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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굵은 보컬과 쿵쿵 저음의 캐주얼 무선 이어폰, 모비프렌 톡 미니 (Tok Mini)

루릭 루릭
2004 0 0


무선 이어폰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또는 새로 바꾼 스마트폰에 헤드폰잭이 없다는 이유로, 직접 블루투스 이어폰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곧바로 몰려오는 고뇌가 있으니... 무선 이어폰 한 개를 구입하기 위해서 따져봐야 하는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_-); 20~3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서 고급품을 사자니 자신이 음향에 그렇게까지 진지하지는 않음을 깨닫습니다. 그냥 생활 속에서 가볍게 음악 듣고 전화하려고 사는 무선 이어폰인데 10~20만원대로 지출하기는 또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5만원대로 값을 내려보니 여기부터는 알 수 없는 이름의 제품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중국 제품들도 많아서 선택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렇다면, 한국 회사에서 디자인을 결정하고 사운드 튜닝을 전담한 가성비 무선 이어폰은 어떨까요? 회사가 박리다매의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 보완에 집중해서 유저가 만족할 수 있도록 다듬어둔 제품을 고르자는 뜻입니다. 국내 기업으로서 블루투스 기술의 뿌리가 깊은 곳이 모비프렌(Mobifren)이며 이들은 현재까지 라이트(Lite), 톡 플러스(Tok+), 피넛(Peanut) 등의 가성비 무선 이어폰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톡 미니(Tok Mini)'라는 모델로, 톡 플러스의 소형 버전이자 새로운 캐주얼 무선 이어폰이 되겠습니다.



모비프렌 톡 미니는, 적어도 제가 2주 동안 사용해본 바로는 마음 편하게 선택해서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캐주얼 무선 이어폰'입니다. 또한 요즘 나오는 이어폰들과 확실히 구별되는 '중음 보강형 사운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쿵쿵거리는 저음 속에서 아주 가깝고 굵게 들려오는 보컬을 접하고 싶다면 이제부터 이 글을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착용하는 세미커널형 디자인 + 쾌적한 음성 통화



톡 미니는 아주 작고 가벼운 박스에 담겨서 배송됩니다. 제품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가 있으며, 블랙은 보라색 패키지, 화이트는 연두색 패키지라서 쉽게 구별될 것입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테두리를 크게 둥글린 상자 모양의 충전 케이스가 이어폰 한 쌍을 담고 있으며 소형과 대형 이어팁, 충전용 USB-C 케이블이 나옵니다.



톡 미니 본체와 충전 케이스를 살펴봅시다. 제품명은 Tok이지만 Tok+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입니다. 이어폰 본체는 세로 길이가 짧아져서 착용이 더 쉬워졌고, 드라이버가 담긴 하우징과 노즐 부분의 형태는 타원형으로 되어서 귓바퀴 안쪽에 단단히 끼워지는 구조입니다. 이어팁이 대.중.소 3쌍만 있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유저에게 중간 사이즈가 맞을 듯합니다. 여성 유저에게는 소형이 맞을 수도 있고요. 혹시 이어폰이 잘 착용된 듯한데 저음이 약하게 들리거나 소리가 거칠게 느껴진다면 이어팁이 헐렁한 것이므로 대형 이어팁으로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톡 미니는 뚜렷하게 중음과 저음이 강조된 무선 이어폰입니다.



이 제품은 노즐과 이어팁을 갖춘 커널형 이어폰이지만, 보다 세밀하게 분류한다면 세미커널형 이어폰입니다. 에어팟 같은 오픈형 무선 이어폰을 착용할 수 없는 분들이 있는데요. 보통은 귀의 모양새가 남들과 달라서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은 커널형 이어폰도 이어팁 크기가 맞지 않으면 귀에서 바로 빠져버리기 때문에 이어폰 선택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때 해결책으로 통하는 것이 세미커널형 이어폰입니다. 오픈형 이어폰처럼 넓은 지름의 하우징 속에 큰 드라이버를 탑재했는데, 한 쪽으로 기울어진 노즐과 이어팁이 있어서 커널형처럼 귓구멍에 끼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넉넉한 크기의 하우징이 귓바퀴에 안착되면서 지지대 역할을 하여 이어폰이 빠지지 않게 되는 겁니다.



톡 미니는 이어팁의 사이즈가 미세하게 맞지 않더라도 타원형으로 조금 길쭉하게 만들어진 하우징 부분이 귓바퀴에 눌리면서 편안하게 고정됩니다. 제품을 귀에 끼울 때 막대기 부분을 얼굴 쪽으로 올려주시면 더욱 단단히 장착될 것입니다. 그리고 톡 미니는 기본적인 소음 차단 효과가 있으나 소음을 확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른 커널형 이어폰과 비교하면 주변 소리가 꽤 들어오기 때문에 '이거... 오픈형 이어폰...?'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겠습니다. 톡 미니를 귀에 끼우면 주변 소리에 약간의 장막을 치는 정도의 느낌이 듭니다. 이게 꼭 단점은 아닌데요... 스포츠 활동이나 여러 업무 상황 등에서 외부 소리를 들어야 할 때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 제품은 음성 통화가 선명한데, 전화 중에는 귀가 열려있어야 편안하므로 톡 미니의 '은근한 소음 차단'은 적절한 배경이 됩니다.


요컨대, 톡 미니는 세미커널형 디자인으로 누구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며, 약간 가려주는 정도의 소음 차단으로 주변 소리를 들으며 활동하고, 귀가 꽉 막히지 않아서 쾌적한 음성 통화가 되는 무선 이어폰입니다.



여기에서 잠깐! 저는 도무지 전화를 하지 않아서 무선 이어폰들의 음성 통화 체크도 늘 건너뛰는 편인데요. 톡 미니로는 아주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음성 통화 확인을 했습니다. 모비프렌 담당자분께 대뜸 전화를 한 것입니다. 리뷰의 일정에 대해서 간단한 용건을 나눈 후 끊기 전에 '이거 톡 미니로 대화 중인데요. 잘 들리시나 보네요?'라고 했습니다. (ㅎㅎ) 이후에는 길을 걸으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톡 미니의 음성 통화 품질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저도 잘 들리고, 상대편도 제 목소리를 아주 잘 듣습니다. 톡 미니의 마이크는 막대기의 끝 부분 바깥쪽에 있으므로 피부에 막히지 않으며 유저의 입에 더 가까워서 통화가 잘 되나 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톡 미니는 귀를 꽉 막지 않아서 이어폰을 양쪽에 착용한 상태에서도 쾌적하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5만원대 가격이라서 부담이 적지만 2만원대의 경쟁 제품들보다는 비싼 편입니다. 여기에서 저도 한 가지 태클을 걸어야 합니다. 아주 깨끗한 마감을 보여줬던 톡 플러스(리뷰 당시에는 'T2200 톡'이었음)와 달리 톡 미니는 소재나 마감이 조금 거친 느낌을 줍니다. 뭔가 가볍고 연약한 인상이라고 할까요? 같은 플라스틱 소재라도 더 고급스러운 것과 덜 고급스러운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유저가 패키지 박스를 열어서 톡 미니의 충전 케이스와 본체를 손에 들어본다면 덜 고급스러운 느낌을 피하기가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기능과 무게는 제 기준에도 합격입니다. 이어폰의 한 쪽 무게가 4.5g에 불과해서 매우 가벼우며 충전 케이스도 30g 밖에 안 됩니다. 충전 케이스(크래들)의 크기가 58 x 47 x 25.5mm로 약간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볍기 때문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도 무게감이 없습니다. 또, 톡 미니의 이어폰 유닛은 IPX5 방수를 지원합니다. 길을 걷다가 비를 맞아도 문제 없다는 뜻입니다. (*충전 케이스는 방수가 되지 않습니다!)



*참고 : 무선 이어폰을 오래 쓰기 위해서 필요한 관리 작업이 하나 있습니다. 충전 케이스와 이어폰의 '전극 청소'입니다. 이어폰의 전극은 이쑤시개로 살살 긁어내면 되고, 충전 케이스 안쪽의 전극은 면봉을 넣어서 닦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어폰을 충전 케이스에 넣어도 스마트폰과 계속 페어링 되어 있다면, 대부분은 전극에 이물질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흠... 그렇다면 톡 미니 유저는 뭔가 가볍고 연약해보이는 제품을 그냥 써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_-)/ 현재는 선물로 제공되며 이후에는 7,900원으로 판매되는 '톡 미니 실리콘 케이스'가 있습니다. 제법 두툼한 실리콘이라서 톡 미니 충전 케이스의 부피가 더 커지지만, 색상과 감촉이 좋으며 제품 내구성을 크게 보강해줍니다. 또한 라이트 그레이, 다크 블루, 옐로우 앤 그레이의 세 가지 색상이 있어서 취향껏 선택해도 됩니다. 저의 경우는 톡 미니 화이트에 라이트 그레이를 끼우고, 톡 미니 블랙에 다크 블루를 장착했는데요. 옐로우 앤 그레이의 인기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개성이 더욱 강한 투톤 컬러인데다가 톡 미니 화이트와 블랙 모두에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톡 미니의 충전 케이스는 USB-C 포트로 충전하며, 이어폰 배터리는 한 쪽당 40mAh, 충전 케이스 배터리는 400mAh 용량입니다. 이어폰에서 음악 재생 5시간을 제공하며 충전 케이스로 여러 번 재충전할 수 있습니다. 톡 미니를 위한 실리콘 케이스는 위쪽과 아래쪽이 분리되어 있는데 무척 단단하게 끼워지며 USB-C 포트가 넓게 개방되는 구조입니다.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는 앞쪽 LED도 구멍을 통해서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 케이스의 한 쪽에는 작은 고리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열쇠 고리를 끼우면 바지의 벨트나 가방 외부에 걸어둘 수 있습니다. 캐러비너는 너무 굵어서 끼우기가 어려우니 먼저 열쇠 고리를 끼운 후 캐러비너를 더하면 됩니다. 톡 미니의 케이스가 원래 큰 편이고 실리콘 케이스를 씌우면 더 커지므로, 바지 주머니에 넣기 보다는 허리춤이나 가방에 걸고 다니시길 권합니다.




볼륨 조정도 지원하는 터치패드


톡 미니에서 모비프렌 로고가 있는 부분이 정전식 터치 패드입니다. 톡 플러스나 피넛에서도 보았던 '볼륨 조정도 되는 터치 패드'인데, 당시에는 사용에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다릅니다. 터치 패드가 매우 민감하지는 않아서 손이 스치기만 해도 동작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리고 싱글탭이 타 제품과 다르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계속 편리하게 쓸 수 있겠습니다.



이어폰 왼쪽과 오른쪽 모두, 터치패드를 한 번 짧게 탭하면 볼륨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다른 무선 이어폰들이 싱글탭을 음악 재생 및 정지로 두고 있어서 처음에는 헛갈릴 수 있습니다. 그 후 터치패드를 길게 누르고 있으면 볼륨이 한 단계씩 내려갑니다. 탁탁 두 번 누르는 더블탭이 음악 재생 및 정지이며 전화의 받기와 끊기도 담당합니다. 이것까지만 있어도 기본 사용은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래도 한 단계 더 나아가봅시다. 탁탁탁 세 번 빠르게 누르는 트리플탭이 있습니다. (-_-); 오른쪽 터치패드 탁탁탁은 다음 곡으로 가고, 왼쪽 탁탁탁은 이전 곡으로 갑니다. 이어폰의 머리 부분을 빠르게 두드리는 느낌으로 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로서는 이어폰 자체에서 볼륨 조정이 된다는 게 편리합니다. 여러 곡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놓으면 노래마다 볼륨이 달라서 매번 조정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가방 속의 스마트폰에 손을 뻗기는 정말 불편하거든요. (음악 앱의 볼륨 노멀라이저는 음질을 나쁘게 하므로 쓰지 않음!)



톡 미니의 페어링 방법은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내는 것'입니다. 요즘 무선 이어폰들 중에는 이어폰을 수납한 상태에서 케이스 뚜껑을 열면 페어링이 되는 제품이 많으니 확인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톡 미니는 충전 케이스에서 꺼낸 이어폰 유닛이 바로 페어링을 시작하는 방식이며, 이어폰 두 개를 모두 꺼내면 스테레오 모드, 한 개만 꺼낸 후 조금 기다리면 싱글 모드가 됩니다. 싱글 모드로 쓰고 있다가도 다른 이어폰을 마저 꺼내면 자동으로 스테레오 모드가 되니 편리합니다. 무선 이어폰을 음성 통화 전용으로 쓰는 경우 싱글 모드가 필요할 수 있겠고요. 톡 미니는 이어폰 양쪽을 모두 착용하고 있어도 주변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싱글 모드로 쓸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블루투스 버전은 5.0이며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은 별도 표기가 없으므로 SBC일 것입니다. 톡 미니의 모델 넘버는 MFB-T1500으로, 멀티포인트 기능은 없으며 유튜브 비디오 시청에서 소리 지연 현상이 거의 없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무선 연결의 안정성은 버스와 지하철에서 충분히 훌륭한데 무선 공유기가 많은 실내에서는 한 쪽이 잠깐 튕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다른 무선 이어폰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구글 플레이에서 'Mobifren GT' 앱을 톡 미니와 함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iOS 미지원) 뮤직 플레이어 기능과 문자, 메신저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Mobifren GT 앱은 톡 미니의 사운드나 다른 기능과는 관련이 없으니 꼭 설치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SOUND



저는 리뷰를 위해서 톡 미니 두 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품 두 개의 소리를 비교해보자는 생각으로 화이트 색상은 아이폰 XS에, 블랙 색상은 갤럭시 A9에만 페어링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두 세트를 비슷한 기간으로 감상해보았는데요. (사진 속의 V20는 촬영 모델임) 드라이버 번인 효과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여느 다이내믹 드라이버들이 그러하듯, 사용을 많이 하면 소리가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는 경향은 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두 대의 스마트폰에서 타이달(Tidal) 앱으로 음악을 듣는데 소리 인상이 거의 동일합니다. 어느 쪽이든 톡 미니는 포근하고 든든한 중.저음형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톡 미니의 드라이버 진동판 지름이 크다는 겁니다. 진동판 지름이 클수록 소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요. 진동판 지름이 클수록 큰 저음을 낼 수 있다는 물리적 특징은 있습니다. 톡 미니는 13mm 지름의 진동판을 쓰는데 다른 커널형 무선 이어폰들은 5~6mm임을 기억해둡시다.


모비프렌은 원래 기업용 블루투스 제품을 만드는 회사였고, 이후 '블루투스로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매우 일찍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들은 그런 제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넘어갔겠지만, 순수 국산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서 음질의 고급화를 계속 달성하여 나중에는 의학용 스테인리스 스틸의 하우징과 고급 드라이버를 탑재해서 하이엔드 유선 이어폰 수준의 소리를 내는 제품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스마트폰에 CD 해상도의 WAV, FLAC 파일을 담고 apt-X 코덱 정도만 챙겨서 재생하면 오디오 애호가도 '으음?'하고 놀랄 정도의 소리가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그 이어폰은 아직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S870, S880, SM Pro, SM Pro+이며 무려 40~70만원대 가격입니다.)



그 후에도 이 회사가 사운드 튜닝을 하는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언제나 음질의 비중이 높게 잡혀 있습니다. 제품의 여러 실용적 기능은 원래부터 블루투스 기술 회사였으니 기본으로 챙기는 것이고, 오랫동안 좋은 소리 만들기에 노력을 기울여온 탓에 현재의 가성비 무선 이어폰에서도 소리 품질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모비프렌이 오디오 회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고음질의 노하우는 모든 신제품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체중이 넉넉한 큰 몸집의 성악가


톡 미니의 소리를 처음 들으면 두 가지 반응이 나올 것입니다. 처음부터 중음과 저음이 무척 강한 소리가 들리는데, 고음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뭔가 샤프하거나 밝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오~, 소리가 편해서 좋군.' 또는 '아~, 이거 고음이 안 나오네.'로 반응이 나뉠 수 있겠습니다. 저도 확실히 말씀 드리건대, 고음이 쨍한 이어폰을 원한다면 다른 제품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톡 미니의 소리는 체중이 넉넉하게 나오는 큰 몸집의 성악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화려한 고음의 소프라노는 아닙니다.


제가 듣기에는 다른 무선 이어폰들보다 고음의 자극이 없어서 청각이 편안하고, 중음의 선이 매우 굵고 가깝게 들리며, 저음 펀치가 강한 점이 T2200 톡(현재의 톡 플러스)과 무척 유사합니다. 단, 톡 플러스보다 저음이 더욱 강하고 단단합니다. 톡 미니의 보강된 중음도 중요하지만 대형 헤드폰처럼 저음이 강력한 이어폰을 원한다면 고민없이 구입해도 되겠습니다. 앞서 톡 미니의 소음 차단이 강하지 않다고 했는데... 톡 미니의 저음이 무척 강해서 주변의 저음형 소음을 가볍게 눌러버립니다. 게다가 보컬이 크고 가깝게 들리는 사운드 튜닝 덕분에 볼륨을 더 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음성 통화에서도 톡 미니의 튼실한 중음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람 목소리를 튀어 나오게 하거든요.



*굵은 보컬과 쿵쿵 저음


제가 이어폰 헤드폰의 소리 감상문을 쓸 때는 최대한 여러 측면에서 특징을 뽑아내지만, 톡 미니는 소리 주제가 너무나 명확해서 조금도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굵은 보컬과 쿵쿵 저음입니다. (-_-)/


톡 미니는 저렴한 비용으로 편하게 사용하고 가볍게 음악을 듣는 용도의 무선 이어폰입니다. 하지만 이 쯤에서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무리 가성비 이어폰이라도 모비프렌 제품은 소리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음악의 장르가 아닌 음악의 감상 목적을 구분해봅시다. 해당 곡을 구성하는 주요 음 영역이 무엇인지 보고, 그 곡의 스튜디오 제작 단계에서 '라우드니스(Loudness)'가 중요하게 적용됐는지 생각해봅니다. 제 생각에는 보컬과 저음 악기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음반 제작할 때 라우드니스를 높게 맞춰서 소리가 크게 들리도록 만들어진 음악에 톡 미니가 잘 맞습니다. 저음 파트가 심장 박동처럼 쿵쿵거리는 가운데 사람 목소리가 귓구멍을 가득 채우는 노래를 떠올려보세요. 확실한 예를 든다면 빌리 아일리시의 초기 앨범 'dont smile at me'가 있습니다. 아니면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도 좋겠습니다. 양쪽 귀에 끼운 무선 이어폰에서 매우 깊고 거대한 초저음이 머리 밑으로 쫘악 깔립니다. 이러한 저음의 진동 속에서 빌리의 부드럽고 퇴폐적(?)인 목소리가 마이크에 입을 대는 것처럼 고막으로 가깝게 들어옵니다.



톡 미니의 중음은 대부분 낮은 중음(저음에 근접한 영역)이 크게 강조되어 있으며 높은 저음부터 초저음까지 그대로 계속 올라갑니다. 여성 보컬의 높은 음이 예쁘게 나오지는 않지만, 남녀 보컬 모두 낮은 음이 매우 굵어지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자신의 고막이 가수의 마이크가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처럼 근접한 보컬의 뒤쪽에서 마치 돌덩이처럼 단단한 저음이 쿵쿵거립니다.


*듣다보면 분명히 선명한 고음이 있는데 역시 중.저음형 사운드


톡 미니는 톡 플러스처럼 고음 자극이 적게 나오도록 조절해둔 사운드 튜닝을 보입니다. 그래서 소리의 해상도와 분리 능력이 중요한 연주곡 중심의 감상에서는 그저 포근한 중.저음형 소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음이 그리 약한 것도 아닙니다. (-_-)? 낮은 고음(또는 높은 중음)을 줄여서 치찰음 강조를 예방하되, 대략 7~9kHz 영역을 조금씩 강조하여 선명한 느낌도 확보했습니다. 음악을 듣다보면 금속 악기의 소리가 어느 순간 쨍하고 밝게 들리는 느낌이 간헐적으로 옵니다. 하지만 낮은 중음과 저음의 비중이 고음보다 훨씬 높아서 소리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는 애플 에어팟 프로의 소리 성향과 흡사한데요.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게 아니라, 요즘 이어폰 중에서 고음보다 중음을 중시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이어폰의 중음을 보강하면 체감되는 소리 해상도가 떨어지기 쉬움) 톡 미니와 에어팟 프로는 고음이 밝은 느낌은 조금도 없는데 소리를 듣다보면 분명히 선명한 고음이 있고, 사람 목소리가 다른 이어폰들보다 더욱 굵고 가까우며 포근한 저음이 크게 울립니다. 다만 여기에서 톡 미니의 저음이 훨씬 강하며 에어팟 프로의 소리 해상도가 더 높다는 점이 다릅니다.



*인기 좋은 음악을 위해서 만들어진 소리 = 캐주얼 이어폰의 장점


제 귀로 듣기에 모비프렌 톡 미니는 캐주얼 이어폰입니다. 사람 목소리가 중심이고 저음이 원없이 쿵쿵거려야 하는 음악은 대부분 우리가 생활 속에서 '진지하지 않게' 듣는 쪽일 것입니다. 팝, 발라드, R&B, EDM, 힙합 등으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언제나 간판을 차지하는 인기 곡들이 톡 미니의 타겟으로 보입니다. 이 이어폰의 소리를 다듬은 사람이 애초부터 인기 좋은 음악으로 방향을 잡은 듯합니다. 오디오 애호가의 분석적 기준에서 보면 그리 선명하지 않은 에어팟 프로의 소리도, 사람 목소리가 들어간 음악에서는 다른 이어폰들을 제치고 우선 순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톡 미니는 그러한 에어팟 프로와 거의 동일한 주제를 추구합니다.



저는 톡 미니로 빌리 아일리시의 음반을 주루룩 듣다가 문득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쇼팽 녹턴 Op.9 2번 연주를 들으면서 피아노 음이 크고 굵게 울리는 느낌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밝은 고음을 피하고 낮은 중음을 두텁게 강조한 이어폰의 소리는 피아노의 건반과 페달을 모두 강조해줍니다. 물론, 톡 미니와 에어팟 프로의 소리는 분명히 다릅니다. 톡 미니는 에어팟 프로보다 초저음이 강해서 쿵쿵거리는 울림이 몹시 셉니다. 또, 톡 미니의 고음이 약해서 소리의 해상도에서는 에어팟 프로가 많이 앞섭니다. 그러나 저는 톡 미니와 에어팟 프로를 같은 목적의 음악 감상에 쓰고 있습니다. ■



*이 리뷰는 모비프렌의 제품 제공과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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