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체험단

포칼 코라 806, 816, 826과 네임 유니티 아톰, 스타의 비교 청취

루릭 루릭
8457 0 1

01.jpg

 

02.jpg

 

하이파이 오디오의 선택은 소리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하지 않는다면 사실 가전 제품이나 가구를 장만하는 것에 견줄 수도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간편하게 듣되 음악에 포함된 주제와 분위기를 흩트리지 않을 정도의 좋은 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터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선택한다면 뭔가 어렵고 까다로운 경험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얼마 전에 오른 연봉이나 잘 풀린 일을 생각하면서, 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로 집 안을 아름답게 채워줄 소리를 기대해보자. 새 차를 뽑거나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하러 갈 때의 기분으로 하이파이 오디오를 즐겁게 선택할 수 있다.

 

*참고 : 인생에서 잘 풀리는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앞으로 잘 풀릴 것이라는 상상이라도 해보자. 그렇게 스스로 삶의 즐거움을 만들면서 카드 무이자 할부라는 아름다운 수단으로 오디오를 지르면 된다.

 

03.jpg

 

몇 년 전부터 영국의 네임(Naim)과 손을 잡은 프랑스의 오디오 메이커 포칼(Focal)도 이제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선택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듯하다. 포칼은 자체적으로 스피커 드라이버를 개발 & 생산하는 극소수의 회사 중 하나다.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좋은 값으로 고성능의 드라이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네임은 새로운 유니티(Uniti) 삼형제를 선보이면서 높은 수준의 네트워크 뮤직 스트리머와 인티 앰프가 올인원 디바이스로 나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유니티 아톰, 유니티 스타, 유니티 노바는 모바일 기기의 앱에서 디지털 음반을 브라우징하여 재생하는 방식을 정착시켰으며 단 한 대의 소스 기기로 라우드 스피커를 얼마나 훌륭하게 울려줄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오늘 소개할 포칼의 새로운 스피커 삼형제와 딱 맞는 매치업이 되겠다.

 

04.jpg

 

05.jpg

 

최근 포칼은 100~300만원 사이의 패시브 스피커 라인업 '코라(Chora)' 시리즈를 출시했다. 구분하기 쉽도록 가격과 비례하여 높아지는 모델 넘버를 사용하는데, 코라 806, 코라 816, 코라 826으로 나뉜다. 806은 살짝 큰 북쉘프 사이즈이며 816, 826은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다. 여기에 네임의 유니티 아톰과 유니티 스타를 조합하여 500, 600, 900만원대의 세트로 기획되었다. 이에 따라 본인은 다음의 세 가지 세트를 비교 청취할 수 있었다.

 

1) 포칼 코라 806 + 네임 유니티 아톰 (527만원)

 

2) 포칼 코라 816 + 네임 유니티 아톰 (639만원)

 

3) 포칼 코라 826 + 네임 유니티 스타 (909만원)

 

모두 복잡한 구성 없이 한 대의 인티 앰프 내장형 재생기와 한 쌍의 패시브 스피커로 이뤄진 시스템이다. 청취 공간의 면적이 작다면 코라 806과 유니티 아톰, 공간이 넓은 편이라면 코라 816과 유니티 아톰 또는 코라 826과 유니티 스타를 고를 수 있겠다. 오디오 바꿈질을 해본 경력자 여러분이라면 이 시스템을 보면서 스피커보다 소스 쪽에 비중을 둔 가격대 성능비 선택으로 여길 것이라 짐작한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네임의 신형 유니티 시리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인티 앰프, CDP 등을 조합한 올인원 디바이스 중에서도 하이엔드 영역에 속한다. 적어도 본인의 생각은 그렇다. 유니티 아톰은 직접 빌려서 사용해보기도 했는데 디지털 오디오 재생 파트 뿐만 아니라 앰프와 전원부도 무척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06.jpg

 

이렇게 비교적 비싼 유니티 시리즈와 스피커를 조합해도 종합 가격대가 낮은 이유는 포칼의 코라 시리즈가 마치 지름길 같은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내용을 반복해야겠다. 포칼은 스피커 제조사인 동시에 드라이버 제조사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가격 좋고 성능 좋은 드라이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예전에는 안 그러다가 뮤직 스트리밍이 보편화된 현재에 와서야 마음을 먹은 것이다. 실제로 청취를 해보면 포칼 코라 시리즈는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들처럼 드라이버 감도가 상당히 높으며 새로 적용된 드라이버 진동판 소재 덕분인지 소출력 앰프에서도 아주 쉽게 구동된다. 판매처에서는 이러한 고감도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페즈 오디오(Fezz Audio)의 3~10W 출력 진공관 앰프를 코라 시리즈에 연결하기도 했는데, 음압은 높지 않으나 더 크고 뚜렷한 소리가 나옴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다른 포칼 스피커들을 네임 유니티 아톰에 연결하면 제대로 구동되지 않으나 코라 시리즈는 진동판 테두리까지 탈탈 털릴 정도로 잘 울리는 느낌이다.

 

이번에 세 가지 시스템의 소리를 듣고 비교하면서 느낀 점은 네임 유니티 시리즈와 코라 시리즈의 알맞은 균형이다.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에 필요한 간편함과 세련된 외장 디자인, 그리고 음악의 본연을 흐리지 않는 소리의 충실함을 모두 지녔다. 소리의 끝없는 탐구를 하는 오디오 애호가에게는 서브 시스템으로 고려해볼 만하겠고,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반적 수준보다 훨씬 좋은 소리로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메인 시스템이 될 듯하다. 그래도 결국 오디오는 어느 쪽이든 개인의 소리 취향으로 결정되니 소리 비교에 집중하는 감상문을 써본다.

 

07.jpg

 

그래도 일단은 제품의 기본을 짚어두겠다. 포칼 코라 시리즈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우퍼 모두 고급 기술을 사용한다.

 

08.jpg

 

09.jpg

 

코라의 트위터는 중앙 부분이 움푹 패인 형태로, 반대 방향으로 뒤집힌 셈이라서 인버티드 돔(Inverted Dome)이라고 부른다. 이 트위터의 진동판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합금 소재이며 테두리 부분에 포론(PORON)이라는 메모리 폼을 넣어서 소리 왜곡을 줄인다. 특히 사람의 귀가 잘 듣는 2~3KHz 영역의 왜곡 저감 효과가 크다고 한다.

 

10.jpg

 

11.jpg

 

12.jpg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의 진동판은 '슬레이트 파이버(Slatefiber)'라는 신소재가 적용됐다. 코라는 얇은 패브릭 소재의 스피커 그릴을 제공하며 자석 부착 방식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다. 이 때 그릴을 떼어내면 진동판이 마치 대리석 같은 무늬를 보여서 여러분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게 될 것이다. 이것은 탄소 섬유(카본 파이버)를 직조하지 않고 양면을 열가소성 폴리머로 압착하여 만든 소재다. 이를 통해 강도를 높이고 댐핑 효과를 늘렸으며 진동판 자체의 무게가 매우 가벼워졌다고 한다. 포칼 코라 시리즈의 쉽게 구동되는 고감도 특성에는 이러한 경량 진동판 소재도 한 몫을 할 것이다.

 

13.jpg

 

포칼 코라 시리즈는 오디오 애호가로서는 입문 단계가 될 정도로 가격 부담이 적은 스피커다. 그러나 드라이버에 고급 기술을 적용했으며 스피커 전체의 외장 디자인도 더욱 현대적인 성향을 보인다. 지나친 장식이나 화려한 색상을 피하는 미니멀 양식을 보이되, 프론트 패널과 우드 인클로저(하우징, 케이스)의 색상을 남녀 모두가 선호할 수 있도록 맞췄다. 본인은 포칼 코라 시리즈를 보면서 스피커의 나이가 훨씬 젊으며 쾌활한 인상을 받았다.

 

14.jpg

 

네임의 유니티 아톰과 유니티 스타는 다시 봐도 참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리뷰를 하면서 여러 차례 소리를 듣고 기능을 사용해보았는데, 크기는 작으면서도 무게가 굉장하며 샤프한 금속 테두리에서는 손을 대기가 무서울 정도의 카리스마가 나온다. (실제로 오래 틀면 뜨끈해져서 손을 대지 않게 된다) 센서를 내장하여 유저가 손을 옮기면 스스로 빛나는 볼륨 노브, 편리한 리모컨, 지금도 업데이트로 개선되고 있는 네임 앱을 지녔으며 심지어는 전면의 3.5mm 헤드폰잭에서도 대형 헤드폰에 걸맞은 소리가 나오는 물건이 신형 유니티 시리즈다.

 

15.jpg

 

16.jpg

 

그러면 이제부터 소리 감상문을 쓸 터인데 순서를 언급해둬야겠다. 먼저 판매처 3층에 있는 초호화 청음실에서 코라 826과 유니티 스타의 소리를 듣는다. 그 다음 1층에 있는 소형 청음실에서 코라 806, 코라 816을 한 대의 유니티 아톰에 번갈아 연결하면서 비교 청취한다. 이러한 순서를 택한 이유는 유니티 아톰과 유니티 스타의 소리 차이가 상당히 크고, 코라 826이 806, 816과는 다른 용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 중에서도 유니티 아톰과 코라 806, 코라 816은 더 생활형이며 유니티 스타와 코라 826은 더 진지한 오디오파일 성향을 보인다.

 

 

포칼 코라 826 + 네임 유니티 스타

Focal Chora 826 + Naim Uniti Star

 

17.jpg

 

선이 굵고 몹시 힘찬 성향의 유니티 스타와 더블 서브 우퍼를 지닌 톨보이 스피커가 만났다. 이런 시스템을 룸 튜닝이 된 대형 청음실에서 감상한다. 네임 앱을 사용해서 유니티 스타의 내장 볼륨을 80으로 설정한 후(최대 100) 외부 볼륨은 45~50으로 설정했다. 스마트폰의 SPLnFFT 앱으로 dB 측정을 하면 75~80dB가 나온다. (소음 측정용 dB(A)가 아닌 라우드 스피커용 dB) 작은 공간에서는 65~70dB로 듣지만 이렇게 넓은 공간에서는 어느 정도 높은 볼륨이 필요하다. 다른 오디오 애호가들은 80~90dB에 이를 정도로 크게 듣지만, 시스템 리뷰를 하는 입장에서는 디테일 파악을 위해 볼륨을 약간 낮추게 되니 양해를 바란다.

 

18.jpg

"이번 시스템의 견적이 900만원대인데 청음실이 지나칠 정도로 좋아서 대단히 쾌적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강력한 방음 처리와 룸 튜닝 덕분에 소리의 불필요한 울림이나 반사가 하나도 없으며 오롯이 스피커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금속 악기를 진짜 금속 소리로 들려주는 고음

 

코라의 고음은 베릴륨 트위터가 만드는 화려한 고음이 아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의 트위터가 다른 음색을 만드는데, 본인은 주로 헤드폰의 리뷰를 하는지라 포칼의 엘레지아(Elegia) 헤드폰을 떠올리게 됐다. 실제로 포칼은 라우드 스피커의 트위터에 사용되는 금속 진동판 드라이버 기술을 헤드폰 드라이버로 응용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소재의 금속 진동판을 쓰는 포칼 엘레지아의 고음 색채가 코라에서도 비슷하게 우러나오는 모양이다.

 

포칼의 알루미늄 마그네슘 트위터는 초고음보다는 약간 낮은 고음에 에너지가 실리며 선이 몹시 굵고 강한 인상을 준다. 다른 브랜드의 스피커에 비하면 조금 밝은 음색인 듯하지만 포칼 스피커들에 비하면 코라 826은 조금 어두운 음색이 될 것이다. 중요한 점은 금속 악기를 진짜 금속 소리로 들려주는 특유의 시원함이다. 코라 시리즈의 오너들이 클래식 악곡 외에도 여러 가지 장르를 감상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재즈, 락, 일렉트로니카 쪽도 감상해보았는데, 심벌즈의 쇳소리가 진짜 쇠로 이뤄졌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전자 악기의 고음은 진짜 전기(?)로 이뤄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쇳소리가 만드는 초고음의 예리함은 약하지만 금속의 떨림이 만들어내는 생생함과 차가운 온도가 피부로 전해진다. 전자 악기 소리의 인공적인 색채와 청량감도 코라 826의 트위터에서는 원본을 디지털 복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19.jpg

 

*강한 탄력으로 튀어 오르는 저음

 

늘 듣던 CD 음반과 타이달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는데 더블 베이스와 베이스 드럼이 새로 추가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퍼 쪽에서 음악 속의 저음 악기를 뚜렷하게 증폭해주고 있다. 앞쪽을 향하는 베이스 포트에서 초저음의 공기가 청음실 바닥 방향으로 방출되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코라 826의 우퍼가 내는 저음은 높은 저음과 초저음 중에서 높은 저음에 힘이 실려 있다. 초저음이 바닥에 레이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20cm 정도 뜬 상태로 높은 저음의 강한 펀치와 함께 청취자에게 전달된다. 음악의 저음 파트를 보다 가깝고 뚜렷하며 강하게 들을 수 있는데, 편안하게 뒤로 물러나거나 바닥 또는 청음실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저음이 아니다. 무척 강한 탄력으로 튀어 오르는, 나에게 직접 전달되는 저음 타격을 즐길 수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 전용이 아니라 여러 장르의 음악과 더불어 영화와 게임 사운드에도 어울릴 것이라 예상한다.

 

20.jpg

 

*처음부터 확실하게 들리도록 설계된 소리

 

코라 826과 유니티 스타는 빠른 응답, 잔향 없는 깨끗함, 약간의 건조함 등으로 현대적인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 성향을 잘 보여준다. 코라 826을 턴테이블 시스템에 연결하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네임 유니티 스타와 연결되어 고해상도 음반을 재생하는 상태에서는 스튜디오에서 써도 될 듯한 정밀함을 보여주었다. 플랫 사운드가 아니라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강조되어서 처음부터 확실하게 들려오도록 설계된 듯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첫 만남부터 재미있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여기에 강한 힘의 유니티 스타가 조합되면서 스피커의 소리 선이 더욱 굵어지고 저음 박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중음보다 저음의 비중이 높게 들린다. 여기에 약간 밝은 고음이 더해져서 여전히 포칼의 화사하고 포근한 소리를 낸다. 중음은 분명히 충실하고 평탄하게 재생되고 있는데 저음 쪽이 더 부풀어 있으며, 단단한 고체나 진한 액체가 아닌 따뜻한 기운의 커다란 구름을 만들어낸다. 이 점은 합창단 음악(예: Ola Gjeilo)을 들어보면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의 목소리에 담긴 낮은 고음과 높은 저음에 '포칼 + 네임의 색채'가 스며있다. 목소리의 낮은 음에는 포근한 온기가 있는데 높은 음은 살짝 냉정하면서도 금속 구슬이 유리 위를 구르는 듯한 맑음이 있다. 미드 레인지 드라이버(Mid-bass)의 중음이 밀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좌우 채널의 교차 지점에서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를 형성한다. 보컬이 있는 음악에서 보컬리스트가 좌우 스피커 사이에 실존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점은 분명히 청음실의 룸 튜닝 효과가 큰 듯하다.)

 

21.jpg

 

22.jpg

 

*소리의 느낌을 요약해본다면?

 

1) 시원하고 선이 굵은 고음. 약간 밝은 음색. 포칼 스피커 중에는 어두운 편이지만 뭔가 화려하고 특유의 색채를 지닌 시스템.

 

2) 밀도가 매우 높으며 사람 목소리의 뚜렷한 이미지를 그려내는 중음.

 

3) 강한 압력의 펀치와 더불어 포근한 기운을 지닌 기체 형상의 저음.

 

4) 포칼 스피커 특유의 화사한 인상이 있으나 빠른 응답과 정밀한 성향을 지닌 스튜디오 스피커 느낌도 있음. 음악적 감성의 증폭보다는 소리의 깨끗한 전달과 직접적인 힘을 추구하는 시스템.

 

5) 깊이 생각하여 되뇌기보다는 청취자로부터 즉각적인 감흥을 이끌어내는 성격.

 

 

포칼 코라 806 + 네임 유니티 아톰

Focal Chora 806 + Naim Uniti Atom

 

23.jpg

 

코라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작은 북쉘프 모델이 806이다. 이 쯤에서 잠시 포칼의 새로운 스피커 스탠드를 살펴보자. 네 귀퉁이에 스파이크가 설치된 각진 모양의 스탠드인데 약간 뒤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코라 816과 826은 스피커 하단에 이런 스탠드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이것은 소리의 재생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설계로, 보통은 저음보다 고음이 더 빨리 청취자의 귀에 도착하므로 트위터를 조금만 뒤쪽으로 밀어낸 것이다. 이 점은 다른 포칼 스피커에서도 공통적인 특징인데 코라 시리즈는 스피커 자체를 직선형으로 만들고 스탠드로 기울어지게 하는 구조를 보인다.

 

24.jpg

 

25.jpg

"코라 806의 포칼 스탠드는 별매품이다."

 

코라 806과 816은 판매처 1층의 소형 청음실에서 감상했다. 유니티 아톰의 내장 볼륨은 최대 100에서 85로 맞췄고 외부 볼륨은 40 정도로 했다. 소형 청음실도 훌륭한 방음과 룸 튜닝이 되어 있으며, 좌우보다 앞뒤가 더 긴 형태의 방이라서 소리의 공간감보다는 직접적인 디테일 파악에 유리한 곳이었다. 또한 이번에 청취한 시스템들은 스피커 케이블과 파워 케이블을 모두 체르노프(Tchernov) 제품으로 쓰고 있다.

 

26.jpg

 

*유니티 아톰의 포칼 스피커 보강 효과

 

네임의 새로운 유니티 시리즈 중에서도 유니티 아톰(Uniti Atom)은 굵고 강한 중.저음과 밝은 고음을 지닌 기기에 속한다. 예전에 유니티 삼형제를 동일한 청음실에서 동일한 스피커와 케이블로 비교 청취한 적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톰의 음색 특징이 가장 특이했다. 유니티 스타는 굵고 힘찬 파워, 유니티 노바는 높은 완성도와 균형이 인상적인데, 아톰은 그 작은 덩치에도 힘이 굉장히 좋으며 고음의 밝은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포칼 스피커들의 화사한 고음과 포근한 저음을 더욱 보강하는 조합이 되겠다. 또한 유니티 아톰의 소리에는 상당한 잔향이 있어서 포칼 806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고.중음 영역에서 귀 주변으로 고운 가루가 뿌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27.jpg

 

*소리를 가깝게 관찰하는 용도에 맞을 듯

 

미드 레인지와 우퍼를 겸하는 드라이버의 주파수 대역폭이 상당히 넓지만 초저음의 울림은 찾기가 힘들다. 그 대신 150~200Hz 이상 높은 저음의 울림은 은근하게 느껴진다. 이 단계에서부터 유니티 아톰과 조합된 코라 806은 소리를 더 가깝게 두고 관찰하는 용도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청음실 내부를 저음 울림으로 가득 채우지만 강한 펀치로 청취자를 압도하거나 바닥에 흐르는 초저음의 진동을 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더 짧게 끊어서 치는 성향의 깔끔한 저음을 들려주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음과 중음의 비중이 늘어난다. 특히 중음을 앞으로 두고 뚜렷하게 듣고 싶다면 코라 시리즈 중에서는 806이 좋겠다.

 

코라 806에서도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 트위터의 굵고 시원한 고음이 살아난다. 초고음이 약하지만 낮은 고음과 높은 중음이 전체적으로 강해서 더욱 힘찬 인상을 준다. 코라 826과 유니티 스타의 조합처럼 금속 소리 그 자체는 아니지만, 코라 806에서도 금속 악기의 음이 더 차갑고 청량감 있게 들리는 점이 흥미롭다. 은근하거나 가녀린 성향과는 정반대로 처음부터 직설적이며 빠른 화법으로 말하는 사람을 보는 듯하다. 보컬리스트가 다른 악기들보다 앞쪽으로 나오며 목소리의 힘이 더욱 강하다. 마이크와 거리를 두고 노래하다가 갑자기 입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당겨서 부르는 듯한 거리감이다.

 

28.jpg

 

*풍부한 잔향과 굉장한 굵기의 중음

 

이 스피커의 소리 구조는 고음과 중음을 하나로 봐야 할 것 같다. 트위터와 우퍼가 조화를 이루면서 낮은 고음, 높은 중음, 낮은 중음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여 재생한다. 그런데 낮은 중음과 높은 저음의 사이에는 거리의 뚜렷한 구별이 있다. 높은 저음이 조금 더 뒤쪽에서 울리는 것이다. 쿵쿵거리는 저음보다는 풍부한 잔향과 굉장한 굵기를 지닌 중음을 즐기고 싶을 때 이 시스템이 맞겠다. 현악기로 분류한다면 콘트라베이스나 팀파니보다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음이 매우 두텁게 부각될 것이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

 

고.중음에 잔향이 추가되고 소리의 밀도가 조금 낮춰지면서 청각에 가해지는 압박이 줄어들고, 그만큼 오래 듣기에 편안하며 스위트 스팟을 벗어나 활동을 하면서 듣는 '간접 감상' 용도에도 맞게 된다. 예상하건대 유니티 아톰 쪽에서 잔향을 추가하며 코라 806 쪽에서 밀도를 낮추는 듯하다. 낮은 고음과 높은 중음에서 전달되는 시원함이 강렬하며 중음의 굉장한 두께가 귀에 꽂히지만, 저음 압력이 과다하지 않으며 부드럽게 달래는 듯한 느낌이라서 종합적으로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됐다. 본인은 청음실에서 포칼 스탠드를 사용하여 듣고 있지만 여러분은 책상 위에 올려서 저음 울림을 더 키운 상태로 들어도 좋겠다.

 

29.jpg

 

*소리의 느낌을 요약해본다면?

 

1) 낮은 고음과 높은 중음이 몹시 굵은 선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성향.

 

2) 초저음이 약하지만 높은 저음의 편안한 울림이 있음.

 

3) 각 음 영역의 거리가 다름. 고.중음이 더 앞으로 나오며 저음은 뒤쪽에 있음.

 

4) 고.중음에 특유의 잔향이 있어서 촉촉한 느낌.

 

5) 소리의 밀도가 낮아서 청각의 압박이 적음. 오랫동안 편히 들을 수 있으며 청취 위치와 관계없이 생활 속에서 배경 음악 감상용으로 써도 될 듯.

 

6) 보컬을 포함한 중음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시스템.

 

 

포칼 코라 816 + 네임 유니티 아톰

Focal Chora 816 + Naim Uniti Atom

 

30.jpg

 

완전히 다른 청음실과 유니티 스타를 사용한 코라 826은 별도로 두고, 더 작은 청음실에서 한 대의 유니티 아톰에 코라 806과 816을 번갈아 연결하며 비교 청취했다. 다시 정리해두면, 청음실이 더 작고 앞뒤로 긴 형태이기 때문에 공간감 확장보다는 소리를 더 가깝게 관찰하는 용도에 맞으며, 유니티 아톰은 두툼한 중.저음과 함께 밝은 음색의 고음과 잔향을 만든다. 이 점을 감안하고 코라 806, 816의 소리를 판단하는 것이다.

 

31.jpg

 

*코라 806과 비슷한 고.중음 + 새로 추가된 포근한 저음

 

역시 소리는 물리적 현상임을 확인한다. 라우드 스피커는 크기와 구조의 영향이 매우 뚜렷하게 드러난다. 초저음이 느껴지지 않는 코라 806과 달리, 서브 우퍼를 한 개 추가한 코라 816은 초저음이 살아 있다. 다만, 코라 826처럼 초저음 진동이 뚜렷하게 드러날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816은 826보다는 806과 소리 구조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826은 저음과 초저음의 비중이 높은 반면, 816은 806처럼 고음과 중음의 비중이 훨씬 높다. 유니티 아톰의 소리 성향도 결정타가 되겠으나, 애초부터 낮은 고음과 높은 중음이 하나로 연결되도록 하고 낮은 중음부터 저음과 분리되도록 설정한 것으로 짐작한다.

 

첫 청취부터 이미 결론이 나왔다. 너무 쉬운 결론 같지만, 코라 806에 포근한 저음을 더하면 코라 816이 된다. 그 정도로 고음과 중음 영역의 소리 성향이 너무나 비슷한 것이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 트위터의 약간 차가우며 선이 굵고 시원하게 뻗는 낮은 고음과 높은 중음, 중음이 더욱 앞으로 나오며 선이 굉장히 굵다는 점, 고.중음이 나올 때마다 귓가로 퍼지는 고운 가루 같은 잔향 등이 그렇다.

 

32.jpg

 

*저음 특성으로 806과 816을 나눈다

 

단, 저음 쪽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806에서 816으로 바꿨더니 같은 음악에서도 더블 베이스와 베이스 드럼이 밴드에 새로 참여하는 느낌이다. 코라 806에서 나오지 않던 '명확한 쿵쿵'이 시작됐다. 코라 826처럼 강력한 펀치를 때리지는 않고, 밴드의 배경으로서 저음 악기 연주가 존재감을 지닌다. 동일한 음악을 806에서 816으로 바꿔 들으면 이런 저음의 존재로 인해 약간의 포근함도 추가된다. 사운드 이미지의 높이도 청취자의 귀 높이로 올라오는 806과 달리 청취자의 가슴 높이로 내려온다. (코라 826은 발목 근처까지 내려온다.) 코라 816은 806처럼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로 사용하되 저음을 더 확보하고 싶을 때 고르면 되겠다. (그래서 판매처에서도 코라 816을 홈 시네마 용도로 권하고 있다.) 악기의 선택도 두 제품의 분류 기점이 된다. 보컬과 중음형 악기를 중시한다면 코라 806, 보컬과 중음형 악기에 어느 정도의 저음 악기도 더하고 싶다면 코라 816을 권하겠다. ■

 

33.jpg

 

글.사진 : 루릭 ( luric.co.kr )

 

*이 리뷰는 오디오갤러리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 1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