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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대형 헤드폰처럼 크고 넓게 들려주는 이어폰, 오디지 LCDi3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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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KOSS)의 클래식 제품들은 지금도 널리 판매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또는 감동 비슷한 삘링)을 주고 있습니다. 저도 포타프로 한정판과 KSC35, KSC75를 가지고 있는데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클립폰'이라는 부류가 KSC35와 KSC75입니다. 헤드폰의 큼직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지녔는데 헤드밴드 대신 귓바퀴에 거는 클립으로 착용하는 것입니다. 오픈형이라서 주변 소음을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주변이 조용할 때 사용하면 머리 모양을 망치지 않으면서도 커널형 이어폰과는 다른 헤드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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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지(Audeze)는 이러한 클립형 헤드폰의 아이디어를 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iSINE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LCDi4까지 아주 특이한 부류의 신제품을 만들어냈거든요. 30mm 지름의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탑재했는데 커널형 이어폰 같은 노즐과 이어팁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의 휴대 음향 시장에서 이렇게 생긴 제품은 오디지 iSINE과 LCDi 시리즈 뿐입니다. (적어도 제 구글링 레이더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런 변태 부류의 신종을 살펴볼까 합니다. 이름만 보면 LCDi4의 단순 다운그레이드 제품처럼 보이는 'LCDi3'입니다. (엘씨디 아이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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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3의 소리를 들어보면 다른 헤드폰 회사들의 제품에서 경험하는 차이가 동일하게 전달됩니다. 단순한 성능 낮추기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소리'를 추구한다는 겁니다. LCDi4와 달리 LCDi3는 더욱 중립적인 음색을 내면서도 LCDi4처럼 대형 헤드폰 같은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스의 KSC35, KSC75처럼 든든한 출력의 헤드폰 앰프에 연결하면 소리가 더욱 좋게 됩니다.

 

 

착용을 위한 다수의 액세서리와 다양한 케이블

 

LCDi3의 포장 박스는 작은 편이며 투명 아크릴 커버 속으로 이어폰 본체와 캐링 케이스가 보입니다.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LCDi4처럼 간결한 패키징인데요. 이어폰을 꺼낸 후 캐링 케이스를 열어 보면 수많은 구성품이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하도 많아서 사진 한 장으로 담지 못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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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많은 것이 들어 있는고 하니, 이 제품은 클립형 헤드폰과 커널형 이어폰의 결합체 같은 것이라서 '착용에 필요한 액세서리'가 많습니다. 또한 세 종류의 케이블이 있어서 다양한 연결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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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3를 구입했다면 자신에게 맞는 착용법을 찾을 때까지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먼저 이어팁만 장착해서 귀에 끼워본 후... 우리네 인생처럼 하염없이 아래로 흘러내린다면 이어훅을 장착해봅시다. 그래도 흘러내린다면 새로 추가된 이어쿠션을 끼워도 됩니다. 윙이 달린 실리콘 부품인데요. 귓바퀴 안쪽에서 지지해주기 때문에 아주 튼튼하게 착용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L 사이즈 이어훅을 더하니 단단히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착용한 상태로 머리를 털어도 될 정도는 아니지만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는 되더군요. 노즐 지름이 무척 굵기 때문에 커널형 이어폰처럼 노즐이 귓구멍 속으로 깊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LCDi3는 이어팁을 귓구멍에 끼우기 위해서 이어훅이나 이어쿠션으로 하우징을 지지해줘야 하는 변태형 이어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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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해봅시다. 오디지의 대형 헤드폰들은 평탄하면서도 높은 해상도의 소리를 내며 풍성한 중음과 든든한 초저음으로 만족감을 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육중한 무게로 목 근육의 단련을 요구합니다. (500~600g 수준) 드넓은 진동판의 앞뒤로 수많은 자석의 패널을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링 모양의 자석 하나로 끝나지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작은 자석을 돗자리처럼 넓게 펼쳐서 진동판 전체를 덮어야 합니다. 자석이 많으니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자석 패널을 진동판의 한 쪽에만 둔다면 그나마 경량화가 될 터인데 오디지의 대형 헤드폰은 그런 거 안 합니다. 진동판 앞뒤로 더블 레이어 배치를 하거든요. (LCD 시리즈의 경우) 자석을 늘린다고 해서 꼭 소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디지의 디자인 방식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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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생각해봅시다. 정성을 들여서 헤어스타일을 만드는 남자라면 헤드폰으로 머리 모양을 파괴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가벼운 헤드폰이라도 헤드밴드가 있다면 유저의 헤어스타일은 철저히 망가지기 마련입니다. 코스 포타프로처럼 얇은 스틸 밴드를 쓴다고 해도 머리 눌림은 피할 수 없습니다. LCDi4, LCDi3는 작고 가벼운 이어폰의 형태로 오디지의 대형 헤드폰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입니다. 또한 귀를 완전히 덮는 헤드폰의 갑갑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LCDi3의 존재 가치가 또 하나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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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3의 외관은 LCDi4와 거의 동일합니다. 오디지 로고와 금속 그릴 파트의 색상이 은색일 뿐입니다. 혹시 LCDi4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해봤다면 LCDi3도 똑같은 느낌을 줄 것입니다. 또한, 케이블의 연결 규격도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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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3는 다른 인이어 모니터들과 동일한 2핀 커넥터를 사용하므로 이어폰용 커스텀 케이블을 끼울 수 있습니다. 단, 2핀 커넥터를 끼우는 안쪽에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커스텀 케이블의 2핀 커넥터에 홈이 없다면 끼울 수가 없습니다. 좌우 채널 구분을 위해서 이렇게 해둔 것인데, 커스텀 케이블의 2핀 커넥터에 움푹 패인 부분이 있다면 LCDi3에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어폰용 커스텀 케이블은 대부분 이어훅이 있습니다. 이어훅에 철사가 들어 있다면 직선으로 펼쳐주거나 철사를 빼내고, 케이블 피복이 훅 모양으로 구부려져 있다면 수건 속에 넣고 다림질하는 등의 방법으로 펼쳐줘야 합니다. LCDi3의 기본 케이블은 충분히 좋은 편이지만 20만원대 동선이나 은 도금 동선 케이블로만 교체해도 긍정적 효과가 있으니 커스텀 케이블 구입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옵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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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케이블부터 헤드폰 앰프까지

 

LCDi3의 패키지에는 세 개의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3.5mm 플러그의 기본 케이블, 백헤드 타입의 블루투스 케이블,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기본 케이블, 사이퍼 블루투스 케이블, 사이퍼 라이트닝 케이블이 되겠습니다. 이 중에서 사이퍼 라이트닝 케이블은 나중에 단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곧 출시될 LCDi3 패키지에는 라이트닝 케이블이 포함되지만 나~중에 판매되는 제품에서는 제외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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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3는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편이라서 기본 3.5mm 케이블을 사용할 때 스마트폰 헤드폰 출력에서도 30~35% 정도 볼륨으로 넉넉히 울릴 수 있습니다."

 

먼저 기본 케이블을 살펴봅시다. 흔히 칼국수 케이블이라고 불리는 플랫 타입인데요. LCDi4에 포함되는 고급형 케이블보다는 심심한 소리를 내지만 LCDi3의 기본 음색에는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LG 스마트폰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감상해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짚어볼 점은 LCDi4와 LCDi3의 드라이버 감도 차이입니다. LCDi4는 제품 사양표에 나온 수치와 달리 드라이버 감도가 낮은 편이라서 헤드폰 앰프 연결이 필요합니다. 한 편 LCDi3는 임피던스가 20옴으로 더 낮으며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편이라서 스마트폰 헤드폰 출력이나 USB 동글 앰프의 연결로도 든든한 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LCDi3도 헤드폰 앰프 연결에서 더욱 웅장한 소리를 낼 수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재생기 + 외장 DAC +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 이러한 분리형 시스템에서 LCDi3가 진짜 소리를 냅니다. 일명 '앰프빨'을 받으면 중음의 선이 몹시 두텁게 되고 저음의 펀치가 깊어지며 웅장한 규모를 갖게 되는데요. LCDi4가 그랬듯이 LCDi3도 거치형 헤드폰 앰프 시스템을 만나면 대형 헤드폰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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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지의 사이퍼 라이트닝 케이블은 아이폰, 아이패드 유저에게 무척 훌륭한 앰프이자 리모트 컨트롤러가 됩니다. 버튼으로 볼륨 조정과 곡 넘기기 등을 쉽게 다루면서 소리는 배경 노이즈가 없고 출력이 아주 높기 때문입니다. 애플 iOS 기기에 연결하면 별도의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굵고 힘찬 소리를 들려줍니다. (소리가 무척 크니 20~30% 볼륨을 권합니다) 단, 애플 DAC가 몹시 담백한 음색을 지녀서 사이퍼 라이트닝 케이블을 거친 LCDi3의 소리도 고음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애플 기기 특유의 담백한 음색을 선호하신다면 큰 장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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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지의 사이퍼 블루투스 케이블은 블루투스 5.0 버전이며 apt-X HD 코덱을 지원합니다. 케이블을 목 뒤로 걸치는 형태인데, 사진으로 보기에는 케이블이 굵고 좌우에 원통형의 부품이 있어서 무거운 듯하지만, 실제로는 무척 가벼우며 케이블이 목에 감기지도 않아서 아주 편리합니다. 또한 사이퍼 블루투스 케이블에 내장된 앰프는 LCDi3를 50% 볼륨에서도 든든히 울려줄 수 있습니다.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 유선 연결한 만큼은 아니지만 소리의 선을 굵게 만들며 웅장한 느낌을 줄 정도는 됩니다. apt-X HD 코덱 활성화 상태에서도 소리 밀도가 조금 낮게 느껴지는 것이 단점인데요. 오디지 헤드폰의 소리를 무선 오픈형 이어폰의 형태로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드라이버 감도가 더 높은 LCDi3이기에 블루투스 케이블로 무선화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사이퍼 블루투스 케이블을 LCDi4에 연결한다면 볼륨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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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라면, 사이퍼 블루투스 케이블(Audeze IEM)을 페어링한 다음 블루투스 메뉴에서 '음질 우선'을 선택해주세요."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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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감상문은 3.5mm 기본 케이블을 세 대의 헤드폰 앰프에 연결해서 들으며 작성했습니다. 소리의 힘과 밀도에서 차이가 있겠으나, LCDi3를 스마트폰이나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볼륨을 올리고 들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이 때 볼륨을 얼마나 올려야 적당한지 모르겠다면 진동판에서 초저음 울림이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올리면 되겠습니다.

 

*플랫 사운드는 아닌데 레퍼런스 이어폰

 

LCDi3의 소리는 균형 잡힌 소리이면서도 평탄하지는 않은 느낌이지만, 희한하게도 재생기와 앰프의 소리 특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타이달 마스터 음반을 재생하는 블루사운드 노드 2i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은 무색무취 음색과 평탄한 소리, Aune S7은 굵은 선과 약간 낮은 밀도의 소리, 젠하이저 HDVD800은 높은 밀도와 정밀하면서도 건조한 소리가 LCDi3에서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어폰의 형태이면서도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들의 기준점(레퍼런스) 성향을 똑같이 지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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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i4보다 고음 강조가 적고 중.저음이 두텁다

 

제품 사양을 보니 LCDi3는 LCDi4보다 약간 두꺼운 진동판을 쓰는 모양입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다이내믹 드라이버보다 더욱 얇은 진동판을 쓰는데, LCDi4의 진동판은 그보다도 얇은 극단적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진동판 두께의 차이가 LCDi3의 소리 특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 귀에서는 LCDi3가 LCDi4보다 중립적이며 따뜻한 음색을 보입니다. 대체로 고음 강조가 적으며 중.저음이 두텁게 강조되는 편인데요. LCDi3는 여러 기기와 연결했을 때의 음색 평균을 내면, 목재 밴드(하우징 테두리)를 지닌 LCD-2와 LCD-3 같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차이점을 든다면 LCD-2, LCD-3는 높은 저음부터 초저음까지 평탄하고 든든하지만 LCDi3는 높은 저음이 더 강조되며 초저음은 조금 약한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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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중음을 증폭하고 가깝게 당긴다

 

LCDi4처럼 LCDi3도 낮은 중음이 유난히 강조됩니다. 고음과 저음을 올리고 중음을 낮추는 V 모양의 소리는 고해상도를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입체감을 내기에 유리하지만,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를 가깝고 두텁게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중음이 추억 속 저멀리 사라져버린 듯한 아쉬움을 주기 마련입니다. LCDi3는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 속에서도 낮은 중음을 증폭하여 아주 가깝게 끌어 당깁니다. 중음의 선이 유난히 굵어서 사람의 성대와 현악기의 줄이 두 배쯤 굵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점은 헤드폰 앰프를 쓸 때 더욱 강력해집니다.

 

혹시 밝은 고음과 맑고 가벼운 느낌을 선호한다면 LCDi3의 중음 영역이 매우 묵직하게 들릴 것이며 약간 흐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 물건은 커널형 이어폰이 아니라 풀사이즈 오픈형 헤드폰 같은 소리를 추구합니다. 중음 뿐만 아니라 저음 영역도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느낌이 있으며 정밀하거나 빠른 인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LCDi3의 주파수 응답 형태와 청취자의 심리적 판단이 만들어내는 특징이며, 오디지의 측정에서는 빠른 응답 속도와 극히 낮은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 작은 '헤드폰 시뮬레이션 인이어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고해상도와 정확함을 추구하며 뚜렷한 음색 특징도 지양하는 편입니다. 앞서 이 제품이 여러 재생기와 앰프의 소리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한 이유도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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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헤드폰의 공간감이 있다

 

LCDi3가 대형 헤드폰의 느낌을 주는 이유는 '공간감의 묘사'라고 봅니다. 분명히 노즐과 이어팁을 통해서 귓구멍에 소리를 넣고 있는데, 두뇌가 인지하는 소리의 형태는 머리 주변을 에워싸는 원처럼 보입니다. 소리가 고음, 중음, 저음의 순서로 머리 바깥쪽으로 나옵니다. 포근한 울림의 저음이 바깥쪽에서 감싸주는 느낌인데 머리 중심으로부터 수평선에 가까운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가 넓게 펼쳐집니다. 귓구멍에 닿는 이어팁의 감촉만 없다면 LCD 헤드폰을 듣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생생한 공간감입니다.

 

*의외로 섬세하고 화려한 고음

 

LCDi3의 소리에서는 중음과 저음의 비중이 높아서 고음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음 자체는 매우 선명하며 섬세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낮은 고음은 줄이되 7~10kHz 근처는 조금 강조해둔 모양입니다. 전체 음색을 밝지 않게,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어둡게 만드는 고음인데, 심벌즈 소리가 나오면 찰싹거리는 시원함이 살아납니다. 드럼 세트의 하이햇, 일렉트로닉 음악의 전자 고음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금속 악기음에서도 선이 가늘고 화려한 고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기본 케이블을 연결해서 듣는 중이지만, 조금 더 밝은 음색의 커스텀 케이블로 바꾼다면 굉장히 화사한 소리를 듣게 될 듯합니다. 타사의 20만원대 은 도금 동선 케이블에서도 고음이 더 밝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LCDi3 가격에 육박하는 고급형 커스텀 케이블로 가보겠다면 여러 선재를 혼합한 케이블로 변화를 줘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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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이든 크고 넓고 굵게

 

밝지 않지만 살짝 강조되는 고음, 굉장히 두터운 선으로 가깝게 다가오는 중음, 포근하고 웅장하게 구름처럼 번지는 저음 - 이러한 LCDi3의 소리는 굵고 포근한 소리의 대형 헤드폰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음악 장르를 고르기보다는 어떤 음악이든 크고 넓고 굵게 들려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따뜻한 음색이지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소리 정확도와 빠른 응답 덕분에 메탈, 일렉트로니카를 들어도 만족감이 큽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이나 고급형 인이어 모니터를 놔두고 희한한(?) 형태의 LCDi3를 선택한다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음악은 대편성 오케스트라 연주가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콘서트홀의 공기 울림과 수많은 악기들의 규모를 영접하려면 대형 헤드폰이 필요하게 되는데, LCDi3를 쓰면 목 근육의 단련과 헤어 스타일의 희생이 없어도 대형 헤드폰처럼 오케스트라를 넓게 펼쳐두고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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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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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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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구조의 이어폰은 오디지가 유일하지만, 극저음이 비는건 가격을 생각하면 참 아쉽네요 ㅠ 그래도 유니크한 디자인과 구성품들은 아주 멋지군요!

02:59
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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