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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기어라운지 Moog Workshop 후기 - 일렉트로닉 뮤직의 자유를 흡수하고 왔습니다. (상)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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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라운지 Moog Workshop 후기

일렉트로닉 뮤직의 자유를 흡수하고 왔습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2023년 7월 20일은 저에게 기념할 만한 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음악 취향이 비교적 잡식성인데 몇 년 전부터는 유난히 일렉트로니카에 더 빠져드는 중이었습니다. 일렉트로닉 뮤직은 일반적 개념의 제한 없이 자유로이 제작되는 음악 분야이며,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화끈함과 세련된 스타일이 공존해서 저의 차도남(and 된장남) 성격과 묘하게 잘 맞습니다. 하지만 언더그라운드 DJ들이 사는 세계로 다이렉트 진입할 생각은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수질 검증이 요구되는 클럽의 음악이 EDM'이라는 편견 때문에 그랬던 모양입니다.


"Moog Workshop 행사가 열린 SCR의 저녁 풍경입니다."


술 취하고 춤추면서 즐기는 것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좋지만...! 일렉트로닉 뮤직의 본질은 '자유'와 '개방'에 있음을 2023년 7월 20일에 깨달았습니다. 저로서는 자신이 '일렉트로니카 매니아'로 전환된 첫 날이기도 합니다. 국내 일렉트로닉 뮤직의 본거지에서 신시사이저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DJ 퍼포먼스도 관람하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프로 오디오 제품을 판매하는 기어라운지에서 주최하고, 한국의 일렉트로니카 커뮤니티 SCR과 협력하여, 신시사이저의 메이저 브랜드 Moog Music 제품을 체험하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전자 음악은 클럽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열린 공간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재생되는 사운드입니다. 소규모의 개방된 스튜디오에서 DJ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사람들은 음료를 한 잔씩 사들고 대화하면서 일렉트로니카의 분위기를 누립니다. 이러한 공간에 Moog의 신시사이저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 7월 20일의 'Moog Workshop'이었습니다. 잘 정돈된 매장 안에서 제품들 사진만 찍고 돌아올 줄 알았던 저의 예상이 아주 흥겹게 빗나갔지 말입니다. (-_-)b


*참고 : 기어라운지(Gearlounge)는 제가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두던 회사인데요. 그 이유는 헤드파이 분야에서 주목해볼 만한 HEDD, Austrian Audio 제품들도 정식 수입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Moog Music, Universal Audio, Nord Keyboards, Amphion, Solid State Logic 등의 100여개 브랜드를 다루고 있다니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습니다. (-_-)a 이런 곳에서 국내 신시사이저 유저들을 위한 전용 이벤트(?)로 Moog Workshop을 준비했으니, 초대를 받은 저도 꽤 운이 좋았다고 봅니다.



SCR은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의 약자입니다. 이들의 주요 역할은 인터내셔널 인터넷 라디오 플랫폼이라고 하는데요. 그린 스크린이 설치된 작은 스튜디오 속에서 수많은 DJ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이 퍼포먼스를 실시간으로 공개 스트리밍하면서, 동시에 스튜디오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DJ의 음악을 듣게 됩니다. 이처럼 SCR의 개방된 온오프라인 공연 방식은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의 DJ들이 한국에 방문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SCR의 공연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실 듯해서 영상 두 개를 뽑아봤습니다. 이러한 실시간 퍼포먼스가 온라인 스트리밍되며 현장 근처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지켜보면서 음악을 듣습니다. SCR 내부의 스튜디오에서 공연 중인 DJ가 손을 흔들거나 웃는 이유는 바로 앞에서 관객들이 사진 찍고 손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튜디오 바로 옆에 미니 바가 있어서 칵테일이나 맥주를 살 수 있으니 완전 좋습니다.



SCR의 외부 공간은 작은 팝업 샵으로 되어 있어서 각종 굿즈와 의류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Moog Workshop의 날이므로 Moog의 각종 기기들이 자유 체험용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사진을 찍은 시기가 퍼포먼스 준비를 하는 오후라서 아직은 한산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 때부터 여러 나라의 언어가 들리면서 SCR 단골과 행사 손님들이 섞이고 있었습니다.



Moog 제품들도 각자 손님을 만나서 계속 동작 중이었는데요. 앞쪽에 이더웨이브 테레민(Etherwave Theremin)이 있어서 쉴새없이 '삐이이잉~ 위이이잉~ 삐요오오옹~'하는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다른 신시사이저 제품들은 다루는 데 기술이 필요하지만 테레민은 앞에서 손만 허우적거려도 신기한 소리가 나오니 사람들이 계속 다가옵니다.



장소가 이태원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40나길 22), SCR은 언더그라운드 DJ들의 글로벌 플랫폼 중 하나라서 현직 DJ도 몇 명 보입니다. 퍼포먼스 시작까지는 아직도 한 시간 가까이 남았지만 다들 Moog 제품들을 열심히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요. Moog 신시사이저 제품들은 가격이 굉장합니다. 아니... 사실은 일렉트로닉 뮤직을 위한 장비들이 다들 비쌉니다. Moog Workshop 현장 풍경은 사람들이 그냥 한가하게 제품들을 다뤄보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DJ와 DJ 지망생들이 수백만원대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진지하게 테스트해보는 상황입니다.



늦은 오후부터 깊은 밤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외계인의 소리를 들려준 Moog 이더웨이브 테레민입니다. 노출된 금속 봉 두 개 중에서 세로 방향의 봉으로 다양한 음을 연주하며 가로 방향의 봉으로 음량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손의 움직임과 거리에 의해서 정말로 전기 만이 낼 수 있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테레민은 누구나 쉽게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현장에서는 '띠요오오옹~ 삐요오오오~ 띠이이이~'하는 외계인 소리만 내고 있었으나, 전문적 스킬을 가진 연주자가 손을 움직이면 다음과 같은 음악이 됩니다. 재미있고 신비로우니 꼭 한 번씩 들어보세요.



그러면 이제 Moog Workshop 현장의 기기들을 하나씩 살펴봅시다. 저는 이 분야에 완전 초심자라서 아는 게 없지만 기본 정보는 적어두겠습니다. 다음의 사진은 Minimoog Model D라는 물건입니다.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의 역사적 모델 중 하나라고 합니다. Moog Music이라는 회사가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기에 Minimoog Model D는 우드 케이스와 아날로그 건반, 다이얼, 버튼으로 구성된 빈티지 아이템의 디자인을 보입니다. 딱 보기만 해도 '손으로 가지고 노는 맛'이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Moog Music의 국내 유통사인 기어라운지가 오스트리안 오디오(Austrian Audio)도 다루고 있으니, 현장의 모니터링 헤드폰들은 모두 Hi-X15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Minimoog를 다루는 분들은 Hi-X15 헤드폰으로 신시사이저 소리를 들으며 재미 좀 보셨을 겁니다. (-_-)b 그 옆에는 아이맥과 스피커를 겸비한 Moog Martiarch이 있습니다. 큼직한 세미 모듈러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건반 연주 좀 할 줄 아는 친구들이 계속 찾아와서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Martiarch의 건반과 각종 다이얼, 커넥터들을 보고 있으면 음악 제작과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도 일렉트로니카의 삘~이 옵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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