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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야마하 YH-E700A, 뮤직 스튜디오에서 튀어나온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폰

루릭 루릭
4528 2 1


*제품명

야마하(Yamaha) YH-E700A


*특징

피드 포워드 마이크와 피드 백 마이크를 갖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헤드폰

외부 소음을 차단하며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밀폐형 헤드폰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Over-ear) 타입의 대형 헤드폰

대형 헤드폰인데 폴딩 디자인으로 쉽게 수납 가능

블루투스 무선 연결과 3.5mm 유선 연결을 모두 지원

블루투스 5.0 버전, AAC와 apt-X Adaptive 코덱 지원

유선 연결에서 Hi-Res 인증


*장점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사운드

고.중.저음의 뛰어난 균형과 높은 소리 해상도

고음이 선명하고 초저음이 크게 강조됐는데 음색 왜곡이 없음

다른 고급 무선 헤드폰들을 압도하는 깊고 강력한 초저음

뮤직 스튜디오에서 쓸 만큼 정밀하며 원본에 가까운 소리

중음이 매우 좋아서 피아노 소리가 황홀하게 들림 (+보컬 보강 효과)

볼륨 수준과 착용 상태에 따라서 소리를 맞춰주는 자동 보정 기능

실내 감상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노이즈 캔슬링

가격대 성능비가 좋음


*단점

길이가 짧으며 수평으로 펼쳐지는 헤드밴드 (머리 큰 사람은 착용 불가)

실외에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그리 강하지 않음

비교적 평범하게 보이는 외관


*요약

풀사이즈 밀폐형 헤드폰에서 중립적 음색과 고해상도의 하이파이 사운드를 듣는데, 그 헤드폰이 작게 접히며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무선 헤드폰이다. 음악 제작에 써도 될 정도의 레퍼런스 사운드를 내는데 거대한 초저음으로 든든한 기반을 제공한다.



야마하의 홈시어터 헤드폰 YH-L700A는 본인을 포함해 많은 유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17년째 리뷰어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긴 분량으로 감상평을 써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다른 고급형 무선 헤드폰들이 준수한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야마하 YH-L700A는 시원한 소리와 강력한 서브 우퍼 저음으로 헤드폰 업계의 대문을 걷어차면서 데뷔했다. 그렇게 소리 균형을 착실하게 유지하면서 그토록 폭발적인 초저음을 낼 수는 없는 거였다. 게다가 실제 홈시어터 시스템인가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3D 효과와 보너스 개념의 헤드 트래킹까지 지닌 ANC 무선 헤드폰이라니... 그래서 YH-L700A는 소량 입고될 때마다 품절되고 예약 판매로 바뀌는 레어 아이템이 됐다.



그리고 L700A의 뒤편에서는... 'YH-E700A'라는 동생이 그늘진 표정으로 형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_-)



그는 형과 동급의 퍼포먼스를 지녔으며 음악 재생에서는 형보다 앞설 정도로 뛰어났지만 생김새가 너무도 달랐다. 이 글을 쓰는 본인도 L700A가 있다면 E700A는 살펴볼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리뷰어라는 핑계로 E700A를 사용해보게 됐고 더불어 L700A를 받아서 형과 아우의 비교까지 하게 됐다. E700A의 짧은 헤드밴드를 최대로 늘려서 겨우 착용한 후 '에이, 이거 관심 못 받을 만하네!'라고 외치기도 했지만 소리를 듣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전교 1등하는 형의 그늘에 가려서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한 만년 우등생 아우의 심정을 깨달은 것이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음)



YH-E700A는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무선 헤드폰'을 지향한다. 방음 처리가 잘 되어 있는 레코딩 스튜디오 안에서 저음이 든든히 보강된 모니터 스피커로 원본 음반을 듣는다면 이런 느낌일 듯하다. 따라서 본인은 E700A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야마하 무선 스튜디오 헤드폰"


L700A가 야마하 홈시어터 헤드폰이면서도 음악 감상에도 좋기 때문에 비싼 돈으로 한 대만 사겠다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오디오 애호가라면, 보다 원음에 충실한 소리를 원한다면, 거기에 L700A처럼 강력한 초저음도 느끼고 싶다면 무선 스튜디오 헤드폰으로 E700A를 선택해도 좋겠다. 본인처럼 L700A와 E700A를 모두 갖게 되면 두 헤드폰의 역할 분담이 더욱 뚜렷해진다. PC 모니터 앞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할 때면 L700A를 켜고, 아이폰으로 피아노 연주곡을 듣고 싶을 때에는 E700A에 손을 뻗는다.



그동안 사용해본 블루투스 무선 헤드폰들을 생각해보면 YH-E700A는 상당히 특이한 컨셉을 갖고 있다. 간결한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진지한 오디오 애호가용 제품을 병합한 것이다.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은 '음악 감상에 진지한 대형 헤드폰을 휴대용 무선 헤드폰으로 만들자!'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오디오 애호가들이 방 안에서 소파에 기대어 들을 만한 고음질의 대형 헤드폰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ANC까지 갖춘 휴대용 무선 헤드폰으로 만들어냈다. 그런데 프로 오디오와 악기 분야에서 뼈가 굵은 야마하이므로 이런 헤드폰에서도 스튜디오 모니터 사운드를 추구한다. 일본 회사들이 테크 트렌드를 빠르게 따르지 않는 면이 있으나 특정 분야에서 아주 오랫동안 경험치를 쌓고 장인의 대를 잇는 점은 본받을 만하다. E700A는 참으로 평범하거나 희한한 모습의 무선 헤드폰이지만 음악과 소리를 객관적으로 정교하게 분석하는 스튜디오 모니터의 성격을 그대로 지닌다.



간단한 폴딩 디자인과 큼직한 사이즈의 기묘한 조합



YH-E700A의 패키지 박스는 L700A와 유사하며 조금 더 크다. 그 이유는 박스 안에 있는 하드 케이스가 L700A의 케이스보다 크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 케이스 옆에 있는 아이폰 XS를 보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짐작될 것이다.



하드 케이스의 지퍼를 열면 단정하게 접힌 E700A가 보인다. 케이스 내부에 격벽 구조가 있어서 헤드폰의 좌우 이어컵이 충돌하지 않으며 다른 구성품도 안전히 보관할 수 있다.



기본 구성품은 비행기용 어댑터, 3.5mm 헤드폰 케이블, USB-C 충전 케이블이다. E700A의 가격은 현재 30만원대 초반이지만 40만원대 무선 헤드폰 수준의 패키지와 액세서리를 제공한다.



서두에서 E700A가 능력이 뛰어나지만 형에게 가려진 동생이라고 했는데, 이 물건이 형에게 가려진 현실적 이유는 아마도 외모일 것이다. (...) 커다란 원반 모양의 이어컵 표면에 샤프하게 두드러진 원형 라인, 그리고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단순한 디자인이 취향에 맞을 수도 있겠으나, 가죽과 패브릭으로 장식된 스퀘어 디자인의 L700A에 비하면 심심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E700A는 블랙과 화이트로 두 가지 색상이 있으며 화이트는 여성 유저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여성 유저를 언급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E700A의 헤드밴드에 있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원래부터 헤드밴드 길이가 짧은 편인데, 이것을 늘린 상태에서 머리에 쓰면 수평으로 쭉 펼쳐진다. 줄자로 재어보면 평균적 머리 크기와 호환될 듯하지만 가로 방향으로 평평하게 벌어지는 헤드밴드 구조가 머리 큰 남성을 강력히 거부한다.



물론, 이러한 헤드밴드 설계에는 이유가 있다. E700A는 이어컵이 큰 편이라서 원형 이어패드가 귀 둘레에 모두 밀착되려면 헤드밴드에서 더 강하게 눌러줘야 한다. E700A의 수평 헤드밴드는 헤드폰을 개발할 때 이어패드 압력을 측정하면서 평균 머리 크기에 맞는 수치를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머리가 작은 여성에게는 헤드밴드가 둥글게 되어서 보기 좋겠지만, 헤드밴드를 끝까지 늘려서 겨우 착용한 남성의 머리에서는 헤드밴드의 수평선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므로 E700A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소형 헤드폰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보자. 야마하 YH-E700A는 대형급 헤드폰이지만, 착용 방식은 소형 헤드폰이다.



헤드밴드 길이를 통과했다면 나머지는 모두 편안함으로 이어진다. E700A의 이어컵은 폴딩과 스위블이 모두 가능해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하드 케이스에 담을 때에는 이어컵을 눕혀서 한 쪽을 접으면 되고, 평소에 작게 두고 싶다면 이어컵 좌우를 모두 접어서 한 덩어리로 만든다.



무게는 325g이라서 큼직한 헤드폰으로는 가벼운 편인데 체감하는 묵직함은 상당하다. 또한 빌드 퀄리티가 무척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컵 하우징에 사용된 플라스틱 소재도 표면이 매우 깨끗하며 헤드밴드와 이어패드의 인조 가죽은 부드러운 감촉과 푹신한 쿠션을 모두 지니고 있다. 또한 헤드밴드의 힌지 부분이 튼튼히 보강되어 있으며 내부에 스프링을 넣었는지 헤드폰을 접고 펼칠 때마다 기분 좋은 탄성이 느껴진다.




기본 사용법과 유선 연결


YH-E700A의 기능은 좌우 이어컵 테두리에 있는 버튼으로 사용한다. 왼쪽 이어컵에는 ANC 모드 버튼과 3.5mm 라인 입력 헤드폰잭이 있으며, 오른쪽 이어컵에는 음성 통화를 겸하는 다기능 버튼과 볼륨 조정 버튼, 전원 버튼, USB-C 충전 포트가 보인다.



블루투스 5.0 버전이며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은 SBC, AAC, aptX Adaptive를 지원한다. 기기 두 대를 동시 연결 유지하는 멀티 포인트는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페어링해서 음악을 듣다가 PC에 연결해서 쓰려면 수동 페어링을 해야 한다. 이 때는 헤드폰 전원을 켤 때 전원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영어 음성 안내가 나오면서 페어링 모드로 진입한다.


윈도우 10 PC에 E700A를 연결하면 '블루투스 LE'와 '블루투스 오디오'로 이중 페어링이 될 수 있다. 그 중에서 헤드폰 모양 아이콘을 선택하면 PC의 기본 오디오로 Yamaha YH-E700A가 선택되니 참조해두자.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PC에서는 블루투스 LE 연결을 할 필요가 없다.



E700A의 배터리는 ANC를 켠 상태에서 음악 재생 35시간으로 상당히! 긴 편이다. 그리고 한 달이 다 되는 동안 이 헤드폰으로 음성 통화를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통화 품질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서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겠으나, 블루투스 헤드폰들은 대부분 음성 통화가 쾌적한 편이었기에 E700A도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제품은 전원을 끈 상태의 유선 연결(유선 패시브 모드)과 전원을 켠 상태의 유선 연결(유선 액티브 모드)를 모두 지원한다. 일반적인 3.5mm 커넥터 규격이라서 케이블 업그레이드도 쉬운 편이다.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E700A에서는 유선 패시브 모드보다는 유선 액티브 모드를 권하겠다. 케이블을 연결한 후 헤드폰 전원을 켜서 들으면 E700A가 '앰프 내장형 고해상도 유선 헤드폰'이 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기 때문에 전원 끄고 케이블을 연결할 일이 없기는 하다.



*참고 : 유선 모드에서는 헤드폰의 볼륨 버튼과 다기능 버튼이 동작하지 않으며 전원 버튼과 ANC 모드 버튼은 그대로 쓸 수 있다.



소리의 완성을 위한 세 가지 기능



E700A도 L700A와 동일하게 야마하 헤드폰 컨트롤러(Yamaha Headphones Controller)의 지원을 받는다. L700A의 3D 효과, 헤드 트래킹이 없을 뿐 주요 기능 세 가지 - 리스닝 옵티마이저, 리스닝 케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그대로 있다. 본인이 받은 새 제품은 펌웨어 버전이 1.30이었는데 앱을 설치한 후 펌웨어 업데이트 알림이 떠서 1.39로 올렸다. 헤드폰 사운드 변경은 없으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통화 품질의 향상이 주요 사항이라고 한다.



이 제품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서 피드 포워드 마이크와 피드 백 마이크를 모두 사용하며, 유저의 귀를 향하는 피드 백 마이크는 헤드폰 착용 상태에 따라서 소리를 최적화하는 리스닝 옵티마이저 기능에도 쓰인다. 리스닝 케어는 음악을 들을 때의 볼륨 수준에 따라서 소리를 조정해준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켜두었을 때 소리가 더욱 든든해지는 역할도 있다. 그래서 E700A를 사용할 때는 세 가지 기능을 항상 켜두는 게 좋겠다. 음악을 들어보면 리스닝 옵티마이저와 리스닝 케어를 켜두어야 초저음이 제대로 들리고 고음도 선명해진다. 여기에 ANC를 켜면 소리 선이 굵어지면서 E700A의 최종 사운드가 완성된다. 유저가 헤드폰 소리를 바꾸는 EQ 옵션이 없으며 세 가지 기능이 소리를 보정해주므로, 본인이 듣는 E700A의 소리를 여러분도 거의 그대로 듣게 될 것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역할 - 음악 감상을 보조한다


E700A의 왼쪽 이어컵 측면에 있는 ANC 버튼은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앰비언트 사운드, OFF, 노이즈 캔슬링의 순서로 전환된다. 영어 음성 안내가 이렇게 나오는 것이고 '주변 소리 듣기, 노캔 끄기, 노캔 켜기'라고 보면 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수준을 확인하는 방법은 헤드폰을 착용하고 직접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길을 걷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보니... E700A의 노캔은 그리 강하지는 않다. 음악 재생할 때의 소리 품질을 위해서 노이즈 캔슬링을 조정한 것일 수도 있고, L700A보다 넓고 큰 이어컵 구조 때문에 소음이 더 들어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 버스의 뒷자리에 앉았을 때 엔진 진동이 울리지 않으므로 저음형 소음의 상쇄가 적음을 알 수 있다. 그보다는 고.중.저음형 소음을 골고루 조금씩 줄이는 타입으로 보인다. 음악을 재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ANC를 켜고 E700A를 써보면 주변 소음이 분명히 줄어드는데, 실외에서는 차량 소리가 대부분 들리고 실내에서는 고요한 배경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노캔이 강하지 않은 만큼 배경 노이즈가 적다. ANC 무선 헤드폰 중에서는 침묵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헤드폰 이어컵에서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으니 절반 정도 볼륨으로 듣는다면 아주 조용한 곳에서도 쓸 수 있겠다.


실내에서, 헤드폰의 누음 없이, 주변 소음을 차단하면서, 고요한 배경으로 음악을 감상하는데, 무선으로 간편하게 듣는 것이다. E700A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이런 목적에 맞춰져 있다.


주변 소리 듣기는 충분히 쾌적하다. 피드 포워드 마이크로부터 들어오는 외부 소리가 깔끔하며 헤드폰을 쓴 상태에서도 개방감을 가지고 커피샵 직원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SOUND


본인은 오래 전에 야마하의 캐주얼 헤드폰을 리뷰한 적이 있다. 그 때에도 소리 품질이 좋다고 느꼈지만 YH-E700A, YH-L700A의 소리는 차원이 다르다. 여러 명이 함께 개발했어도 그 중에 사운드 시그니처를 결정한 1인이 있을 터인데 그의 센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700A와 L700A를 모두 보유하게 된 지금 생각하는 점은 두 헤드폰이 가까운 형제이며 음악 감상용과 영화 감상용으로 주제만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형님의 뒤편에는 막내인 YH-E500A가 그늘진 표정으로 서있었다고 한다. (...) 미니 ANC 헤드폰 E500A도 나중에 매장에 가서 청취해봐야겠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aptX HD 지원, 38시간의 배터리... 제품 사양을 보면 이것도 뭔가 심상치 않은 물건이다."


*소리의 균형과 초저음의 거대함


L700A와 E700A의 소리는 고.중.저음의 균형이 좋은데 초저음만 크게 강조되는 점에서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E700A는 더욱 스튜디오 헤드폰 느낌이 나도록 L700A보다도 밸런스를 맞춘 제품이다. E700A와 비교하면 L700A는 고음이 더 짜릿하고 중음이 더 튀어나오며 높은 저음 강조도 더 많게 들린다. 즉, E700A는 소리에 존재하는 굴곡을 가지런히 정리한 것으로, 높은 해상도와 강력한 초저음 덕분에 영화나 게임의 사운드에도 잘 맞지만 근본은 음악 감상이다.


E700A는 분명히 블루투스 헤드폰이지만 매우 빠른 응답 속도와 낮은 왜곡율을 지니고 있어서 Hi-Res를 지원하는 유선 헤드폰 같은 소리를 낸다. (유선 모드로 쓰면 실제로 Hi-Res 인증 헤드폰이기도 하다.) 본인이 지금껏 사용해본 소니, 보스의 훌륭한 무선 헤드폰들과 비교한다면 소리의 해상도와 균형 등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각자 판단하시겠으나, 최소한 '소리의 균형'과 '초저음의 거대함'에서는 야마하가 명확한 우위에 있다고 본다.



"무선 기능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보너스다.
이 헤드폰의 진면목은 뮤직 스튜디오나 다름없는 레퍼런스 사운드에 있다."


YH-E700A의 음악 감상은 캐주얼한 사용 방식으로 소리에 진지해지는 특이한 경험이다. 스마트폰에 페어링해서 무선으로 듣는데... 스튜디오 헤드폰처럼 정밀하고 선명한 고.중.저음을 듣는 동시에 여한이 없을 정도로 깊고 강력한 초저음을 즐길 수 있다.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조금씩 강조되어서 더 잘 들리는데 균형이 매우 잘 맞고, 여기에 별도의 거대한 서브 우퍼를 더해둔 셈이다. 다른 음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배경에서 깊고 강하게 울리는 초저음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강력한 저음이 천지를 울리는데 고.중음을 가리는 마스킹 현상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 시점부터 본인이 생각하는 E700A의 가치가 높이 올라간다. 처음 외관을 봤을 때는 관심이 없었고, 머리에 썼을 때에는 수평으로 짧게 펼쳐지는 헤드밴드가 신경 쓰였지만,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만족도가 팍팍 올라가는 것이다.


*참고 : L700A와 E700A의 본격적 소리 비교는 약 한 달 후에 롱텀 리뷰(Long-term Review)로 설명해보겠다. 둘 다 충분히 사용해보고 진동판이 다 풀린 상태에서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E700A의 리뷰 기간이 4주로 길어져서 지금 쓰는 글도 롱텀 리뷰나 다름없다. 새것 시절을 떠올려보니 음색은 동일하지만 저음이 더욱 크고 강해진 느낌이 있으며 소리의 결이 더욱 곱게 된 듯하다.



*자신의 특색을 드러내지 않는 정밀한 소리


이 헤드폰의 소리는 기준점이 될 만한 레퍼런스 사운드인데 라이브 공연 현장의 대형 스피커가 터트리는 초저음이 반영되어 있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중립적 음색으로, 고음이 샤프하지만 밝지 않으며, 저음이 굉장히 풍부하지만 뜨겁지는 않다. 초저음이 크게 강조된 것을 빼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지 않는, 사실상 음악의 제작에 쓰이는 장비로 볼 수 있겠다. 이런 것을 일반 유저가 감상에 사용한다면 음악 제작자의 생각도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블루투스 연결에서 경험하는 놀라울 만큼 빠른 응답 속도가 생소하다. 잔향이 하나도 없는 클린 앤 드라이 사운드(깨끗하고 건조함)라서 YH-L700A보다도 정밀한 인상을 받았다. 이 헤드폰의 소리를 들으며 '최첨단 디지털 오디오'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됐다.


*놀라운 잠재력을 지닌 유선 액티브 모드


YH-E700A는 3.5mm 유선 사용을 할 수 있는데, 유선 패시브 모드에서는 소리가 꽤 흐려지고 유선 액티브 모드에서는 소리가 훨씬 좋아진다. 집중해볼 필요도 없이 곧바로 감지되는 점이라서 본인은 유선 사용시 헤드폰 전원을 켜도록 권하고 싶다. 하지만 전원을 끄고 유선으로 써도 일반적 용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예 : 인터넷 강의 청취 등)


E700A의 유선 액티브 모드는 무선 모드보다 더욱 충실한 감상이 될 수 있다. 무선 모드의 출력과 음색 특징을 그대로 지니면서 유저가 직접 소스 품질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는 Hi-Res 인증 상태이며 주파수 응답 범위는 8~40,000Hz나 된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도 쓸 수 있고 헤드폰 배터리도 오래 가니 유선 연결에서 전원을 켜는 것이 손해는 아니다. 단, 유선 액티브 모드에서는 헤드폰의 내장 앰프가 켜져 있으므로, DAP나 스마트폰이 아닌 헤드폰 앰프에 연결한다면 볼륨을 적당히 낮춰두고 듣기 바란다. (이 때 헤드폰에서는 볼륨 조절이 되지 않음) 유선 액티브 모드로 쓰다가 이어컵에서 케이블을 분리하면 헤드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점도 참조해두자. 일반적인 3.5mm 커넥터를 사용하므로 케이블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본인의 경우는 ADL iHP-35를 사용했는데 외관으로도 잘 어울리며 기본 케이블보다 더욱 샤프하고 단단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 외에도 인터커넥터로 쓰이는 3.5mm 스테레오 케이블도 호한이 되니 자유롭게 매치해보자.


*참고 : 이 감상문은 아이폰 XS에서 타이달 앱으로 재생하면서 작성했다. 유선 액티브 모드의 잠재력이 크지만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과 함께 간편하게 쓰는 무선 헤드폰이기 때문이다. 유저가 스마트폰을 꺼내어 바로 음악을 틀었을 때에도 최대의 퍼포먼스를 내줘야 한다.



*피아노 소리를 영롱하게 만드는 무선 헤드폰이라니...?


높은 중음과 중음이 매우 맑다. 한 달 가까이 사용하면서 본인의 마음 속에 점점 정착하게 된 생각이다. E700A로 들으면 피아노 소리가 유난히 영롱하게 울린다. 그만큼 중음의 정확도가 높고 밀도가 높으며 해상도 역시 높다는 뜻이다. 그리고 든든히 보강된 초저음 덕분에 피아노의 낮은 음과 건반 누르는 울림이 훨씬 깊어진다. 연주 공간의 반향을 그대로 적용한 음반을 들으면 더욱 즐겁고 생생한 경험이 된다. 피아노 독주를 들을 때 앰프와 연결된 풀사이즈 개방형 헤드폰이 아니라 ANC 무선 헤드폰을 먼저 꺼내드는 자신의 행동이 신기하다.


현재 본인이 생각하는 '피아노 소리에 가장 좋은 무선 이어폰'은 에어팟 프로이며, '가장 투명하고 깊은 피아노 소리의 무선 헤드폰'은 야마하 YH-E700A가 되었다. 정말로 짐작일 뿐이지만 전세계로 피아노를 보급하는 야마하의 성격이 블루투스 헤드폰까지 적용됐을지도 모르겠다. 피아노 소리를 중시한다면... 아무리 대중적 시장의 무선 헤드폰이라도 중음을 낮춘 V 모양의 소리를 만들기는 싫었을 터이다. 이러한 중음의 튼실함은 남녀 보컬의 선을 굵게 하고 가깝게 들리게 하는 장점도 있다. 사람 목소리 중에서 콧소리나 배의 힘보다도 성대 울림에서 나오는 중음 자체가 훨씬 강하고 깨끗하게 들린다.


*선명하고 정밀하게 듣기 위한 고음


고음이 무척 시원하고 깨끗한데 밝지는 않다. 천연에 가까운 음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이 가늘고 악기의 소리를 촘촘히 분해하는 듯한 성향의 고음과 초고음이 들린다. 낮은 고음을 살짝 줄이고 7~10kHz 영역을 더 강조하는 일반적 튜닝 기법인데(숫자는 짐작임) 원래부터 드라이버의 고음 품질이 좋은 듯하다. 유선 액티브 모드로 고해상도 음반을 들어보면 E700A의 고음이 얼마나 깨끗한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청각을 매끄럽게 다독여주는 종류의 고음은 아니다. 스튜디오 헤드폰에서 접하는 '잘 들리게 조절된 고음'에 가깝다. 예쁘고 달콤하게 듣는 고음이 아니라 최대한 선명하고 정밀하게 듣기 위한 고음이다.


*한 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강렬한 초저음


앞서 여러 번 강조한 대로 2021년에 등장한 야마하 헤드폰 삼총사는 '초저음의 파워'에서 타사 제품들과 차별화된다. YH-E700A 속에는 실제 서브 우퍼가 있다. 아무리 들어봐도 별도의 대형 우퍼를 설치하지 않는 한 이런 저음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이 제품의 드라이버는 한 개의 풀레인지 드라이버라서 분리된 우퍼 같은 것은 없다.) YH-L700A에서 경험했던 바로 그 서브 우퍼 소리인데 더 정교하고 단단하게 동작한다. 대형 스피커의 거대한 우퍼 진동판이 아주 느리게 흔들릴 때 발생하는 공기의 압력을 두개골에서 직격으로 받는다. 머리가 통채로 진동하는 듯한 경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음이 조금도 흩어지거나 뭉개지지 않는다. 드라이버의 초저음 재생 한계치가 얼마나 높은지 상상도 할 수 없다. 높은 저음도 고막을 누르는 압력이 강해서 거의 파괴적인 타격을 낸다. 이 맛에 한 번 빠지면 다른 헤드폰들의 일반적인(?) 저음을 즐길 수 없게 된다. 평탄한 저음은 깡마르게 느껴지고, 둥글게 부풀어오른 저음은 너무 부드러워서 심심해진다. 밸런스형 사운드를 완성한 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초저음을 크게 강조한 것이 야마하 헤드폰들을 특별하게 만든다.



*녹음된 공간의 면적을 그대로 묘사한다


YH-E700A의 초저음과 공간감의 관계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오디오 감상용의 비싼 헤드폰들은 크게 확장된 초저음으로 심리적 공간을 넓히는 경우가 많다. E700A는 밀폐형 헤드폰이므로 물리적 개방감이 없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아주 크게 강조된 초저음을 지녔으면서도 의도적인 공간 확대를 하지 않는다. 이 공간의 면적은 딱, 레코딩 스튜디오 내부의 정확한 면적이다. 라이브 공연 음반을 들어봐도 현장이 스테이디움인지 콘서트홀인지 구별할 수 있게 해주며 전부 콘서트홀로 바꿔버리지는 않는다.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반을 들으면 나 자신이 방음 처리된 녹음실 안에 있는 듯한 기분이 된다. E700A의 크게 강조된 초저음은 소리가 녹음된 공간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귀로 음악을 듣다


L700A는 여러 장르의 영화를 위한 올라운더 헤드폰이고 E700A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위한 올라운더 헤드폰이다. 만약 이 제품을 다른 형태의 유선 하이파이 헤드폰으로 기획한다면 높은 가격의 하이엔드 스튜디오 헤드폰이 될 듯하다. 지금껏 서술한 대로 YH-E700A는 고음, 중음, 저음이 조금씩 강조되어 소리를 더 명확히 들려주는 W 모양의 밸런스형 헤드폰이며, 초저음을 아주 크게 보강해서 '소리의 손실없는 근간(根幹)'을 만든다. 뚜렷한 음색 특징이 없는데 해상도가 높고 응답이 빨라서 어떤 종류의 음악이든 그대로 전달해준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귀로 음악을 듣게 한다. 이러한 기분을 폴딩 디자인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으로 일상 속에서 항상 느낄 수 있다. ■



*이 리뷰는 해당 브랜드의 제품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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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 상큼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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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봅니다.

주문한 헤드폰이 빨리 도착하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18:22
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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