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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이펙트 오디오 클레오파트라 II, 듀얼 와이어 순은선의 이어폰 벌크업 효과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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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은선의 독특한 성격을 새로운 오디오 경험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펙트 오디오는 소리의 해상도와 부드러움을 동시 추구하는 듀얼 와이어 구조로 완전히 새로운 순은선 IEM 케이블을 만들어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서기 2022년 현재, 이어폰과 헤드폰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고급 선재의 커스텀 케이블은 부가적인 액세서리가 아니라 하나의 음향 기기로서 온전한 범주(範疇)가 됐습니다. 그만큼 아주 비싼 값의 이어폰이 늘어났고, 비싼 값을 하는 소리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케이블도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비싼 이어폰들도 5만원대 기본 케이블을 달고 나오니 어쩔 수 없이 케이블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현재는 대략 세 가지의 이유로 커스텀 케이블을 구입하게 됩니다.


1) 퍼포먼스 추구

비싼 이어폰을 샀으니 고급 선재의 케이블을 연결해서 잠재력을 전부 뽑아내고 싶다.


2) 최적화로 종점 찾기

하이엔드 이어폰 한 개에서 케이블 매칭으로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고 싶다.


3) 수집가

이어폰이 많으니 다양한 케이블을 조합해서 새로운 소리를 경험해보고 싶다.



이런 식으로, '줄질(-_-)'은 유선 이어폰 애호가의 기본적 과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줄질의 초창기부터 유저들과 함께 있어온 커스텀 케이블 브랜드가 이펙트 오디오(Effect Audio)입니다. 저는 위의 세 가지 이유 중에서 '4) 최소한 막선은 탈피하고 싶다!'에 속하므로 아레스 II를 여러 개 구입했으며 최근에는 4.4mm 커넥터가 필요해서 아레스 S를 샀습니다. 아레스 II 시절에는 MMCX, 2핀 버전을 모두 구입하고 플러그 규격은 별도의 변환 젠더로 절충해야 했지만, 현재의 이펙트 오디오 제품들은 ConX, TermX로 커넥터 규격을 자유롭게 전환하며 케이블의 부품과 패키지 구성품이 크게 향상되어 더 큰 만족을 줍니다.



오늘 소개할 '클레오파트라 II'는 이펙트 오디오의 이어폰용 순은선 케이블입니다. 1세대 클레오파트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법한 순은선의 예쁜 소리를 지녔으나, 클레오파트라 II는 순은선의 성격을 새롭게 바꾼 제품입니다. 그냥 다른 이름을 쓰는 게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제가 오래 전에 들어봤던 1세대와 크게 다른 소리를 들려주는데요. 제 생각에 클레오파트라 II는 이어폰의 잠재력 뽑아내기, 훌륭한 매칭 효과, 새로운 소리 경험을 모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음색이 조금 밝아진다는 기본 특성을 제외하면, 센츄리온이나 케이론처럼 '아무 이어폰에나 끼워도 소리가 좋아지는 케이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격도 굉장합니다. 정가 기준으로 4심 버전은 153만원, 8심 버전은 246만원입니다. 고순도 은의 선재 뿐만 아니라 커넥터, 플러그, 액세서리 등이 모두 고급이라서 그런 면도 있습니다. ConX, TermX를 모두 갖춘 덕분에 클레오파트라 II 한 개로 다수의 이어폰과 소스 기기를 커버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_-)a




은빛의 화려함 + 커넥터의 다양성



클레오파트라 II의 박스에는 역시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그려져 있습니다. 확실히 박스가 더욱 고급스러워진 느낌이고요. 박스 안에는 케이블 본체와 가죽 케이스, ConX 세트, TermX 세트가 들어 있습니다. 이 케이블의 색상 테마는 번쩍이는 은색과 밝은 회색인데 가죽 케이스의 회색도 깔맞춤이 됩니다. 그리고 뚜껑의 직조 패턴이 안에 뭔가 고급진 게 들어 있다는 암시를 줍니다.



이펙트 오디오는 엔트리 모델에 속하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포함해서 단계적으로 ConX와 TermX를 기본 제공합니다. (예: 시그니처 시리즈는 ConX만 적용됨) ConX는 이어폰 쪽의 커넥터를 교체하는 구조이며 TermX는 재생기 쪽 커넥터를 간단히 교체할 수 있는데요. 고급형인 헤리티지(Heritage) 시리즈의 클레오파트라 II는 2핀과 MMCX로 구성된 ConX와 2.5mm, 3.5mm, 4.4mm를 포함하는 TermX가 있습니다. 케이블 하나로 거의 대부분의 이어폰과 재생기에 연결할 수 있으며, 커넥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주의만 잘 기울이면 핀이 훼손될 염려도 없습니다.



ConX는 기본 포함되는 작은 도구를 사용해서 나사를 돌려 분리하면 됩니다. 하지만 도구가 없어도 손가락 끝으로 간단히 풀고 조일 수 있으니 생각보다 훨씬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작은 부품이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교체해봅시다. 또한, 분리해둔 커넥터 부품은 ConX 케이스 속에 잘 보관해둬야 합니다.



TermX는 4핀 구조의 모듈 시스템으로, 먼저 클레오파트라 II의 커넥터 플러그를 돌려서 나사를 분리한 후 직선 방향으로 잡아당겨서 분리하면 됩니다. 커넥터를 결합할 때는 양쪽에 있는 점 부분을 맞춰서 끼워줍시다. 플러그를 조일 때에도 별다른 도구 없이 손가락 끝으로 돌리면 그만입니다. 케이블을 재생기에 끼운 상태에서 회전하면 플러그 나사가 조금씩 풀리기도 하는데, 이럴 때에도 다시 조여주면 그만입니다. (-_-)b



클레오파트라 II는 UP-OCC 26 AWG 순은선의 케이블입니다. 4심과 8심이 있으며 모두 부드러운 투명 피복의 화려한 은빛으로 시각적 만족감을 줍니다. 매우 깨끗하게 가공된 금속 플러그의 질감도 역시 고급형 케이블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게를 살펴보면 클레오파트라 II 4심은 걸어다니면서 써도 될 만큼 가벼운 편이지만 8심은 상당히 묵직한 편이라서 실내 감상용으로 권하겠습니다. 또한 4심은 Y-스플릿 부분이 분리되어서 좌우 케이블을 조일 수 있으나 8심은 고정되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이펙트 오디오는 각 케이블 모델마다 뚜렷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선재를 조합하고 실험하면서 발견한 소리에 대해 제작자가 확실하게 설명을 해준다는 뜻입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이펙트 오디오 케이블들은 소리 주제가 명확해서 상세 페이지의 소리 설명이 실제 청취 결과와 대부분 일치합니다. 클레오파트라 II의 경우는 '새로운 소리의 순은선'을 시도하는 동시에 '여러 종류의 드라이버를 혼합한 이어폰'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를 사용하되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나 정전형 트위터를 더하는 하이브리드, 트라이브리드 이어폰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각 드라이버의 소리 디테일이 더 살아나도록 해상도 중심으로 선재를 조합한 것 같습니다. 선재의 임피던스 수치를 낮추는 것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요.



이제 클레오파트라 II의 소리에 대해 설명할 텐데, 그 전에 잠시 클레오파트라 1세대의 소리를 떠올려보겠습니다. 2019년 10월에 제가 작성했던 감상평입니다.



"고음이 밝고 예쁘게 살아난다. 선이 가늘고 매끄러운 질감의 고음이다. 저음 울림이 더욱 깊어지는데 울림의 끝이 단단하고 명확하다. 더욱 짧게 끊어서 치는 펀치가 된다. 소리가 전반적으로 막이 사라지고 투명하게 되는 느낌이 좋다. 뚜렷하게 밝은 음색을 내는 케이블이며 정밀하면서도 가녀린 인상의 고.중음이 개성을 만든다. 첫 눈에 반하게 되는 미녀 미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네, 그리고 여러분은 이 감상평을 깨끗하게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2세대의 소리가 달라도 너무 다르거든요!



SOUND



이펙트 오디오의 클레오파트라 II 상세 페이지에 서술된 주요 특징은 '듀얼 와이어 구조로 전통적 순은선의 한계를 돌파한다'입니다. 고순도 은선을 쓰되 선재 한 쪽은 디테일을 추구하며 다른 한 쪽은 소리의 선을 두툼하게 만들고 온기를 더한다고 합니다. 이 방식으로 소리의 고해상도와 부드러운 아날로그 오디오 느낌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또한 1세대와 비교할 때 음이 더욱 자연스러우며 덜 공격적이고 '낮은 중음'이 크게 향상됐다니 참조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케이블의 4심과 8심 버전이 있다면 감상평의 기준점은 4심이 될 것입니다. 선재의 소리 주제가 4심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두 배로 늘린 것이 8심이니까요. 다수의 커스텀 이어폰과 엠파이어 이어스 오딘, 오디지 유클리드(둘 다 대여품)로 비교 청취하면서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먼저, 제가 느낀 점을 극히 추상적인 주파수 응답 그래프로 그려봅니다. 이렇게 생긴 주파수 응답 형태가 내 이어폰에 스며들면 어떤 소리가 나올지 상상해봅시다.



*클레오파트라 II 4심의 소리 특징은?


다른 이어폰들의 기본 케이블과 비교하면 소리 선이 더욱 굵어집니다. 순수 동선인 아레스 S와 비교하면 저음만 빼고 나머지 영역의 선이 조금 가늘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즉, 순은선으로서는 소리 선이 많이 굵어지는 편이며 원래부터 소리 선을 두툼하게 만드는 아레스 S보다는 가늘게 됩니다.



또한 첫 감상부터 고음과 저음이 살아나는 것을 느낍니다. 고음이 시원하고 저음은 초저음이 조금 더 깊어집니다. 소리의 위쪽은 청량하고 아래쪽은 든든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만큼 이어폰의 음색이 밝아지는데 짙은 화장 같은 화려함은 아닙니다. 여성 보컬과 바이올린 소리를 순수하게 예쁜 톤으로 가꿔준다고 하겠습니다. 당연히 소리 해상도가 올라가며 고해상도 음반의 디테일 묘사도 훌륭하게 됩니다.



순은선인데... 중음이 살아납니다! 고음과 저음이 강조됨에도 불구하고 보컬, 현악기가 오히려 가깝고 굵어지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낮은 중음이 보강됐다는 느낌이 옵니다. 그리고 여러 이펙트 오디오 케이블이 그러하듯 클레오파트라 II도 소리의 반짝거리는 광택이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청취했던 순은선들에서 발견했던 현상 중 하나가 '저음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느낌'인데요. 이 케이블의 저음은 단단한 고체에 가깝습니다. 펀치가 강하고 묵직합니다. 초저음 쪽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인데 응답이 상당히 빠릅니다. 그래서 저음이 원래 많은 이어폰(예: 웨스톤 ES60)에서는 저음과 초저음의 울림이 더욱 강해집니다.


*클레오파트라 II 8심은?


다들 예상하시듯, 8심 버전의 소리는 4심 버전의 특징을 공유하되 더 강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 II 8심은 4심보다 개성이 더욱 강해서 선택의 차이가 있겠습니다. 굳이 비유한다면 4심 버전은 올라운더에 가까운데 8심 버전은 울트라 파워 매니악 버전(...)에 가깝습니다.



8심 버전은 4심보다 소리 선이 더욱 굵어집니다. 더불어 소리의 힘까지 강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소리 해상도의 향상 효과가 강렬할 정도로 부각됩니다. 8심 케이블답게 소리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흔히 도로 개통에 비유되는데, 8심 버전의 효과는 4차선 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도로 확장 덕분에... 클레오파트라 II 8심은 낮은 중음 뿐만 아니라 높은 중음(낮은 고음)도 더욱 강해집니다. 이게 이어폰에 따라서는 너무 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이어폰들의 대부분은 높은 중음을 낮추는 편이라서 문제가 없겠으나, 혹시 원래부터 중음이 두툼하게 되어 있는 이어폰이라면 클레오파트라 II 8심을 피하는 게 낫겠습니다. 예를 들면 헤드폰 앰프 중에서 언밸런스 출력과 밸런스 출력의 소리 차이가 큰 제품이 있는데요. 이 케이블의 4심이 언밸런스이고 8심이 밸런스 출력 같은 느낌을 줍니다. 물론, 넘치는 저음 파워와 더욱 시원한 고.중음을 원한다면 무조건 8심으로 가기를 권합니다.


다른 부분은 4심과 근본이 동일하되 전체적으로 향상됩니다. 이 느낌은 이어폰의 능력치를 모두 +10씩 올려주는 RPG 아이템 같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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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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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순은선 케이블 같습니다.

23:00
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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