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체험단

Aune X1s GT, XC1 - 이제 헤드폰 앰프에도 클럭 제너레이터를 더할 때가 왔다

루릭 루릭
6728 3 2


"DAC 헤드폰 앰프와 외장 오디오 클럭의 조합으로 소리의 새로운 단계를 경험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세트의 가격이 다른 DAC 헤드폰 앰프 한 대보다 싸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어떤 이유로든 헤드폰의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다면, 일단 값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부터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예산 초과에도 불구하고 좋은 헤드폰을 구입했다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소스 기기들과 케이블이 만드는 혼돈의 세계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용돈 털어서 엘든 링을 구입하고 아름다운 초원에 도착했더니 어디선가 달려온 산림 감시원의 거대 망치에 머리를 맞는 기분이라고 하겠다.


*원화 출처 https://twitter.com/nagekichi/status/1501877534287630338


음... 예전에도 이런 전개를 했던 듯한 기분이 들지만 스무쓰하게 넘어가자. 사실 스피커를 굴리면서 하이파이 오디오를 해본 사람에게는 헤드폰 시스템 만들기가 아주 쉬운 편이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재생기, DAC, 프리 앰프, 파워 앰프 등으로 분리형 구축을 하고 각 기기들을 인터커넥터 케이블로 연결하듯이, 헤드폰 오디오에서도 소스 기기들을 분리해서 최적화할수록 더욱 인상 깊은 소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헤드폰은 주로 책상 앞에서 듣는 용도이니 시스템을 간결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DAC를 내장한 헤드폰 앰프' 한 대로 간단히 쫑내면 된다. (-_-)b


하지만(2), 헤드폰 소스 기기들은 거치형 제품도 대체로 덩치가 작기 때문에 비용만 커버할 수 있다면 '외장 DAC +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만 분리해줘도 좋다. 한 대의 기기를 두 대로 분리할 뿐이지만 그 효과는 상당히 극적인데, 그 기본적 이유는 각 기기에 각자의 전원부가 주어지며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사용하면 앰핑 파트가 더욱 보강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Aune는 훨씬 낮은 금액으로 분리형 헤드폰 오디오를 제공해주는 친절한 회사가 되겠다. 타 브랜드의 DAC 헤드폰 앰프 한 대를 살 값으로 Aune의 외장 DAC,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사도 돈이 남는데, 소리 또한 음악 듣기에 딱 좋게 나온다.



현재까지 본인이 사용해본 Aune의 제품은 B1, M 시리즈(DAP), X1s, X7s, 재스퍼(이어폰), BU1, S6, S7, S6 Pro, S7 Pro, X1s Pro, S8이다. 안정적인 국내 판매처가 지정된 이후 본인도 Aune의 발전 단계를 함께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X1s GT'는 함께 출시되는 오디오 클럭 장치 'XC1'을 통해서 새로운 단계에 도달한다. 매우 진지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나 프로 오디오 분야에서 쓰이는 클럭 제너레이터가... 음악 감상용 헤드폰 분야에서 등장할 줄은 몰랐다. DAC 헤드폰 앰프 X1s GT도 진화된 제품이지만, 음질의 근원을 깨끗하게 만드는 외장 오디오 클럭 XC1은 실로 놀라운 발견이다. (게다가 가격도 좋다!)



Aune X1은 미니 사이즈의 거치형 DAC 헤드폰 앰프이며 역사가 깊은 모델이다. 특히 X1의 7세대 모델인 X1s Pro는 6세대에 비해서 소리의 변화가 아주 큰 제품이었다. 출력이 크게 올라가고 소리 밀도가 훨씬 높아졌으며, 저음이 웅장해지고 고음이 밝게 살아나는 경향이 생겼다. 음악 감상용으로 매우 좋게 됐으며 소리가 크니 대형 헤드폰에 주로 쓰이는 앰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8세대 모델 X1s GT를 사용해보니, 여전히 강한 힘과 음악적 사운드를 지니되 X1s Pro보다 잘 다듬어진 '완성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고출력을 안정적으로, 깨끗하게, 흘러넘치지 않도록 공급하는 앰프라고 하겠다. 또한 X1s GT는 BNC 커넥터를 통해서 오디오 클럭 장치 XC1을 더할 수 있다.


X1s GT, XC1을 새 제품으로 빌렸으며, 이 세트의 대여 기간이 길어져서 한 달 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 써보는 외장 오디오 클럭이 신기해서 매일 오랫동안 구동했기 때문에 제품들의 에이징도 충분히 됐을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하고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ES9038 DAC와 앰프 4개를 탑재한 X1s GT


Aune X1s Pro와 X1s GT는 섀시 디자인이 동일하지만 내부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앞뒤의 입출력 포트 구성도 다른데, X1s GT는 앞면에 4.4mm와 6.3mm 헤드폰잭이 있으며 후면을 보면 X1s Pro에서는 RCA 라인 입력이었던 부분이 RCA 프리 앰프 아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두 제품은 사용 목적이 조금 다르게 됐다. X1s Pro는 다른 외장 DAC에 연결해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도 쓸 수 있지만 X1s GT는 라인 아웃과 프리 앰프 아웃을 갖춰서 외장 DAC와 프리 앰프의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X1s GT를 구입한다면 다음과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


1) 거치형 CD 플레이어, 네트워크 스트리머 등과 코엑시얼, 옵티컬 디지털 입력으로 연결하고 라인 아웃을 다른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에 연결해서 '분리형 헤드파이 시스템의 외장 DAC'로 사용한다. 또는 X1s GT의 자체 헤드폰잭 2개를 사용해서 'DAC 헤드폰 앰프'로 쓴다.


2) 1번과 같은 방식으로 연결하되 외부 시스템에서 프리 앰프 아웃을 사용하면 '외장 DAC 겸 프리 앰프'가 된다.


3) PC와 USB로 연결해서 한 대의 DAC 헤드폰 앰프로 쓴다. (이게 가장 흔한 용도일 것이다.)


4) 1, 2, 3번의 방식으로 사용하되 외장 오디오 클럭 XC1을 더해서 음질을 대폭 향상시킨다. (이 기능이 X1s GT의 진짜 와일드 카드 되겠다.)



X1s GT는 디지털 입력만 받으며 제품 앞면의 입력 전환 버튼을 짧게 눌러서 USB, 코엑시얼, 옵티컬을 선택할 수 있다. 지원 해상도는 USB에서 PCM 768kHz / 32bit, DSD512 (DoP), 코엑시얼에서 PCM 384kHz / 24bit, DSD128 (DoP), 옵티컬에서 PCM 192kHz / 24bit, DSD64 (DoP)이다. 그리고 제품 앞면의 입력 표기 LED 중에서 B/C가 있는데, 이것은 입력 전환이 아니라 XC1이 후면의 BNC 커넥터로 정상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X1s GT와 XC1은 한 개의 BNC 동축 케이블(임피던스 50옴 규격)로 연결하면 된다.



X1s GT를 PC에 USB 케이블로 연결하면 윈도우 10에서 자동 인식이 되지만 Aune에서 제공하는 드라이버를 설치해줘야만 USB 클래스 2로 동작한다. (아래의 다운로드 링크 참조) 맥 OS에서는 드라이버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소리 출력 장치를 X1s GT로 선택해주기만 하면 된다. (이 점은 다른 외장 DAC 제품들도 동일하다.) 이 제품의 USB 입력 최대 해상도는 768kHz이지만 윈도우 10의 사운드 장치 정보에서는 384kHz까지만 표기된다. 하지만 이것은 겉으로 보이는 점일 뿐이고, 다이렉트 모드를 사용하는 음악 재생 소프트웨어에서는 기기의 최대 해상도까지 사용 가능하다.


*USB 클래스 2 드라이버 파일 다운로드 링크

http://cn.auneaudio.com/Public/static/auneaudio15/download/Aune_UsbAudio_v4.67.rar


*혹시 위의 링크에서 파일 다운로드가 안 된다면 다음의 페이지에서 X1s GT를 찾고 하단에서 XMOS v4.67 드라이버 다운로드를 클릭하자.

http://en.auneaudio.com/index.php?s=/Home/Article/lists/category/72.html


USB 연결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짧은 딜레이가 생긴다. 바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크로스페이드 효과라도 넣은 것처럼 노래 앞부분이 잠깐 잘리는 것이다. 이것은 PC로 영화를 볼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음악이든 영화 배경음이든 사운드 시그널이 시작됐고 아주 작게라도 계속 재생된다면 이 딜레이가 다시 발생할 일은 없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개인이 제작한 컨텐츠 중에는 중간에 사운드 시그널이 아예 없는 부분도 있다. 이 때는 다시 사운드 시그널이 들어올 때 짧은 딜레이가 발생하므로 소리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음악, 영화, 게임 사운드에서 X1s GT를 평범하게 쓸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이 원래 있음을 알려두기 위해서 리뷰에도 적어둔다.



헤드폰 연결은 4.4mm 밸런스 출력과 6.3mm 언밸런스 출력이 있다. 6.3mm 출력 하나만 갖추었던 X1s Pro보다 향상된 부분이다. 또한 X1s GT도 힘이 상당히 좋다. 4.4mm 밸런스 출력은 32옴에서 1,200mW이며 6.3mm 언밸런스 출력은 32옴에서 320mW라고 한다. 즉, 드라이버 감도가 낮아서 구동하기 어려운 대형 헤드폰이 있다면 4.4mm로 연결하고,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6.3mm로 연결하라는 뜻이다. 이어폰을 4.4mm 밸런스 연결로 들으면 소리가 너무 클 수도 있으니 참조해두자.


이제 X1s GT의 외관을 살펴보자. 패키지 사진은 찍지 않았으나 Aune의 작고 고급진 흰색 박스에 담겨 있으며 제품 본체와 전원 어댑터, 파워 케이블, USB 케이블 등이 포함된다.



X1s Pro에 비해서 전원 어댑터가 더 커졌다. 전력 규격도 9V / 2A에서 9V / 2.55A로 바뀌었다. 파워 케이블도 변경되어서 이제는 접지 플러그의 파워 케이블을 쓸 수 있다. 기본 포함되는 USB 케이블은 쓸 만하지만 더 좋은 선재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기를 권한다. 또한 헤드폰을 위한 6.3 to 3.5mm 변환 젠더가 들어 있으며, 이 제품에 헤드폰을 밸런스 연결하겠다면 4.4mm 커넥터의 케이블이나 별도의 변환 젠더가 필요하다.



크기는 가로 145mm, 세로 45mm, 깊이 171mm이며 무게는 2kg이다. (XC1의 크기도 동일하다.) 제품 설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두 제품의 전원 케이블 길이를 줄자로 재어서 적어둔다. X1s GT는 전원 어댑터 길이를 포함해서 250cm 정도이고 XC1은 175cm 정도가 나왔다. 즉, 길이가 충분하니 책상 위에 설치할 때 불편은 없을 것이다.



X1s GT의 외형에서 새로운 점은 빨강색 포인트가 되겠다. 이 제품은 알프스 볼륨을 탑재했으며 볼륨 노브 테두리에서 빨강색 LED가 켜진다. 이 LED 조명은 입력 전환 버튼을 길게 눌러서 켜고 끌 수도 있다.



X1s GT와 XC1의 섀시는 알루미늄 중에서도 더욱 무른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하이파이 오디오 앰프에서 공진 제어를 위해 많이 쓰이는 소재다. 이 알루미늄의 표면에는 사람의 손이 스치기만 해도 하얀 자국이 생기는데 헝겊으로 살짝 닦으면 깨끗이 사라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출력 앰프들이 그러하듯 기본적인 발열이 있다. 실내 기온 25도의 방 안에서는 본체가 미지근한 수준이며 여름철에는 제법 뜨끈해질 것이다.



바닥면에는 네 개의 실리콘 발 받침이 있다. XC1 위에 X1s GT를 올려두어도 기기 상판에 자국이 생기지 않으니 안심하고 쌓아두자. 물론, 자금 여유가 있다면 작은 크기의 오디오랙을 마련하는 것도 좋겠다.



X1s GT는 Aune X1 시리즈의 8세대 모델이다. 이 제품에서 기술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DAC 변경, 앰프 업그레이드, 외장 오디오 클럭의 호환이 되겠다. 외모는 7세대와 그리 다르지 않으나, 지금까지 만들어진 X1 시리즈 중에서 X1s GT는 가장 크게 진화한 사례일 것이다.


1) 이 제품에는 PLL (Phase Locked Loop) 클럭 코어라는 것이 적용됐다. 정확한 클럭 동기화로 더욱 자연스럽고 선명한 소리를 낸다고 한다. 여기에 XC1 외장 오디오 클럭을 더하면 놀라운 깨끗함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SR PCB 기판을 적용해서 고음이 향상됐다고 한다.


2) X1s GT에는 Aune B1에 내장된 헤드폰 앰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4개 들어 있다. 앰프 4개가 상시 4륜 구동 스포츠카 같은 성능을 낸다고 하여 모델 명칭 뒤에 GT(그랜드 투어링)를 붙인 것이다. 블랙과 레드를 조합한 색상도 그러한 분위기를 풍긴다. 제품 설명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B1이 클래스 A 휴대용 앰프였으니 X1s GT 속의 앰프도 클래스 A 규격일 것이다.


3) DAC 칩은 ES9038이며 다수의 필터 모드를 갖고 있다. Aune는 이 필터 모드를 직접 만든 알고리듬으로 새롭게 응용한다. 제품 앞면의 입력 전환 버튼을 더블 클릭하면 입력 표시 LED가 파랑색으로 깜빡인다. 앞에서 봤을 때 왼쪽부터 1, 2, 3, 4번 모드가 된다. 음악을 재생하는 상황에 맞춰서 DAC의 소리 성향을 사전 설정해둔 것이다. 헤드폰 출력과 라인 아웃을 모두 고려한 것이 1번과 3번이고, 헤드폰 출력에 최적화된 것이 2번과 4번이다. 이 중에서 1번과 2번은 스탠다드 모드, 3번과 4번은 퓨어 모드로 설정되어 있다.


즉, 이 제품을 프리 앰프로 쓰지 않고 헤드폰으로만 듣겠다면 '4번 퓨어 헤드폰 모드'로 맞춰두면 된다. (B/C 위치) 비교해서 들어보면 헤드폰 퓨어 모드가 헤드폰 감상에서 확실히 진하고 든든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러나 일반적인 청취 기준에서는 큰 차이가 아닐 듯하다.



오디오 클럭의 효과 - Aune XC1



여기부터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X1s GT의 섀시를 지녔는데 다른 커넥터는 없으며 후면에 4개의 BNC 출력을 탑재한 XC1의 등장이다. 이 제품의 역할은 단 하나 - 함께 연결된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의 소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보겠다.


디지털 오디오 장치들이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서 처리하는 과정에는 동기화를 위한 시간축(Clock)의 값을 맞춰야 한다. 요약하면 '소리의 디지털화를 위한 시간 기준점'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모든 기계들은 조금씩 오차가 있으며 ADC, DAC 등의 디지털 오디오 장치에서도 시간의 오차로 주파수가 정확히 재생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을 지터(Jitter) 또는 지터 에러(Jitter Error)라고 부른다. 그래서 시간을 정확히 맞춰주는 용도로 외부 클럭 생성기(오디오 클럭 제너레이터)를 쓰기도 한다. Aune XC1은 X1s GT를 비롯해 ADC, DSP, DAC 등을 내장한 장치와 연결하는 외장 클럭 제너레이터이다. 쉽게 생각하면 소리가 정확히 재생되도록 타이밍을 맞춰주는 셈이다. 특히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다수의 디지털 오디오 기기를 사용한다면 한 대의 마스터 클럭 제너레이터를 투입해서 음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도 있다. Aune는 이러한 클럭 제너레이터를 대중적인 가격의 헤드파이 시스템에서 선보인 것이다. 본인도 XC1 덕분에 처음으로 외장 오디오 클럭의 효과를 직접 체감하게 됐다.



XC1의 제품 패키지는 X1s GT와 같은 디자인이며 전원 어댑터와 BNC 케이블이 포함된다. 전원 어댑터는 X1s GT보다 조금 더 작으며 전원 케이블도 조금 더 짧은 타입이다. 접지 플러그를 쓰지 않는데, 흥미롭게도 X1s GT와 XC1은 접지가 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알루미늄 케이스 표면으로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어쨌든 접지 플러그가 포함되는 X1s GT에 연결해서 사용하므로 주거 환경의 접지가 되어 있다면 XC1도 접지된 상태로 쓸 수 있다.



클럭 제너레이터의 연결에는 보통 50옴의 BNC 케이블을 사용한다. XC1에도 기본 포함되는데 샘플 제품에는 없어서 본인이 일반적인 BNC 케이블을 하나 구입했다. XC1에 포함되는 케이블도 이 정도 등급일 터이니 참조해두시라. 고급형 BNC 케이블은 찾기가 어려우며 가격이 XC1의 두 배를 넘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은 보통 케이블을 써보자.



XC1에 내장된 OCXO(Oven Controlled Crystal Oscillator)는 '오븐 컨트롤러'라고 불리는 부품이다. 크리스탈에 열을 가하여 주파수 정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며 VCXO(전압 방식), TCXO(온도 보상 방식)보다 정밀도가 높다고 한다. 크리스탈을 가열해야 하므로 웜업 기간이 필요한데 기본은 5분이며 최적화는 60분이라고 한다. XC1의 전원을 켜면 앞면의 디스플레이에서 WARM 글자가 빨강색으로 되고 몇 분 후에 꺼진다. 그리고 RTF ON 글자에 흰색 불이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기본적인 준비가 된 것이며, 음악을 느긋하게 듣거나 XC1을 계속 켜둔다면 완전히 웜업된 상태에서 사용하는 셈이다.


"WARM의 빨강색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자."


"RTF ON에 흰색이 들어오면 사용 준비 완료다."


XC1의 주파수 오차 범위는 ± 0.5 ppm이라고 한다. 1,000만분의 5인데, 하이엔드 브랜드의 클럭 제너레이터들이 내는 10억분의 1(± 0.1 ppb) 미만에 비하면 높은 편이지만 40만원대 가격으로 보면 충분히 좋은 수치일 것이다. 이러한 수치가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커피를 내릴 때 물을 최대한 깨끗하게 하는 것.

아날로그 오디오를 운용할 때 LP 음반을 최대한 깨끗하게 닦는 것.


이러한 행위처럼 사운드 시그널의 근원 단계부터 선명도를 올려주는 것이 클럭 동기화의 효과다.



저렴한 BNC 케이블이지만 X1s GT에 XC1을 연결해보니 효과가 굉장하다. 진짜로 굉장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다. 소리의 결이 달라진다. 훨씬 깨끗하고 매끄러운 소리가 된다. X1s GT의 사운드 튜닝 방식은 그대로 유지되는데 품질만 크게 향상되는 것이다. 소리의 재생 타이밍이 맞춰지면 청각에서 기분 좋은 달콤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음색이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거슬림이 사라지고 자극이 없어져서 전체적 느낌이 좋아진다. 이런 기분은 고가의 외장 DAC를 사용할 때에나 느꼈던 것인데 외장 오디오 클럭을 사용해도 거의 똑같은 경험이 된다.



XC1 후면의 BNC 커넥터 4개는 각 1개씩 총 4대의 디지털 오디오 기기에 동시 연결해서 쓸 수 있다. 단, 왼쪽 두 개는 사인 웨이브(Sine wave), 오른쪽 두 개는 스퀘어 웨이브(Squre wave)를 생성하므로 어느 쪽에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소리 성향이 다르게 된다. XC1의 BNC 커넥터 쪽에는 이런 표기가 없어서 제품 매뉴얼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다시 강조한다. XC1을 뒤쪽에서 봤을 때 왼쪽 두 개의 BNC 커넥터는 사인 웨이브이며 오른쪽 두 개는 스퀘어 웨이브다. 비교 청취를 해보면 소리 차이가 제법 크다. 사인 웨이브가 조금 더 늘어지고 부드러운 느낌이며, 스퀘어 웨이브에 끼우면 더 정밀하고 깨끗하게 들린다. 스퀘어 웨이브는 시원하고 사인 웨이브는 부드럽다. 이 점을 주로 사용하는 헤드폰들의 소리 성향에 맞춰도 좋겠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정밀하고 샤프한 소리의 헤드폰에게는 스퀘어 웨이브가 좋고, 느릿하며 편안한 소리의 헤드폰에는 사인 웨이브가 어울린다. 또한 사인 웨이브를 쓰면 저음 울림이 조금 더 크고 깊게 다가올 수도 있다.


개인적 추천은 처음부터 두 제품을 세트로 구입하는 것이다. X1s GT 하나로도 대형 헤드폰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지만 외장 오디오 클럭의 효과가 '매력적으로' 크다. X1s GT만 먼저 구입해서 써본 후 소리가 마음에 든다면 XC1을 추가 구입하는 방법도 좋겠다. 그냥 물이 아니라 깊은 산의 계곡에서 받아온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다면 돈을 더 쓸 만한 가치가 있다.



SOUND



X1s GT의 관점에서 볼 때 XC1은 전체 음색을 건드리지 않고 소리의 품질만 올려준다. 그래서 한 달이 넘는 사용 기간 동안 처음 며칠은 X1s GT만 감상하다가 나머지 모든 기간에는 XC1을 항상 연결해둔 상태에서 감상했다. 지금부터 작성하는 글에는 X1s GT 단독 감상, XC1을 연결한 상태의 감상, XC1의 사인 웨이브와 스퀘어 웨이브 비교 청취가 모두 녹아 있음을 알려둔다.


아웃렛이나 멀티탭으로 연결하는 거치형 오디오 기기들은 접지와 극성을 챙겨야 한다. 최근에 건설된 아파트들은 접지가 되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건물들이 접지가 없어서 거치형 헤드폰 앰프로부터 부웅~하는 전기 노이즈를 듣게 된다. (스으~하는 화이트 노이즈가 아니다.) 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접지 멀티탭은 건물이 접지가 되어 있을 때 쓰는 것이고, 접지가 없는 건물에서는 고유의 설계로 접지를 생성하는 특수 멀티탭을 준비해야 한다. (웨이브넷 제품) 4구 멀티탭 가격이 4~5만원 정도이지만 이어폰 헤드폰 유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아이템이니 사용해보시길 권한다. 극성 맞추기는 특히 DAC 헤드폰 앰프에서 효과가 더욱 큰 듯하다. 처음 소리를 들으면서 약간 붕 뜬 기분이 되거나, 음색이 너무 밝거나, 소리 밀도가 낮은 느낌이 든다면 파워 케이블의 플러그를 반대 방향으로 끼워서 다시 켜보자. 테스터를 사용해서 극성을 맞춰도 되지만 그냥 전원 플러그 방향을 바꾸면서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오는 쪽을 고르는 게 마음 편할 수도 있다.


*이어폰과 헤드폰에 모두 어울리는 고출력


X1s Pro의 6.3mm 헤드폰잭 출력은 32옴에서 560mW였으나 X1s GT는 320mW로 내려갔다. 그래서 X1s GT는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이어폰으로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어폰에는 여전히 출력이 높은 편이지만, 볼륨 노브를 8시와 9시 방향 사이에 두고 들으면 좌우 채널 균형을 유지하면서 노이즈 없이 깨끗하게 감상할 수 있다.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 특히 다이내믹 드라이버나 정전형 트위터 드라이버를 더한 하이브리드 이어폰에서 진동판이 남김없이 털리는 구동력을 체감할 수 있다. 매우 든든하고 웅장한 소리라서 청각의 즐거움도 크다. 대부분의 대형 헤드폰들은 볼륨 노브 10~11시 방향으로만 올려도 충분히 든든하게 구동해준다.


이렇게 빵빵한 소리인데 배경 노이즈가 없다. 커스텀 이어폰을 끼우고 들어봐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노이즈를 만들지 않으면서 높은 출력을 내는 것 - 이는 오디오 개발자들의 공통적 목표라고 볼 수 있다. X1s GT의 회로 설계자가 실력이 좋음을 짐작할 수 있다.



*DAC 헤드폰 앰프를 비교 청취하는 방식


소스 기기의 소리 특징을 발견하고 글로 묘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다행히(?) X1s GT의 소리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동일한 ADL USB 케이블로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젠하이저 HDVD800과 비교 청취하면서 몇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비교 청취에서 이어폰과 헤드폰은 여러 종류를 사용했으나 최종 단계에서는 오디지 LCD-X를 기준으로 삼았다. LCD-X는 다른 LCD 시리즈에 비해 고음 강조가 있으나, 스튜디오 헤드폰으로써 중립적 음색을 지녔고 소리 해상도가 높으며 주파수 대역폭도 넓어서 소스 기기들의 비교 청취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LCD-X는 임피던스 곡선이 평탄해서 출력 임피던스 수치가 다른 앰프 사이에서도 컨트롤 센터가 될 수 있다.


타 앰프와 비교 청취할 때는 맥 미니의 USB 연결을 사용했지만 X1s GT 단독으로 체크할 때에는 블루사운드 노드 2i와 코엑시얼, 옵티컬 연결을 병행하며 감상했다. 혹시 이 제품을 음악 감상 전용으로 두겠다면 PC가 아닌 네트워크 플레이어(네트워크 스트리머)를 소스 기기로 권장하겠다. X1s GT의 DAC 필터 모드는 '4번 헤드폰 퓨어 모드'를 사용했다.



1) 음악성을 추구한다


음악을 듣기 좋도록, 감성적 기운이 돌도록 튜닝된 사운드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도 음악성(Musicality)을 주제로 소리를 만들었다고 언급한다. 또한, X1s GT의 소리 감상평을 작성한 후 본인이 예전에 써놓은 X1s Pro의 감상평을 읽어보니 대부분 일치한다. X1이 8세대나 진화했지만 Aune의 소리 주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2) 선명한 고음, 두터운 중.저음, 큼직하고 웅장한 소리


고음이 매우 선명하고 맑다. 약간 밝고 예쁜 느낌도 있으나 옅은 기운이라고 하겠다. XC1을 연결하면 더욱 보강되는 특성이다.


중음의 선이 두터워지며 저음이 든든하고 웅장하게 커지는 효과가 매우 뚜렷하다. 진공관 앰프에서 느끼는 두툼한 중.저음 보강 효과와도 같다.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큰 장점이 된다. 팀파니, 콘트라베이스 파트의 파워가 살아날 뿐만 아니라 콘서트홀 내부의 공기 울림도 커진다. 크기는 작은 앰프이지만 대형 헤드폰의 소리를 진짜 '대형'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3) 보컬과 현악기에서 강점을 지닌다


소리의 밀도가 매우 높으며 진하고 끈적한 느낌이 있다. 클래스 A 앰프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보이는 특징이다. 남녀 보컬의 힘이 강해지고 귀에 가깝게 들린다. 현악기의 낮은 음이 더 크고 단단하게 울리며 중음의 묵직함이 현을 더 굵게 만든다. 첼로, 피아노 연주에서 연주자가 힘을 든든히 쓰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물론, 진하고 끈적한 소리도 당연히 취향을 탄다. 명확하고 건조하며 빠른 성향의 소리를 원한다면 다른 앰프를 고르는 게 좋겠다. XC1에서 스퀘어 웨이브를 넣어줘도 X1s GT의 보컬 현악기 사랑은 그대로 유지된다.


4) 풍부한 잔향과 촉촉한 느낌


제품 사양에서는 THD+N 수치가 매우 낮게 나와있으나 실제로 듣는 소리는 잔향이 풍부하고 촉촉한 인상이 강하다. 기기에서 잔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DAC와 앰프 파트의 설정이 음악 속의 잔향을 살리도록 맞춰진 모양이다. 보컬, 현악기 소리에 포근한 오오라 같은 효과를 더해준다. 여성 보컬의 비음이 더 예쁘고 진하게 들리며, 바이올린의 높은 음에서도 매력적인 향이 풍겨온다.



*우드 하우징 헤드폰의 소리가 앰프에서 나온다?


종합적으로 볼 때, X1s GT는 소리가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한다. 근본적으로 사람 목소리와 자연 악기 소리에 아주 잘 어울린다. 이 물건으로 음악을 듣다가 다른 앰프로 전환하면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은 그냥 물만 마시는 느낌이고 젠하이저 HDVD800은 얼음물을 마시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다시 X1s GT로 돌아오면 진하고 따끈하며 달콤한 맛의 코코아 한 잔이 떠오른다. 이 기분을 헤드폰에 비유한다면 영락없는 우드 하우징 헤드폰의 소리다. 비교적 최근 사용해본 헤드폰 중에서는 울트라손 에디션 11의 진한 커피 같은 소리가 떠오른다. 헤드파이 시스템에 입문하는 유저 뿐만 아니라, 프로 오디오 성향의 기기를 쓰는 사람이 음악 감상 전용으로 장만하는 2차 시스템으로도 좋겠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jemra jemra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2

댓글 쓰기
profile image

6.3mm to 3.5mm -> 3.5mm to 6.3mm

03:28
22.04.04.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