는 유난히도 음색 특징이 없기 때문에 M15과 비교 청취하는 용도로 잘 맞았다. 그 외의 앰프는 늘 그랬듯이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젠하이저 HDVD800, 바쿤 CAP-1003 등을 동원한다. 스마트폰은 아이폰 XS, LG V20, 삼성 갤럭시 A9에 USB 연결하여 감상했다. 이 중에서는 역시 V20의 매칭이 좋은데, 퀘스타일의 진하고 풍만한 소리 성향이 V20의 느긋하고 밀도 높은 소리와 멋진 짝을 이룬다.


앰프의 비교 청취에서 기준점으로 사용한 이어폰은 주로 에티모틱 EVO와 ER4S이며 다수의 커스텀 이어폰을 포함한다. M15은 헤드폰 구동력도 좋아서 오디지 LCD-X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보유한 이어폰 헤드폰 중에서 4.4mm 커넥션을 쓰는 제품이 하나도 없는 탓에 3.5mm 언밸런스 출력만 사용했다.


"외장 DAC 기기를 아이폰에 연결하려면 라이트닝 USB 카메라 어댑터가 필요하다. 길어서 불편하다...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을 따로 찾아보는 게 낫다."


*처음부터 놀라게 만드는 소리 품질


퀘스타일의 M15 소개 페이지를 보면 노이즈 플로어 -130dB를 자랑하고 있는데,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이어폰을 연결해서 들으면 이 수치가 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앰프 파트에서 배경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으며 침묵에 가까운 배경이 된다. 이 제품을 스마트폰이나 배터리 구동 중인 노트북 PC에 연결해서 써보면 여러분도 체감하실 것이다. 전원에 연결된 PC에서는 접지가 되어 있어야만 '부웅~'하는 전기 노이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앰프에서 발생하는 화이트 노이즈는 스으~하는 소리다.)


M15의 소리 특징을 묘사하기 전에 첫 인상부터 언급해야겠다. 처음 감상할 때부터 소리가 정밀하고 깨끗해서 놀랐다. 근본부터 소리 해상도가 높다. 이런 선명한 소리가 거치형 앰프에서 나온다면 더 비싼 값이 됐을 터인데 스틱 모양의 미니 디바이스로 개발되었기에 30만원대로 멈췄다는 생각이 든다. 리뷰 후에 직접 구입해서 사용 중인 피오 New K3와 비교 청취하면서 M15은 '등급'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70만원대의 그레이스 디자인 M900과 비교해봐도 소리 품질이 동등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들렸다. 포트 확장, 볼륨 조정 등의 사항을 제외한다면 M15은 오로지 소리로 선택 받을 수 있는 고급품이다.



*고출력을 체감하는 저음 울림


저음 울림이 더욱 깊다. 저음의 선도 굵어서 앰프 출력이 높음을 체감할 수 있다. 저음의 덩치가 크며, 높은 저음의 펀치도 강력하다. 이어폰 헤드폰의 진동판을 남김없이 털어주는 힘이 있다. 구동하기 쉽지만 아주 큰 헤드폰인 LCD-X도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 연결한 것처럼 든든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거치형 헤드폰 앰프의 굵고 강하고 웅장한 기운으로 소리를 듣다가 문득 USB 스틱 정도로 작은 기기를 보면서 눈을 의심한다. 3.5mm 출력인데도 이 정도로 고출력을 뽑아낸다. 4.4mm 밸런스 출력과 하이 게인을 쓰겠다면 시스템 볼륨부터 낮춰서 귀를 준비해두는 게 좋겠다.


*참고 : 이런 이유로 M15은 PC나 태블릿으로 영화를 감상할 때 아주 좋은 사운드 장치가 된다. 스테레오 채널 재생이지만 고품질의 고.중음과 웅장한 저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원래부터 저음이 많이 강조된 헤드폰을 연결하면 고.중음이 가려지는 마스킹 현상이 조금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는 로우 게인을 활용하자.



*이 작은 앰프에서 CMA 트웰브, CMA 피프틴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


DAC는 정밀 & 섬세한데, 앰프는 편안한 잔향과 굵은 울림을 지녔다. 퀘스타일 CMA 시리즈의 공통적 특징이 M15에 그대로 적용됐음을 감지한다. CMA 트웰브, CMA 피프틴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운드 시그니처가 닮았다. 혹시 두 기기를 들어봤거나 보유 중이라면 사전 청취 없이 M15을 주문해도 안전할 것이다.


그동안 감상해본 퀘스타일 DAC 앰프들의 소리 성향을 DAC 필터 종류에 비유한다면 어떨까? 개인적 생각으로는 슬로우 롤 오프(Slow Roll-off)와 미니멈 페이즈(Minimum Phase)의 조합이 떠오른다. 건조하고 단단한 것이 아니라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퀘스타일의 기기들은 성능 측면에서는 프로 오디오 수준인데 감성 측면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이 쯤에서 M15의 소리 특징 몇 가지를 정리해보자.


1) 고음의 선이 가늘고 시원하게 들리는데 자극이 하나도 없다. 이어폰 헤드폰을 고급형으로 연결할수록 뚜렷하게 느끼는 점이다. 그래서 희한하게도, 고음이 매우 선명하지만 약간 어두운 음색으로 들릴 때가 많다. 명료한 소리이면서도 쨍하게 밝은 느낌은 피한다. 모든 앰프들이 주파수 응답 측정에서는 평탄하게 나오지만 실제 청취 느낌은 이렇게 다르다. M15은 중.저음의 풍만한 느낌이 전체 음색을 결정한다.


2) 진하고 두텁다. 분명히 소스 쪽에서는 잔향이 발생하지 않는데, 심리적으로는 풍성한 잔향을 계속 맛보게 된다. 이는 앰프 파트의 고유 특성으로 보인다. 소리가 더욱, 유난히, 촉촉하게 들리는 종류의 앰프다.


3) 맑게, 크게 울리는 중음이 좋다. 퀘스타일 앰프 특유의 굵은 선을 지닌 중음이다. 보컬과 현악기의 울림이 더욱 길고 강해져서 연주자의 감정을 명확히 전달 받을 수 있다. 배경이 적막한데 중음이 이렇게 영롱하니 피아노나 바이올린의 독주를 들으면 유난히 깊게 몰입하고 만다.


4) 소리가 자연스러우며 느긋한 기분을 만든다. 이렇게 여유로운 인상이지만 풀어진 소리는 아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기기들보다 청각으로 들어오는 정보량이 많으며 음을 촘촘하게 분해하는 성능적 강점이 크다.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 카푸치노 사운드


퀘스타일 앰프들의 소리를 생각하면 이런 비유가 계속 떠오른다.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카페라떼 또는 카푸치노


위스키가 아니라 꼬냑 또는 브랜디


20일 동안 사용해본 M15은 퀘스타일의 이러한 풍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그래도 잠시 현실적으로 생각해본다. 제품 가격이 M12의 두 배 이상이므로, 오디오 애호가는 아니지만 귀는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조금 고민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작은 기기 한 개를 휴대하여 현재 사용 중인 모든 컴퓨터에서 거치형 DAC 헤드폰 앰프급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가성비 좋은 딜이 아닐까? 또한 음악의 감성을 증폭하는 퀘스타일 방식의 소리이기에 그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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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inzi Imfinzi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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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을 보면 미친듯한 노이즈 플로어를 자랑하는데 실측도 정말로 그런지 궁금하네요. 

07:21
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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