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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EPOS GSP 600, GSP 670 - 게임과 음악에 모두 통하는 고해상도 플랫 사운드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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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S GSP 600, GSP 670

게임과 음악에 모두 통하는 고해상도 플랫 사운드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젠하이저(Sennheiser)의 게이밍 브랜드 EPOS에서 고급형 헤드셋으로서 출시했던 GSP 600과 GSP 670이 현재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신형 모델 출시로 인한 구형 모델의 가격 하락인데 할인 폭이 많이 큰 편이다. 그래서 유선 헤드셋 GSP 600과 무선 헤드셋 GSP 670의 각각 특징을 살펴보며, 아예 EPOS 게이밍 헤드셋을 몰랐던 분들에게도 소개를 해볼까 한다. 꽤 긴 글이라서 시간 없는 여러분을 위한 '시작부터 결론'을 적어둔다.


EPOS GSP 600, GSP 670은 고.중음이 굵고 선명하며 저음이 평탄하고 초저음만 조금 보강해둔 '고해상도 플랫 사운드'의 헤드폰이다. 제품의 외모는 본격적인 게이밍 헤드셋이거늘 내면은 하이파이 오디오 성향의 음악 감상용 헤드폰이다. 즉, 두 제품은 '밀폐형 HD800' 같은 소리를 내는데 현재 가격으로 HD800S와 대조한다면 20배의 경제적 이득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어도 본인의 2개월 사용 경험으로는 그렇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가 아주 적으므로 간단히 생각하면 무선의 GSP 670을 사는 게 이득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DAC 헤드폰 앰프나 외장 사운드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유선의 GSP 600이 더 좋을 것이다. PC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두 제품은 이렇게 사용된다.


1) GSP 600은 별도의 DAC 헤드폰 앰프, 외장 사운드 카드, 또는 PC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서라운드 오디오 효과를 넣으면 된다. 이 헤드폰은 소프트웨어로 생성된 입체 음향 효과를 왜곡없이 그대로 전달해준다.


2) GSP 670은 전용 소프트웨어인 'EPOS 게이밍 스위트'를 통해서 음악, 영화, 게임용 사운드 중 하나를 설정하면 된다. (헤드폰 우측 이어컵의 스마트 버튼으로 실시간 전환 가능) PC에서 해둔 사운드 설정은 무선 USB 동글 연결과 유선 USB 연결에 모두 적용된다.


즉, 게이밍 헤드셋으로 EPOS GSP 시리즈를 쓴다는 것은 게임 제작사가 의도한 소리를 그대로 듣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디오 설정이 상세한 게임일수록 GSP 시리즈와 잘 어울린다. 게임의 사운드 옵션에서 선택한 채널 숫자, 다이내믹 레인지, 사운드 재생 환경 등이 만드는 소리 변화를 모두 그대로 전달한다.



게이밍에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음악 감상용 헤드폰과 게이밍 헤드셋을 각각 장만해두겠으나, 고해상도 플랫 사운드의 게이밍 헤드셋으로 음악 감상도 커버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EPOS의 GSP 600과 GSP 670은 그런 유저를 위한 제품이 되겠다.



EPOS GSP 600



박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EPOS GSP 600과 GSP 670은 젠하이저 헤드폰이라서 젠하이저 헤드폰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배송된다. 박스 바닥 부분에 있는 정품 확인 QR 코드도 스캔해보면 젠하이저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고급 게이밍 헤드셋이면서 젠하이저 헤드폰이고 출시 당시에는 20만원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9.6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유선 게이밍 헤드셋인 GSP 600에는 두 개의 케이블이 포함된다. PC에서 사용하며 게임 속 채팅 기능이 필요하다면 헤드폰잭과 마이크잭이 분리된 2.5미터 케이블을 사용하자. 1.2미터 케이블은 비디오 게임 콘솔의 3.5mm 컨트롤러 헤드폰잭에 끼우거나 스마트폰 또는 일반 음악 재생기에서 쓰면 된다.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Over-ear) 타입의 풀 사이즈 밀폐형 헤드폰이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10 ~ 30,000Hz,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28옴, 무게는 395g이라고 한다. 헤드밴드가 길게 늘어나지만 가로 방향으로 펼쳐지는 형태라서 머리가 큰 사람은 착용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일반적인 대형 헤드폰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대두 유저라면 조금 더 조이는 느낌으로 정상 착용될 것이다.



GSP 600, 670은 헤드밴드 위쪽의 슬라이더 두 개를 밀어서 헤드밴드 장력을 조절할 수 있다. 둘을 가운데로 모으면 장력이 강해지고 바깥쪽으로 밀어내면 약해진다. 자신의 머리 생김새에 맞춰서 편한 위치에 두면 된다. 그리고 헤드밴드 좌우 끝부분이 금속 소재의 멀티 조인트 힌지로 되어 있어서, 헤드폰을 착용하기만 하면 스스로 이어컵 각도가 맞춰진다.



헤드밴드 좌우 끝부분에 있는 장식용 커버 플레이트를 교체할 수도 있다. 스냅 방식이라서 하단의 틈에 얇은 플라스틱(예: 교통 카드)을 끼워서 밀면 분리되며, '탁!' 소리가 나도록 눌러서 끼우면 장착된다. 기본 모델 넘버는 GSP 600인데 색상에 따라서 번호가 600, 601, 602로 나뉜다. 이 리뷰에서 다루는 제품은 화이트 블랙의 기본 색상에 화이트, 브론즈 색상의 커버 플레이트가 포함된 GSP 601이다.



이어패드는 인조 가죽과 벨벳 소재를 혼합한 구조이며 아주 푹신해서 오랫동안 착용해도 편안하다. 스냅 방식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잡아당겨서 분리한 후 '딱!' 소리가 나도록 눌러서 결합하면 된다. 헤드폰들이 보통 그러하듯 오래 쓰고 있으면 귀가 더워지는 점은 감안해두자. 여름철에 자주 쓰고 싶다면 쿨링젤 이어패드를 따로 사두는 것도 좋겠다. 'GSA 601C'라는 액세서리 제품이며 GSP 600과 GSP 670 전용이다. (가격은 한 쌍 3.9만원)



우측 이어컵에는 커다란 볼륨 다이얼이 있다. PC와 게이밍 콘솔의 볼륨 조정과 더불어 헤드폰에서도 아날로그 볼륨을 사용할 수 있다. 좌측 이어컵에는 커다란 붐 마이크가 있는데 척 봐도 음성 전달에 많이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붐 마이크를 위로 들어 올리면 마이크 음 소거가 된다.



밀폐형 유선 헤드폰이며 소리가 영락없이 젠하이저 HD800 같다. GSP 600을 싸게 사는 것은 HD800 수준의 플랫 사운드를 밀폐형으로 만들어서 부담없이 구입하는 셈이다. 이 제품은 별도의 DAC 헤드폰 앰프와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음질 유선 헤드폰에 마이크와 아날로그 볼륨을 더한 게이밍 헤드셋이다. GSP 600은 입문용 모델이 아니라 유선 게이밍 헤드셋의 하이엔드를 노린 제품이었으며 이것을 무선화한 것이 GSP 670 되겠다.


젠하이저의 하이엔드 밀폐형 헤드폰 HD820은 HD800과 많이 다른 음색을 갖고 있다. 본인이 듣기에 HD800 음색을 밀폐형으로 전환해낸 진짜 제품은 GSP 600, 670이다. 단, GSP 670은 다기능을 갖춘 무선 헤드폰이며, GSP 600은 외장 기기로 소리 잠재력을 뽑아내는 유선 헤드폰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GSP 600에 DAC 헤드폰 앰프를 더하면 GSP 670의 소리와 거의 똑같은 음색을 유지하되 주파수 대역폭이 더 넓고 해상도가 더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POS GSP 670



무선 게이밍 헤드셋 GSP 670의 물리적 기본은 GSP 600과 대부분 동일하다. 착용감도 똑같고, 추가 커버 플레이트가 포함되지는 않지만 커버 플레이트 교체 구조도 똑같다. 소리 또한 '젠하이저 HD800의 무선 밀폐형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짐작하건대 GSP 600과 같은 드라이버와 하우징 구조를 지녔을 것이다. 그래서 GSP 670의 EQ 프리셋을 스테레오 플랫으로 맞춘 후 GSP 600과 비교 청취해보면 둘이 같은 헤드폰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GSP 601에 들어 있는 브론즈 색상 플레이트를 GSP 670에 붙여본 모습이다. 많이 튄다..."


GSP 670은 PC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무선 게이밍 헤드셋이며 무선 USB 동글과 유선 USB 오디오를 모두 지원한다. 가격은 출시 당시에는 30만원대 후반이었는데 현재 11.5만원이라서 아찔한 금전 절약 효과를 누릴 수 있다. GSP 670 한 개만 있으면 PC와 PS4, PS5의 무선 사운드를 모두 커버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해도 된다.


*EPOS GSP 670 사용 방법 세 가지


1) 2.4GHz 무선 USB 동글

(PC, 플레이스테이션 4, 5)


2) USB 오디오 + 배터리 충전

(PC, 플레이스테이션 4, 5)


3) 블루투스 5.0

(스마트폰, 태블릿 등)



좌측 이어컵에는 GSP 600처럼 커다란 붐 마이크가 있으며 Micro-B USB의 충전 포트와 블루투스 페어링 슬라이더 버튼이 있다. 그래서 GSP 670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헤드셋이 되면 붐 마이크를 통해서 고품질의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우측 이어컵에는 전원 켜고 끄기를 겸하는 볼륨 다이얼이 있으니 다른 전원 버튼은 찾지 말고 이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헤드폰을 켜주자. (반시계 방향으로 끝까지 돌리면 헤드폰 전원이 꺼짐) 이어컵 측면에는 채팅과 게임 사운드의 볼륨 비중을 조정하는 작은 다이얼도 있다. (PC에서만 동작함) 이어컵 하단에는 '스마트 버튼'이 보인다. 스마트 버튼은 PC 소프트웨어 'EPOS 게이밍 스위트'에서 서라운드 사운드 전환과 EQ 프리셋 전환 기능 중 하나를 지정해둘 수 있다. 이 버튼을 한 번 누를 때마다 스테레오와 서라운드 사운드를 전환하거나 EQ 프리셋을 하나씩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도 PC에서만 동작함)



GSP 670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10 ~ 23,000Hz이며 무게는 398g으로 GSP 600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배터리 사용은 USB 동글에서 16시간, 블루투스에서는 20시간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요즘 게이밍 헤드셋들보다 조금 짧은 듯하지만 PC와 게이밍 콘솔의 USB 연결로 언제든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려면 우측 볼륨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절반쯤 돌려서 헤드폰 전원을 켠 후, 좌측 이어컵 하단의 슬라이더 버튼을 2초 동안 아래로 눌러서 페어링 모드를 시작하면 된다. 그 후 스마트폰 블루투스 메뉴에서 GSP 670을 찾아 선택해주자. 이 다음부터는 헤드폰 전원을 켤 때마다 자동으로 페어링된다. 이후 다른 기기로 수동 페어링 전환을 할 때에도 같은 방법을 쓰면 된다.



이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전용 소프트웨어인 EPOS 게이밍 스위트(EPOS Gaming Suite)를 PC에 설치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으로 사운드와 마이크 관련 기능을 상세히 설정할 수 있으며, 게임에서 중요한 채널 설정과 EQ 프리셋도 다루게 된다. EPOS 게이밍 스위트는 CPU 사용율이 0.2 ~ 2%로 매우 낮으며, 메모리 점유율도 최대 40MB 수준에 불과해서 계속 실행해둬도 부담이 없다. (윈도우 10 지원)


*EPOS 게이밍 스위트 다운로드 링크 (영문 이름, 이메일 주소 입력 필요)

https://www.eposaudio.com/en/kr/gaming/gaming-downloads


무선 USB 동글은 기본 포함된 USB-A 연장선을 사용해서 PC 앞쪽으로 빼내어주는 게 좋다. 무선 연결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USB 3.0 포트의 노이즈 유입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무선 게이밍 헤드셋에도 같이 적용되는 점이다. 무선 USB 동글의 모델 넘버는 'GSA 70'으로, PC에 연결하면 윈도우 시스템 정보에서 GSA 70 Main Audio라고 나온다. GSA 70은 전송 지연 시간이 30~60ms에 불과해서 랙 걱정은 없다고 봐도 되겠다.



EPOS 게이밍 스위트로 마이크 설정을 자세히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내 목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마이크 게인(Gain)을 올려주자. 또한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 중에서 주변 소음만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있다. GSP 670을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사용할 때 붐 마이크로 음성 통화를 해보면 상대방이 매우 깨끗하게 들린다고 한다. PS4, PS5의 컨트롤러 헤드폰잭이나 PC의 마이크잭을 써야 하는 GSP 600과 비교하면 GSP 670의 마이크 소리가 훨씬 자연스럽고 포근하다. GSP 600은 목소리를 명확하게 전달하지만 GSP 670은 유저의 실제 목소리를 인간적으로 전달해준다.



EQ 프리셋은 EPOS 게이밍 스위트로 직접 조정하거나 스마트 버튼을 눌러서 순서대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젠하이저 HD800 같은 소리를 듣겠다면 Flat을 사용하자. 고음과 저음이 더 살아나는 소리를 원한다면 Music이나 Movie로 바꿔도 된다. 두 프리셋은 주파수 응답 형태가 비슷하며 Music의 중음 영역이 더 낮춰져 있다. 또한 Music은 스테레오 채널, Movie는 7.1채널로 동작한다. FPS 게임용으로는 Esport (Treble) 프리셋이 있다. 저음이 크게 줄어들고 고.중음이 올라가서 총 소리를 훨씬 뚜렷하게 들을 수 있다. 7.1채널과 30% 정도의 리버브 효과가 추가되어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도 강조된다.


*참고 : EPOS 게이밍 스위트에서 설정한 EQ 프리셋은 PC에서만 적용되며 플레이스테이션 4, 5에서는 기본 Flat 프리셋으로 재생된다.




SOUND



*게이밍 헤드셋에서 다시 접하는 젠하이저 HD800의 소리


그 옛날, 젠하이저의 헤드폰 HD800과 DAC 헤드폰 앰프 HDVD800의 세트는 인기가 좋은 만큼 중고 매물도 많았는데, 그 이유는 젠하이저 레퍼런스 사운드가 분명히 취향을 타기 때문이다. 음악 감상에서 사람들이 으레 원하는 감성적 자극을 주지 않으며, 샤프한 고음과 굵직한 중음을 평탄한 저음과 함께 냉정히 '전송'만 하는 소리였다.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해서 큰 돈 들여 구입해버리면 프로 오디오의 세계로 맨땅 헤딩하게 되는 Head-Fi 세트가 HD800과 HDVD800이었다.


본인이 GSP 600, 670의 리뷰를 맡은 이유는 아직도 HDVD800을 사용 중이며 오래 전에 중고 판매한 HD800의 소리가 다시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가격을 봐도 직접 구입할 것이고 후기도 쓸 게 뻔하니 정식으로 리뷰 진행을 했다. 그 결과는, 밀폐형이며 초저음만 조금 보강된 HD800의 유선 버전과 무선 버전을 확보하게 됐다.


한참 동안 HD800 이야기만 했으니 이제 GSP 600, 670의 소리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GSP 600의 소리 묘사를 하면 그게 곧 GSP 670의 묘사인 점, 참조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GSP 600은 휴대용 기기가 아닌 거치형 DAC 헤드폰 앰프에 연결하는 게 좋겠다. PS4의 컨트롤러 헤드폰잭으로도 충분히 구동할 수는 있지만 거치형 기기와 연결했을 때의 소리 품질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매우 원음 지향적! 고.중.저음이 각각 명확하게 들리는 모니터링 사운드


EPOS GSP 600과 젠하이저 HDVD800의 조합으로 애플 뮤직 무손실 재생을 하며, HDVD800은 ADL Formula 2 USB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GSP 600의 소리는 예전 측정 기준에서 플랫 사운드에 매우 가까우며, 현재의 측정 기준과 하만 타겟을 생각한다면 고.중음이 더 굵으며 저음 강조가 없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헤드폰들의 소리에서 저음이 너무 강하거나 부풀어오른 느낌이 들어서 '의도적 강조 없이 깔끔한 저음의 헤드폰'을 원하고 있다면 200만원대의 HD800S 대신 GSP 600으로 들어도 되겠다. 이 소리는 아무리 들어봐도... 젠하이저가 그 당시 HD800의 기술을 대폭 활용해서 고급형 게이밍 헤드셋을 만든 것 같다.


헤드폰 드라이버(트랜스듀서)가 매우 원음 지향적이며 프로 오디오의 모니터 헤드폰처럼 고음, 중음, 저음을 각각 명확하게 들려주는 속성이 있다. 소리를 음미하기보다는 귀를 부릅뜨고 소리를 관찰, 분석, 해석할 때 유용한 특징이다. 그래서 GSP 600과 연결하는 DAC 헤드폰 앰프를 바꾸면 소스의 소리 차이를 즉시 감지하게 된다. HDVD800의 건조하고 샤프한 소리와 그레이스 디자인 M900 + 바쿤 CAP-1003이 지닌 매끈하고 밀도 높은 소리가 GSP 600에서 명확히 분류된다. 음악 감상용 레퍼런스 헤드폰의 특기를 게이밍 헤드셋에서 발견하는 중이다.



지극히 게이밍 헤드셋스러운 기본 케이블은 선재 품질이 마음에 걸리지만, 업그레이드하려면 케이블 주문 제작을 해야 할 것이고 이 제품의 현재 판매 가격을 볼 때 수십 만원대 커스텀 케이블은 이치에 맞지 않을 터이니 기본 케이블로 감상한다. 커스텀 케이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GSP 600이 지닌 소리 잠재력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기본 케이블 상태에서도 소스 기기를 변경할 때마다 음질 차이가 확 나오니, 헤드폰 케이블을 업그레이드하면 왠지 두근거리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보컬, 현악기에 '파워'를 실어준다


고.중음의 선이 굵고 힘차며 저음이 평탄한 소리는 특히 보컬, 현악기에서 강점이 된다. GSP 600의 소리는 HD800보다는 낮은 고음(높은 중음)의 자극이 적은 편이지만, 현재의 타 브랜드 헤드폰들보다는 낮은 고음이 더욱 강력하며 앞으로 나오는 편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목소리의 고.중음 영역이 고래 심줄처럼 굵고 단단해지며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 소리도 연주자가 대략 5배쯤 강하게 현을 긋는 듯하다. 피아노의 소리 울림도 아주 강하고 뚜렷해서 연주자의 파워(음량)가 더 많이 부각된다.


*GSP 670도 소리를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나은 듯


잠시 시선을 돌려보자. PC에서 GSP 670을 사용하면 EPOS 게이밍 스위트의 EQ 프리셋으로 주파수 응답을 많이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GSP 670의 드라이버가 지닌 원래 소리는 크게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초저음이 웅장하며 높은 저음의 펀치가 강한 소리를 원한다면 돌비 또는 DTS 효과가 적용된 무선 게이밍 헤드셋을 사는 게 낫다. 게이밍 사운드와 음악을 모두 적당한 저음과 선명한 고.중음으로 듣고 싶다면 GSP 670도 EQ 프리셋을 Flat으로 두고 GSP 600처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GSP 600의 저음과 초저음이 거의 강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음은 사실상 HD800보다도 조금 더 평탄할 정도이며 초저음은 분명히 보강되어 있으나 큰 폭으로 부스트되지는 않았다.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와 게임 사운드 트랙에서 배경에 은은하게 깔리는 초저음이 살아나는데 거대하게 펼쳐지거나 매우 깊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정말로 딱 '초저음 배경'만 형성해주도록 맞춰져 있다. 이런 저음 세팅을 GSP 670에서 EQ로 건드리면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굳이 저음 보강을 하고 싶다면 200Hz 아래 영역을 1~2dB 정도만 올려주는 게 나을 듯하다.



*음악과 게임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는 All-Rounder


이처럼 고.중.저음의 균형이 잘 맞춰진 헤드폰은 음악 장르 구분이 없는(게임 장르의 구분도 없는) 올라운더가 되기 마련이다. GSP 600, 670은 음악 재생에서 '고음질'이라고 표현하는 고해상도, 음 분리 능력, 넓은 주파수 대역폭,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 등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현재 이 제품을 구입한 유저들의 후기에서도 '싸게 샀는데 소리가 선명해서 놀랐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프로 오디오 성향의 군더더기 없는 소리는 마음 편하게 접근할 만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 특성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자. 아무리 균형 좋고 선명한 소리라고 해도, 저음 강조가 없는 플랫 사운드를 실제로 좋아하는지부터 검토해봐야 한다. 혹시 답변이 YES!라면... 재고가 동나기 전에 서둘러 지르시길 권하겠다. ■



*이 리뷰는 해당 브랜드의 제품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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