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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커스텀 아트 FIBAE 5, 포근함 속에서 끝없이 상승하는 평판형 트위터 고음!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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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아트 FIBAE 5

포근함 속에서 끝없이 상승하는 평판형 트위터 고음!



"중.저음이 든든하고 포근한 소리에서 고음의 놀라운 해상도를 경험한다. 살벌한 고해상도에는 반드시 청각 자극이 따라온다는 고정 관념이 파괴된다. FIBAE 5는 자극 없는 따뜻한 소리와 시원한 고해상도가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평판형 자석(Planar Magnetic) 기술을 구글링해보면 오디지(Audeze)의 드라이버 설명 페이지가 1순위로 뜹니다. 하지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가 오디지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오래된 기술이고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이런 저런 형태로 드라이버 제작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제조사들이 B2B 시장으로 드라이버 납품을 하면 음향 회사들이 잘 응용해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폴란드의 IEM 회사 '커스텀 아트(Custom Art)'는 이어폰용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어떻게 응용했을까요?



네, 맞습니다. 거대한 헤드폰에서 사용되는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가 콩알 크기로 축소되어서 이어폰에도 들어갑니다. 대형 진동판을 쓰는 정전형 드라이버도 이어폰용으로 개발되어서 듀얼 또는 쿼드 구성까지 가능한데, 정전형 기술과 유사한 컨셉의 평판형도 마이크로 사이즈가 나올 수 있겠지요! 링 모양의 자석을 원형 진동판 후면에 부착하고 보이스 코일로 전기를 흘려서 소리를 내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달리,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네모꼴 또는 원형의 넓고 얇은 진동판에 평평한 자석 패널을 배치해서 소리를 냅니다. 이러한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진동판을 엄청나게 얇게 만들 수 있어서 응답 속도가 매우 빨라진다는 겁니다. 저음도 깨끗하게 되지만 특히 고음 대역폭이 커지고 해상도 역시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스텀 아트는 신제품 'FIBAE 5'를 개발하면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초고음과 고음의 재생에 투입했습니다. 중음에는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를 쓰고, 저음에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씁니다. 오디지의 '유클리드(Euclid)'와 달리 FIBAE 5는 이어폰용 평판형 기술을 새로운 차원의 고음 재생에 쓰겠다는 겁니다. 색다른 구성의 트라이브리드 이어폰인 만큼 소리도 무척 새로운 이어폰입니다. 그냥 재미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오디오 감상의 기준점(레퍼런스)을 지키면서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뜻입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선명한 고음을 편안하고 포근한 중.저음과 함께 조화롭게 듣는 것이 가능할까요? 커스텀 아트 FIBAE 5는 '완전 가능하다!'고 확실하게 답장을 날립니다. 평판형 초고음 1개, 평판형 고음 1개, BA 중음 2개, DD 저음 1개의 5 드라이버 이어폰을 지금부터 살펴보십시다. (-_-)/



여전히 검소하지만 분명히 개선되었음



FIBAE 5의 내면은 색다르지만 커스텀 아트의 패키지는 색다르지 않습니다. 이 회사는 예로부터 검소한 패키지를 제공해왔습니다. 막상 이어폰의 가격은 조금도 검소하지 않으니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박스 디자인이 너무나 정겹고 수수해서 사진을 안 찍었고요. (...) 구성품은 하드 케이스, 실리콘 이어팁 몇 개, 청소 도구입니다. 그래도 하드 케이스는 큼지막하고 내부 공간이 여유로우며 이어폰과 케이블을 안전하게 수납할 수 있어서 실용적입니다.



아무리 검소한 모습이라도... 자세히 보면 분명히 개선된 점이 몇 개 보입니다. 일단, 기본 포함되는 이어팁부터 크게 개선됐습니다. 커스텀 아트의 이어폰들은 실리콘 이어팁이 너무 얇아서 소리 전달이 썩 좋지 않았는데, FIBAE 5에 들어 있는 이어팁들은 기둥과 표면이 모두 단단해져서 더욱 선명한 소리를 만들어줍니다. 저도 커스텀 아트 이어폰을 리뷰하게 되면 늘 파이널 E 이어팁으로 교체해서 사용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기본 이어팁 장착 상태에서 들리는 FIBAE 5의 소리가 커스텀 아트 웹사이트에 서술된 소리 설명과 일치합니다.



기본 케이블은 무려(?) 8심 제품입니다. 예전에 넣어주던 케이블에 비하면 두 세 배쯤 향상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케이블의 선재는 웹사이트의 주문 옵션을 보니 은 도금 동선이라고 합니다. 8심이지만 너무 굵지도 않고 무게도 가벼워서 사용하기에 편합니다. 다른 이어폰에 끼워서 소리를 들어보니 품질이 제법 좋아서 다른 커스텀 케이블로 꼭 교체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FIBAE 5의 유니버설 핏으로 제작된 데모 제품은... 페이스 플레이트 디자인이 뭔가 평범한 인상입니다. (-_-); 보라색은 쪼끔 신선하지만, 예쁘다면 예쁠 수 있겠고, 정가 167만원의 이어폰으로 본다면 매우 평범할 수 있는 페이스 플레이트입니다. 혹시 제가 FIBAE 5를 구입한다면 커스텀 오더를 통해서 페이스 플레이트 디자인부터 바꾸겠습니다. 즉, 이 물건의 외모는 얼마든지 멋지게 꾸밀 수 있음을 알려둡니다. (*커스텀 핏의 가격은 184만원부터 시작)



커스텀 아트는 이어폰 속에 드라이버가 아무리 많이 들어가도 얇은 쉘을 유지합니다. 다른 IEM 회사들이 2~3 드라이버 이어폰으로 만드는 쉘 속에 7 드라이버까지 넣는단 말입니다. 그래서 귀에 착용했을 때 페이스 플레이트 부분이 툭 튀어나오지 않으며 이어폰 자체의 크기도 작아져서 착용과 보관이 모두 편리합니다. FIBAE 5는 채널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두 개,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두 개, 다이내믹 드라이버 한 개를 담았지만 역시 슬림 디자인의 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중.저음을 나눠서 재생하니 노즐의 보어도 세 개씩 뚫려 있는데요. 노즐이 상당히 길어서 귀 속에 깊이 들어가므로 이어팁을 한 단계 작은 것으로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쉘을 더 살펴보면 2핀 커넥터의 옆으로 꽤 큰 구멍이 있는데... 안쪽을 보면 작은 에어 벤트가 있습니다. 이 벤트에는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필터 처리도 해놓았습니다. 이것은 외부 소리를 들이지 않고 쉘 내부의 공기만 빼내는 구조로 보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공기 압력을 조절하는 것으로 'Pressure Optimizing Design'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실제 사용에서 FIBAE 5는 귀를 단단히 막아서 대부분의 소음을 차단하는 인이어 모니터입니다.




SOUND



FIBAE 5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10~21,000Hz라고 하는데 커스텀 아트는 원래 주파수 응답 범위 수치를 겸손하게 내놓는 편입니다. 이것도 20~20,000Hz로 하려다가 평판형 트위터와 다이내믹 우퍼 때문에 조금 더 넓게 나왔을 것입니다. 실제 청취에서는 초고음과 초저음이 훨씬 확장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FIBAE 5는 드라이버 임피던스가 10옴으로 매우 낮으며,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에 적용하는 플랫 임피던스 기술로 여러 종류의 기기에서 균일한 음색을 유지합니다. 드라이버 감도는 109dB인데 실제 사용에서는 딱 중간의 감도 수준입니다. 헤드폰 앰프의 화이트 노이즈를 어느 정도 걸러주면서도 볼륨을 많이 올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일단은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와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모두 들어 있으니, 헤드폰 앰프를 조합하면 선이 더욱 굵고 든든한 소리가 되겠습니다.



*커스텀 아트의 따뜻한 소리인데 갑자기 고음이 확~!


이 물건의 소리를 처음 들을 때는 DD 우퍼의 저음이 강조되며 BA 미드 레인지의 중립적 음색이 섞이면서 어둡고도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가 드러머가 심벌즈를 치는 순간 '응?!'하면서 눈을 번쩍 뜹니다. 누군가 제 귓구멍에 냉동된 사이다를 뿜은 듯한 시원함에 화들짝 놀란 것입니다. FIBAE 5는 고음과 초고음의 확장이 굉장합니다. 끝이 날카롭지도 않고 음색이 밝지도 않은데 고음이 굉장히 시원하고 깨끗하게 쭈우욱~ 뻗어올라갑니다. 그런데 전체 음색은 커스텀 아트가 지향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따뜻한 느낌입니다. 특히 밀도가 높고 묵직하게 내려가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저음이 강한 펀치와 웅장한 규모를 모두 형성해서, 이것은 분명히 커스텀 아트의 소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고도 선명하게 혼합된 트라이브리드 사운드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따뜻한 중.저음과 냉동 사이다 고음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가 있다니요. (-0-)?? 커스텀 아트 이어폰들의 자극 없이 포근한 음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판형 자석, 밸런스드 아머처,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속성을 고르게 혼합했습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트위터는 빠르고 세밀한 고음을,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의 미드 레인지는 결이 곱고 선이 굵은 중음을,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서브 우퍼는 밀도가 높고 규모가 웅장한 저음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종류가 자연스럽게 '커스텀 아트 소리'를 냅니다.


주파수 응답 형태를 상상해보면 고음과 저음이 강조된 V 모양이 나오겠으나 청취 경험의 결과는 사뭇 다릅니다. 소리의 비중이 대부분 중음과 저음에 실려 있으며, 높은 중음(낮은 고음)을 조금 줄인 상태에서 고음과 초고음을 약간 올려둔 모습입니다. 그래서 분명히 '자극이 없는 중.저음형 이어폰'으로 인식되는데 해상도가 매우 높으며 고음 악기들의 선명도가 크게 부각됩니다. 커스텀 아트가 의도한 그대로, FIBAE 5는 고유의 음악 듣는 재미를 추구하며 낯설고도 신기한 소리 경험을 연출합니다.



*청각에 안전하도록 튜닝된 '평판형 고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트위터와 슈퍼 트위터입니다. 이들이 내는 강렬한 고음을 실로 멋지게 정돈해두었습니다. 응답이 굉장히 빠른 평판형의 특성으로 극히 정밀하고 샤프한 고음이 나오는데, 필터와 드라이버 튜닝으로 고막을 조금도 찌르지 않는 고운 입자의 고음을 만들어냈습니다. 여러 재생기와 앰프에 한 번씩 연결하며 청취해보면 고음의 해상도 차이만 나오며 청각 자극을 주는 고음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소스에 까다로운 고음이 아니라 소스 품질이 좋을수록 귀가 즐거워지는 고음 세팅입니다. 심지어는 원래부터 고음을 너무 강하게 살려서 클리핑(Clipping)이 생길 정도의 음반에서도 자극이 세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시원하게 올라가는 고음인데... 청각에 안전합니다!


*두툼한 선과 담백함을 지닌 중음


사람 목소리가 가깝게 들립니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 높은 중음 일부를 낮췄을 뿐, 중음과 낮은 중음은 더 많이 보강되어 있습니다. 현악기의 소리에도 두툼한 선이 더해지며 현을 더욱 강하게 긋는 느낌이 듭니다. 피아노의 울림도 낮은 음의 진동이 살아나며 크게 강조된 초저음 덕분에 연주 공간 내부의 반향이 뚜렷해집니다. 밝은 색깔이나 달콤한 맛이 조금도 첨가되지 않은,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중음 영역 전체로 흐릅니다. 이러한 중음 속성은 커스텀 아트 이어폰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쁜 음색의 FIBAE 3x3만 제외하고!)



*커다란 저음형 헤드폰처럼 울리는 초저음


헤드폰 앰프를 쓰면 더욱 좋지만, FIBAE 5를 DAP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들어도 유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물건의 초저음은 덩치가 큰 저음형 헤드폰처럼 거대하고 넓게 펼쳐집니다. 귓구멍이 단단히 막혀서 외부 소음도 들어오지 않는데 초저음으로 된 공간이 제 머리 둘레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쿵! 쿵! 하고 저음이 낮게 깔릴 때마다 뜨끈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잠시 생각해봅시다. 학교 운동장에서 50Hz의 저음을 재생하겠다면 아주 큰 스피커를 설치해야 합니다. 운동장 넓이의 공간을 초저음으로 장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이어 모니터는 사람의 외이도 내부만 장악하면 됩니다. 아주 작은 드라이버로 10Hz의 초저음을 분명히 재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FIBAE 5의 서브 우퍼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개념으로 볼 때 '오디오룸 바닥에 깔리는 초저음'을 특히 중시합니다. 두개골이 진동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초저음이 아니라 끝이 단단하며 불필요한 잔재 없이 아주 낮게 진동하는 초저음입니다.



*'베이스, 드럼, DJ'가 선택의 키워드


커스텀 아트는 FIBAE 5를 만들면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오디오 애호가에게 초점을 맞췄지만 프로 오디오의 장비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단, 스튜디오의 음반 마스터링 과정보다는 무대 공연에 적합할 것이며 주로 베이스, 드럼 연주자와 DJ를 위한 이어폰이라고 합니다. 오디오 애호가의 관점에서 FIBAE 5의 소리를 생각해봐도 풍부하게 강조된 저음은 아주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트집 잡을 만한 구실이 딱 한 개 나옵니다.


FIBAE 5의 저음은 '펀치를 만드는 높은 저음'과 '배경의 웅장함을 만드는 초저음'이 모두 강조됩니다. 그래서 저음 악기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낮은 중음과 겹쳐서 사운드 이미지가 흐려지기도 합니다. 놀라운 고음이 소리 해상도를 올려주고 있지만 초저음의 마스킹 때문에 수백 만원대 플래그쉽 이어폰에서 나오는 투명한 사운드 이미지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음향에서 끝판왕까지 도달했을 때 접하는 심심함을 떠올려봅시다. 베이스, 드럼, DJ를 키워드로 둔다면, 소리를 최대한 투명하게 만들면서 특색을 제거하는 끝판왕 레퍼런스가 충분히 재미있을까요? FIBAE 5의 소리는 심심함과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새로운 소리라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색다른지, 리듬과 비트에 머리를 털면서 느끼게 해줍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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