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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에디토리에서 보고 듣는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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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처음 알게 된 편집샵 '에디토리(Editori)'는 중년 된장남인 저에게 호화로운 놀이터와도 같은 곳입니다. 실제로 제품 구입을 하려면 더 오랫동안 저축을 해야 하겠지만, 한 번씩 들를 때마다 미래의 집에 두고 싶은 가구, 조명, 오디오, 디자인 소품을 점찍어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탈리아 오디오 브랜드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의 소개 행사에 참석하면서 제 위시리스트를 더 많이 작성하게 됐는데요. 오디오를 중심으로 하되 사람마다 다른 개성과 취향을 주제로 해서 여러 소품을 조합하는 곳이 에디토리입니다. 매거진에서 사진 몇 장으로 보여지는 '스타일 제안'을 넓은 공간에서 실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그래서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을 살펴보기 전에 에디토리 내부의 흥미로운 아이템 몇 개를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참고 : 에디토리는 성수동 블루보틀 매장의 바로 옆 건물에 있습니다. 서울 2호선 뚝섬역 1번 출구 바로 앞의 DS 빌딩 2층과 3층이며, 1층에 헤비츠 가죽 공방이 있으니 놀러 가기에 딱 좋습니다. 커피 - 가방 - 오디오 편집샵 순서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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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에 예쁜 조명들이 가득하지만, 저에게 실제적 뽐뿌를 넣는 조명은 바로 이것입니다. 과거의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의 간결한 조형을 모두 갖춘 모습인데요. 이제 에디토리도 온라인 판매를 하므로 정보를 찾아 보니 '테크노루멘 바겐펠트(Tecnolumen Wagenfeld) WG 24' 테이블 램프였습니다. 짜릿한 가격 97만원! 그래도 언젠가는 이 램프로 거실을 장식해보겠다는 목표를 새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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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오디오 컴포넌트를 멋진 가구 디자인으로 통합한 '브리온베가(Brionvega)' 제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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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중에는 요 녀석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레임과 가죽 패널의 구조적 아름다움이 있는데, 그 안에서도 단순하고 깨끗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제품 정보를 찾아봤는데요. 가구에 무지한 저의 실수였습니다. 그 유명한 '마르셀 브루이어(Marcel Breuer)'의 작품 '바실리 체어(Wassily Chair)'로, 바우하우스 개교 100주년 기념 한정판 모델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깔끔하게 560만원이래요. (*56만원의 오타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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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오디오 매장에서는 소리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청음실에서 기기들만 접하게 되지만, 에디토리 3층에서는 오디오와 가구가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하얀색 포칼(Focal) 스피커들과 하얀색 수납장이 색상 일치를 이루고 검은색 가죽 의자는 포칼 스피커의 검은색 파트와 맞춰집니다. 그래서 검은색의 '네임 유니티(Naim Uniti)' 시리즈도 깔끔하게 어울립니다. 자신의 생활 공간을 최대한 멋지게 꾸미고 싶은 사람이 '별다른 고민 없이 이대로 설치하면 되겠다'고 여길 만한 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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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스피커의 여러 모델에 맞춰서 가구와 배경을 조합한 모습입니다. 스피커의 색상과 소재와 따라서 원목 테마를 넣기도 하고, 회색 벽면에 그림 액자 하나로 주목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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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오디오 유저는 물론 헤드폰 유저에게도 로망이 되는 '린데만(Lindemann)' 뮤직북 시리즈입니다. 포칼 스피커 시스템의 소스로 쓰이는 모양입니다. 이것도 나중에 소리를 들어보고 싶은데... 에디토리는 '사운드 투어'라는 온라인 예약 메뉴가 있습니다.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상단에 있는 [사운드 투어 신청]을 클릭하면 네이버 예약을 통해서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방법으로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의 소리를 여유롭게 들어보았는데 무척 편리했습니다. 물론, 사운드 투어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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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디오 시스템과 가구, 조명, 장식들이 각자의 특정 주제로 조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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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을 위한 조명과 문구 제품도 많습니다. 이번 행사 참여의 선물로 샤프 펜슬 두 자루를 받았는데 그조차도 디자인 센스가 좋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어디에서 이렇게 예쁜 디자인 브랜드만 찾아내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http://luric.co.kr/221980717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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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 이번 후기의 주인공을 만나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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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애호가 여러분에게는 제법 익숙한 이름이 소너스 파베르일 것입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는 '소리 못지 않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큰 스피커'가 될 듯합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편집샵에서 뱅앤올룹슨에 이어서 소너스 파베르를 선택한 것도 어쩌면 당연해보입니다. 마치 집 안에 미니어처 요트라도 둔 것처럼... 목재와 금속으로 심히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장면을 연출해주거든요. 제 개인적 경험에서도 소너스 파베르 만큼 '명품'의 느낌을 내는 스피커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오디오 공방에서 만드는 스피커인데 외형은 벤틀리, 롤스로이스 차량이 떠오를 정도로 '부유함'과 '반짝임'이 넘쳐 흐릅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세요. 스피커 상단의 금속과 고광택 나무 마감 때문에 청음실 벽으로 조명의 반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스피커가 반짝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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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으리으리한 형님들은 소너스 파베르의 레퍼런스 모델입니다. 왼쪽부터 릴리움(Lilium), 일 크레모네제(Il Cremonese), 아마티 트래디션(Amati Tradition)이라고 합니다. 4천 만원대에서 1억원 이상까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에디토리 매장에서도 별도의 청음실에서 으리으리한 재생기와 앰프로 구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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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은 이탈리아의 비첸차(Vicenza)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됩니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농담이 소너스 파베르에서는 실화입니다. 직접 살펴보시면 돋보기로 들여다봐도 제품 마감이 완벽해서 혀를 내두르실 겁니다. 그리고 소리도 흥미롭습니다. 이후 간단한 감상문으로 설명하겠지만, 이 회사가 추구하는 소리는 고해상도 디지털 중심의 오디오 시스템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보컬과 현악기 음에서 소너스 파베르는 그들 만의 명확한 모토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겠으나, 제가 아이폰 11 프로를 사용하여 녹화한 샘플 영상이 있으니 아래 영상에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제인 몬하이트의 Just Squeeze Me 초반부)

 

 

영상에서 구동 중인 스피커는 가장 안쪽에 있는 아마티 트래디션입니다. 가수의 목소리가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대 중심에 정확히 서있습니다. 그런데 목소리의 두께가 다릅니다. 제가 디자인과 사운드에 완전히 매료되어서 구입하게 된 소너스 파베르의 헤드폰 '프리마(Pryma)'도 그랬습니다. 소리의 해상도 강조를 위해서 고음을 끌어 올리고 중음 일부를 약화시키는 일반적 추세와 달리, 소너스 파베르는 높은 중음과 낮은 중음을 골고루 보강하여 사람 목소리를 매우 충실하게 전달합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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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실 내부는 세심하게 룸 튜닝이 되어 있으며, dCS 바르톡 DAC와 매킨토시 앰프들이 소너스 파베르의 큰 형님들을 울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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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는 편집샵으로서 비교적 쉽게 구동할 수 있으며 좁은 공간에도 배치할 수 있는 스피커를 주로 판매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중시하는 진지한 오디오 애호가라면 이런 진지한 시스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중에서도 청각과 시각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를 꼽으라면 소너스 파베르가 1, 2위를 차지할 듯합니다. 그러니까 제 기준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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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청음실에서 감상을 해본 후, 이제는 거실이나 방에 배치된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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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 나오는 스피커들은 '올림피카 노바(Olympica Nova)' 시리즈입니다. 충분히 짐작하시겠지만, 고광택 코팅의 목재로 만들어진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은 원목 가구와 혼연일체 등급의 디자인 조화를 이룹니다. 또한 목재의 연결 부위와 스피커 상단 하단에 사용된 금속 파트가 금속 및 석재 소품과도 잘 어울립니다. 아르떼미데(Artemide)의 알파 테이블 램프가 목재 선반 위에 놓여 있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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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의 목재 인클로저는 8겹의 얇은 나무판을 단단히 붙이는 공정으로 제작됩니다. 이 방식으로 진동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커다란 현악기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곡선과 나뭇결을 지닙니다. 현악기를 모티브로 해서 디자인한 스피커이므로 앞면의 그릴도 현처럼 만들어놓았습니다. 패브릭 또는 메탈 메쉬로 만들어진 스피커 그릴과는 완전히 다른... 초저음이 재생될 때마다 고요하게 출렁거리는 '스트링(String) 그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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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입니다... 네,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은 모든 각도에서 아름답습니다. 매끈한 곡선, 번쩍거리는 목재의 표면, 깨끗한 은빛 금속에서 호화로운 요트를 떠올리게 됩니다. 가까이 봐도 완성도가 어찌나 높은지 계속 감탄할 뿐입니다. 목재 공예와 금속 공예의 앙상블 덕분에 이 스피커가 놓인 거실에 오는 손님들도 감탄할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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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에서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는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는 가격대와 소리 측면에서 모두 만족도가 높은 '올림피카 노바 2, 3'라고 합니다. 편안한 소리와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니되 부담이 적은 입문기를 고른다면 '소네토(Sonetto) 5, 8'이 되겠고, 넓은 공간과 수준 높은 오디오 컴포넌트를 갖추었다면 '아마티 트래디션, 세라피노 트래디션'도 좋겠습니다. 디자인과 소리 모두에서 끝판을 찍겠다면 '릴리움'과 '일 크레모네제'의 구입 상담이 시작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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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지금까지 너무나도 아름다운 스피커로서 소너스 파베르 제품들을 살펴봤지만 이 회사의 본질이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Sonus Faber라는 이름부터 이탈리아어로 '소리 공방'이라는 뜻입니다. 제 기준으로 말한다면 대단히 충실한 중음으로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스피커인데 디자인과 소재까지 넘사벽 수준으로 멋진 것입니다. 그래서 에디토리 사운드 투어 예약으로 미리 방문하여 1시간 동안 소리를 감상해보았습니다. 별도의 룸 구축 없이, 거실에 올인원 앰프와 스피커 한 쌍만 설치해서 듣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재생기 겸 앰프는 CD 음반을 재생하는 네임 유니티 스타(Uniti Star)이며 소너스 파베르 올림피카 노바 2로 감상해보았습니다. 각종 케이블 제품들도 시스템 가격에 알맞게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소리 느낌이 대충 어떤지 전달하기 위해서 아이폰 11 프로를 사용하여 샘플 영상 네 개를 녹화해보았습니다. 헤드폰으로 들어야 그나마 느낌이 살아날 것입니다. 매장에서 듣는 소리와는 분명히 다른 소리이지만 중음 쪽이 유난히 굵고 뚜렷함을 알 수 있습니다. 네임 유니티 스타의 볼륨은 45 정도이며 라우드 스피커용 dB 기준으로 75~80dB가 나오는 상태입니다.

 

1.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봅시다. 유진 포더(Eugene Fodor)의 연주입니다.

 

2. 오케스트라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콘체르토도 들어봅시다.

 

3. 남성 보컬은 제이미 컬럼(Jamie Cullum)을 골라보았습니다.

 

4. 여성 보컬은 남성 못지 않게 굵은 목소리의 웅산(Woongsan) 누님으로 골랐습니다.

 

이 청취 공간은 밀폐된 청음실이 아니라 매장 한 쪽의 중앙입니다. 좌우가 개방된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전체의 방음 처리가 되어 있고 바닥의 두툼한 카펫이 흡음도 해줘서 소리 울림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집의 거실에 설치한다면 창문의 커튼만 내려주어도 매장에서 들었던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네임 유니티 스타는 예전에 리뷰를 하면서 감상했을 때에도 소리 선이 굵고 힘찬 성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소너스 파베르 올림피카 노바 2도 중음과 저음의 선이 매우 굵습니다. 작은 인티 앰프 내장형 플레이어 한 대로 구동해도 올림피카 노바 2의 소리 선이 두터운 이유가 있었군요. 고음이 요즘 스피커들 기준에서는 약간 어두운 편인데 이 음색이 중.저음의 친숙함과 온기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고음이 청취자의 귀를 강제로 휘어잡지 않으니 그만큼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의 낮은 중음이 굉장히 두텁고 가깝게 들립니다.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무대에서 다른 연주자들보가 더 앞에 서있는 느낌인데요. 스튜디오 레코딩 음반에서는 마이크에 더 가깝게 입을 대고 노래하는 느낌이 듭니다. 남녀 보컬 모두 아랫쪽이 굵어진 인상을 받으며 바이올린의 끈적한 애절함이 크게 강조됩니다. 그리고 올림피카 노바 시리즈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트위터에서 나오는 높은 중음 또는 낮은 고음에 특별한 광택과 윤기가 있습니다. 스피커 쪽에서 바이올린과 여성 보컬의 높은 음에 밝은 기운이 돌도록 양념을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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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지한 시스템에 연결된 아마티 트래디션의 소리에서도 언급한 점인데,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는 소리의 높은 해상도와 빠른 응답을 중시하는 타 회사 스피커들과는 완전히 반대의 양상을 보입니다. 현악기들이 지닌 줄을 최대한 굵게 전달하는데, 이는 실제 연주회에 가서 들을 때 현악기 연주자가 더욱 크게 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몰아칠 때에는 콘서트홀에서 경험하는 고막의 웅장한 압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디토리 매장에 같이 있는 포칼 스피커가 좋은 비교 사례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차이라고 할까요? 밝고 따뜻하며 부드러운 연기가 피어 오르는 듯한 포칼과 달리, 소너스 파베르는 짙은 음색과 함께 단단한 고체 또는 높은 점성의 액체 같은 소리를 냅니다. ■

 

*이 후기는 해당 브랜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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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elmChoi AnselmChoi님 포함 1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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