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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스피커 - Qln 출시 청음회 후기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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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저에게는 낯선 브랜드이지만, 오디오 애호가 여러분 중에서 특히나 생소한 브랜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Qln'을 알고 계실 겁니다. (큐엘엔, https://qln.se/)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메인 스트림의 오디오가 아니라... 해외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긴 역사의 오디오 브랜드를 찾아서 경험하고 싶어하는 분들 말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도 일부 유저들이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던 Qln 스피커인데, 이제는 공식 딜러를 통해서 국내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늘 새로운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인간이므로, 판매처에서 소수 인원만 Qln 출시 청음회에 초대한다길래 냉큼 달려가 보았습니다. (-_-)/


Qln은 창립자 두 명의 이름을 섞어서 만든 명칭이라고 합니다. 스웨덴 회사이며 그 역사가 40년이나 되지만 주로 유럽 시장에서 활동한 탓에 한국 시장에서는 새로운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청음회 현장에서는 dCS, 볼더, 킴버 케이블로 구성된 시스템을 통해서 Qln 프레스티지 5를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소스 쪽을 최대한 음색 특징이 없는 중립적 제품들로 구성하여 스피커 자체의 특징을 전달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스피커의 발 부분에는 유명한 진동 제어 액세서리 - 아이소 어쿠스틱스(IsoAcoustics) 제품을 더해서 소리를 더욱 깔끔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Qln은 소수의 스피커 모델만 꾸준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프레스티지(Prestige) 1, 3, 5'와 '프레스티지 시그니처'가 모두 들어옵니다. 즉, 스피커 종류가 네 개인데 청음실에는 다수의 제품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Qln 스피커들의 외장 마감이 세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월넛 목재를 그대로 드러내거나, 월넛에 투명 래커를 입히거나, 고광택의 월넛 피아노 마감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단, 월넛 피아노 마감은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크므로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일 예쁜 게... 제일 비싸기 마련이지요. ( -_-)...


Qln의 현재 CEO는 진동 흡수 효과가 있는 접착제로 스피커를 직접 만들다가 Qln을 인수했으며 제품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답니다. 이 CEO님이 온 후부터 Qln 스피커들은 스캔 스픽(Scan Speak)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하이엔드 그룹에 속하는 제품들이라서 내부 부품과 선재도 고급품으로 구성됩니다. 후면의 커넥터도 WBT 제품이고요.


Qln 스피커들은 북쉘프 모델이 모두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 있으며 플로어 스탠딩 모델은 인클로저가 뒤로 눕혀진 디자인입니다. 소리가 청취자에게 도달할 때 각 음 영역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요. 이 기법을 쓰는 스피커 회사가 꽤 많은 반면 소용없다고 여기는 회사도 꽤 많은 편입니다. (예: 메리디안) 저는 어느 쪽이든 실제로 들을 때 효과가 있다면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진은 북쉘프 모델 - 프레스티지 1의 월넛 래커 마감입니다. 월넛 표면에 투명 코팅을 해서 밝은 색의 목재 느낌과 광택을 모두 음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비싼 월넛 피아노 마감은 벌(Burl)의 복합적 무늬가 있으며 색이 더욱 진합니다. 음... 다시 살펴봐도 Qln 스피커들은 외장 마감과 완성도가 높습니다. 또한 뭔가 고전적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라서... 오디오를 인테리어의 일부로 쓴다면 훌륭한 소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dCS, 볼더, 킴버 케이블로부터 신호를 받은 Qln 프레스티지 5 월넛 피아노 모델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들어봅시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아이폰의 유튜브 녹화는 하지 않았고 제 느낌만 간단히 전달하겠습니다. 왜냐! 현장에서 처음 들어본 Qln의 소리가 놀라울 정도로 중립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첫 인상부터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는 소리가 아닙니다. 완전히 정공법으로만 승부하는 스피커라서 제법 끈질기게 감상하며 맛을 천천히 분석해봐야 합니다.


Qln에서는 스피커가 아닌 '음악'을 듣게 하기 위해서 최대한 음색 특징이 없으며 균형 잡힌 소리를 만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들어본 저의 느낌은... 밸런스형 사운드에서 높은 중음(낮은 고음)을 더 강조했으며 저음 울림이 짧게 끊어지는 성향이었습니다. 원래는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인데 인클로저(케이스)만 나무로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드라이버가 풀릴 때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어쨌든 청음회에서 들었던 소리는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에서 잔향을 제거하여 더 건조하고 강한 소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높은 해상도나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보다는 선이 몹시 굵은 중음과 빠르고 힘찬 소리를 지향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소리는 처음부터 매료되기가 어려우니 느긋하게 오랫동안 청취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피아노, 보컬 중심의 재즈와 소편성 현악기 연주에 잘 어울릴 듯합니다. 어쿠스틱 중심으로 듣되 양념을 완전히 빼고 음식 재료를 최대한 날것으로 섭취하는 자세로 감상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도 꾸밈없고 날것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 싶을 때 적절한 선택이 되겠고요. 댄스 뮤직이나 영화 감상용으로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_=); 완전 정공법의 소리이지만 유난히 굵고 강한 느낌이라서 락, 메탈 감상에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더 긴 시간을 들여서 에이징을 해야 하는 스피커 같은데요. 제 입맛을 제외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본다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Qln의 소리는 프로 오디오 성향의 원음 주의에 중음을 보강한 소리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과도하지 않으며 단단한 울림의 저음을 더했으니 들으면 들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결과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스피커의 생김새가 우직하게 보이는 만큼, 진짜 소리를 뽑아내는 것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이 후기는 경제적 대가 없이 해당 브랜드의 초청을 받아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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