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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그럼에도 EQ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SunRise SunRise
3482 15 12


<원제인 'SR랭킹에 EQ를 거의 넣지 않는 이유'에서 발전된 형태로 글을 작성합니다>




https://www.0db.co.kr/REVIEW_USER/2326175

저는 EqualizerAPO 사용법을 올릴 정도로 EQ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SR랭킹에서는 극히 제한적인 기종에 한해 EQ를 등재했습니다.


이에 관련된 질문이 있어 답변을 겸해 EQ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였습니다.




골든이어스 때부터 카프리치오와 어큐디오로 EQ를 만져온 경험을 바탕으로 써봅니다.


여기서 EQ는 일반적인 그래픽EQ(GEQ)가 아닌 파라메트릭EQ(PEQ)를 말합니다.





1. 번거로움

- 솔직히 그렇습니다

- 지금이야 AutoEQ 덕분에 쉽지, 당시에는 터럭 님이나 우브 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혹은 돈을 주고 아큐디오를 사용했어야 했죠. 또는 카프리치오에서 공유된 EQ세팅을 내려받거나..



2. 어느 EQ와 타겟을 이용할 것인가

- AutoEQ는 절대 그대로 못 씁니다. Shelf필터도 없고 초고역 부분은 고통스럽게 바뀝니다

- Oratory1990에서 제공하는 EQ에서 약간 더 변형하는 것이 Best입니다

- 타겟도 다양합니다. FF, DF, 하만OE, 하만IE, Oratory커브 등등

- 설령 타겟을 정했어도.. EQ의 무한한 가능성은 무한한 의심으로 바뀌더군요

(급기야 0.1dB까지 조절하는 모습은 참..)



3. 제한된 사용법

- 큐델릭스, RME와 같은 HW를 사용하거나 EqualiezerAPO, Peace같은 SW로 사용이 한정됩니다

- 그 외 소수의 PEQ 지원 기기가 있으나 그대로 PEQ 값이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 이는 다양한 기기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고자 하는 유저에게 치명적입니다

- 무엇보다도 불편합니다. 새 제품을 구매할 때도 PEQ 기능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4. 타겟 지향 제품의 유행

- 이로 인해 EQ의 필요성이 예전보다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 2010년만 해도 온갖 독창적(?)인 제품이 많아 저음을 줄이고 싶었던 분이 많았습니다.



5. 최적화 문제

- 하만 타겟은 선호도 예측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하만 타겟에 근접하면 무난하게 괜찮은 소리가 납니다

- 그런데 물리적 설계에서 하만 타겟이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면 물리적 최적화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 일례로 HD600의 고음이 답답하다면 이어패드와 하우징 사이에 있는 스펀지를 제거하면 됩니다

- 고음은 올라가겠죠. 그런데 날리는 고음이 나오게 됩니다. 즉, 스펀지는 이미 물리적으로 최적화된 상태입니다

- 결국 우리는 물리적 최적화에 접근조차 못 합니다. 정확히는 최적화에 너무 많은 것을 필요로합니다

- idletalk님이 말한 비유처럼 이불을 뒤집어 쓰고 노래하는 가수는 EQ를 해도 장막을 걷어내지 못 합니다

- 만약 고급기라면 그러한 어두컴컴함에 걸맞는 튜닝을 했을텐데 그걸 굳이 밝게 만들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6. EQ 정밀도의 한계. 높은 난이도

- 패드 직경, 두께, 형상과 하우징 재질, 형태에서 발현되는 음은 10밴드의 EQ로도 최적화하기가 어렵습니다

- 이어폰은 고려할 점이 적어지는데다 FR도 그에 맞게 깔끔하여 그나마 쉽습니다. 그런데 이도공진점의 편차가 생깁니다

- 단순히 타겟에 그럴듯하게 맞추는 것까지는 되겠지만,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EQ를 만드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습니다

- 토널 '밸런스'는 하나가 솟으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부분은 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대역에 대해 다시 가다듬어야합니다. 미묘한 뉘앙스까지 세세하게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7. 그럼에도 EQ의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 K371처럼 EQ의 도움을 받아 더욱 좋아지는 제품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하지만 포텐셜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타겟에 맞춰 나오는 요즘 추세에서 EQ의 메리트는 예전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측정치는 타겟 따라가서 괜찮은데 평가가 아쉬운 제품들 대부분..)

- 또한 EQ는 정답을 필요로 하여 획일화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비록 교정된 헤드폰마다 소리는 다르긴 합니다




취미에 정답이 있으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전문가가 자신의 돈을 써가며 만든 그 소리를 그대로 즐기는 것이 최상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정석적인 제품 뿐만 아니라 온갖 재미난 제품이 널렸습니다. 



Just Enjoy It!







<덧붙여 EQ가 효용적인 경우를 나열합니다>


+ 조금만 더 다듬으면 좋을 것 같은 경우 

(댐퍼 특성상 HW설계로 모든 것을 다 잡을 수는 없긴 합니다)


+ 강한 공진 피크를 '억제'하고 싶은 경우

(NDH20의 강한 딥은 못 살립니다. ASR측정치 기준)


+ 저역대를 일률적으로 줄이고 싶은 경우

(Low Shelf 필터 사용. 이 때 고음이 날리는 것을 파악해가며 양감을 조절합니다)


+ 자신만의 타겟을 만들고 싶은 경우

(범용적인 하만 타겟을 조절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 각 대역 마다 나타나는 소리 변화를 알고 싶은 경우

(하우투리슨과 비슷한 맥락)


+ 저역대 THD를 낮추고 싶은 경우

(40~50Hz 로우컷. 소리는 약간 달라집니다만 THD는 낮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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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달여드레 누리달여드레님 포함 15명이 추천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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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작성자

EQ가 효용적인 경우를 추가하였습니다.

04:34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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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큐를 안한 순정의 소리가 엔지니어가 의도한 제품의 참맛이라 생각하고 더 선호하게 되네요

사실 뭐 비싸고 고급 헤드폰은 이큐같은거 없어도 물리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리가 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LCD-5보단 서스바라가 더 마음에 들더라구요
08:05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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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핑이 가능한 장비 5기 정도 가져본 결과 덱앰의 성향이라고 하는 것들의 대부분 거의 톤벨런스 차이 인 것 같고 주파수별 1-2db 정도의 적은 차이임을 알게 된 다음 전 앰프 성향 조절용 정도의 느낌으로 EQ를 사용합니다.


물론 엠스케일러를 사용하면서 느껴본 결과 톤벨런스로는 극복 못하는 부분이 DAC에 상당수 존재하긴 합니다만 지금처럼 DAC가 상향 평준화 된 시대에서는 전반적인 덱앰 별 소리 느낌 차이의 대부분은 미세한 톤벨런스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헤드폰에 EQ를 안한 순정의 소리라는 걸 듣는다고 하기엔 덱엠에서부터 이미 1-2db씩은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헤드폰 자체는 전기가 들어가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자신만의 레퍼런스 덱앰이 한대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요. 저같은 경우는 토핑 G5가 되겠네요.


별도로 EQ를 제법 넣어야 약점을 겨우 극복할 정도의 이헤폰은 물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또 그렇게 잘 튜닝해서 들어보면.... ㅎㅎ;;;

엠스-EQ먹인 모조2-카덴자 듣고는 기존의 제 상식이 좀 깨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EQ도 기기의 랭킹에 상당수 변수가 될지 않을까 싶어서 선라이즈님께 의견을 드렸던 거고요.

08:55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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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작성자
플랫러버

적당히 잘 만들어진 DAC 측정치 중 FR을 보면 대부분 평탄합니다. 

꼬다리조차 측정치를 보면(ASR, 영디비 등) 평평하죠. 굳이 꼽자면 20kHz이상의 초고역 대역폭 차이 정도 있겠습니다.

각기 다른 DAC/AMP에 이어폰, 헤드폰을 물려 측정해보면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아웃풋 임피던스가 1 이하임을 가정할 때)


즉, 아웃풋 임피던스나 디지털 필터에서 대체적으로 앰프와 DAC의 성향이 결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DNR, SNR, THD같은 정량적인 수치 또한 소리에 영향을 줍니다.

12:23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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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앰프의 아웃풋 임피던스가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치는거 같더군요.

8:1 이하면 된다는 이론보다도 제 귀에는 좀 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적으면 적을 수록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0.06옴인 모조2의 소리가 좋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ㅎㅎ;;

그리고 앰프에 게인 스위치 붙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더군요.

출력단이 허접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아주 개인적인 선호도의 문제일 뿐입니다만...

13:28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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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러버
대부분의 앰프는 게인 변경 기능이 있지 않나요? 요즘처럼 고출력 앰프가 많은 시대에 이어폰 해드폰 다 쓸려면 거의 필수인 것 같은데요.
12:07
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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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800이

없는 제품도 많습니다. 제가 보유중인 모조2, 캐럿루비, G5 중에 게인스위치 달린건 G5 밖에 없습니다.

게인 스위치가 없는 건 출력 임피던스가 많이 낮아서 어떤 기기를 물려도 볼륨 차이가 별로 안나죠.

캐럿루비 같으면 앰프 자체의 출력이 낮아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모조2 같은 경우엔 G5랑 출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게인 스위치가 필요 없을 정도로 기기 별 볼륨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토핑 G5 같은건 헤드폰 임피던스 따라 볼륨차이가 매우 많이 나서 게인스위치로 조절해야 하고요.

12:11
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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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작성자
제주800이

이어폰과 헤드폰을 번갈아서 쓰려면 게인 스위치 있는 것이 좋죠.

볼륨 노브 특성상 최소 8시 이상은 올려야 임밸런스가 개선됩니다. 

이어폰에서는 로우게인으로 하지 않으면 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클 확률이 높습니다.

13:01
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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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냥 귀찮아서 eq안쓰네요 ㅎㅎ

그나마 쓰는게 우노에 기본적으로 들어간eq인데 얘는 노이즈 때문에 거의 안쓰네요
14:49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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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글 감사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갖은 dac이라고는 lg 쿼드덱과 토핑 g5 뿐입니다만 쿼드덱에 카프리치오 무저항 물려서 들어보고 토핑만 연결해서 같은 음원으로 들어봐도 확실히 토핑으로 듣는게 출력 때문인지 좋더라고요.

이어폰과 연결해서 듣는 경우도 귀의 즐거움은 토핑에 각 이어폰마다의 성향이 다름을 느끼면서 듣는게 더 좋고요.

카프리치오는 음감 한번 시작해보자 하고 dac 이어폰 들이고 몇번 시도해본 후에 이젠 사용 안하게 되네요.

좋은 정보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10:00
23.05.21.

저도 EQ에 손을 안대는 이유중에 하나가 번거로움 입니다. 각 제품의 특성을 기억하는 편이 훨씬 쉬우니까요.

그리고 제품을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맞는 제품을 쓰는게 직관적이고 편리 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를 사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소소한 문제가..ㅋㅋㅋ

17:18
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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