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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오디오 프로 A28, 홈 오디오 스피커인데 소리가 이렇게 정밀해도 되는가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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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프로 A28

홈 오디오 스피커인데 소리가 이렇게 정밀해도 되는가



"좌우 채널만 유선 연결하는 Wi-Fi, 블루투스, HDMI-ARC 지원의 액티브 스피커. 정밀하고 분석적인 소리인데, 높은 중음의 자극을 줄이고 고음을 초고음 중심으로 설정했으며 저음도 초저음 영역까지 넓고 명료하게 울리도록 만들어놓았다. 오래 듣기 좋은 편안한 소리로부터 놀라운 고해상도와 고밀도를 경험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이런 스피커를 리뷰할 때마다 반복하는 말이지만 이번에도 반복해야겠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가 폐쇄적이기는 하지만, 뮤직 스트리밍과 OTT 서비스가 생활 필수품으로 정착하고 나니 하이파이 오디오 제품들도 굉장히 편리한 가전 제품처럼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초심자가 오디오에 관심이 생겨도 재생기, 앰프, 케이블, 스피커 등의 '어려운 컴포넌트' 개념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네트워크 지원하는 무선 스피커 한 세트를 구입해서 전원만 연결하면 곧바로 준수한 품질의 다용도 오디오 시스템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KEF LSX II'나 'PSB 알파 iQ' 같은 네트워크 스피커들은 유선 랜이나 Wi-Fi 연결로 즉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재생하며, HDMI ARC로 TV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고, 여차하면 데스크탑 PC나 CD 플레이어, 턴 테이블과 직접 연결해도 됩니다. 이에 더하여 PSB 알파 iQ는 USB 메모리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KEF LSX II는 고해상도 지원의 USB DAC가 있어서 본격적인 PC 스피커로 쓸 수도 있고요.


"설치 장소의 제한이 없다는 것도 네트워크 스피커들의 큰 장점입니다."


오늘 살펴볼 '오디오 프로 A28'도 이러한 네트워크 스피커인데 좌우 채널을 유선 연결하는 방식이라서 무선 스피커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Wi-Fi, 블루투스, HDMI ARC, 광 입력을 지원하는 액티브 스피커인데 유선이라서 다른 경쟁 제품들보다 가격 부담이 훨씬 적은 것입니다. 잘 꾸려놓은 전용 스마트폰 앱과 리모컨으로 편리하게 쓸 수 있으며 소리 품질이 매우 오디오 프로(Audio Pro)스러운 수준인데, 스피커 케이블 한 줄만 신경 써주면 됩니다. 그리고 혹시 오디오 프로의 올인원 스피커인 C3, C10 MKII 등을 사용해보셨다면 TV의 좌우에 두는 홈 오디오로써 A28이 무척 마음에 들 수 있겠습니다. 오디오 프로의 올인원 스피커에서 나오는 선명한 소리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서 스테레오 채널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실내 분위기를 단정하게 만드는 미니멀 디자인



오디오 프로는 스웨덴 회사이고,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오디오 회사들은 대체로 간결한 미니멀 디자인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A28의 박스를 개봉할 때 스피커를 처음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미니멀 디자인 되겠습니다. 묵직하고 단단한 나무 몸뚱이 앞면에 트위터와 우퍼가 딱 있고요. 자석으로 탈착하는 스피커 그릴이 포함됩니다. A28의 색상은 두 가지로, 화이트는 무광택 흰색의 깨끗한 몸체에 밝은 회색의 그릴이며 블랙은 무광택 검정색 몸체에 짙은 회색의 그릴이 부착됩니다. 스피커 그릴에 있는 금속 소재의 오디오 프로 로고도 밝은 은색과 짙은 회색으로 깔맞춤을 해줍니다.



A28의 스피커 그릴은 다른 오디오 프로 제품들의 그릴처럼 촘촘한 직조물로 되어 있습니다. 자석 부분이 스피커 인클로저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잘 보호되어 있으니 수없이 탈착을 반복해도 됩니다. 단, 직조물 그릴은 소리에 큰 영향을 주므로 본격적인 음악 감상에서는 떼어두고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이후 더 설명하겠지만 A28의 소리는 고음이 유난히 선명해서 그릴을 부착하고 들으면 많이 포근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시각적 측면에서는 그릴을 붙였을 때 보기 좋은 느낌이 있으니... 저는 평소에는 붙여두었다가 음악 들을 때만 떼어내는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박스 속에서 나오는 기본 구성품은 세 가지입니다. 왼쪽 스피커에 연결하는 8자 플러그의 전원 케이블, 좌우 스피커를 연결하는 스피커 케이블, 여러모로 편리하며 보기에도 좋은 리모컨입니다. A28은 Wi-Fi와 블루투스의 무선 입력이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좌우 채널을 유선 연결하는 액티브 북쉘프 스피커에 속합니다. 왼쪽 스피커가 앰프와 입력단을 모두 지닌 메인 스피커이고, 오른쪽 스피커는 스피커 케이블만 연결하는 서브 스피커입니다. 전원 케이블은 8자 플러그라서 자체 접지를 할 수 없고 교체도 어렵지만 스피커 케이블은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겠습니다. (접지는 다른 오디오 기기의 유선 입력 연결로 하면 됨) 저는 일반적 유저의 기준에서 제품을 다루므로 기본 케이블을 사용했습니다.



스피커 한 쪽의 크기는 가로 150, 세로 238, 깊이 200mm이며 무게는 3.3kg입니다. 1인치 패브릭 돔 트위터와 4.5인치 우퍼의 2-Way 구성이며 클래스 D 앰프로 75W x 2의 출력을 냅니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45~20,000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800Hz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제품의 설치에서 한 가지 참고해둘 점이 있는데요. 스피커 바닥면에 널찍한 폼 쿠션이 붙어 있습니다. 덕분에 스피커를 안전하게 놔둘 수 있지만 바닥에 스파이크나 다른 발 받침을 더하기는 어렵습니다. A28은 애초부터 밑에 뭔가 설치할 필요가 없도록 사운드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예: 테이블 위에 두어도 저음이 벙벙거리지 않도록 미리 조절해둠) 전원 케이블의 길이가 궁금해서 줄자로 대충 재어보니 약 175cm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일반적 설치 환경에서 충분한 길이가 될 것입니다. 전원 케이블을 벽면 아웃렛이나 멀티탭에 연결할 때 왼쪽 채널이 메인 스피커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제품 후면을 더 살펴봅시다. 알루미늄으로 보이는 금속 패널로 마감되어 있으며 상단에 베이스 포트가 있습니다. 왼쪽 스피커의 입력 구성은 Wi-Fi 2.4GHz / 5GHz, 블루투스 4.2 버전, RCA 라인 입력, Toslink 옵티컬 입력, HDMI ARC가 있으며 외장 서브 우퍼 연결도 가능합니다. RCA 커넥터들의 옆에 있는 USB-A 포트는 제품 점검할 때 쓰는 것이라서 유저가 건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나오는 네트워크 스피커들 중에는 네트워크 스트리머를 내장해서 자체적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제품이 있는데, 오디오 프로 A28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나 CD 플레이어, TV 등의 다른 기기로부터 재생하는 스피커 역할을 수행합니다. 제품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으나, '네트워크 스피커'라는 분류가 아무래도 명확한 편은 아니라서 기능을 잘 체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요즘 스피커 리뷰를 하면서 직접 구입할 제품을 고르고 있기 때문에 리뷰에도 적어둡니다.


요컨대 '스스로 재생하는 스피커'는 따로 있으며 A28은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 적합한 제품입니다. 예를 들면 A28을 TV의 곁에 배치한 후 오후에는 아이폰 에어플레이로 애플 뮤직을 재생하다가 저녁에 TV 사운드로 영화를 보면 딱 좋습니다.



전용 앱과 리모컨이 모두 편리함



오디오 프로는 홈 오디오용 스피커들을 위해서 통합된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두었습니다. Wi-Fi, 블루투스 입력을 받는 A28도 스마트폰에서 'Audio Pro' 앱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앱 사용이 없어도 스피커를 멀쩡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Audio Pro 앱은 집 안에서 다수의 오디오 프로 제품을 멀티룸 재생하거나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직접 재생할 때, 또는 고음과 저음 조정 같은 설정을 할 때 쓰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A28을 처음으로 홈 네트워크에 연동하려면 단 한 번이라도 Audio Pro 앱을 써야 합니다.



혹시 앱 설치가 귀찮다면(...) 애플 홈이나 구글 홈을 통해서 A28의 네트워크 연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스크린샷은 오디오 프로 C10 MKII를 애플 홈으로 설정할 때 찍은 것인데 A28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이폰에는 홈 앱이 기본 설치되어 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구글 홈 앱이 없다면 구글 플레이에서 먼저 설치해둬야 합니다. 둘 다 십중팔구 A28을 바로 찾아낼 것이며 '액세서리 추가'만 해주면 설정이 끝납니다.



A28은 스포티파이 커넥트, 타이달 커넥트 재생을 지원합니다. 애플 iOS 기기와 맥 OS 기기에서는 에어플레이로 간편하게 재생할 수 있으며, 구글 크롬캐스트 재생과 오디오 프로 제품들의 멀티룸 재생도 가능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5개의 프리셋에 지정해두고 원버튼 클릭으로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음악 재생 중일 때 Audio Pro 앱의 프리셋 화면에서 1~5번 버튼 중 하나를 3초 동안 꾹 누르고 있으면 저장됩니다.



A28에는 알루미늄 재질의 멋진 리모컨이 있습니다. 이 리모컨의 후면에도 두툼한 폼 쿠션이 있어서 스피커 위에 올려두어도 흠집 걱정이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리모컨의 역할인데요. A28의 Wi-Fi 입력을 사용하려면 Audio Pro 앱이나 스마트폰의 홈 앱을 써야 하지만, 나머지 기능은 대부분 리모컨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 전원을 켜고 끌 수 있으며(스탠바이 모드 전환) 입력 선택과 프리셋 등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으니 리모컨을 자주 쓰게 될 것입니다.




SOUND



*첫 인상은? - 오디오 프로의 소리 일관성


오디오 프로 A28의 탈착식 그릴은 촘촘한 직조물(패브릭) 소재라서 소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고음 해상도가 달라지므로 아주 편안한 소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음악 들을 때는 그릴을 분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감상문도 그릴 없이 들으면서 작성했습니다.


가장 쉽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A28을 Wi-Fi 연결하고 아이폰의 에어플레이로 애플 뮤직을 재생해봅니다. 그 첫 인상은... 오디오 프로 C10 MKII의 소리입니다. 음색을 포함한 여러 특성이 저의 청각 기억과 대부분 일치합니다. 오디오 프로의 소리 일관성이 굉장한 것인데요. C10 MKII의 소리를 좌우 스테레오 채널로 분리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거기에 고음 뿐만 아니라 중.저음도 좌우 채널로 분리되어서 들리는 것은 소리 감상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경험입니다. 또한 해상도, 밸런스, 사운드 이미지 등의 여러 요소에서 A28이 골고루 앞서나갑니다.



*'섬세하다'를 정의하는 초고음 중심의 고음 튜닝


트위터가 유난히 섬세하고 선명한 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아주 명확하게 고해상도 중심의 사운드 튜닝을 보여줍니다. 어떤 음악이든 초고음 악기의 소리가 소름 돋을 정도로 깨끗하게 들립니다. 다양한 종류의 재즈 또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트라이앵글, 피콜로 등의 고음이 높은 소리가 나오면 그 소리가 스피커 사이에 실존하는 것처럼 살아납니다. 이 시점에서 KEF LSX II, PSB 알파 iQ처럼 A28과 개념이 비슷한 네트워크 스피커들을 생각해보면... 오디오 프로 A28은 고음에서 명확한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의 귀에 상당히 샤프하게 들리는 7~10kHz 영역을 주로 보강했으며, 굵고 거칠게 들리기 쉬운 3~6kHz 영역은 조금 낮춘 듯합니다. 그래서 고음의 선이 가늘어지며 그만큼 소리를 정밀하게 촘촘히 분해하는 듯한 고해상도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은, '섬세하다'는 단어의 실체를 보는 듯한 초고음 중심의 고음 튜닝입니다.


*귀를 자극하지 않는 달콤한 맛


즉, 이 스피커의 소리를 처음 들으신다면 대단히 세밀한 성향의 고음부터 느끼게 될 겁니다. 매우 깨끗한 고음은 물론 중음과 저음 영역까지 폭넓게 정밀하고 분석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또 다른 사운드 튜닝의 묘미를 발견합니다. 이토록 정교한 소리를 지녔는데 청각 자극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중.저음의 연결이 자연스러우며 고음에서 사람의 청각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낮은 부분(또는 높은 중음)을 잘 주물러놓았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 목소리에서 조금 높은 음이 나오면 A28의 고음이 섬세하면서도 맑게 들리고 높은 중음이 그 밑을 촉촉한 향으로 채워주는 느낌이 듭니다. 스피커의 소리에서 달콤함을 맛보는 즐거움입니다.



*스튜디오 모니터를 음악 감상용으로 다듬었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본 오디오 프로의 홈 오디오 스피커들은 한결같이 성능 측면에서 훌륭하며 감성 측면에서는 꾸밈이 없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A28도 잔향이 없어서 '깔끔하게 건조한' 음색을 지녔으며 빠른 응답 속도로 정밀, 정확한 성향을 보입니다. 실제 체감으로 서술한다면 소리 해상도가 하도 높고 응답이 빨라서 소리를 세포 단위로 분해하는 듯합니다. 제가 요즘 들어서 더욱 일렉트로닉 뮤직에 빠져 있는지라 A28의 소리를 처음 들을 때부터 '이 물건으로 EDM 들으면 끝내주겠구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피커의 소리 주제가 전자음과 너무도 잘 맞는 겁니다.


스피커 바닥면이 넓게 밀착되도록 설계된 탓에 저음 울림이 증폭되는 상황인데, 이 저음 강조만 빼면 영락없는 스튜디오 모니터의 느낌을 줍니다. 뛰어난 균형 속에서 고음, 중음, 저음 요소가 각각 뚜렷하게 들려 쉽게 관찰되도록 하는 프로 오디오의 스피커가 떠오르는데 귀는 계속 편안합니다. 짐작일 뿐이지만, 이 점은 오디오 프로의 홈 오디오 제품이 다들 그런 것 같습니다. 아주 평탄한 소리에서 초고음을 더 많이 확보하며 저음을 든든히 보강한 모습입니다.


*높은 저음의 단단한 펀치 + 초저음의 길고 깨끗한 울림


잠시 제 사용 환경을 살펴보면, 일단 데스크탑 감상을 하고 있지만 스피커가 유리로 된 모니터 스탠드와 20mm 두께의 목재 패널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이 점을 생각해보니 스피커를 책상 위에 바로 올려두는 유저에게는 더 큰 저음이 들릴 듯합니다. 그러나 A28은 원래부터 책상, 테이블, 책꽂이, 선반 등에 자유로이 배치하도록 설계된 제품입니다. 어디에 두든 붕붕거리지 않으며 너무 강조되지도 않은 저음이 들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A28의 저음은 높은 저음과 초저음이 모두 만족스럽다고 하겠습니다. 저음의 높은 영역(대략 100~200Hz)에서는 짧게 끊어서 빠르게 치는 펀치가 있는데, 무거운 타격이 아니라 단단한 타격에 가깝습니다. 분명히 울림이 크고 강해서 힘을 느끼게 되지만 생각보다 평탄한 저음이라서 신기한 상황입니다. 스피커 인클로저 속에서 곧바로 탐탐 드럼이 퉁퉁거리는 듯한 높은 저음 진동이 좋습니다. 그 아래의 초저음 영역은 책상 위로 은은하게 진동하면서 울림 끝부분이 길게 이어지는데 흩어지거나 뭉치는 느낌이 없습니다. 훌륭한 탄력으로 기분 좋게 튕겨오르는 감촉이며 살짝 포근한 온도의 여운을 감지합니다.



*완전히 고체에 가까운 고밀도


오디오 프로의 스피커들이 지닌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리의 밀도가 유난히 높다는 겁니다.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그러하며 특히 낮은 중음과 저음 영역에서 단단한 실리콘 덩어리 같은 고체의 밀도를 느끼게 됩니다. 고.중음에서는 잔향이라고 할 만한 소리의 입자가 흩어지지 않아서 더욱 깨끗한 느낌이 되고요. 저음은 그 감촉이 매끈하면서도 내부가 단단해서 탄성이 더욱 강해집니다.


물론, 이 특성이 모두에게 장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듣는 이마다 취향이 있으니 소리의 밀도 차이도 중요한 기준이 될 텐데요. 기체의 감촉은 소리의 공기 느낌이 살아서 좋고, 액체의 감촉은 감정이 살아나서 좋으며, 고체의 감촉은 힘과 탄성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입니다. 이 중에서 A28의 소리는 완전히 고체라고 볼 수 있겠으며 딱딱한 돌덩이가 아니라 기분 좋은 탄력을 지닌 실리콘이라고 하겠습니다.


*디지털 오디오에 어울리는 올라운더 사운드


고음은 선이 가늘고 중.저음은 굵게 들립니다. 음악 속 악기와 보컬의 위치가 정확하게 배열됩니다. 보컬, 현악기 소리가 두텁게 들리지만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무대 위에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밀하게 들리도록 만들어진 고음이 분명한 특징이지만 희한하게도 스피커 자체의 음색은 거의 없습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약간 밝은 음색의 스피커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플랫 사운드에서 초고음과 저음만 보강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릴을 장착하면 따뜻한 음색이 될 수 있음)


그래서 A28은 음악 장르로 볼 때 올라운더(All-rounder)에 가까우며, 그보다는 음반의 '종류'를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스피커는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밀도로 인해서 정밀한 디지털 오디오 쪽에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재즈와 클래식 감상에서는 녹음 상태가 더 좋고 마스터링이 잘 된 음반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에서는 A28의 본성이 일치한다고 할 만큼 깨끗한 고음과 단단한 저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음악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하이스피드 테크노를 들으면 그야말로 초고속 전류 같은 고음과 함께 조금도 흩어지지 않는 탄력의 저음 펀치가 나옵니다. A28의 깔끔 건조한 소리가 자신의 강점을 완전히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올라운더 스피커이지만 제 생각에 단연코 최고의 매칭은 일렉트로닉 또는 일렉트로닉 양념이 첨가된 음악입니다.



*스위트 스팟을 챙기면 더욱 좋다 - 집중해서 듣는 용도


좌우 스피커의 사이에서 깨끗한 수평선의 사운드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PSB 알파 iQ는 우퍼의 상단 배치와 베이스 포트 설계를 통해서 사운드 이미지가 넓게 확산되도록 했는데, 오디오 프로 A28은 스피커 앞에 있는 사람의 머리 높이에 맞춰서 명확한 사운드 이미지를 그려줍니다. 소리 자체는 좌우로 넓게 퍼지는 형상이지만 스위트 스팟의 효과가 더욱 큰 것입니다.


이는 고해상도 중심으로 튜닝된 트위터가 가장 큰 요인이겠으나, 단단하고 명료한 울림을 지닌 우퍼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실내 공간을 돌아다니며 간접음을 듣기에도 좋지만 역시 데스크탑에 배치하고 정면에서 똑바로 들을 때 가장 좋은 감상이 됩니다. 그래서 배경 음악 재생보다는 TV나 PC의 곁에 두고 '집중해서' 듣는 용도에 적합하겠습니다. 또한 트위터의 높이를 청취자의 귀 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별도의 스탠드를 투입하는 것도 권장합니다. 책장에 배치하겠다면 스피커를 더 높은 곳에 두어서 사람의 어깨 정도까지 올라오도록 해봅시다.


*영화 속의 소리와 음악을... 분석한다?


A28을 사용하는 동안 맥 OS에서 에어플레이로 넷플릭스 시청도 해봤습니다. 역시, 소리 성향이 확실히 음악 감상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나오는 정밀하고 선명한 고음이 영화 속 효과음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배우들의 목소리가 가깝고 굵게 들리고 저음은 힘이 든든하며 울림이 더욱 깊습니다. 영화의 소리도 음악처럼 재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액션 영화에서는 상당히 심심한 느낌이 듭니다. 애초부터 스튜디오 모니터에 가까운 소리에서 초고음과 저음을 늘리고 전체적으로 음악 듣기에 좋도록 다듬어놓았으니... 강한 고음과 저음이 필요한 액션 영화의 박력을 키워주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영화 속의 소리와 음악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취미로 보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영화 컨텐츠를 분석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겠습니다. (극소수이지만 어쨌든 예를 든다면 블루레이 컨텐츠 리뷰할 때 사용) 그러므로 A28을 영화 감상에 주로 쓰겠다면 Audio Pro 앱의 설정으로 고음과 저음을 더 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 TV 연결에서는 가상 서라운드 효과를 지원함


영화 감상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것도 짚어두겠습니다. A28을 HDMI ARC 입력으로 TV와 연결해두면 가상 서라운드 효과를 쓸 수 있습니다. 총 3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대형 TV를 사용하지 않아서 직접 체험해보지는 못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짐작하건대 가상 서라운드 효과는 액션 영화 감상에서 큰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별매의 브라켓 액세서리(WB-201)를 통해서 A28을 벽에 걸어둘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스피커를 위성 스피커 모드로 전환하면 저음이 줄어들며 서브 우퍼(SW5, SW10)와 조합해도 됩니다. 제품의 소리 자체는 프로 오디오 느낌의 음악 감상용인데 이러한 설치와 사운드 설정을 통해서 홈시어터 스피커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소리샵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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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6 모델 샀다가 광으로 연결해도 싱크 안맞는거 보고 산지 3시간만에 매물로 내놓은적 있는데, 이번거는 블투 에어플레이  싱크 잘맞나요?

04:06
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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