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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실존하는 최고급 저음의 DD 이어폰, 아라리오 G9

루릭 루릭
2829 1 2


*2022년 3월 업데이트

: 아라리오 G9의 소리가 2차 튜닝을 거쳐서 중.저음이 보강되고 고음이 약간 낮춰진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이 후기의 감상평을 참조하시되, 고음은 여전히 선명하면서도 자극이 없는 타입으로 변경됐음을 알려드립니다. (금속 노즐이 갱신됨) 초고음을 주로 살리고 고음 영역의 피크를 줄인 덕분에 이제는 초저음이 가장 웅장하고 그 위로 저음, 중음, 고음이 위치하는 피라미드 형태의 소리가 되었습니다. 2차 튜닝 버전은 여러 음악 장르에 골고루 어울리며 오케스트라에 특히 좋은 고급형 올라운더 이어폰이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리뷰한 제품은 1차 튜닝 버전이며, 현재 판매 중인 아라리오 G9은 2차 튜닝 버전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 선사시대의 화석이라고 해도 될 법한 본인의 시선에서도 참 오래된 기술이다. (음향 기기 리뷰를 2004년 후반에 시작했으니 화석 맞음) 물리적 구조로 본다면 자석에 코일 전선과 비닐 조각을 붙였을 뿐이지만, 아주 작은 이어폰 속에서 라우드 스피커와 가장 흡사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오로지 소리의 가치 만으로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이 100만원을 돌파하는 상황을 보면 그동안 헤드파이 유저들의 입맛이 얼마나 고급스러워졌는지 새삼 체감하게 된다. 물론,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도 진동판과 하우징의 소재 및 설계, 사운드 튜닝의 노하우, 케이블의 품질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드 아머처와 정전형 트위터 드라이버 등의 신기술이 나와도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이어폰 애호가들에게 여전히 선택 받는 이유다.



E사운드 팩토리(E-Sound Factory)는 거의 공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한 소규모의 국내 회사로, 본인의 음향 기기 리뷰 초창기에 아트리오(Atrio)라는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으로 이름을 알렸던 퓨처 소닉스(Future Sonics)의 한국 개발자분이 설립한 곳이다. 퓨처 소닉스는 지금도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프로페셔널 인이어 모니터를 판매 중인 미국 회사이며, E사운드 팩토리는 퓨처 소닉스의 이어폰 기술 개발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별개의 한국 회사가 되겠다. 아직 대량 생산을 하지 않으며 청음 매장에 입점하지도 않은 상태이므로, 이 곳의 이어폰을 구입하려면 Atrio 네이버 카페를 통해 구매 신청과 입금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아트리오를 기억하는 이어폰 애호가 여러분이 E사운드 팩토리에서 새로 만들어내는 제품을 지금도 구입하고 있다. FS1, 아트리오에서 점점 진화하는 G5, G7 시리즈를 통해 다른 DD 이어폰에서는 듣기 어려운 '최고급 저음(?)'과 높은 밀도의 소리를 음미해온 것이다.



한 개의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에서 어디까지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까? E사운드 팩토리는 신제품 G9을 통해서 또 다른 단계를 제시한다. 또한, 아트리오를 만든 분은 '한국의 이어폰'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한글 이름을 붙였다. 바로 '아라리오 G9'이다. G5, G7 시리즈는 가격에 비해 소리가 훨씬 좋으나 소재와 외관은 '아직 개발 중'이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아라리오 G9은 소리는 물론 소재와 외관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훨씬 두텁고 단단해진 아크릴 하우징, 나사 결합 구조의 금속 노즐과 드라이버 전면의 금속 챔버를 보라. 아크릴 표면에 투명도를 더해주는 고급 코팅의 적용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래도 역시... 소규모의 수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이라서 꼼꼼한 눈길로 보면 흠잡을 부분이 몇 개 보인다. 아라리오 G9은 블랙, 화이트, 클리어 색상이 기본인데 클리어 색상은 하우징 내부가 깨끗하지는 않으며 화이트 색상은 살짝 누런 얼룩이 보일 수도 있다. (코팅재가 약간 쌓인 것) 본인의 경우는 E사운드 팩토리에서 새로운 이어폰을 만들 때마다 베타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먼저 클리어 색상을 받아서 소리를 확인했고 그 다음에는 블랙과 화이트 색상이 좌우 다르게 혼합된 '잉글리시 나이트' 색상을 받아서 살펴보았다. 아주 깨끗한 만듦새는 아니지만 G5, G7보다 크게 발전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어폰의 몸체가 묵직하고 단단해서 책상에 놓을 때마다 '또르르~'하고 구슬이 굴러가는 느낌이 든다.




케이블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소리 품질은 준수한 은 도금 동선 소재이며 MMCX 커넥터를 계속 사용한다. G5, G7를 구입했던 분들은 10% 가격 할인이 있으며, 케이블을 이미 보유 중이라면 3만원을 빼고 케이블 비포함 패키지로 주문할 수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10% 할인 없이 구입한다면 아라리오 G9의 가격은 20만원대 초반이 되겠다. (*이 가격은 제품의 소리에 비하면 반값 이하라고 생각 중이다.)



아라리오 G9의 디자인과 소리를 모두 향상시키는 부분은 금속 노즐과 챔버이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한 개를 쓰는 점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지만, 드라이버를 플라스틱 하우징 속에 넣고 닫은 것이 아니라 금속 챔버에 완전히 고정시켰으며 금속 노즐을 챔버와 나사로 체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저음을 강하게 재생하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진동을 제어할 수 있으며 금속 노즐에서는 고음의 선명도를 올려줄 것이다. 이 금속 부품들은 십중팔구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인 듯한데 노즐 측면에 음각으로 공기 통로를 뚫어두었다. 이어팁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이 작은 홈으로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게 해둔 것이다.



이어폰 하우징의 외부에는 금색 스티커로 '아라리오 G9'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스티커를 붙인 후 코팅했으므로 벗겨질 염려는 없다.) 이어폰의 외모는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름표를 보는 순간 '아... 이거 국내산 소량 생산품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실력의 이어폰 디자이너가 E사운드 팩토리에 있었다면 이런 이름표는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이어폰의 한글 이름은 반갑다. 그리고 아라리오 G9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리이므로 깊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어팁은 아트리오 시절부터 있었던 실리콘 더블팁을 주로 사용했다. 단, 기본 상태에서는 가운데 기둥이 꽤 길기 때문에 2~3mm 정도만 잘라내고 쓴다. (문구용 가위로 쉽게 잘라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낮은 고음이 조금 더 강조되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선택하면 되겠다. 기둥을 자르지 않은 상태로 들으면 치찰음 강조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 것이다. 연탄 모양의 폼팁은 저음 울림이 조금 줄어들고 고음이 다듬어져서 듣기 편한 소리가 된다. 그러나 아라리오 G9은 이전 모델들보다 고음이 더욱 선명하기 때문에 이 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싱글팁이든 더블팁이든 실리콘 이어팁을 권장하겠다.



SOUND



*변하지 않는 최고 품질의 저음


그 옛날의 아트리오에서 지금 다루는 아라리오 G9까지 소리 변화를 생각해보면, 최고급 저음을 기본으로 유지하면서 소리의 해상도, 응답 속도, 저음의 타격감 등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온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 '최고급 저음'이라는 표현은 본인이 지금껏 사용했던 수백 개의 이어폰 중에서도 최고 품질의 저음이라는 뜻이다. 개인적 기준으로 볼 때 베릴륨 진동판 드라이버에서도 이렇게 특별한 질감의 저음을 재생한 사례는 없었다. 게다가 아트리오부터 아라리오 G9까지 소구경의 진동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저음을 내는 기법도 바꾸지 않은 셈이다.


E사운드 팩토리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저음의 질감이 독특하다. 처음 접했을 때부터 '고급스러운 저음', '명품 저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라멘이나 우동에서 면발의 쫄깃함은 가게마다 다르게 나오기 마련이다. 면을 반죽하는 사람의 경험과 기술에 의해 생기는 특징일 터인데, 아라리오 G9에서도 저음의 쫄깃한 질감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저음 울림의 탄성이 유난히 강해서 굵고 탱탱한 면발의 표면을 누르는 감촉 같다. 고막을 부드럽게 누르면서도 단단한 펀치가 있는데 초저음의 울림이 아주 깊게 내려간다. 아라리오 G9의 저음은 이러한 쫄깃함을 유지하되 펀치가 더욱 강하며 초저음의 진동이 더욱 깨끗하고 넓게 울린다. 이러한 고급 저음의 바탕 속에서 선이 굵은 중음과 고음을 들려주며, 고.중.저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풀레인지 드라이버의 맛을 살린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이어폰들보다 해상도는 조금 낮을 수 있으나, 음악 속의 디테일을 보여주면서도 라우드 스피커처럼 두터운 소리를 낸다는 점이 트레이드 마크가 되겠다.


사실... 이런 장점들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사항이다. E사운드 팩토리는 오래 전부터 퓨처 소닉스의 커스텀 이어폰에 들어가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만들고 튜닝해왔기 때문이다.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프로페셔널 인이어 모니터에 싱글 풀레인지 DD 한 개를 넣어서 음악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왔다. 그러한 프로 오디오용 드라이버를 10~20만원대의 일반 이어폰에 넣고 있으니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아무리 국내산 소량 생산품이라고 해도, DD 이어폰에서 특이점을 찍고 싶다면 수집 품목에 넣어둘 만하다.



*참고 : 아라리오 G9은 진동판 에이징 효과가 큰 편이다. 새 제품 두 개를 받아서 하나만 사용한 후 새것과 비교 청취하여 확인한 점이다. 새것일 때에는 고음이 밝고 샤프하게 들리는데 5~6시간 사용 후부터는 고음이 안정되고 중음과 저음이 살아난다. 10시간 이상 사용하고 나면 고음과 중음의 균형이 딱 맞춰지고 저음 울림이 웅장해진다. 일부러 오랫동안 음악을 틀어둘 필요는 없겠으나, 아라리오 G9의 진짜 소리는 일정 기간 사용 후에 나올 것이다.


*저음형 이어폰인데 고음이 확실히 선명해졌다


E사운드 팩토리 이어폰을 처음 보는 분들과 더불어 G5, G7 시리즈를 사용 중인 여러분에게도 참고가 되도록 아라리오 G9의 소리를 설명해본다. G5, G7, G9 모두가 기본적으로 저음이 크게 강조되어 있으며, 높은 저음보다도 100Hz 아래의 초저음이 더 강조된 형태를 보인다. 아라리오 G9은 '저음형 이어폰'으로 쉽게 분류할 수 있으나 하만 타겟을 생각한다면 적정 수준의 저음으로 봐도 좋겠다. 처음 듣는 순간부터 깊고 낮게 깔리는 초저음이 웅장한 배경을 형성한다. 이 저음은 밀도가 매우 높으며 울림의 끝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는다. 높은 저음의 펀치는 탄력이 아주 강해서 통통 튀어오르는 즐거움과 단단히 끊어서 치는 타격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아라리오 G9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고음 영역이다. 중음도 G5, G7보다 더 두텁게 보강된 느낌이 드는데, 그보다도 고음의 선명도가 쭈욱! 올라간 점이 귀에 띄인다. 이어폰이 완전히 새것일 때에는 금속음이 강조될 정도로 고음이 샤프하게 들리는데, 드라이버 진동판이 어느 정도 정착된 후에도 고음의 강조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드라이버 튜닝과 함께 금속 노즐이 만들어내는 특징으로 보인다. 금속 노즐을 세게 돌리면 분리할 수가 있는데 내부에는 댐핑 소재가 하나도 없다. 제작한 사람이 원래부터 고음 선명도를 추구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라리오 G9의 소리는 전체적으로 볼 때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강조된 W 모양에 가까우며 저음의 비중이 가장 높고 고음의 일부를 뚜렷이 살려서 고해상도까지 확보한다. 이러한 조절 속에서도 고.중.저음의 균형을 지키며 풀레인지 드라이버답게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쉽게 요약하면 아라리오 G9은 초저음이 웅장하고 중음이 충실하며 고음이 더욱 선명해진 '저음형 올라운더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다.



*헤드폰 앰프를 몹시 사랑하는 이어폰


헤드폰 앰프의 효과가 매우 좋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들은 대부분 앰핑의 긍정적 영향을 많이 받지만 아라리오 G9의 드라이버는 원래부터 더 높은 출력을 요구하는 편이다. 드라이버 감도가 높아서 울리기는 쉬운데, 소리의 탱탱한 감촉과 깊고 웅장한 저음을 제대로 뽑으려면 힘을 더 넣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DAP의 헤드폰잭에서는 볼륨을 조금 더 올려주면 되지만, 스마트폰에 USB 동글 앰프를 더하거나 DAP의 라인 아웃에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더하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된다. 물론 애초부터 내장 앰프의 출력이 높은 DAP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아라리오 G9은 든든한 출력의 헤드폰 앰프를 만났을 때 고음이 더욱 넓게 확장되며 저음의 펀치와 울림이 강력해진다.



*고해상도 음반에 맞춰진 소리


아라리오 G9이 E사운드 팩토리 이어폰 중에서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고해상도 음악 파일의 재생을 위해서 소리 성향을 바꾼 것이다. FS1, 아트리오부터 이 회사 이어폰을 모두 보유하고 감상해온 경험을 볼 때 확신에 가까운 결론이다. 이전의 제품들은 요즘 나오는 타 회사 이어폰들에 비하면 고음이 약해서 어두운 느낌이 들었는데, G9에서는 낮은 고음부터 초고음까지 폭넓게 피크(Peak)를 넣어서 밝고 섬세한 인상을 남긴다. 소리의 응답 속도가 더욱 빠르고 저음 펀치가 단단해진 점도 중요하다. 더욱 낮아진 왜곡율과 넓어진 주파수 응답 범위로(체감일 뿐이지만 어쨌든) DAP에서 고해상도 음반을 재생할 때에도 부족함이 없는 '성능 보강'을 이뤘다. 이제는 감성적인 소리가 아니라 고성능 스튜디오 모니터 성향의 올라운더 이어폰으로 정착된 것이다. 아트리오부터 꾸준히 제품을 구입해온 매니아 여러분도 그런 느낌을 받을 듯하다. 제품의 작은 박스에 적힌 '프로페셔널 이어폰'이라는 문구가 이제는 실제로 통하게 됐다. ■



*이 글은 E사운드 팩토리의 제품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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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마호 연월마호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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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고 싶다가도 디자인 보면 생각이 쏙 들어가네요ㅋㅋ

17:01
22.02.20.
Fable
그래도 G7은 구입해서 갖고 있는데 G9은 쉘 디자인보고 그냥 포기했습니다. ㅎㅎㅎㅎ
10:52
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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