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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오디지 MM-500, 무특성 사운드의 최상급 레퍼런스 헤드폰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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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수준의 고해상도 사운드를 지녔으면서도 사운드 엔지니어가 오랫동안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튜닝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이다. 오디오 애호가에게도 [고성능 장비]로써 장만하고 싶은 위시리스트 1순위가 되겠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오디지(Audeze)는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 LCD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LCD-X 덕분에 사운드 엔지니어들과 친분이 두터운 회사입니다. LCD-X는 LCD-2, LCD-3 등과 비교하면 고음 강조가 조금 더 많은 듯하고 LCD-4, LCD-24 등과 비교하면 소리 해상도가 더 낮은 듯하지만, 세계의 음향 업자(-_-)들 사이에서는 '음반 만들 때 완전 좋은 헤드폰'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저도 각종 헤드폰과 앰프를 리뷰할 때 비교 대상으로 LCD-X를 사용하고 있으니 그들의 평가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공감하는 중입니다.


"오디지의 진정한 스테디셀러, LCD-X."


그러므로, 오디지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를 위한 하이엔드 헤드폰을 개발하는 것도 당연하게 보입니다. 이들은 다수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기록을 가진 매니 마로퀸(Manny Marroquin)씨와 협력해서 MM-500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디지 웹사이트를 보니 'MM 시리즈'라는 분류가 새로 생겼는데, 현재 기준에서는 LCD-X가 있는 레퍼런스 시리즈와 LCD-5가 있는 플래그쉽 시리즈의 사이에 있습니다.



MM-500은 일시적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아니라 앞으로도 오디지의 스테디셀러가 될 만한 고급형 스튜디오 헤드폰입니다. 국내 정가는 275만원이라서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 출시 할인 이벤트 때 사는 편이 좋겠습니다. 저의 기준에서는 지금까지 사용해본 오디지 헤드폰들 중에서 레퍼런스(기준점)에 제일 가까운 제품입니다. 청취자와 재생기의 사이에서 사라지는 것과는 다른 목적의 레퍼런스라는 뜻입니다.



제품 분석을 담당하는 리뷰어라서 분석은 하겠지만, MM-500은 리뷰어들이 딱히 분석할 필요도 없을 만큼 성능 측면에서 완벽하다고 봅니다. 음악 감상용 헤드폰으로서 400~500만원대를 찍는 헤드폰들도 각자의 개성이 있어서 청취자의 취향을 나누지만, 오디지 MM-500은 소리를 투명하게 전달하면서도 청각 자극이 없도록 잘 다듬어놓은 '고성능의 업무용 헤드폰'이라서 오디오 애호가든 현업 프로듀서든 누구에게나 쉽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더 작고, 더 가볍고, 잘 생겼다!


오디지 MM-500의 패키지 박스에는 큼직한 가방과 커다란 파우치가 들어있습니다. 가방은 튼튼한 재질과 손잡이를 지녀서 여행 중에서도 쓸 수 있는 이코노미 캐링 케이스입니다. MM 시리즈 전용 파우치는 리뷰 제품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아래의 사진처럼 생겼다고 합니다. 구성품은 헤드폰 본체와 기본 케이블이 되겠습니다. 헤드폰 쪽은 Mini-XLR 커넥터 한 쌍으로 연결하고 재생기 쪽은 6.3mm 커넥터로 연결하는 길다란 케이블입니다.



처음 볼 때부터 느낌이 올 것입니다. MM-500은 모양새와 크기가 모두 LCD-5와 비슷합니다. 기존의 오디지 LCD 시리즈를 써본 분이라면 그냥 깜찍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풀사이즈 개방형 헤드폰인데 조금도 커보이지가 않거든요. 또한 밴드(하우징 테두리 부분)와 헤드밴드 프레임이 금속 소재이고 이어패드와 헤드밴드에는 가죽을 사용했는데 무게가 495g에 불과합니다. 이거, 오디지 헤드폰으로서는 아주 가벼운 무게입니다. 초경량급 LCD-5는 아세테이트 밴드 덕분에 420g이 됐으나, 기골장대한 LCD-X는 주방용 저울로 무게를 재면 690g이 찍힙니다.



금속 밴드와 요크의 색상이 티타늄 또는 건메탈 컬러처럼 보입니다. 제 눈에는 올블랙보다 더 멋진 느낌이 들고요. 가죽 헤드밴드 안쪽과 금속 헤드밴드 프레임 꼭대기에는 MM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뒤집으면 WW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MM이라고 합니다. 이어컵 표면의 하단에서 왼쪽에는 오디지 로고를 넣고 오른쪽에는 매니 마로퀸씨의 이름을 넣었습니다. MM-500은 직접 손에 들어보고 머리에 써보면 상당히 튼튼하고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또한 크기가 적당한 풀사이즈 헤드폰이라서 이 물건을 착용한 휴먼의 모습도 왠지 프로페셔널한 음향 전문가의 삘을 풍깁니다. 이후 출시될 다른 오디지 헤드폰들도 MM-500처럼 '컴팩트한 잘 생김'을 어필해주기 바랍니다.



이어패드는 양 가죽 소재이며 아주 부드러운 쿠션을 지니고 있습니다. 형태를 보면 다른 LCD 시리즈처럼 중.저음의 효율적 전달을 위해서 두툼하게 제작됐습니다. 또한 헤드밴드의 장력이 꽤 강해서 푹신한 이어패드를 유저의 머리로 단단히 눌러줍니다. 그래서 안경을 쓰고 헤드폰을 착용해도 테가 이어패드에 푹 파묻힙니다. 그만큼 안경으로 인한 소리 영향을 받지 않으니 저를 포함한 안경잽이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되겠습니다. MM-500 이어패드 내부에서 귓바퀴가 들어가는 공간은 가로 49mm, 세로 67mm, 깊이 26~34mm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어패드 안쪽으로 보이는 보호망은 상당히 얇고 연약한 느낌이라서 취급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LCD-5, CRBN은 매우 단단한 보호 그릴을 사용함)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프로페셔널 헤드폰은 착용 기간이 길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어패드를 교체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디지는 고급형 헤드폰 모델에서 이어패드를 접착 테이프로 고정합니다. 이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있어서 읽어봤는데, 오디지의 풀사이즈 헤드폰들은 자석이나 체결 부속으로 이어패드를 고정하면 완전히 밀폐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시험해봤지만 이어패드와 이어컵의 밀착이 가장 확실한 것은 접착 테이프였습니다. 그래서 오디지 헤드폰의 유저는 이어패드가 다 닳았다면 교체용 이어패드를 주문하거나 오디지 본사에 헤드폰을 보내어서 교체 서비스를 받아야 합니다. (판매처 전화 문의 필요) 참고로 오디지 헤드폰 유저들의 평균적인 이어패드 교체 기간은 3~7년 정도라고 합니다.




SOUND



오디지 MM-500은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이지만 구동하기가 쉽습니다. 드라이버 감도가 100dB로 LCD-5보다 10dB 높으며,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18옴이라서 대형 헤드폰으로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쉽게 굴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인데, 미니 헤드폰 앰프에서도 볼륨만 더 올려주면 진동판이 골고루 울리는 느낌이 옵니다. 심지어 Fiio New K3로도 하이 게인에서 볼륨 노브 2~3시 방향으로 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용 USB 헤드폰 앰프에서도 간단히 구동할 수 있겠습니다. MM-500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5 ~ 50,000Hz이며 THD 수치가 100dB 기준으로 0.1% 미만이라고 합니다.



*무특성이 곧 카리스마!


MM-500은 여러 오디지 헤드폰들 중에서도 더욱 평탄한 소리를 지닌 모델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이 헤드폰보다 더 평탄한 소리를 내는 모델은 LCD-5뿐일 것입니다. MM-500도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투명한 원음만 남기는 헤드폰이라서 감상문으로 쓸 만한 특징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제품을 눈여겨보는 분들이라면 이 '무특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사실을 알 것입니다. MM-500을 사용한다면 음악 장르를 구분할 필요도 없고 특정 DAC나 앰프를 찾아볼 이유도 없습니다. 제 소리 감상문이 짧게 나오는 현상이 곧 MM-500의 강렬한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LCD-5와 비교해보면?


외형 뿐만 아니라 소리를 들어봐도 MM-500이 LCD-5에서 파생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디지에서는 정확한 소리의 스튜디오 헤드폰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새롭게 개발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청취해보면 LCD-5의 영향을 느끼게 됩니다. 단, 두 헤드폰은 사운드 튜닝의 근본 방향이 다릅니다. LCD-5는 진정한 플랫 사운드를 추구하면서도 중음에 끈적한 질감이 있는데, MM-500은 플랫 사운드이지만 고.중.저음이 조금씩 더 잘 들리도록 조절된 인상을 주며 특정 질감을 남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헤드폰을 실시간 비교 청취한다면 볼륨의 차이 뿐만 아니라 소리의 감촉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둘 다 극도의 정밀한 성향으로 디지털 오디오에 어울린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매우 빠른 응답과 극히 낮은 왜곡율을 둘 다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LCD-X에서는 두 세 배의 업그레이드


태생이 그러하니... LCD-X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겠지요? MM-500은 LCD-X보다 드라이버 감도가 조금 낮지만 소리의 해상도가 훨씬 높습니다. MM-500은 LCD-X보다 최소 두 세 배의 소리 투명도를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LCD-X를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중.저음이 평탄하고 고음이 선명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MM-500으로 바꾸는 순간 흐린 막이 사라지는 듯한 '투명도 격차'에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음향 기기의 주관적 감상문을 쓰면서 구체적으로 등급 비교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LCD-X와 MM-500은 스튜디오 헤드폰이라는 명확한 분류로 '줄 세우기'를 할 수 있습니다. MM-500이 LCD-X보다 두 세 배 소리가 좋다는 것은 저의 주관적 생각이지만 다른 분들도 실시간 비교 청취를 해본다면 십중팔구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 정도로 퍼포먼스 차이가 큽니다.



*수많은 부분에서 정확히 중립을 지킨다


MM-500은 극히 중립적 음색의 소리를 냅니다. 너무 건조하거나 촉촉하지도 않은, 너무 밝거나 어둡지도 않은, 너무 단단하거나 물렁하지도 않은 - 이런 식으로 수많은 부분에서 정확히 중립을 지키는 최상급 레퍼런스 사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적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는 대신 오로지 깨끗한 소리의 즐거움만 전달하는 헤드폰입니다. 음반을 만드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휴대 음향 기기를 리뷰하는 저도 한 대 장만해서 계속 기준점으로 쓰고 싶어집니다. 각 음 영역의 균형이 굉장히 잘 맞춰져있는데, 고음, 중음, 저음이 아주 조금씩 살아나며 초고음, 초저음도 확장되어서 음악 속의 요소를 넓게 펼쳐보는 기분이 듭니다. 헤드폰 자체의 음색 특징이 없으니 헤드폰 앰프들의 소리 차이를 감지하기도 쉽습니다. 헤드폰의 소리 해상도가 너무나 높아서 외장 DAC나 DAP의 성능 잠재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또한 다른 헤드폰들의 소리 특징을 발견하는 컨트롤 센터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냅니다.


이것은... 참으로 탐나는 고성능 장비입니다... (한 손으로 침 닦는 중) 이 제품의 사운드 튜닝에 참여한 매니 마로퀸씨도 '이 헤드폰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고 했는데, MM-500을 3주 정도 사용해본 저도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음향 기기 리뷰어가 MM-500을 구입하는 것은 택시 기사가 메르세데스 벤츠 택시를 장만하는 느낌일 것입니다.



*더 넓은 공간, 더 맑은 공기


사운드 스테이지 확장을 위해서 주파수 응답 형태를 조절한 듯합니다. 이는 LCD-5부터 새롭게 적용된 페이저(Fazor) 배치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날개처럼 생긴 마그넷 패널의 간격이 넓어져서 그만큼 개방감도 커졌습니다. 또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초고음과 초저음이 확장되어 있어서 심리적으로 더 넓은 공간과 더 맑은 공기를 느끼는 모양입니다. 개방형 구조 뿐만 아니라 헤드폰의 내부 설계와 주파수 응답 형태 모두가 더 넓은 공간을 형성해줍니다. 오디지 LCD 시리즈는 특유의 두꺼운 이어패드로 중.저음을 확보하는 대신 동굴 속에서 듣는 듯한 밀폐감을 내기도 하는데요. MM-500은 두꺼운 이어패드를 써도 그러한 밀폐감이 없습니다. 물론, 입체 형태를 지닌 이어패드의 LCD-5보다는 개방감이 덜 나올 수 있겠습니다.



*잠재력이 끝없으나 귀는 한없이 편안한 소리


이 제품은 스튜디오 헤드폰 중에서도 소리가 아주 부드럽고 온화한 편에 속합니다. 다수의 모니터링 헤드폰들이 들려주는, 고.중음의 선이 굵고 음색이 건조한 소리를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MM-500은 소리 선이 가늘고 정밀한 성향을 보이며 초저음이 더욱 웅장하게 들립니다. 무척 자연스러워서 귀가 편안해지는 소리인데 저음 배경이 든든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높은 볼륨으로 소리를 관찰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배려한 사운드 튜닝입니다. 자동차로 비유해보면 시속 300~400km에 육박하는 프로토타입 레이싱카들은 의외로 운전이 쉽도록 설계된다고 합니다.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드라이버의 체력을 보존할 수 있도록 차가 배려해주는 것입니다. MM-500이 딱 그런 느낌을 줍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잠재력을 지녔으면서도 유저가 아주 편하고 즐겁게 오랫동안 듣도록 소리를 세밀하게 다듬어주는 헤드폰입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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