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체험단

AAW 프로젝트 4+2, 자연 악기 소리에 딱 맞춰진 올라운더 저음형 이어폰

루릭 루릭
3085 1 0


제가 글로 쓰는 모든 음향 기기 리뷰는 주관 평가이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더욱 주관적인 주장을 해보렵니다. '이어폰의 음악 장르 최적화'에 대한 주장입니다. (-_-) 제 생각에 이 이어폰은 클래식 악곡 연주를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어쿠스틱 연주곡들을 포함해서!) 전기를 쓰지 않는 자연 악기들의 소리와 사람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고 두텁게 들려주기 위해서,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를 주인공으로 삼고 미드 레인지 BA와 슈퍼 트위터 BA를 살짝 첨가한 이어폰입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이어폰이 빵빵한 저음으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과 힙합 등의 장르에서 쾌감을 주는 경우도 많지만, 'AAW 프로젝트 4+2'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의 특성을 최대로 살리면서 주파수 응답 대역폭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장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구성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는 중음과 저음이 매우 굵고 진하며, 자연스러운 음색으로 귓구멍 속 울림을 깊게 만들어내는 소리가 됐습니다. 혹시 밝은 음색을 지양하며 보컬과 현악기 소리가 가늘게 나오는 것이 질색이라면 AAW 프로젝트 4+2를 통해서 풀레인지 드라이버의 대형 스피커 같은 소리를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고급형 인이어 모니터에 관심이 많거나 수집하고 있는 분이라면 AAW도 알고 계실 텐데요. 매우 작은 부품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인이어 모니터(In-ear Monitor)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가격대 성능비를 제시하며 데뷔한 회사입니다. 커스텀 핏 주문을 넣어도 제법 빠르게 제작해주는 편이고, 그동안 꾸준히 제품 개발과 제작 공정 개선을 거치면서 이어폰들의 품질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오늘 소개할 프로젝트 4+2 (Project 4+2)는 AAW의 색다른 시도 중 하나로, 폴란드의 인이어 모니터 회사인 커스텀 아트(Custom Art)와 협업해서 개발한 500개 한정 생산 모델입니다.



음향 기기 중에서도 이어폰과 헤드폰은 특히나 개인적인 사운드 튜닝이 들어가는 분야입니다. 각 모델마다 한 명에서 한 팀의 엔지니어를 배치하는 대기업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한 명의 엔지니어가 자신의 청각과 기술적 노하우에 의지하여 모든 제품의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 보통입니다.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는 개인의 소리 제작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이며, 그 개인이 두 세 명을 넘는다고 해도 한 명이 만들어낸 후 다른 몇 명이 의견을 더하는 방식으로 다듬어집니다. 이런 측면에서 인이어 모니터 회사 두 군데가 협력했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사건이 되겠습니다. (비공개 외주 제작이 아닌 공개 협업) 소리에 대한 지향점이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이어폰 개발에 참여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AAW에서 커스텀 아트의 FIBAE 기술을 섭외한 프로젝트이므로 'IEM 회사가 외부 조언을 받아서 신제품을 개발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왼쪽에 AAW, 오른쪽에 커스텀 아트




프로젝트 4+2의 패키지는 분명히 AAW의 디자인이지만 박스 하단에 'AAW x Custom Art' 로고가 있습니다. 박스 후면 하단에는 AAW에서 내놓은 다양한 기술 목록이 있는데 그 속에서 커스텀 아트의 FIBAE 아이콘이 보입니다.



박스를 열면 '아낌없이 챙겨주는 AAW'의 인심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품질 좋은 지퍼 케이스와 함께 보증서 카드, 클리닝 헝겊, 다수의 이어팁이 나오는데요. 예전에 할시온(Halcyon)에서 봤던 베이스 플로우 컨트롤 기능의 필터 세트가 있습니다. 베이스, 노멀, 보컬의 필터 세 쌍인데 노멀 필터가 기본 장착됩니다.



AAW는 이어폰과 더불어 'Symphonym'이라는 고급 케이블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른 인이어 모니터 회사들도 '기본 케이블 고급화'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데요. 고가의 인이어 모니터에서 그리 좋지 않은 기본 케이블 때문에 소리가 깎이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유저의 입장에서도 비싼 이어폰을 구입한 후 비싼 케이블을 별도 구입해야 했으니, 이어폰 회사 쪽에서 커스텀 케이블을 챙겨주면 이득이 됩니다. AAW 프로젝트 4+2에는 24AWG UP-OCC 동선 소재의 '티뷰론 MKII' 케이블이 기본 포함됩니다. (1.2미터, 2핀 커넥터) 커스텀 케이블도 동선, 은 도금 동선, 은선, 금 도금 은선 등으로 선재에 따른 소리 차이가 있는데 이 부분은 이어폰을 만드는 사람이 해당 이어폰의 소리 주제에 맞춰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4+2를 만든 사람이 순수 동선 케이블을 선택했으니 음색 꾸밈이 없는 굵직한 소리를 낼 것 같다~고 짐작해도 될 겁니다.



티뷰론 MKII 케이블은 Y-스플릿 파트와 3.5mm 플러그 부분이 마치 드럼통(배럴)처럼 생겼습니다. 이 케이블은 3.5mm 플러그가 굵어서 기기에 끼우기가 어려울 듯하지만 3.5mm 커넥터 뒤쪽에 여유를 두었기 때문에 케이스를 씌운 스마트폰의 헤드폰잭에도 쉽게 끼워집니다.



프로젝트 4+2는 대량 생산되는 일반 커널형 이어폰이 아니라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커스텀 이어폰의 유니버설 핏 모델입니다. (그냥 유니버설 이어폰이라고 해도 됨) 이러한 이어폰의 몸뚱이 중에서 여러 부품을 수납하고 유저의 귀 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쉘'이며 귀 밖으로 드러나 장식 역할도 하는 부분이 '페이스 플레이트'입니다. 프로젝트 4+2의 쉘은 빛을 비추면 내부의 드라이버가 살짝 보이는 반투명 검정색입니다. 페이스 플레이트는 파랑색과 보라색 등이 화려하게 물결치는 모습인데요. 금색으로 제작사의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왼쪽에는 AAW, 오른쪽에는 커스텀 아트 로고가 있다는 겁니다. 하나의 이어폰에 회사 로고 두 개가 들어간 모습입니다.



제품 명칭이 곧 드라이버 구성입니다. 4+2는 채널당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4개와 다이내믹 드라이버 2개를 담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지름이 상당히 큽니다. 이렇게 큰 북(...)을 마주 보게 배치하고 4개의 BA까지 담았으니 이어폰 하우징이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쉘의 형태가 완전히 곡선형이며 노즐의 길이도 적당하게 확보되어서 무척 편하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쉘에 에어 벤트가 하나씩 있고 페이스 플레이트에도 베이스 플로우 컨트롤을 위한 구멍이 있지만 소음 차단 효과가 좋습니다. 조용히 음악에 집중하는 용도로 딱 좋은 이어폰이 되겠습니다.




귀파개(-_-)로 분리하는 저음 필터



AAW가 할시온에서 선보인 베이스 플로우 컨트롤(BassFlow Control) 기술이 프로젝트 4+2에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이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진동판 영역을 밀폐한 후 긴 튜브를 끼우고, 그 튜브의 앞에 다른 종류의 필터를 배치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필터의 분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그대로 이어받았군요. (=_=); 손톱으로 빼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저는 귀파개를 사용했습니다. 귀파개는 금속 소재이면서 끝이 얇고 둥글기 때문에 이어폰의 쉘에 상처를 내지 않고 필터의 비좁은 틈에 끼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AAW에서 필터 분리 도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MMCX 커넥터 분리 도구 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프로젝트 4+2의 필터 교체는 뚜렷한 소리 변화를 만듭니다.


*베이스 필터

: 이 제품의 강화된 서브 우퍼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저음 울림이 매우 크고 깊어지는데, 그만큼 중음 영역을 가리는 마스킹 현상도 커집니다. 프로젝트 4+2는 노멀 필터에서도 저음이 무척 강한 이어폰이므로 진정한 베이스 헤드 여러분에게만 권장하는 선택입니다.


*노멀 필터

: 플랫 사운드에서 저음을 크게 강조한 형태의 기본 사운드입니다. 더 자세히 말한다면 고음, 중음, 저음, 초저음의 순서로 비중이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보컬 필터

: 저음 울림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단단하게 끊어서 치는 펀치로 바뀝니다. 그만큼 낮은 중음이 앞으로 나오며 소리 선도 더욱 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초저음이 약해지므로 취향을 타는 필터가 되겠습니다.



SOUND



*이 감상문은 기본 포함된 실리콘 이어팁 중간 사이즈와 티뷰론 MKII 케이블, 노멀 필터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AAW 프로젝트 4+2는 커스텀 아트의 협업으로 FIBAE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그런데 FIBAE 기술은 BA 드라이버 이어폰들이 높은 출력 임피던스를 지닌 기기에 연결됐을 때 소리가 변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어폰을 어떤 기기에 연결하든 고음이나 저음이 확 늘어나지 않으며 원래 소리를 유지하게 해줍니다. (평탄한 임피던스와 페이즈를 보장함) 즉, 이어폰의 사운드 시그니처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텐데요. 제가 듣기에도 프로젝트 4+2의 소리는 AAW의 소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 더 설명하겠지만, AAW 이어폰들의 소리를 좋아하신다면 프로젝트 4+2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로젝트 4+2는 소스 품질에 까다로운 이어폰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편안한 소리를 지닌 이어폰일수록 그런 경향이 있는데요. 하이브리드 구성이라서 앰프 연결시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소리가 더욱 힘차게 되는데, 기본적으로는 드라이버 감도가 높아서 DAP나 스마트폰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들어도 출력이 충분합니다. 오로지 서브 우퍼의 파워업을 위해서 헤드폰 앰프를 쓴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고출력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 연결하면 저음이 너무 강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합시다.



*묵직 + 굵직한 소리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의 진동판을 마주보게 배치한 Isobaric 서브 우퍼가 이 제품의 소리 전체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높은 저음과 초저음이 모두 강조된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특징을 보이며 세 가지 필터를 통해서 저음의 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 인상부터 가볍고 맑은 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굉장히 굵고 든든하며 포근한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고음이 예리하고 중음이 약하며 저음이 부드럽게 울리는 일반적(?) 하이브리드 이어폰 소리를 예상하시면 곤란합니다. 프로젝트 4+2는 그냥 저음형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 소리라고 짐작해도 될 정도입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로 고음과 초고음을 보강한 이어폰이지만, 중음에 더 많은 수의 BA 드라이버를 배치해서 밝은 음색을 지양하며 보컬과 현악기 음에 큰 에너지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거대한 저음까지 더해져서 '묵직 + 굵직'한 소리가 됐습니다.


*중요 사항 : 고음이 약간 멀게 들릴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고음 비중이 낮게 설계된 소리라서 그런 것일 텐데요. 평소보다 볼륨을 더 올려서 듣기를 권합니다. 청취자의 두뇌 중앙을 기준으로 할 때 저음이 제일 가깝고, 그 다음으로 중음이 가까우며, 고음으로 갈수록 거리가 멀어집니다.



두 개의 진동판을 마주보게 하는 Isobaric 구조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이론적으로 볼 때 드라이버 지름이 두 배로 커지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인이어 모니터들의 소리를 들어온 저에게도 프로젝트 4+2의 대형 서브 우퍼가 색다른 충격을 주었는데요.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에서는 접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저음을 만들어냅니다. 깊은 산 속의 절에서 연주되는 거대한 북의 울림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공기가 고막을 바로 때리는 듯한 강력한 저음 펀치, 귀 아래쪽으로 낮게 진동하는 웅장한 초저음이 모두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 느낌 만으로도 대형 헤드폰이나 스피커의 느낌을 이어폰에서 찾는 유저에게 적합할 것입니다. 단, 저음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중음 일부가 가려지는 마스킹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묵직한 펀치를 위해서 200Hz 근처의 높은 저음에 부스트를 넣으면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점인데... AAW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저음 폭발을 활용합니다. 또한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만드는 저음에는 특유의 높은 밀도와 매끄러운 질감이 있어서 한 번 맛을 보면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다이내믹 서브 우퍼가 주인공이고 BA 드라이버들이 조연


앞서 커스텀 아트의 FIBAE 기술이 이어폰의 사운드 시그니처와는 딱히 관련이 없다고 언급했는데요. 대충 짐작해보면 프로젝트 4+2의 사운드 튜닝에 커스텀 아트가 약간(?)이라도 참여한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4+2의 소리를 들어보면 AAW 이어폰들에서 공통적으로 들리는 묵직한 중저음형 사운드가 나오는데, 고음 영역에서 커스텀 아트의 느낌이 살짝 올라옵니다. 예를 들면 '하모니 8.2'에서 접했던 선명하면서도 자극이 하나도 없는 편안한 고음이 '모킹버드'나 '카나리'에서 들었던 굵고 든든한 중저음과 혼합되는 것입니다. 이런 바탕에서 제가 첫째로 주목하고 싶은 장점은 '조화'입니다. 프로젝트 4+2의 사운드에는 서로 다른 종류의 드라이버가 자연스럽게 조합되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Isobaric 서브 우퍼가 주인공이며 고.중음의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들을 조연으로 맞춘 느낌이 듭니다. 중음과 저음이 비중이 훨씬 높은 소리인데 초고음에 강조된 부분이 있어서 간헐적으로 샤프하고 시원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는 노즐에 내장된 슈퍼 트위터 역할의 BA 드라이버(NOVA) 덕분인 듯합니다.



*매우 충실하게 보강된 중음, 청각 자극이 없는 튜닝


처음 프로젝트 4+2를 빌려서 듣기 시작했을 때 저는 이 물건의 감상문 작성이 어려울 것임을 예감했습니다. 뚜렷한 개성이나 매우 높은 소리 해상도로 청취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의 피로 없이 오랫동안 편안히 감상하도록 만들어진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게 이런 저런 조정이 들어간 소리이지만, 중립적 음색과 평탄함을 지닌 고.중음에 두터운 저음을 더했다고 요약해도 됩니다. 고음 < 중음 < 저음 < 초저음 순서로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피라미드 형태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소리의 선이 고.중.저음 모두 굉장히 굵게 느껴지는데 이는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의 기본적 장점이 되겠습니다. 대체로 힘이 센 이어폰이지만 뭔가 독특한 경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단 하나의 이어폰으로 둘 만한 모범적 인상을 줍니다.


프로젝트 4+2의 소리에 들어간 이런 저런 조정에 대해 알아봅시다. 첫 번째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설계된 중음 영역입니다. 이 제품은 듀얼 구조의 고.중음 BA 드라이버와 함께 더욱 큰 중음 전용 BA 드라이버 한 개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BA 이어폰 또는 하이브리드 이어폰과 비교해봐도 프로젝트 4+2는 중음이 훨씬 든든하게 들립니다. 높은 중음이 강해서 고막에 가깝게 들리며 낮은 중음이 두터워서 사람 목소리가 포근해집니다. 베이스 필터나 노멀 필터 상태에서는 강한 저음 때문에 체감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보컬 필터로 교체해보면 중음이 얼마나 충실한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청각 자극을 줄이기 위한 낮은 고음 조정입니다. 대략 5~7kHz 영역을 약간 낮춰두거나 평탄하게 유지한 듯합니다. 흔히 치찰음 강조라고 언급되는 현상을 프로젝트 4+2에서는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물건의 고음이 절제된 것은 아닙니다. 초고음 영역에서는 오히려 뚜렷한 존재감이 있는데요. 노즐 속에 있는 슈퍼 트위터 한 개가 10kHz 이상의 영역을 손실없이 재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주 공간의 공기 느낌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정에 거대한 저음이 더해지면서 프로젝트 4+2는 음색이 자연스러우며 LP 레코드와 진공관 앰프의 아날로그 오디오처럼 굵고 진한 힘을 지니게 됐습니다.


*저음 악기 주자들이 박수를 칩니다


프로젝트 4+2는 레퍼런스 개념에 가까운 이어폰이지만 딱 하나의 간판을 달아야 한다면 다음의 문구를 선택할 것입니다.


"거대한 북처럼 크고 단단한 저음 펀치를 느껴보세요!"


제품의 기획부터 저음의 깊이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저음과 초저음이 모두 강조된 소리라서 고막을 바로 때리는 저음 펀치와 머리에 울리는 초저음 진동이 모두 강력합니다. 이 제품으로 거대한 북 소리를 들으면 북의 크기를 물리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저음 악기들에게 축복 같은 이어폰일 것입니다. 드럼 연주에서도 베이스 드럼이 가장 크게 강조되며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콘트라베이스와 팀파니의 비중이 가장 높게 됩니다. 웅장한 배경 형성을 위한 초저음 중심의 강조가 아니라, 높은 저음의 펀치와 초저음의 진동이 동시에 청취자의 두개골을 관통합니다. 어지간히 '저음 내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견디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는 보컬 필터를 써도 좋겠습니다.



*이것은... 이어폰계의 탄노이 스피커인가?


오케스트라 실내악 중심의 클래식 음악에 매우 잘 맞는 이어폰입니다. 음색이 자연스러워서 악기들의 음이 밝아지지 않으며, 중음과 저음의 선이 매우 굵기 때문에 관현악기의 음이 더욱 힘차고 두텁게 들립니다. 빠르고 맑고 시원한 소리 성향이 아니라 느릿하고 굵고 포근한 성향을 보입니다. 이런 느낌을 하이파이 오디오의 스피커 브랜드에서 찾는다면 영락없이 탄노이(Tannoy) 같습니다. 보컬 감상에는 중.저음이 두터운 가수에 적합하며 현악기에서는 피아노의 낮은 음과 첼로의 모든 음 영역에 어울립니다. 남성 보컬, 또는 남성 보컬처럼 낮은 목소리를 풍부하게 뽑아주는 여성 가수에게 프로젝트 4+2는 훌륭한 하이파이 스피커가 되어줍니다.


*올라운더 속성의 저음형 이어폰


두 회사가 협력해서 만든 한정판이고, 내장된 드라이버의 수도 많지만, 프로젝트 4+2의 가격은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므로 유저로서는 '과감한 지름'이 필요한 제품입니다. 그런데 사전 청취 없이 구입해서 들어본다면 처음에는 심심한 음색에 당황할지도 모릅니다. 더 낮은 가격대의 이어폰들과 비교 청취를 해본 후에야 소리 해상도가 훨씬 높으며 입체감, 공간감, 분리도 등이 앞선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소리를 투명하게 전달하는 성능은 하이엔드인데 사운드 튜닝이 원래부터 담백하게 들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쿵쿵거리는 저음이 연주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심심한 소리가 아니게 됩니다. 제 느낌에는 클래식 악곡 최적화 이어폰이지만 기본적으로 소리 해상도가 높으며 음색 특징을 최소화한 올라운더(All-rounder) 속성의 저음형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제품의 소리 전역에 영향을 주는 듀얼 DD 서브 우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되겠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김경손 김경손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