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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퀘스타일 CMA 트웰브, 정밀한 DAC와 두텁고 강력한 헤드폰 앰프의 결합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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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중.저음과 자극없이 편한 고음의 아날로그 오디오

 

휴대 음향 기기로 음악 감상을 시작했거나 휴대 음향 기기 만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면, 요즘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의 흐름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음악을 쉽게 찾고 구입할 수 있으며 쉽게 전송하고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과 네트워크 기반의 오디오가 대세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단, 소리의 성향에서는 아날로그 오디오가 주목을 받는 추세입니다. 저도 그런 흐름에 휩쓸리는 중인데요. 그동안 휴대 음향 기기 리뷰를 하고 오디오 시스템의 감상문도 쓰면서 디지털 오디오의 정밀함과 깨끗함에 매료되었으나, 매년 오디오쇼에 갈 때마다 경험하는 바이닐 레코드 음반의 아날로그 시스템 소리가 훨씬 더 강렬하게 각인됩니다. 턴테이블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액티브 스피커 한 쌍을 사용해보면서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엄청나게 두텁고 강한 중.저음과 자극 없고 편안한 고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론이고 측정이고 뭐고 상관없이, 그저 계속 듣고 싶은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는 바이닐 레코드의 짝수 배음과 포근한 음색으로 점철됩니다.

 

제 생각에는 요즘 들어 바이닐 레코드, 카세트 테입, 릴 테입 등이 주목 받는 이유가 디지털 오디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서 그런 듯 합니다.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노이즈가 많기 때문에 그 점에서 딱 걸러내는 분도 있겠으나, 잘 세팅된 바이닐 레코드나 릴 테입 시스템의 소리를 들어본다면 즉시 매료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음악을 엔터테인먼트로 생각한다면 아날로그 오디오는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수많은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가 어느 날 필름 카메라로 찍고 직접 인화를 해본 후 완전히 매료되는 것처럼 말이죠. 소니 DAP에 바이닐 레코드 음색 옵션이 들어간 것을 보니 휴대 음향 분야에도 아날로그 음색이 점점 들어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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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날로그 오디오 이야기를 한 것은 이제부터 소개할 외장 DAC 겸 헤드폰 앰프의 소리가 여러분의 상상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퀘스타일(Questyle)의 ‘CMA 트웰브(Twelve)’라는 제품인데요. CMA400i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등급(?)이 훨씬 높은 물건입니다. 동일한 헤드폰을 두 제품에 연결해서 들어보면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옵니다. CMA400i도 부드럽고 든든한 성향의 소리를 내지만 CMA 트웰브는 청각에 명확한 각인을 할 정도로 두텁고 강하며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CMA400i와 CMA 트웰브에 들어간 DAC 칩은 AK4490으로 동일하지만, 앰프 쪽의 새로운 회로 설계와 더욱 충실한 부품 구성이 CMA 트웰브를 다른 차원의 기기로 만드는 모양입니다. 이것은... 아주 잘 세팅된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 같은 소리입니다. 전에 CMA400i를 사러 갔다가 매장에 재고가 없어서 그 대신 코드 모조(??)를 사왔던 기억이 있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 중입니다. 이제 CMA 트웰브를 지름 타겟으로 지정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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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용도의 외장 DAC + 프리 앰프 + 헤드폰 앰프

 

CMA 트웰브는 모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퀘스타일의 12주년 기념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06년에 전류 증폭 기술 개발과 함께 시작된 회사) 생김새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CMA400i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탄생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또한, CMA 트웰브는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제가 지금 다루는 물건은 스탠더드 버전이고, 내부 기판을 로저스의 세라믹 PCB로 탑재한 마스터 버전이 있습니다. CMA 트웰브 마스터 버전은 앞쪽 패널에 ‘Master’라고 적혀 있으며 상판을 열어 보면 하얀색의 PCB 기판이 보입니다. (스탠더드 버전은 검은색 PCB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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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박스를 열면 CMA 트웰브 본체가 잘 포장되어 있고, 파워 케이블과 리모컨이 나옵니다. 웬 리모컨인가 싶어서 살펴보니 퀘스타일 제품들은 두 대 이상이 조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또는 퀘스타일의 DAP인 QP2R을 전용 독에 연결해서 헤드폰 앰프 제품과 함께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이 때 리모컨으로 DAP와 앰프의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CMA 트웰브만 갖춘 상태에서는 리모컨으로 볼륨을 조정하거나 음 소거 기능 정도만 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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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모컨으로는 CMA 트웰브의 전원을 켜고 끌 수가 없습니다.
본체의 스위치를 쓰세요. (-_-);”

 

그리고 구성 품목에 미니 CD가 하나 있지요? 이것에는 USB 드라이버 파일이 담겨 있는데 제가 사용하는 맥 미니에는 CD 드라이브가 없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당황했더랬습니다. 문의를 해보니 퀘스타일 홈페이지에서 CMA 트웰브의 드라이버 파일을 받으면 된답니다. (아래 링크 참조) 맥 OS에서는 드라이버 설치를 하지 않아도 자동 인식됩니다. 
 

* CMA 트웰브 USB 드라이버 다운로드
https://www.questyle.com/wp-content/uploads/2019/02/CMA-Twelve-USB-Driver.rar

 

CMA 트웰브의 DAC 파트는 USB 연결에서 PCM 384kHz / 32bit, DSD 64~256 재생이 가능합니다. DSD 네이티브와 DoP를 지원하고 SPDIF, Optical, AES/EBU 디지털 입력에서도 PCM 384kHz / 32bit 재생이 된다고 합니다. (USB 외의 디지털 연결에서는 고해상도 지원 케이블이 필요함) 윈도우 7과 푸바 2000에서 ASIO Proxy를 사용하여 재생해본 결과 DSD 256까지 정상으로 재생했습니다. 맥 OS에서도 오디르바나(구 버전)로 틀어보니 DSD 256까지 정상 재생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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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앞면에서는 호박색 LED로 현재 재생 중인 입력과 파일 해상도를 보여줍니다. 작은 입력 선택 버튼으로 다수의 디지털 입력을 고를 수 있으며 기능과 바이어스 컨트롤을 담당하는 스위치도 보입니다. 헤드폰 출력은 4.4mm 펜타콘 커넥터, 6.3mm 언밸런스 커넥터, 4핀 XLR 밸런스 커넥터로 3개가 있습니다. 아날로그 볼륨은 리모컨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전동식이며 손으로 돌리면 CMA400i의 볼륨보다 조금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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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후면에는 다수의 디지털 입력과 함께 아날로그 출력단이 보입니다. CMA 트웰브는 외장 DAC 겸 프리 앰프로 쓸 수 있으므로 아날로그 출력으로 3핀 XLR 한 쌍의 밸런스 커넥션과 RCA 한 쌍의 언밸런스 커넥션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5GHz 무선 모듈이 보이는데요. 리뷰 제품에는 5GHz 무선 스트리밍 기능이 있으나 국내용 제품에서는 제외된다고 합니다. 국내용 CMA 트웰브는 다른 헤드폰 앰프 제품들과 동일하게 유선 전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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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트웰브에는 ‘바이어스 컨트롤(BIAS Control)’이 포함됩니다.
소리의 핵심과도 같은 기능!”

 

CMA 트웰브는 대부분 PC와 USB 연결하는 용도로 쓰일 것이고, 이 때는 기능 스위치를 위로 올려서 DAC와 헤드폰 앰프를 모두 사용하면 됩니다. (HP AMP) 기능 스위치를 아래로 내리면 DAC 기능만 동작하면서 프리 앰프 역할이 됩니다. (DAC) 이 제품을 음향 스튜디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원 레벨을 선택하는 스위치가 있으며, 프리 앰프 모드에서 볼륨 사용 여부와 출력을 선택하는 스위치도 있습니다. (FIX에 두면 최대 출력 고정, ADJ로 두면 볼륨 노브로 조정 가능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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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품을 많이 써보았다면 잘 아시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언급해둡니다. CMA 트웰브는 외장 DAC 겸 헤드폰 앰프이며 아날로그 입력이 없으므로 다른 기기의 헤드폰 앰프로 쓸 수는 없습니다. 헤드폰을 위해서 CMA 트웰브 한 대만 독립적으로 쓰거나, CMA 트웰브에 다른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파워 앰프, 액티브 스피커 등을 연결해서 쓰면 됩니다.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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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하게 유지해둡시다

 

퀘스타일 CMA 트웰브는 클래스 A 앰프를 내장했으며 원래부터 뜨끈한 상태로 동작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예열을 요구하지 않는 트랜지스터 앰프이므로 전원을 켜고 곧바로 감상해도 되지만 겨울철에는 알루미늄 케이스가 따뜻하게 될 때까지 켜두기를 권합니다. 오래 켜둘수록 소리가 좋아진다는 뜻이 아니라 약 10분 정도만 켜두었다가 감상을 시작하는 편이 좋다고 권장하는 겁니다. CMA 트웰브의 제품 소개 페이지에서도 섭씨 45도 온도가 유지되도록 케이스 설계를 했다고 하니 켜두면 열이 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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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속성을 바꾸는 하이 바이어스 옵션

 

이 제품의 소리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바이어스 컨트롤입니다. 기능 스위치 옆에 있는 것을 위로 올리면 빨강색 LED가 켜지면서 하이 바이어스(High BIAS) 상태가 됩니다. 저는 항상 하이 바이어스 상태로 두기를 권하겠습니다. 이것은 게인(Gain) 설정이 아니므로 소리가 커지거나 출력이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소리의 속성이 변한다고 보는 게 맞겠군요.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중음과 저음의 탄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다른 앰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통통함’이 생깁니다. 또한 소리의 밀도가 훨씬 높아지며 질감도 더욱 매끄럽게 됩니다.

 

하이 바이어스 옵션은 다른 회사 앰프들은 물론 퀘스타일의 다른 앰프들과도 명확한 차이를 만드는 기능입니다. 저는 예전에 QP2R 포칼 에디션을 써보면서 하이 바이어스의 특별함을 경험했는데요. 헤드폰의 진동판 울림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스위치도 둘 필요 없이 하이 바이어스 고정으로 두어도 좋을 듯 한데, 제작자가 유저의 취향을 배려해서 선택 가능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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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굉장한 출력이다...

 

CMA 트웰브는 헤드폰 앰프의 출력이 매우 강합니다. 일단 제품 사양표에서 나오는 숫자부터 굉장한데요. 6.3mm 언밸런스 출력은 300옴에서 247mW, 32옴에서 900mW이며 4핀 XLR 밸런스 출력은 300옴에서 825mW, 32옴에서 2W가 된답니다. 또한 헤드폰을 직접 연결해서 경험하는 체감 출력도 굉장합니다. (-0-); HD800과 LCD-2를 연결했을 때 볼륨 노브를 방향까지 올리는 게 최대였습니다. 저는 애초부터 소리 크게 듣는 편이 아니지만 진짜 청각 건강을 위해서 볼륨을 낮춰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단, 예전에 사용해봤던 괴물 출력의 진공관 앰프보다는 헤드폰 연결이 편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볼륨 노브 방향이면 HD800, LCD-2의 6.3mm 연결로 쾌적한 감상이 되며 HD800을 4핀 XLR 연결로 밸런스 구동해도 귀에 부담이 올 정도는 아닙니다. CMA 트웰브의 경우 언밸런스 연결로도 힘이 남아돌고, 밸런스 연결을 하면 체감 출력 증대보다는 스테레오 이미징 효과에 더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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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트웰브도 CMA400i처럼 제품 바닥 쪽에 게인 스위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작은 핀(스마트폰 유심 뺄 때 쓰는 핀이면 딱 좋음)으로 조정하면 되는데 Standard와 Low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Standard로 되어 있으며 Low로 바꾸고 싶다면 ‘스위치 4개를 모두’ Low로 맞추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CMA 트웰브에 이어폰을 연결하기 위해서 마련된 기능이지만 Low 게인 상태에서도 출력이 너무나 높습니다. 이어폰 속 드라이버가 폭풍에 흔들리는 느낌이 듭니다. 밸런스드 아머처를 쓰는 고감도의 인이어 모니터를 연결하면 금속 진동판이 펑펑 털려서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이어폰 연결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Standard 게인으로 고정해서 헤드폰 전용으로 쓰기를 권장하겠습니다.

 

그래도 이어폰을 연결해서 쓰고 싶다면 Low 게인으로 맞춘 후 PC의 시스템 볼륨을 낮추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 느낌일 뿐이지만, PC 시스템 볼륨을 최대로 두고 음악 재생 소프트웨어의 자체 볼륨을 낮추는 편이 더 좋은 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별도의 저항 어댑터를 사용하면 이어폰의 음색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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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가 없는, 침묵에 가까운 배경

 

이어폰 연결이 어려울 정도로 출력이 높은 앰프인데, 이어폰을 끼워서 귀를 기울여봐도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지 않습니다. 볼륨을 최대로 올리자 그제서야 스으~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음악을 틀지 않은 상태에서(음악을 트는 순간 이어폰이 위험해짐)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커스텀 이어폰을 몇 개 끼워보니 배경이 참으로 고요합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CMA 트웰브의 볼륨 노브를 방향 이하로 둘 터이니 항상 조용한 배경에서 감상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확인은 접지가 된 상태에서 한 것입니다. 저는 주거 환경의 접지가 안 되는 상태라서 접지 생성을 해주는 멀티탭으로 해결했습니다. 접지가 안 되어 있으면 앰프 표면을 만질 때 찌르르하는 전기가 느껴지며 이어폰을 연결하면 부웅~하는 노이즈가 들리게 됩니다.

 

CMA 트웰브는 소니 제품들이 많이 쓰는 4.4mm 펜타콘 밸런스 커넥터도 갖추고 있는데요. 현재 4.4mm 케이블이 없어서 직접 사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밸런스 연결에서는 출력이 두 배로 되니까 여기에 작은 이어폰을 연결한다면 화이트 노이즈가 들릴... 지도 모릅니다. 그저 짐작일 뿐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예전에 CMA400i의 2.5mm 밸런스 출력에 이어폰을 연결했더니 노이즈가 들린다는 경험담이 있어서 언급해둡니다.

 

여기에서 잠시 노이즈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기기 측정으로 드러나는 노이즈라는 것은 사운드 시그널에 혼합되는 노이즈를 뜻합니다. SNR 수치가 나쁘게 나온다면 소리가 덜 맑게 들리거나 뭔가 거칠게 느껴질 것입니다. 일종의 심리적 위화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아날로그 앰프 쪽에서 발생하는 화이트 노이즈는 사람의 귀에 바로 감지되는 진짜 ‘잡음’입니다. 측정에서 SNR이 좋게 나오는 소스 기기도 헤드폰 출력단에서는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화이트 노이즈의 발생 여부는 제품 사양표나 측정 데이터에 나오지 않으니 직접 듣고 확인해야 합니다.

 

제작자가 앰프의 회로를 설계할 때 출력이 높게 나오도록 만들면 화이트 노이즈 발생 확률도 높아집니다. 반대로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회로를 짜면 앰프 소리가 힘 없게 들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즉, 높은 출력을 내면서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회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제작자의 노하우와 능력이며, 높은 출력과 고요한 배경을 모두 지닌 앰프는 그만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CMA 트웰브는 출력을 매우 높게 하면서도 배경 노이즈가 없도록 설계된 앰프 회로를 지니고 있습니다. 200~300만원대 가격에 대한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가격대 성능비 품목으로 두어도 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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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400i보다 좋은 점은 무엇인가?

 

원래 앰프의 감상문에서는 쓸 말이 많지 않지만, CMA 트웰브는 개성이 매우 뚜렷해서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제품의 소리가 원래 포근하고 부드러운 성향입니다. 게다가 힘이 하도 좋아서 굉장히 든든한 느낌도 추가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본 퀘스타일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정밀한 성향의 DAC와 든든하고 따뜻한 성향의 앰프가 결합된 인상을 주었습니다. CMA 트웰브는 그 중에서도 상급이며 CMA 트웰브 마스터 버전은 최상급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CMA 트웰브가 CMA400i보다 좋은 점을 요약해봅시다.

 

1) 하이 바이어스에 의한 탄력, 밀도, 질감의 향상

: 이 점은 CMA 트웰브가 청음용으로 준비되었을 때 다른 헤드폰 앰프들과 비교 청취해서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헤드폰 앰프의 비교 청취는 끈기있게 소리에 집중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CMA 트웰브는 한 번에 차이가 드러날 것입니다. 하이 바이어스 상태로 두면 어떤 헤드폰에서든 중음과 저음의 통통 튀는 탄력이 살아나며 아주 든든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귀 속이 온기로 가득차는 듯한 경험입니다. 이 상태에서 다른 앰프로 바꾸면 마음 속이 허전해질 정도로 하이 바이어스의 효과가 큽니다.

 

2) 더욱 정밀한 고음

: 분명히 동일한 DAC 칩을 사용하지만 CMA 트웰브는 앰프의 부품이 더 좋은 듯 합니다. 고음이 정밀하며 초고음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 듭니다. 더 많은 공기를 지니고 있다고 할까요?

 

3) 자연스러움, 심리적 안정 효과

: 애초부터 소리가 편안한 것이 클래스 A 앰프이고, 퀘스타일이 원래 클래스 A 앰프 소리를 더 강조하는 성향인데,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하이엔드 모델로 만든 것이 CMA 트웰브입니다. 소리가 무척 자연스러우며 듣는 사람 마음이 편안해질 정도로 안정적인 감상이 됩니다.

 

4) 훨씬 강력한 출력

: CMA400i도 출력이 강한 편이지만 CMA 트웰브에서는 출력의 갈증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높은 출력을 화이트 노이즈 없이 낸다는 점이 큰 수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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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들에게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

 

이 앰프에 헤드폰을 연결한다는 것은 그 헤드폰에 대한 축복 내림 같은 것입니다. 플랫 사운드의 헤드폰이든 V 사운드의 헤드폰이든 간에 하이 바이어스가 켜진 CMA 트웰브에 연결하면 다음과 같은 특혜를 받습니다.

 

1) 초저음이 크게 보강됩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저음이 초저음 단계까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헤드폰에서 생성되는 사운드 이미지가 더욱 깨끗해집니다. 또한 초저음이 살아나니 콘서트홀의 울림 효과가 향상되어 현장감이 증폭되며 콘트라베이스의 두꺼운 현 울림이 소름 끼칠 정도로 크고 가깝게 들립니다.

 

2) 어떤 헤드폰을 연결하든 중음과 저음이 굵어져서 소리의 규모가 웅장해집니다. 하이 바이어스 옵션은 특유의 탄력을 생성하면서 중.저음의 규모를 확장하는 역할도 합니다.

 

3) 헤드폰의 고음 자극이 사라집니다. 예를 들면 원래부터 낮은 고음(높은 중음)의 강조가 뚜렷해서 청각 자극이 있는 젠하이저 HD800도 CMA 트웰브에 끼우면 편안해집니다. HD800의 낮은 고음 강조를 완화하려고 내부에 패드를 넣는 DIY 튜닝 기법까지 동원되는데 CMA 트웰브가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연결하면, 헤드폰이 치유됩니다.(??)

 

이렇게 특혜라고 표현했지만, CMA 트웰브의 소리는 상대적으로 고음보다 중.저음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에 어두운 음색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따뜻한 음색을 어두운 음색이라 표현하는 분도 있어서 미리 적어둡니다.

 

*천연의 중음으로 목소리와 현악기를 증폭한다

 

중음이 귀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앰프에서 중음을 증폭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증폭 효과가 있습니다. 이 또한 하이 바이어스를 켠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가 더욱 높은 체온을 지니게 됩니다. 흔히 ‘인간적’이라고 묘사하게 되는 친근하고 다정한 인상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클래식 악곡 중에 바로크 시대의 바이올린으로 연주된 음반을 들으면 천연의 날것 소리라는 느낌이 듭니다. 테크닉과 뉘앙스로 해석하는 소리가 아니라, 수백년 전 바이올린 장인들이 사용한 후 무덤으로 가져가버린 오리지널의 소리를 굵고 뚜렷한 선과 진하고 자연스러운 음으로 증폭합니다. 보컬 감상에서는 남녀 목소리 모두에서 고막에 바로 닿는 듯한 숨결이 살아납니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목소리에 공기와 온도가 더해지는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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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오디오를 담은 헤드폰 솔루션

 

3주의 사용 경험을 종합해보니, 퀘스타일 CMA 트웰브는 고성능 DAC와 전류 증폭 앰프를 지녔으며 하이 바이어스 옵션으로 더욱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입니다. 마치 바이닐 레코드 음반을 재생하는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 같습니다. 여기에서 또 리스트가 나옵니다.

 

1) 헤드폰의 진동판 울리는 느낌이 다릅니다. 훨씬 굵고 강하게 움직입니다. 소리가 큰 것이 아니라 소리의 본질이 바뀝니다. (높은 출력 + 하이 바이어스)

 

2) 청취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짝수 배음 효과가 있습니다. 냉철하고 강한 성향이 아니라, 편안하면서도 강력한 성향입니다.

 

3)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에서 뜨거운 체온과 가까운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DSD 레코딩된 음반을 감상하면 이 효과가 더욱 커집니다.

 

제가 감상해본 코드와 그레이스 디자인의 소리는 빠르고 냉철하며 강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퀘스타일의 소리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느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여유가 있으며 부드럽고 따뜻한데 힘은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스 기기에서 음악 장르를 타는 경우는 거의 없겠으나 CMA 트웰브는 클래식 악곡과 오케스트라 연주에 훨씬 높은 비중을 두고 만든 제품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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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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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BAM KIMBBAM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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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하니 좋아보이는군요. 고급제품 리뷰를 보면 저렴이 귀를 가진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07:01
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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