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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파이널 VR2000, 영화 게임 사운드의 흐린 막을 걷어주는 이어폰

루릭 루릭
573 2 0

파이널 VR2000

영화 게임 사운드의 흐린 막을 걷어주는 이어폰



"영화 사운드에는 고음이 더 선명하고 전체 균형이 좋은 VR3000을, 게임 사운드에는 중음이 더 살아 있으며 저음이 든든한 VR2000을 권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게이밍 헤드셋 분야에서 입체감을 내는 방법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줄타기라고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쪽에서 가상 서라운드 효과나 멀티 채널 효과를 만들어도 되고, 하드웨어인 헤드셋의 소리를 고음과 저음이 크게 강조되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다. 무선 헤드셋이라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효과를 내장하고 드라이버 특성도 조율해서 입체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한 PC 게이머들은 소프트웨어 효과를 내장한 DAC 헤드폰 앰프와 적당히 고.저음이 강조된 헤드셋을 조합해서 고음질과 입체감을 모두 추구하기도 한다.



파이널(Final)이 VR 헤드셋과 함께 쓰도록 만들어낸 유선 이어폰 VR3000은 하드웨어 만으로 입체감을 내는 사례가 되겠다. VR 헤드셋의 헤드폰잭은 사실상 입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이어폰을 연결하기만 해도 입체적 소리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개발된 VR3000은 녹음 단계에서부터 공간의 입체감이 적용된 바이노럴 오디오를 재생할 때 자연스러운 소리를 낸다. 그래서 스테레오 채널로 녹음된 음악의 감상에서는 이상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일반적인 음악 감상용 이어폰은 스테레오 사운드가 자연스럽게 들리고, 주파수 응답 형태를 바이노럴 오디오 재생에 맞춘 VR3000은 바이노럴 사운드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여기에서 잠시 생각해보면, 바이노럴 사운드는 아니지만 애초부터 소리의 방향성이 적용되는 영화나 게임의 소리도 VR3000의 주요 무대가 된다. VR 헤드셋 뿐만 아니라 PC와 게이밍 콘솔에서도 색다른 소리를 들려주니 유저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어폰 하나만 연결하면 즉시 입체감 있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장점이 VR3000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


단, VR3000은 영화의 소리에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주며 게임에서는 상대적으로 평탄한 인상을 주는 편이다. 바이노럴 레코딩의 소리를 들을 때 오디오 애호가처럼 자연스러운 소리를 듣도록 만들어진 탓에 박력 있는 저음을 피한 것이다. 이것이 형제 모델 - VR2000이 등장하게 된 이유다. VR2000은 VR3000처럼 공간의 입체감을 지니되 게임 사운드에 초점을 더 맞춘 제품이다.


본인은 예전에 VR3000을 리뷰하면서 주로 바이노럴 오디오 영상을 사용했으며, 영화와 게임에서 사용한 경험도 기록했지만 상세히 적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신제품 VR2000을 소개하면서 VR3000과 함께 영화, 게임의 소리 경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남자의 혼이 담긴 국방색을 채용하였습니다



파이널 VR2000은 VR3000과 동일한 크기의 번들(?) 박스에 들어 있다. 파이널의 여러 이어폰 중에서도 가격대 성능비 모델에 속하므로 간단한 패키지가 어울릴 만하다. 구성품도 VR3000과 동일해서, 뽀송한 천 재질의 파우치와 총 다섯 쌍의 실리콘 이어팁, 한 쌍의 실리콘 이어훅이 제공된다.



VR2000은 보다 게이밍 이어폰에 가깝게 기획된 모델이므로 뭔가 개성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올블랙의 VR3000과 달리 VR2000은 모든 부분이 다크 올리브 색상으로 되어 있다. 군필자 여러분에게 아주 친숙한 국방색 바탕이라고 하겠다. 이어폰 외부 표면에 프라모델 데칼로 부대 마크를 넣어주면 완벽한 '밀리터리 이어폰'이 될 것이다.



파이널 이어폰의 중요 구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널 E 이어팁인데 VR2000에 포함된 것은 내부 기둥의 색상이 다르다. 우측 이어폰에 끼우는 것을 빨강색 계통으로 하되 이어팁의 사이즈에 따라서 다른 채도를 보여준다. 좌우 구별 뿐만 아니라 크기 구별도 쉽다는 뜻이다. 불 꺼진 방에서는 이어팁 속의 색깔을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이어폰 좌우 유닛의 모양을 더듬어보거나 왼쪽 이어폰 커넥터의 작은 돌기로 구별하면 된다.



VR2000은 파이널 A 시리즈의 하우징 형태를 전수 받았는데 각진 모양이라서 귀가 아플 듯하지만 실제로는 커스텀 이어폰처럼 잘 맞춰지는 디자인이다. 다섯 가지 크기의 이어팁을 모두 사용해보면서 자신의 귀 크기에 맞춰보고, 혹시 케이블이 귓바퀴에서 자꾸 흘러내린다면 기본 포함된 실리콘 이어훅을 사용하자. 이 이어훅도 아주 부드러워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품은 PC, 게이밍 콘솔, 스마트폰, 태블릿 등 3.5mm 헤드폰잭이 있는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 이어폰이다. 그래서 3.5mm 커넥터는 마이크 연결이 포함된 4극 구조이며 이어폰 오른쪽 케이블에 3버튼 리모컨이 장착됐다. 헤드폰잭이 있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VR2000을 바로 끼워서 사용하며 음성 통화도 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4의 컨트롤러 헤드폰잭에 끼웠을 때 마이크가 동작하는 것도 확인했다.



음성 통화가 안 될 수도 있지만, 헤드폰잭이 없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저렴한 케이블 변환 젠더나 USB 동글 앰프를 사용해도 된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파이널 VR 시리즈는 입체 음향 효과가 없는 일반 헤드폰 출력에서 원래 설계된 소리를 내는 이어폰이다. 재생기 쪽의 서라운드 또는 멀티 채널 효과를 끄고 써야 한다는 뜻이다. 뭐... 켜고 써도 상관은 없지만... VR2000의 본래 목적에 맞는 소리를 듣겠다면 소스 쪽을 스테레오 재생으로 두는 게 좋겠다.




SOUND



*음악 감상으로 분류한다면 VR3000이 더 시원한 소리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1만원 정도에 불과하니 그리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만, 파이널에서 굳이 가격 차이를 둔 이유는 VR3000의 주파수 대역폭이 더 넓게 들려서인 듯하다. 파이널 VR 시리즈를 선택할 때 영화, 게임 뿐만 아니라 음악 감상도 하고 싶다면... 일단 소리가 더 시원하게 나오는 쪽은 VR3000이 되겠다. 그러나 VR3000의 소리는 스테레오 음악 재생에서 기묘한 형상을 보이므로 중.저음이 더 든든한 음악 감상에는 VR2000이 좋을 수도 있다. 둘 다 음악 감상용 이어폰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차이점이 분명해서 일단 기록해둔다.



*원래부터 공간 개념이 적용되어 있는 이어폰


파이널 VR 시리즈를 선택하는 결정적 묘미는 영화, 게임의 사운드가 확연히 깨끗해진다는 점이다. 음악 감상에서는 소리가 뭔가 기묘한데... '화면으로 접하는 컨텐츠'로 넘어오기만 하면 흐린 막을 걷어낸 것처럼 선명하게 들린다. 어떤 소리든 '공간' 개념이 적용된 소리는 파이널 VR 시리즈의 주파수 응답 형태가 적중하는 것이다. 이 제품들의 소형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만들 때 주파수 응답을 아주 계획적으로 면밀하게 조정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서라운드 또는 멀티 채널 효과가 적용된 음향 기기에 연결하면 파이널 VR 시리즈의 사전 설정된 주파수 응답 형태가 흐트러지게 된다. 본인의 경우는 가상 7.1채널 효과가 있는 크리에이티브 사운드 블라스터X G6로 비교 청취를 해봤는데, VR3000과 VR2000 모두 일반적인 DAC 헤드폰 앰프에서 정상적인 소리를 들려주었다. 보통 말하는 '게이밍 이어폰'이라면 게이밍 DAC 헤드폰 앰프와 좋은 조합이 되겠으나, 파이널 VR 시리즈는 음악 감상용 기기와 연결하는 게 더 좋다고 본다.



소리의 공간을 확장하는 것은 아니고, 주파수 응답 형태에서 몇 개의 딥(움푹)과 피크(뾰족)를 통해 고음, 중음, 저음의 상호 간섭을 크게 줄여서 잘 분리되어 들리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막이 걷힌 듯한 선명함을 느끼게 된다. 즉, 주파수 응답 형태의 변형으로 '음 분리' 성능을 추구하는 이어폰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음색이 너무 밝거나 어둡게 들리지도 않는다. 굳이 분류한다면 VR3000은 더 밝은 음색이며 VR2000은 포근한 음색에 가깝다. 그러나 둘 다 고음 부분이 매우 선명하게 들리며 중음이나 저음이 앞으로 튀어나와서 고음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잘 조절해두었다.



*소리 디테일에는 VR3000, 묵직한 중.저음형 효과음에는 VR2000


다시 정리하면, VR3000은 저음이 평탄하고 고음이 선명하게 들리며, VR2000은 저음이 강조되고 중음이 더 굵게 들린다. 그래서 VR3000은 전반적인 소리 디테일을 감지하기에 좋고, VR2000은 엔진 소리, 총 소리, 발걸음 소리와 같은 묵직한 효과음이 더 깨끗하게 나온다. 이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도 좋겠다.


영화 사운드에는 고음이 더 선명하고 전체 균형이 좋은 VR3000.


게임 사운드에는 중음이 더 살아 있으며 저음이 든든한 VR2000.


그런데 영화 중에서도 액션 장르를 주로 본다면 VR2000의 저음 박력이 더 마음에 들 것이다. 또한 VR2000은 게임 중에서도 FPS에 맞춰져 있으니 주로 중.저음형 효과음을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게임 사운드를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듣고 싶다면 VR3000이 좋을 수도 있겠다. 두 이어폰의 사운드 튜닝이 다르니 영화, 게임의 장르도 함께 구분되는 것이다.


조금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VR3000과 VR2000은 다이내믹 레인지의 넓고 좁음을 잘 설명해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가장 작은 소리와 가장 큰 소리 사이의 폭을 다이내믹 레인지 수치로 표기한다. 요즘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인물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넓게 쓰기 때문이다. 반대로 팝 음악에서 가수 목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는 이유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좁게 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활용 목적에 따라서 다이내믹 레인지 설정을 선택하게 되는데, VR3000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컨텐츠에 맞고, VR2000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은 컨텐츠에 맞는 듯하다. 쉽게 말해서 넓고 고르게 펼쳐진 느낌을 원한다면 VR3000을, 크게 가깝게 들리는 느낌을 원한다면 VR2000을 선택하시기 바란다.



*게임 사운드를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


플레이스테이션 4에서 툼 레이더 시리즈(라이즈, 쉐도우)를 플레이하며 VR2000을 타 브랜드의 게이밍 이어폰, 게이밍 헤드셋과 비교 청취해보았다. 리부트된 툼 레이더 시리즈는 어드벤처, 3인칭 FPS, 퍼즐 등이 혼합된 게임이라서 각종 효과음이 다 들어 있으며 오케스트라 연주가 포함된 배경 음악도 들려준다. 자연의 다양한 소리, 맹수의 발자국, 기름 탱크의 폭발, 여러 종류의 무기 발포, 여기에 성우들의 목소리도 조합된다. VR2000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이처럼 다양한 게임 속 소리를 깨끗하게 분리해서 들려주려고 만든 이어폰이다. 게임 속 소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일반적으로 게이밍 헤드셋 또는 게이밍 이어폰이라고 하면, 고음과 저음 강조가 뚜렷해서 액션 게임의 박력과 스릴을 잘 증폭해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VR2000은 박력과 스릴이 아니라 게임 사운드의 음악과 효과음을 잘 분리해서 더욱 맑게 들려준다. VR3000과 비교할 때 더 강조되게 느꼈던 VR2000의 저음도 게이밍에서는 딱 균형 잡히게 들린다.


게임 사운드에서 막을 걷어서 선명하게 만드는 이어폰이며 세게 강조하는 타입은 아니다.

게임 사운드의 거칠었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다듬어진다.

게이밍 이어폰처럼 각종 사운드가 골고루 시원하게 재생되는데 오랫동안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게이밍 사운드의 레퍼런스인가? - 비교 청취를 하는 동안 이 생각을 계속 하게 됐다.



*바이노럴 오디오를 들을 때의 차이점은?


본인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유저들이 바이노럴 오디오를 감상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미헤드 마이크로 현장에서 직접 녹음한 바이노럴 사운드는 제대로 전달만 된다면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파이널 VR2000의 바이노럴 오디오 감상은 VR3000과 입체감이 매우 흡사하지만 음색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음악 감상에서 그러한 것처럼, 바이노럴 오디오에서도 VR3000은 고음이 약간 강조된 플랫 사운드에 가깝고, VR2000은 낮은 중음과 저음이 두텁게 강조된 포근한 소리로 들린다. 그리고 둘 다 일반 이어폰으로 들을 때보다 훨씬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바이노럴 사운드를 만든다. 직접적 비교를 위해서 VR3000 리뷰에 첨부했던 바이노럴 오디오 영상들을 그대로 올리며, 설명 문장만 VR2000을 기준으로 조금씩 수정했다. 혹시 청음 매장에 갈 예정이라면 시연용 VR2000으로 비교 청취해보시기 바란다.


※주의 : 다음의 영상들을 일반 이어폰으로 청취한 후 VR2000으로 바꿔서 들어보면 매우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사용 중인 일반 이어폰의 소리가 나쁜 것이 아니라, 바이노럴 레코딩의 사운드가 원래부터 속성이 달라서 그런 것이다.


1) 영상 제작자가 서킷으로 바이노럴 레코딩 마이크를 들고 가서 녹음한 엔진음이다. VR2000으로 들으면 페라리 머신들이 멀어지는 거리를 느낄 수 있으며 더 묵직한 엔진 사운드를 접하게 된다.




2) 우거진 숲 속의 고요한 자연음을 경험해보자. VR2000에서는 숲의 넓이와 함께 숲 속에 직접 들어간 듯한 현장감을 얻을 수 있다.



3) 실내에서 개인적으로 연주되는 클래식 악곡이다. 빨간 옷과 진갈색 가발을 쓴 더미헤드 마이크가 보이는데, 그 곳이 청취자가 앉아 있는 위치다. 일반 이어폰과 VR2000으로 비교 청취하면 '음색'과 '공간감'에서 아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VR2000으로 바꾸는 순간, 넓은 연주 공간의 거리와 악기들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게 되며 저음형 악기들의 소리 선이 굵어진다.



4) 영상의 2분 지점부터 초반의 크레딧 파트를 감상해보자. 주인공의 머리 속에 울리는 목소리들이 청취자의 양 옆에서 계속 속삭이는 영상이다. 더미헤드 마이크로 녹음하는 ASMR 컨텐츠도 이러한 느낌이니 참조해두자. 귀에 가깝게만 들리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일반 이어폰으로 들으면 이 목소리들이 앞으로 확 튀어 나오지만 VR2000에서는 청취자의 머리 주변에서 움직인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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