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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메제 엠피리언 2,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소리의 감동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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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제 엠피리언 2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소리의 감동



"엠피리언 1의 '사라짐', 엘리트의 '극적인 자연스러움'을 지녔으며, 이어패드 교체로 시원한 고음과 강한 저음 펀치까지 누릴 수 있다. 엠피리언 2는 메제 오디오의 역작이며 새로운 실세(實勢)가 될 것이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안토니오 메제씨의 메제 오디오(Meze Audio)가 정통 헤드폰 브랜드로 도약하게 만든 제품이 '엠피리언(Empyrean)'입니다. 이 헤드폰은 심미적인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전문 회사인 리나로(Rinaro)를 통해서 독자적 설계의 트랜스듀서를 확보한 것이 성공의 결정타였습니다. 거대하지만 가벼우며 진동판의 저음 영역과 고.중음 영역을 분리 배치해서 유저의 귀를 완전히 덮어주는 드라이버가 엠피리언의 지극히 중립적이며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로 이어집니다. 그 후 더욱 업그레이드된 드라이버가 등장하면서 플래그쉽 모델 '엘리트(Elite)'가 탄생했고, 메제 오디오의 하이엔드 헤드폰 라인업은 엠피리언과 엘리트로 고정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엠피리언 2'가 나오는 것은 저로서도 예상하기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듣기에 엠피리언은 이미 완성된 작품이었고 엘리트는 그 완성의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세계로 도달하는 넘사벽(-_-)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즉, 엠피리언 2는 다른 종류의 응용 작품이 아니라 엠피리언 1을 교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약 2주 동안 이 제품과 함께하면서 제가 느낀 즐거움과 감동을 생각하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400만원대 가격의 헤드폰을 리뷰하면서 언젠가 직접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오랜만입니다.



음악을 듣는 사람과 음향 기기의 사이에는 항상 막(幕)이 존재합니다. 이 막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고가의 하이엔드 음향 기기인데요. 저는 이 막의 구체적 형태로 '유리'를 떠올립니다. 이 유리 벽은 원래 투명하지만 자세히 보면 완전히 투명하지는 않습니다. 완전한 투명도에 이르기 위해서 훨씬 높은 순도와 섬세한 가공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메제 엠피리언 2는 메제 오디오 헤드폰들 중에서 가장 투명한 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리트와 1:1 비교 청취를 해보지는 못했으니 제외하고, 엠피리언 1과 비교한다면 큰 폭의 업그레이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엠피리언 1보다 미세하게 양념이 들어간 소리이기도 합니다.


엠피리언 2의 출시는 이제 하이엔드 헤드폰을 처음 장만해보려는 분들에게는 흥분되는 소식이겠고, 엠피리언 1의 오너 여러분에게는 막막한 고민의 시작이 될 듯합니다. 드라이버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엠피리언 2가 좋다고 하겠으나, 자동차와 카메라가 그러하듯 구형 모델 만의 감성적 가치도 있습니다.


... 그래도 엠피리언 2가 훨씬 좋습니다.

(엠피리언 1 오너들이 돌을 던지기 시작하고 루릭은 매트릭스 모션으로 능글맞게 회피하는 중)



엠피리언 고유의 디자인, 그리고 두 가지 이어패드




제가 엠피리언 1과 엘리트를 리뷰한 후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헤드폰 케이스가 바뀐 것이고, 두 번째는 기본 케이블이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거대한 007 가방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절반 정도로 컴팩트하게 바뀌었으며, 기본 케이블이 무산소 동선에서 은 도금 동선 PCUHD 모델로 교체됐으니 커스텀 케이블 구매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엠피리언 2도 컴팩트해진 가방에 담겨 있으며 화려한 비주얼의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이 기본 포함됩니다.



엠피리언 2의 전용 가방 속에는 가죽 파우치에 담긴 케이블과 함께 다른 종류의 이어패드 한 쌍이 있는데요. 혹시 장기간 보관하겠다면 가방 속에 실리카겔을 한 두 개 넣은 후 닫아두시기 바랍니다. (알칸타라 소재의 수명 연장에 아주 큰 도움이 됨) 그리고 이 가방 속에 헤드폰을 담으려면 케이블을 분리한 후 헤드밴드를 최소로 줄여야 합니다. 엠피리언 2의 케이블은 4핀 미니 XLR 커넥터를 사용하므로 자주 탈착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안심하고 분리해도 됩니다. 또한 오디지 헤드폰들과 호환되니 커스텀 케이블의 활용도 편리합니다.



기본 포함된 은 도금 동선 PCUHD 케이블은 별도 구입하면 상당히 비싼 제품입니다. 길이에 따라서 50~70만원대가 되니까 결코 싼 값은 아니지요? 이 케이블을 오디지 MM-500에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보니 원래부터 소리 해상도를 올리며 고음과 저음을 더 시원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의 소리로, 이어폰용 케이블로 치면 이펙트 오디오의 카드모스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MM-500의 무산소 동선 케이블을 엠피리언 2에 끼워보니 엠피리언 1에서 느꼈던 무특성과 무음색이 드러납니다.



은 도금 동선 PCUHD 케이블은 엠피리언 2의 소리 성능에 걸맞은 투명도를 지니고 있어서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계속 사용해도 되겠습니다. 또한 이 케이블은 엠피리언 1과 엘리트에도 기본 탑재되고 있으니 메제 오디오 쪽에서도 매칭을 보증해주는 셈입니다.



엠피리언 2의 외부 디자인은 1과 거의 똑같습니다. 각 부품을 모두 분해 및 교체할 수 있게 설계해서 수리하기 쉽게 만든 것도 동일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제품 색상과 그릴의 패턴 디자인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다시 봐도... 메제 엠피리언과 메제 엘리트가 보여주는 디자인은 헤드폰 분야의 상징적 사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카본 파이버와 가죽으로 이뤄진 해먹 구조의 헤드밴드는 미려한 곡선을 보여주면서 유저의 머리 둘레에 무게를 골고루 분산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어컵 하우징은 금속 덩어리를 오랫동안 깎아서 만들며 절묘한 스프링 배치로 이어패드가 유저의 귀 둘레에 부드럽게 밀착됩니다. 인체 공학과 아름다운 오브제 역할을 모두 지닌, 편안한 착용과 심미적 가치를 모두 보유한 헤드폰 디자인입니다.



혹시 청음 매장에 가서 엠피리언 2를 직접 손에 들어 본다면 거대한 크기에 놀라실 겁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장점이 극히 얇으면서 아주 넓은 진동판을 쓸 수 있다는 것인데, 그만큼 헤드폰의 덩치가 커지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엠피리언 1, 2와 엘리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넓은 진동판의 드라이버를 탑재했으니 이어컵도 아주 큰 편입니다. 그런데 막상 머리에 써보면? 굉장히 편안하고 가볍습니다. 특유의 헤드밴드 디자인 덕분에 뭔가 조이거나 누르는 느낌이 없는 겁니다. 그 대신 이어패드가 귀 둘레를 누르는 압력이 약하므로 머리를 크게 흔들면 헤드폰이 흘러내립니다. 실내에서 가만히 앉아서 듣는 용도의 헤드폰이므로 문제는 없겠군요. (-_-)a



엠피리언, 엘리트는 이어패드를 간단히 탈착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어패드 탈착 설계가 소리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엠피리언 2도 이어컵은 얇은 금속 프레임이며 이어패드의 두께가 전체 용적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어패드에는 철제 그릴이 들어 있으며 드라이버 속의 자석과 붙어서 고정됩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엠피리언 1 리뷰에서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드라이버에서 생성되는 반자기장(Demagnetizing Field)으로 이어패드를 고정하면서 자기장을 다시 드라이버로 보내주므로 드라이버 감도까지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선택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커널타입 이어폰에서 이어팁이 소리를 크게 바꾸듯이, 헤드폰에서는 이어패드의 소재와 구조가 소리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엠피리언 2도 두 가지 이어패드가 있어서 두 가지 소리를 보유하게 되는데, 하나는 알칸타라와 가죽을 조합한 듀오 이어패드이고 다른 하나는 알칸타라 소재의 앵글드 이어패드입니다. 두 이어패드의 소리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유저의 입장에서는 하나만 고르면 될 텐데요. 문제는 두 가지의 소리가 모두 좋다는 겁니다. (-_-); 일단 메제 오디오에서는 엠피리언 2 전용으로 개발한 것이 듀오 이어패드라고 하지만 앵글드 이어패드의 소리 특성도 굉장히 좋아서 한동안 이어패드를 계속 바꿔끼우는 무한 삽질을 하게 됩니다.



1) 듀오 이어패드 (Duo earpads)

알칸타라와 가죽을 조합한 이어패드입니다. 피부에 닿는 부분은 알칸타라 소재이고 테두리 부분을 천연 가죽으로 덮은 구조인데요. 귓바퀴가 들어가는 내부 공간이 좁아서 소리가 더욱 강하게 집중됩니다. 또한 테두리의 가죽이 공기를 밀폐하면서 저음이 증가하고 고음도 조금 더 샤프해집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소리의 선이 굵어집니다. 쉽게 말하면, 엠피리언 2로 더욱 힘차고 재미있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 사용하는 이어패드입니다.



2) 앵글드 이어패드 (Angled earpads)

전체를 알칸타라 소재로 만들었으며 앞쪽이 얇고 뒤쪽이 두꺼워서 각도를 이루는 구조입니다. (두터운 부분이 귓바퀴 뒤쪽에 오도록 착용) 이어패드 안쪽의 공간이 넓어서 소리의 개방감이 크게 향상되며 고.중.저음의 균형이 아주 좋습니다. 엠피리언 2의 소리를 엘리트와 가깝게 만든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밸런스 중심의 레퍼런스 사운드를 듣고 싶다면 앵글드 이어패드를 추천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메제 오디오에서 새롭게 제시하는 소리는 듀오 이어패드에서 나오는데, 오디오 애호가 기준에서는 앵글드 이어패드가 음색이 정확하고 공간감이 좋아서 어느 쪽을 기준으로 둘지 고민하게 됩니다. 듀오 이어패드의 박력 있는 저음도 좋지만 앵글드 이어패드가 만드는 광활한 공간과 섬세한 소리는 완전히 심금을 울릴 정도입니다. 저는 이 문제로 거의 1주를 고민한 후 앵글드 이어패드를 기준점으로 선택했습니다.



SOUND



메제 엠피리언 2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8 ~ 110,000Hz이며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32옴, 드라이버 감도는 105dB라고 합니다.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가 1V 1kHz 기준으로 0.05% 미만입니다. 제품 사양만 본다면 웬 괴물이 나왔느냐며 경악할 지경인데요. 메제 엘리트의 주파수 응답 범위 3 ~ 112,000Hz와 비교하면 아주 약간~ 차이가 있다 정도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약간의 차이에서 100만원 넘는 가격 차이가 나오는 게 휴대 음향의 세계입니다.


엠피리언 2는 거대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입니다. 그러나 무거운 자석 패널 대신 드넓은 진동판 속에 코일을 넣고 경량화된 자석으로 구동하므로 드라이버 감도가 높아서 쉽게 울릴 수 있습니다. 이 물건을 DAP의 헤드폰잭이나 스마트폰 USB 동글 앰프로 듣는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엠피리언 2의 잠재력을 최대한 뽑아내고 싶다면 고품질의 DAC를 내장한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정도 퍼포먼스의 헤드폰은 1,000만원대 이상의 소스 기기에서도 그 다음 단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엠피리언 2를 고가의 외장 DAC와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 듣는 경험은 마치 CPU 오버 클러킹하는 것처럼 유저의 염통을 벌렁거리게 만들 것입니다.



*나중에 등장하는 종합적 완성판


저는 엠피리언 2를 처음 청취하는 순간 퍼 오디오(Fir Audio)의 이어폰 '라돈 6'를 떠올렸습니다. 소리 특징이 아니라 제품의 위치가 똑같다는 겁니다. 퍼 오디오의 플래그쉽 이어폰은 제논 6이지만, 그 후 장기간의 개발을 거쳐 탄생한 라돈 6는 다른 시리즈들의 장점을 모두 흡수해서 종합적 완성판이라고 할 만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메제 엠피리언 2의 소리는 엠피리언 1과 엘리트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완성판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패드를 듀오 이어패드로 바꿔서 들으니 엠피리언 2는 차별화된 고.저음 강조까지 가능합니다. 엠피리언 1의 '사라짐'과 엘리트의 '극적인 자연스러움'에 이어서 시원한 고음과 강한 저음 펀치까지 보너스로 누릴 수 있다니요? 엘리트가 여전히 끝판왕이지만 메제 오디오의 실세는 엠피리언 2가 될 듯합니다.


엠피리언 2의 소리에서 진짜 억지로 취향적 단점을 끄집어낸다면,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들보다는 뭔가 심심한 느낌이 들 수 있겠습니다. 엠피리언 1, 엘리트보다 재미있는 소리를 주제로 탄생한 것이 엠피리언 2이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는 밸런스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므로 화끈한 양념이 배제되기 마련입니다.


*광활한 사운드 이미지에 감동하다


제가 엠피리언 2를 감상하면서 앵글드 이어패드를 선호한 이유는 감동적인 공간감입니다. 이 이어패드는 청취자의 귓바퀴가 들어가는 물리적 면적을 늘려서 공기 움직임을 개방해주는데, 헤드폰을 처음 착용하고 음악을 틀면 헤드폰이 아니라 방 안에 둔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화들짝 놀랍니다. 혹시 이 제품을 구입하신다면 하이엔드 헤드폰을 써본 적이 없는 친구나 가족에게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들 똑같이 놀랄 겁니다. (-_-)a 오랫동안 수많은 헤드폰을 다뤄온 저도 앵글드 이어패드를 장착한 엠피리언 2를 처음 감상했을 때 음악의 공간이 머리 둘레로 넓게 펼쳐지는 경험에 크게 놀랐습니다.


과장 한 모금 없이 말하건대 엠피리언 2의 사운드 이미지는 엄청나게 넓은 공간을 묘사합니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높은 선명도의 음향 공간에서 끝없이 자유롭게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정전형 헤드폰들보다도 큰 면적의 진동판이 높은 음과 낮은 음을 나눠서 귓바퀴 전체로 전달해줍니다. 잘 튜닝된 오디오룸에서 스피커로 감상하는 것처럼, 사람의 머리에서 높은 등급의 헤드룸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초고해상도, 완벽한 밸런스, 두 가지의 하이엔드 사운드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초고해상도와 밸런스를 지닌 소리인데 고음과 저음이 더욱 시원하게 들립니다. 매우 중립적인, 거의 무음색이나 다름없는 소리이지만. 다른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들과 비교한다면 살짝 밝은 음색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기본 포함되는 은 도금 동선 PCUHD 케이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듀오 이어패드로 바꾸면 이러한 소리의 바탕에서 더욱 굵고 힘찬 저음과 샤프한 고음을 듣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놀라운 고성능의 트랜스듀서인데 앵글드 이어패드를 쓰면 클래식 하이엔드 사운드가 되고, 듀오 이어패드를 쓰면 익사이팅 하이엔드 사운드가 됩니다.


*엘리트와 엠피리언 2의 차이점은?


제가 엠피리언 2의 소리에서 엘리트를 떠올린 이유는 소리가 매우 부드럽고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손길로 오랫동안 광을 낸 것처럼 섬세하게 연마된 사운드라고 하겠습니다. 소리의 고운 감촉에 고막이 미끄러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드라이버의 고성능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엘리트와 엠피리언 2를 직접 비교 청취한다면 그야말로 막상막하가 될 것입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엘리트는 극한의 투명도, 엠피리언 2는 극한에 초근접한 투명도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두 제품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소리의 주제를 보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엘리트는 극히 편안한 자연스러움이 있으며 엠피리언 2는 고음과 저음에서 시원한 맛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홈 오디오 기준에서 극한의 정확도


극단적으로 낮춰진 THD 수치와 정확하게 맞춰진 재생 타이밍으로 음의 잔향이 조금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건조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새로운 작품이지만 이것도 역시 메제 엠피리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엠피리언 2도 음악과 청취자의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우는 헤드폰입니다. 그리고 엘리트가 그러한 것처럼 엠피리언 2는 자신의 존재를 지운 후 다음 단계의 감동을 줍니다. 소리가 너무나도 투명해서 음악 속의 온갖 감정을 전부 느끼게 되는데 감정 증폭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넣은 특징이 없습니다. 프로 오디오와 홈 오디오는 정확한 소리의 기준이 다른데, 엠피리언 2는 홈 오디오 기준에서 극한의 정확도를 보입니다.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서 귓가로 불어준다


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노라면 초고음의 개념을 알 수 있습니다. 엠피리언 2의 엄청나게 넓은 주파수 응답 범위 수치는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유저라면 누구나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을 재생 중인 헤드폰의 내부에서 산소 함량이 높은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듯합니다. 소리를 귀와 고막으로 인지하는 과정은 공기의 전달인데, 엠피리언 2는 그 자체가 공기를 생성하는 원천이며 자연 그대로의 바람을 느끼는 심리적 효과를 냅니다. 말 그대로 소리가 산들바람처럼 귀에 불어오는 느낌입니다. 이 감촉이 하도 좋아서 헤드폰을 들어서 머리에 쓸 때마다 마음이 들뜨고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됩니다.


*초저음이 만드는 입체 공간


초고음의 공기와 더불어 초저음의 진동도 아주 깨끗합니다. 엠피리언 2는 저음 강조가 거의 없으며, 엄청나게 낮은 초저음 영역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리니어 서브 베이스(Linear Sub-bass)를 지닙니다. 진동판의 위쪽 넓은 부분에서 울리는 초저음이 머리의 좌우 전체를 뒤덮으면서 배경적 입체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앞서 언급한 고품질 헤드룸 효과의 대부분을 초저음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헤드폰과 비교한다면 엠피리언 2의 초저음은 귀 아래쪽에 깔리는 수평선의 레이어가 아니라 머리 전체를 에워싸는 커다란 큐브 모양에 가깝습니다.


*감상할수록 감동이 늘어난다


엠피리언 2는 음악 감상에서 장르의 개념을 지웁니다. 어떤 음악이든 음반이 제작된 그대로 전달합니다. 이것은 사실 엠피리언 1의 특징인데, 엠피리언 2는 어떤 음악이든 다방면의 감동이 몰려오게 만듭니다. 음반 제작자가 세심하게 심어둔 각종 디테일을 모두 발견하는 감동, 거대한 공간 속에서 깨끗한 공기로 악기들과 사람 목소리를 느끼는 감동, 노래와 연주에서 배어나오는 미세한 감정의 떨림에서도 감동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적 취향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누구나 이 헤드폰의 소리를 들으면 처음부터 두 세 가지 이상의 감동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 후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동의 숫자가 늘어납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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