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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파이널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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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

골드 포인트와 밸런스 케이블을 더한 끝판왕 헤드폰 한정판



"극한의 투명도로 완전히 사라지는 헤드폰. 선이 가늘고 굉장히 현란한 소리. 더 높은 소장 가치와 밸런스 연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여러분도 익히 아시다시피 헤드폰은 라우드 스피커의 축소판입니다. 그래서 헤드폰과 연관된 테크놀러지도 스피커 기반의 오디오와 기본 개념을 공유하는데요. 헤드폰은 유저의 귀와 머리만 정복하면 되므로 두 가지 과제만 달성하면 됩니다. 드라이버의 소리 정확도를 최대로 올린 후, 드라이버 진동판에서 사람의 귀까지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의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입니다. 드라이버가 아무리 깨끗한 소리를 재생해도 중간에서 장막 같은 게 가리고 있으면 하이파이가 될 수 없으니까요.



이런 측면에서, 파이널(Final)의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 'D8000'은 소리의 정확도와 장애물 제거를 모두 달성한 제품입니다. 수백 만원 가격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차원이 다르게 투명한 소리'를 들려주는 리얼 하이파이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속 덩어리의 이어컵이 카리스마를 뿜뿜거리지만 굉장히 자연스러우며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D8000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엄청나게 깨끗한 소리가 장애물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통과된다면... 최종적으로는 헤드폰의 드라이버가 아니라 어떤 다른 공간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그러니 오디오 애호가를 위해서 만들어진 D8000을 더욱 평탄한 소리로 다듬어서 'D8000 프로 에디션'을 만든 것도 당연하게 보입니다. 투명한 소리의 헤드폰을 음악 감상하는 사람과 음악 제작하는 사람에게 맞춰서 조금씩 다르게 조정한 것입니다.


"오디오 애호가용의 웅장한 저음을 지닌 D8000입니다."


"사운드 엔지니어용의 평탄한 저음을 지닌 D8000 프로 에디션입니다. 생김새로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프로 에디션입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이 시커먼 물건은 'D8000 프로 에디션'의 한정판 모델입니다. 근본적 요소는 D8000 프로 에디션을 그대로 따르지만 색상, 구성품, 케이블 커넥터의 차이가 있으며 새로운 이어패드로 소리 느낌도 살짝 달라진 한정판 되겠습니다. 헤드폰 전체가 매트 블랙 컬러이고 이어컵 중앙에 골드 컬러가 있어서 더욱 진지한 인상을 줍니다. 지금부터 파이널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함께 살펴봅시다.




대형 브리프 케이스와 밸런스 케이블 두 개



올검 헤드폰이라서 분명히 다르기는 하지만, 예전에 D8000과 D8000 프로 에디션을 리뷰해본 저로서는 추억의 괴물급 헤드폰과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듭니다. 미리 강조해두건대 파이널 D8000 시리즈는 괴물, 끝판왕, 사차원 등의 수식어를 덧붙여야 하는 제품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딱히 설명할 필요도 없고요. D8000 시리즈를 직접 청취해봤거나 구입한 분들도 그저 그냥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이번에 대여한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딱 1주만 써볼 수 있었는데, 아주 햄볶는 1주였음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포장 박스는 큰 편이지만 두꺼운 편은 아닙니다. 박스 속에 완충재를 넣지 않았으며 헤드폰과 케이블이 모두 한 개의 커다란 가방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직접 찍지는 않았으니 파이널에서 배포한 가방 사진을 대신 올립니다.



실제 돈 가방 수준으로 제작된 대형 브리프 케이스는 두 개의 열쇠를 사용해서 잠궈둘 수도 있습니다. 브리프 케이스의 내부가 헤드폰 본체와 케이블 두 개를 딱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으니 다른 용도로 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가지고 출장 나갈 때 이 가방을 바로 들고 나가면 됩니다. (-_-)b


그리고 기본 케이블이 두 개 들어 있는데... 이것도 정리가 조금 필요합니다. 아예 구성품을 하나씩 짚어봅시다.


*D8000

금속으로 된 전용 스탠드, 3.5mm 동선 케이블, 6.3mm 동선 케이블 포함


*D8000 프로 에디션

휴대하기 쉬운 지퍼 케이스, 3.5mm 동선 케이블, 고급형 6.3mm 은 도금 동선 케이블 포함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

대형 브리프 케이스, 4.4mm 동선 케이블, 고급형 4핀 XLR 은 도금 동선 케이블 포함


할인된 가격으로 봐도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비쌉니다. 정가는 686만원이고 출시 할인 가격은 548만원 정도이니 헤드파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지내온 유저들 중 일부만 접근할 수 있겠습니다. 헤드폰 자체에 대한 튜닝, 200개의 제한된 수량으로 인한 소장 가치, 따로 구입해도 엄청 비싼 4핀 XLR 은 도금 동선 케이블, 브리프 케이스 등이 가격 차이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기본 케이블이 모두 밸런스 커넥터인 점도 주목해둡시다. 1.5미터 길이의 검정색 케이블은 동선이며 4.4mm 커넥터를 씁니다. 3미터나 되는 화려한 비주얼의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은 4핀 XLR 커넥터를 탑재했습니다. 즉, DAP를 쓰고 싶다면 4.4mm 커넥터의 동선 케이블을 고르고,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쓰겠다면 4핀 XLR 커넥터의 은 도금 동선으로 연결하라는 뜻입니다. 소스 기기들마다 커넥터 규격이 다르니 유저가 선택하기 나름이지만 어쨌든 '한정판을 샀으니 밸런스 구동으로 빵빵하게 들으시오!'라는 파이널의 메시지가 보입니다.



프로 에디션 리뷰에서도 그랬지만, 제 생각에는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도 고급형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을 사용할 때 제 실력이 나옵니다. 그러나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은 고음 선명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음색이 밝게 들릴 수도 있으니 검정색 동선 케이블도 가치가 생깁니다. 레퍼런스(기준점)에 가까운 소리를 듣겠다면 동선 케이블이 더 좋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단 저는 4핀 XLR 커넥터의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이 매우 인상 깊었기에 젠하이저 HDVD800과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의 조합으로 감상문을 씁니다.




D8000 시리즈의 이어패드 차이


D8000 시리즈 - 기본형, 프로 에디션,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무게는 모두 523g입니다. (그 외 제품 사양도 셋이 동일함)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에 내장된 자석 패널의 무게도 있지만 D8000의 경우는 통짜 금속으로 된 이어컵(하우징)의 체중이 상당합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 덩어리의 이어컵이 좌우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이어패드를 밀착해주는데, 그만큼 무게 중심이 아래로 내려오니 체감 무게도 더 나오게 됩니다. 아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으나 오디지(Audeze) 헤드폰들 못지 않은 '목 단련'이 필요하겠습니다.



D8000 시리즈 세 개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이어패드입니다. 기본형의 이어패드는 망사 스타킹을 떠올리게 하는 섬유 소재로 폼을 덮은 구조인데요. 통기성이 대단히 좋아서 귀가 편안하며 밀도가 높은 편이라서 저음이 더욱 풍부하게 들립니다. 프로 에디션의 이어패드는 외부 소재가 섬유와 스웨이드의 혼합 구조이며 스웨이드 부분에 타공 처리를 해서 저음의 양이 조절됩니다. 프로 에디션은 기본형보다 큰 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좁은 다이내믹 레인지에 최적화된 '음악 제작자용 헤드폰'이라서 그렇습니다.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이어패드는 전체가 패브릭 소재인데 밀도가 조금 더 낮고 약간 까칠한 감촉을 지녔습니다. 이어패드의 형태도 기본형보다 귀 테두리에 넓게 밀착되는 모습입니다. 요약해보면, 기본형과 프로 에디션의 혼합 같은 이어패드입니다.



이어패드의 형태와 재질은 헤드폰의 소리에 큰 영향을 줍니다. 피부 밀착면이 더 넓은 패브릭 이어패드의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D8000 프로 에디션보다 저음이 미세하게 증가할 수 있겠고 D8000의 저음보다는 평탄하게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세 헤드폰 모두 이어패드의 통기성을 최대로 해서 소리의 개방감을 살리는데, 고.중.저음의 균형은 미세하게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D8000 기본형은 자연스럽고 웅장하며, D8000 프로 에디션은 정밀하고 깔끔하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도 정밀하고 깔끔한데 밸런스 연결로 더 힘찬 소리가 될 수 있다.


D8000 시리즈의 핵심인 AFDS (Air Film Damping System) 기술도 다시 생각해봅니다. 파이널의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이론을 잘 설명하고 있으니 한 문장으로 압축하겠습니다. AFDS 기술은 공기를 필름처럼 사용한다는 뜻으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진동판과 자석 패널 사이에 얇은 공기층을 만들어서 진동판의 움직임을 컨트롤합니다. 그래서 매우 낮은 음을 재생할 때에도 진동판이 자석 패널에 닿지 않습니다. 사실, 이 기술 하나가 D8000 시리즈의 가격을 두 배쯤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D8000 시리즈는 이어컵 중앙에 아주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메탈 메쉬 파트가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AFDS 기술이 구현되므로 평소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줘야 합니다. 카메라 청소할 때 쓰는 에어 블로워를 권장하겠습니다. 헝겊이나 붓을 쓰면 오히려 먼지가 더 붙을 수도 있으니 에어 블로워로 살짝 살짝 불어주는 겁니다. 매일 아침마다 하는 일일 장비 점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SOUND



D8000 기본형, 프로 에디션,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한 자리에 두고 비교 청취하지는 않았으나, 기본형과 프로 에디션의 리뷰 기억을 떠올려보면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소리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감상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생각한다면 '소리의 선명도'에서 '기본형 - 프로 에디션 -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순서로 조금씩 올라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기본형과 프로 에디션은 튜닝과 이어패드가 다르고, 프로 에디션과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이어패드와 케이블 커넥터가 다르니까... '가격이 비쌀수록 프로 성향에 더 가까워진다'고 봐도 대충 맞을 것입니다. 이미 D8000이나 D8000 프로 에디션을 보유 중이라면 기변할 필요는 없겠으나, 드디어 끝판왕 헤드폰 한 개를 사보겠다고 결심한 상태라면 D8000 시리즈 셋 중에서는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고르는 게 안전(?)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선택 기준도 애매모호할 뿐이니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 첫 D8000 시리즈라고 가정하여 다시 한 번 감상문을 써보겠습니다.



*소스 기기는 구동력보다는 소리 해상도 중심으로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60옴, 드라이버 감도는 98dB라고 하는데 실제 환경에서는 구동하기 쉬운 편에 속합니다.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정도로 작은 헤드폰 앰프에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급형 플레이어와 외장 DAC를 갖춰야만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다. 헤드폰의 소리 해상도가 너무나도 높아서 소스 기기의 단점들이 모두 전달되어버리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_-); 이 정도 가격대의 헤드폰을 구입한다면 당연히 소스 쪽에도 비용 투입을 하겠지만, 구동력보다는 소리 해상도 중심으로 소스 기기를 구성한다면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과 잘 맞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백 만원대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나 하이엔드 DAP를 쓴다면 그림이 나오겠군요. 저의 경우는 4핀 XLR 커넥터로 밸런스 연결이 가능한 젠하이저 HDVD800을 사용합니다. 이 앰프의 소리가 원래 차갑고 건조한 편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어패드가 귀 둘레에서 사라짐


파이널은 D8000 시리즈의 설계에서 소리의 방해가 되는 거의 모든 것을 제거했습니다. AFDS 기술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공기가 술술 통하는 이어패드도 유저의 귀 테두리를 가리는 밀폐감을 최소로 줄여줍니다. 이게 참 독특한 개방감인데요...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어패드가 귀 둘레에서 사라지는 듯한 효과를 냅니다. 헤드폰에서 이어컵 중앙 영역과 이어패드 영역이 모두 개방되니 동굴 속에서 듣는 기분이 없습니다.


*더 굵은 선, 하지만 역시 현란하다!


헤드폰 앰프들 중에는 언밸런스 출력과 밸런스 출력의 소리 차이가 큰 제품도 있습니다. 젠하이저 HDVD800도 그 중 하나인데,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쨍한 소리의 은 도금 동선으로 밸런스 연결하니 프로 에디션을 감상했을 때보다 소리의 선이 훨씬 굵게 들립니다. 하지만 D8000 시리즈는 원래부터 소리 선이 가늘게 나오며 매우 현란한 느낌을 주는 헤드폰입니다. 밸런스 연결로 힘이 더욱 좋아졌지만 굉장히 촘촘한 섬유처럼 소리를 세밀하게 나누는 능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한 자신의 음색을 지우고 사라지는 헤드폰이면서도 소리의 기교가 하도 뛰어나서 '감정적으로 화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일본 오디오 제품임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최대한 레퍼런스 성향의 헤드폰을 개발해도 여성 보컬의 간드러지는 느낌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했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요약하면 '최고급으로 투명한 소리'


이 헤드폰의 소리를 들으면 뭔가 특징이 나오거나 감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점은 없는데요... 할 말이 그냥 막 쏟아집니다. 극한의 투명도! 장막을 완전히 걷어낸 느낌이 듭니다. 음색이 없습니다! 완전히 사라지는 헤드폰입니다. 음악 장르 구분의 개념도 당연히 없습니다. 고.중.저음 밸런스와 음색에서 D8000보다 더욱 중립적인 성향이 되겠습니다. 세부 묘사 없이 '최고급으로 투명한 소리의 헤드폰'이라고 결론 내려도 될 것입니다. 이 물건으로 피아노 소리와 사람 목소리를 들으면 살짝 차게 식혀진 투명한 물이 떠오릅니다.


프로 바이올린 연주자가 월드 클래스 연주자의 공연에 갔습니다. 그가 제대로 연주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월드 클래스 연주자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연주해버립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더 낮은 가격대의 고급 헤드폰들에게 그러한 허무감을 선사합니다. 소리의 초고해상도, 초정밀, 매우 낮은 왜곡율이 기본값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 스튜디오 헤드폰들은 소리 관찰이 쉽도록 각 음 영역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 헤드폰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지극히 평탄한 소리여도 음악 속의 미세먼지 한 톨까지 모두 감지할 수 있을 지경입니다. 드라이버의 성능이 사차원 장벽 수준인데 하우징과 이어패드 설계까지 뒷받침되면 이런 괴물이 나옵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고가의 별미


고음과 초고음이 너무나도 깨끗하고 타이밍이 정확해서 귓가에 달콤한 기운이 맴돕니다. 이 맛 때문에 저는 파이널 D8000 시리즈 오너 여러분에게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과 트랜지스터 앰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진공관 헤드폰 앰프로 들으면 풍성한 잔향의 중음과 따뜻한 저음이 그대로 전달되지만 초고음이 컷아웃되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헤드폰은 소리를 어렵게 해석할 필요가 없도록 배려하는 제품입니다. 편안하게 들으려고 진공관 앰프를 고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소리를 전달하는 성능이 극도로 뛰어나서 귀가 피로해지거나 건조한 느낌이 들 법도 한데, 귀는 오히려 편안해지고 소리는 조금도 메마른 느낌이 없습니다. 음색 특징이 없는데 고음은 달콤하고 중.저음은 부드럽게 들립니다. 음식으로 치면 '매일 먹을 수 있는 고가의 별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미식가만 노리는 메뉴가 아니라 누구나 첫 한 입부터 반하는 대중적 메뉴에 가깝습니다.


*평탄한 저음도 웅장하게 들릴 수 있다


D8000 프로 에디션과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평탄한 소리를 지향합니다. D8000 기본형은 스피커 시스템의 느낌을 더해서 저음이 조금 보강된 플랫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프로 버전들은 저음을 더욱 평탄하게 조절해서 높은 볼륨에서도 과도하지 않은 저음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세 헤드폰 모두 초저음을 손실없이 재생하므로 저음이 빈약하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평탄한 저음도 이렇게 웅장하게 들릴 수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높은 저음부터 100Hz 아래의 초저음 영역까지 밑도 끝도 없이 평평하게 이어지는 리니어 베이스입니다. 잘 세팅된 스피커 시스템에서 초저음의 얇은 레이어가 룸의 바닥으로 깨끗하게 깔리는 현상을 헤드폰에서 지속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예로 들면, 팀파니의 두웅~하는 진동에서 웅~하는 부분이 넓고 깊게 울리는데 조금도 흩어지지 않는 겁니다.



*사운드 이미지의 만족감, 트집을 잡는다면 심심한 소리일지도?


매우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가 또 다른 만족감을 줍니다. 음악 속의 악기들과 사람 목소리가 음반 제작자의 의도 그대로 배치됩니다. 보컬이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뒤로 밀려나지 않으며 오케스트라의 관악기와 현악기 위치가 명확히 그려집니다. 이렇게 뚜렷한 이미지가 머리 좌우로 펼쳐지면서 넓은 수평선 모양의 공간을 형성해줍니다. 스테레오 헤드폰이므로 좌우 채널의 초점이 머리 속 중앙에 맺히는데, 이 점만 빼면 오디오룸에서 스피커를 듣는 듯한 현장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트집을 잡아봅시다. 오디오 분야에서 하이엔드로 올라갈수록 소리가 심심해진다는 점은 대체로 일치하는 경험담입니다. D8000 프로 리미티드 에디션도 다른 D8000 시리즈와 이 점을 공유합니다. 엄청나게 높은 해상도의 소리인데 극단적으로(?) 자연스러워서 청각 자극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프로 오디오용 헤드폰이므로 D8000 기본형보다는 저음 강조가 적은 편입니다. 음... 이렇게 적고 나니 그냥 트집 잡기라는 생각이 다시 드는군요. 육중한 가격과 무게를 제외한다면 이 제품은 끝판왕 헤드폰 중 하나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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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리 문아리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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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파이널!!  이어폰처럼 헤드폰 디자인도 하네요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는거 같네요 

14:21
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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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들어보고 싶네요

14:15
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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