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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5.1채널 풀 패키지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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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번째 멀티 채널 스피커는 캠브릿지 사운드웍스 4.1채널 제품이었고 두 번째는 클립쉬 프로미디어 4.1이었습니다. 둘 다 지금은 제 곁에 없지만 여러 개의 위성 스피커와 한 개의 서브 우퍼로 영화, 게임 속의 소리를 분리하여 듣는 경험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입니다. 리어 채널을 귀 근처에 두려고 각목 잘라서 스탠드 만들고, 우퍼 벙벙거림을 줄이려고 없는 돈에 스파이크 구입하고 대리석 찾던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제 나이 30대 후반부터는 오디오 매장의 시스템 청음 후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런 멀티 채널 스피커의 소리와 자연스레 멀어졌는데요. 오랜만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와 홈 시어터를 겸하는 시스템의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하만카돈(Harman/Kardon)의 사이테이션(Citation) 5.1채널 풀 패키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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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오디오에 사용되는 라우드 스피커들을 모아서 5.1채널을 구성하려면 오디오 매장의 컨설팅과 출장 설치가 필요합니다. 거실에 설치하든 전용 룸을 구축하든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노력과 비용을 보상하는 멋진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가전 제품에 가깝게 디자인된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시리즈는 생활에 더욱 가까운 장점을 강조합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의 스피커들을 모두 무선으로 간단하게 배치한다는 것입니다. 와이어리스 뮤직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며 스피커 간의 통신도 전부 무선으로 하니... 5.1채널을 갖춘다면 파워 아웃렛 6개만 쓰면 됩니다. 사이테이션은 케이블의 배치나 매립 시공이 없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구글 홈(Google Home) 앱에서 다루는 '완전 무선 오디오'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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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은 Wi-Fi 네트워크만 있다면 구글 홈 앱에서 찾아내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이테이션 시스템을 빌려서 집에 설치하고 사용해본 것이 아니라, 제품이 설치된 오디오 매장으로 가서 소리를 듣고 바로 글을 씁니다. (이런 5.1채널 스피커 설치할 집이 없음) 제품에 대한 첫 인상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처음 사용해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법을 파악하는데 10분 정도로 끝났습니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은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구글 홈 앱에서 컨트롤할 뿐만 아니라 크롬캐스트와 에어플레이를 지원하므로 스마트폰에서 그냥 바로 소리를 재생해도 됩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능을 리모컨으로 다룰 수 있으니 뭔가 궁리하거나 탐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리모컨은 사이테이션 바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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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 Bar 5.1을 지정하면 아이폰의 소리가 사이테이션에서 5.1채널로 재생됩니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은 오늘 후기의 주인공처럼 5.1채널 풀 패키지가 있지만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네 개의 단계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첫 단계는 사이테이션 바(Bar)입니다. 이 제품은 가로 방향으로 길쭉한 사운드 바 스피커로 스테레오 채널과 센터 채널을 지니고 있습니다. (3채널)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사이테이션 시스템을 TV와 바로 연결하려면 사이테이션 바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HDMI, 옵티컬, Aux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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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계는 사이테이션 바에 사이테이션 타워(Tower)를 추가하는 겁니다. 무선 음악 감상만 하겠다면 바 없이 타워만 구입해도 됩니다. TV에 유선 연결할 때 바 + 타워 구성으로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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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이션 타워 없이 사이테이션 바에 서브와 서라운드를 더해서 5.1채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바, 타워를 갖춘 상태에서 사이테이션 서브(SUB)를 더합니다. 보통은 타워 만으로도 충분한 저음이 나오지만, 홈 시어터를 원하거나 그냥 저음 빵빵을 원한다면 바든 타워든 서브 우퍼를 더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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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단계는 리어 채널을 더하는 것입니다. 사이테이션 서라운드(Surround) 한 쌍을 더하면 모든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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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이션 서라운드는 리어 채널 전용입니다. 그리고 스탠드는 별매라고 하네요."

 

이 제품이 출시됐을 때 관심을 가진 분들은 아마도 디자인에 매료됐으리라 예상합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확연히 단순하고 깨끗한 라인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미니멀 디자인!) 사이테이션은 전형적인 유럽풍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매우 단정하면서도 시각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율된 형태와 색상이 인상적입니다. 튀지 않는 모습으로 실내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혼합되며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도록 디자인된 스피커 세트입니다. 국내에서는 실버 메탈과 그레이 패브릭이 조합된 색상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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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이션 시스템은 바, 타워에서 메인 스피커에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굳이 스마트폰을 찾지 않아도 스피커의 터치스크린으로 주요 기능을 쓸 수 있으며 제품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한글화가 잘 되어 있어서 큼직한 글씨로 사운드 모드, 입력 선택, 볼륨 등의 여러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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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무선 스피커라고 함은 스피커에 전원 케이블 외에는 케이블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사이테이션 시스템은 Wi-Fi 네트워크(또는 블루투스)로 스트리밍 데이터를 받으며 바, 타워, 서브, 서라운드 모두가 WiSA 인증 규격으로 무선 교신을 합니다. 그래서 각 스피커의 전원을 연결하는 것 외에는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참고로 WiSA 규격은 시스템 오디오, 뱅앤올룹슨, 클립쉬 등의 여러 오디오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https://www.wisaassociation.org/member-products/wisa-certified-speakers/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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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접해본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풀 패키지는 오디오 매장에서 자주 시연되어온 제품이며 저는 아이폰 11 프로에서 에어플레이 연결로 타이달과 유튜브를 재생해보았습니다. 룬(Roon)을 쓰신다면 그 또한 사이테이션으로 소리를 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사이테이션 시스템의 소리를 들을 때에는 딱 세 가지만 신경 쓰면 되겠습니다. 사이테이션 바에 포함되는 리모컨의 버튼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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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라운드 버튼 (Surround)

 

이 버튼을 누르면 스테레오 재생과 멀티 채널 재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 시스템에 내장된 소프트웨어 디코더가 2채널 소스를 멀티 채널로 자연스럽게 변환해주는데요. 사이테이션 바와 타워의 구성으로만 들어도 좋지만 서라운드 채널을 추가하면 공간감이 크게 향상됩니다. 감상문을 쓰려고 온 저도 몇 분 감상해본 후 계속 5.1채널 재생만 하게 됐습니다. 센터, 리어, 서브 우퍼까지 갖춘 풀 패키지 시스템에서는 서라운드 효과가 더욱 강해집니다. 그리고 혹시 사이테이션 바 한 개만 사용해도 이 버튼으로 버추얼 서라운드 효과를 켤 수 있습니다.

 

2) 사운드 모드 (Sound Mode)

 

사이테이션의 사운드 모드는 스탠더드, 영화, 음악, 뉴스 모드가 있습니다. 비디오를 볼 때에는 고.중음의 선이 굵어지고 저음 박력이 향상되는 영화 모드를 권장하겠습니다. 음악 모드로 두면 중음이 조금 더 앞으로 나오면서 고.중.저음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제가 쓰는 소리 감상문은 '음악 모드'를 기준으로 합니다.

 

3) 베이스 조정 (Bass)

 

제품이 설치된 공간의 면적과 울림 성향에 맞춰서 저음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먼저 스탠더드 모드에서 감상하면서 베이스 조정을 한 다음 사운드 모드를 변경하면 되겠습니다. 진지한 음악 감상이 아니라 영화, 게임, 음악을 모두 처리하는 시스템이므로 저음을 조금 강하게 해두는 편이 듣기에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옆집이나 아래층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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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은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제품이므로 거실과 유사한 상태의 시연 공간에서 감상했습니다. 커튼을 내리지 않은 큰 유리창이 왼쪽에 있으며 룸의 바닥과 벽에는 흡음재와 반사판 튜닝이 되어 있습니다. 흡음 효과가 있으나 벽과 창문의 반사로 라이브한 울림이 조금 반영됩니다. 아파트에서 음량 80~90dB로 틀면 이웃에게 민폐이므로 비교적 작게 듣겠지만, 저의 감상문 작성에는 적정 볼륨이 필요하니 조금 타협해서 70~75dB가 되도록 맞췄습니다. (소음 측정용이 아닌 라우드 스피커용 dB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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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와 서브에서 감지하는 우퍼 성능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우퍼 성능이 예상보다 훨씬 좋다는 겁니다. 사이테이션 타워 속의 우퍼와 사이테이션 서브가 모두 그러한데요. 거실 바닥에 깔리는 명확한 초저음 진동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단하고 뚜렷한 초저음의 레이어보다는 넓고 포근한 초저음의 공기 울림을 만드는 성향입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듣는다면 느릿한 느낌이 들겠으나, 심리적 공간을 확장하고 공기 느낌을 형성하기에 좋은 저음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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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자극하지 않으며 넓게 퍼지도록 설계된 고음 (영화 모드에서는 짜릿함)

 

사운드 모드에서 영화를 고르면 고음 쪽이 약간 자극적으로 바뀌지만 스탠더드와 음악 모드에서는 귀를 자극하지 않도록 다듬어진 고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고음의 직진성을 줄이고 주변으로 넓게 퍼지도록 만든 듯합니다. 그만큼 고음과 높은 중음의 잔향이 풍부하며 스위트 스팟에 까다롭지 않으니 소파에 두 명 이상 앉아서 들어도 선명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파 좌우로 궁둥이 들고 이동하면서 확인했음) 소리의 초점을 한 명에게 집중하기보다는 공간 전체를 채우기 위한 스피커 시스템이며 생활 속의 배경 음악 용도로도 좋겠습니다.

 

*사이테이션 바의 센터 채널

 

홈 시어터 운용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센터 채널의 중요성을 잘 아실 겁니다. 4.1채널과 5.1채널의 차이는 영화 속 인물의 목소리라고 하겠습니다. 센터 스피커를 더하면 생생한 목소리의 존재를 느낄 수 있으며 블루레이 음반 감상에서는 현악기 소리의 선이 더욱 굵게 됩니다. 사이테이션 5.1 풀 패키지의 감상에서도 보컬의 존재감이 유난히 강했는데, 센터 채널의 사이테이션 바가 목소리를 보강해준 모양입니다. 사운드 모드를 음악으로 맞추고 들으면 보컬리스트와 현악기 파트가 더 굵어지며 뚜렷해집니다. 중음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분명히 있다는 존재감이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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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다이내믹 레인지 선택

 

많은 자금을 들여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과, 하만카돈 사이테이션처럼 간결하고 편리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고르는 사람은 소리 취향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소리를 재생하는 소스 쪽의 차이도 큽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설정과 고해상도 음반을 사용하지만,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에서는 좁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를 이룹니다. 다이내믹 레인지를 좁게 하면 소리 선이 더욱 굵어지고 가까운 위치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 점을 사이테이션 시스템도 적극 활용합니다. 비교적 낮은 볼륨에서도 명확한 감상이 가능하며 볼륨을 조금만 올려주면 곧바로 생동감 있는 영화와 음악 감상이 됩니다. 또한 자체 내장된 DSP 파트에서 사운드 모드를 튜닝하여 영화는 더 박력있게 음악은 더 균형있게 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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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꽂히는 시원함과 펑펑 터지는 느낌

 

여러 오디오 회사들이 그러하듯, 하만카돈 제품들도 특유의 공통적 음색이 있습니다. 하이파이 스피커, 극장용 스피커, 프로 오디오 스피커는 물론,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도 굵고 선명한 고음과 펑펑 터지는 듯한 울림의 저음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JBL 제품들도 비슷한 듯!) 고음과 높은 중음 쪽에서 귀에 꽂히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으며 잔향이 많이 살아납니다. 정밀하고 가느다란 성향과는 완전히 반대라고 하겠습니다. 저음의 울림은 짧게 끊어서 치는 펀치가 아니라 깊고 강하면서도 살짝 느린 타격을 냅니다. 그래서 쿵쿵 때리는 것이 아니라 펑펑 터지는 느낌이 납니다. 사이테이션 시스템도 이런 느낌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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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게이밍 헤드폰 소리다...

 

제 생각에... 사이테이션의 소리 느낌은 헤드폰으로 치면 게이밍 헤드폰에 가깝습니다. 음악 모드에서는 밸런스 보정이 되지만 그래도 고음과 저음의 강조가 뚜렷하게 나옵니다. 오랫동안 편안하게 듣는 소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처음부터 뚜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원래부터 약간의 V 모양 EQ가 적용됐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각종 영화는 물론 유튜브의 게임 중계를 볼 때에도 재미가 커집니다. 사람마다 소리 취향이 다르다는 점도 생각해봅시다. 더욱 짜릿하고 힘찬 소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음악 감상용으로 게이밍 헤드폰을 고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온갖 비싼 헤드폰들을 써보다가 별다른 기대없이 게이밍 헤드폰 소리를 들어본 후 '이거네! 이거!'라고 외치는 상황이 나옵니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시스템의 소리는 바로 그런 재미를 즉각적으로 제공합니다. 음악 장르의 선택에서도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악곡 연주도 입체감이 있어서 좋지만 제품의 사운드 튜닝 방향을 본다면 팝, 락, 재즈, 일렉트로닉 등의 장르가 더 어울릴 것입니다. 홈 파티나 회사 건물의 라운지에서 세련된 음악을 틀어두는 용도에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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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상문은 샘오디오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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