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요즘 들어 이어폰 시장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음향이라는 취미가 점점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가성비 출중한 제품들이 속속들이 쏟아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전부터 음향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기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벅찬 감동을 안고 이번 리뷰에서는 그 선택의 폭 중 한가운데 있는 웨이블릿 디자인 OP.2를 소개한다.

웨이블릿 디자인 OP.2

   언젠가부터 소니캐스트의 디락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비스름한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자면 수도 없이 많은데, 디락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몇몇 제품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실제로 디락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OP.2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위의 예와는 현격하다. 웨이블릿 디자인의 OP.2는 단순히 디락을 따라잡으려고 급조한 제품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디락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내공은 감히 무시할 수 없으랴.

※출처 - Speakerphone

   일찍이 시작된 웨이블릿 디자인의 역사이다. 처음 시작은 DBA를 채용한 OPUS1 이지만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제품은 OPUS.1S라는 OP.2의 맞선임급 되는 제품이다. 1개의 BA 드라이버를 채용했으며, 출시 당시 지금의 디락 못지않은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당시에 음향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면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유명한 제품이다. 그 후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 후속작인 OP.2(OPUS2)라는 제품이 출시되었고, 또 한번 소리의 표준을 제시하려 한다.

OPUS.2

   제품 자체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OP.2는 "Perfect driver, Perfect balance"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제품에 대한 완벽도와 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시사하며, 제품에 대한 기대치를 한 층 더 끌어올린다. 전체적으로 검정 바탕에 OP.2 이어폰이 등장했으며, 백그라운드는 웨이블릿 디자인 개발 제품이라는 것을 강렬하게 어필하고 있다.

   구성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가격과 위치 등 여러 면에서 생각했을 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가격이 더 높아져도 괜찮으니 풍성한 구성품을 원하는 필자에게는 다소 빈약한 구성이다. 특히 파우치가 조금 아쉬운데, 질은 나쁘지 않으나, 이어폰을 보호해 줄 여력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분실을 대비해 M 사이즈의 이어팁을 한 쌍 더 제공하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노즐은 금속 망으로 단단하게 막아져 있어 먼지 또는 귀지의 유입 위험도는 굉장히 적어 보이며, 직경은 컴플라이 기준 T-200~T-300 정도로 생각된다. 하우징은 2가지 색상의 메탈로 이루어져 단단하면서도 고급진 느낌을 풍기고 있으며,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마감하여 깔끔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조건이 맞으면 귓속에서 정전기가 느껴진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이동하면서 사용할 때 코트와 마찰시에 귓속에서 정전기가 느껴졌다. 이러한 거친 직물과 사용 시에만 느껴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만 다소 의외의 부분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어 묘한 기분이 든다.

   유닛은 전체적으로 J자 형태를 그리고 있다. 덕분에 케이블이 귀에 닿지 않으며, 케이블에 의한 삽입 깊이의 제약이 전혀 없었다. 또한 유닛 자체도 이어팁에 이어 2차적으로 귓구멍에 밀착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 착용감과 차음성 모두 만족스럽다. 다만 삽입시 귀의 바깥 부분과 유닛의 은색 부분이 닿아서 장시간 착용 시 어느 정도 통증이 있으나 이는 필자의 귀 형태에 따른 의견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케이블은 4가닥의 선이 꼬아진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Y자 분기점을 기준으로 선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케이블에 별도의 마감 처리가 되어 있고, 터치 노이즈는 정착용 이어폰치고 적은 편이다. Y자 분기점과 플러그 부분 모두 메탈로 마감되어 견고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3.5파이 플러그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두꺼운 케이스를 사용하더라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게 길게 뻗어있다. 컨트롤 톡은 원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이크를 통한 통화 품질은 노이즈 없이 준수한 편이다.

※출처 - 웨이블릿 디자인

웨이블릿 디자인 공식 블로그에서 가져온 OP.2의 스펙이다. 8mm의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채용했으며, 97dB의 감도, 20Hz~17kHz의 주파수 응답 범위를 가진다. 여기서 다소 의아한 것은 공식 블로그에 기재된 스펙과 패키징 박스에 기재된 몇몇 스펙이 상이하다. 사용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지만 통일 또는 설명의 필요는 있어 보인다.

자연스러움. 플랫 지향, 깔끔한 고음, 고퀄리티 사운드.

Wavelet Design OP.2 성향 차트

※출처 - 영디비

   ※위의 성향 차트는 필자의 주관이 100% 반영된 차트이므로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주파수 응답 그래프에서부터 시사하듯, 소니캐스트의 디락 플러스와 같은 소리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당히 흡사한 파형을 그린다. 전체적으로 하만 타겟을 레퍼런스로 잡고 사운드를 튜닝한 소리로 생각되며, 디락 플러스와 방향은 같다고 볼 수 있다. 성향은 플랫을 그리지만 모니터링보다는 음악 감상의 재미를 위하여 100~200Hz 중저역과 2kHz 중역, 9~10kHz, 17kHz 고역에 피크를 두어 음에 힘이 실리고 밀도감도 있으면서, 깔끔하면서도 넓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추천 장르는 발라드나 가요 같은 목소리가 있는 곡이면 대부분 추천하며, 대편성 클래식 부분은 조금 부족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저음: 아래에서 잔잔하게 깔아주면서 울리는 극저음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중저음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위치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음 자체에 힘이 실린 느낌이며, 전체적으로 밀도감 있게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잔향이 적은 빠른 응답을 보여준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타 음역대에 대한 마스킹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음: 제자리와 앞자리를 번갈아 가는 듯하다. 특히 여성 보컬은 앞에 있는 듯 느껴지며, 남성 보컬은 제 자리에 있는 듯 느껴진다. 잔향이 적으면서도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이며, 중음만큼은 모니터링적 성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고음: 상당히 특이하다. 고음 지향형 이어폰에서 들을 수 있을 법 한 고음으로 생각된다. 보통 9~10kHz 대역에 피크를 만들어 둔 이어폰들은 치찰음이 어느 정도 있거나 넓은 개방감과 동시에 음이 전체적으로 가벼워지는데, 저역의 밀도감 덕분인지 개방감이 느껴짐에도 음이 가볍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으며, 치찰음도 상당히 억제되어 듣기에 부담이 없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바닐라 무드 - Tales Weaver Exceed By Vanilla Mood

   바이올린의 소리는 아주 살짝 뒤에 있는 듯 느껴지지만 치고 올라올 때는 가장 존재감을 뽐내며, 어느 한 곳 도드라진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모든 악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소리 질감 표현은 조금 아쉽다. 위상은 평탄하게 잡히며, 공간감은 이어폰치고는 준수한 편이다.

Writer Comment

   "진짜" 가성비 이어폰이 나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락 플러스와 소리가 거의 동일하다시피 하지만 디락 플러스는 QC 문제 등 아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자는 오히려 완성품에 가까운 OP.2를 더 추천한다. 구성품과 정전기 문제는 조금 아쉽지만, 플랫을 지향하면서 결코 심심하지 않으며 장르를 크게 편식하지 않으므로 굉장히 만족스럽다. 진정한 가성비 이어폰의 표준이라는 칭호를 붙일만 하다고 생각된다. 
 
[Best]: 플랫 지향 사운드, 착용감, 차음성, 마감, 성능, 디자인
[Soso]: 통증, 패키지 구성, 터치 노이즈
[Worst]: 정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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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소리의 표준을 제시하다. 웨이블릿 디자인 OP.2 이어폰 리뷰.'를 마칩니다.

[본 리뷰는 국제미디에서 OP.2 제품을 지원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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