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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커핀 클라나, 두 가지 음향 쾌감을 지닌 평판형 이어폰

루릭 루릭
372 1 0

커핀 클라나

두 가지 음향 쾌감을 지닌 평판형 이어폰



"이어폰용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가 점점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커핀 클라나는 낮은 가격대에서도 매우 선명한 고.중음과 웅장한 저음을 지녔으며 아주 좋은 착용감과 소음 차단력으로 생활 전반에 쓰일 수 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커핀 클라나(Kefine Klanar)는 14.5mm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탑재한 커널 타입 이어폰입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BA)의 가벼운 느낌이 싫어서 다이내믹 드라이버(DD) 이어폰을 선택했는데, 결국 BA 드라이버의 빠른 응답과 높은 해상도가 그리워지는 경우가 있지요? 이어폰용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바로 그런 순간에 선택하는 트랜스듀서일 것입니다. DD처럼 높은 밀도의 중.저음을 들려주면서 BA처럼 선명한 고음도 확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어폰을 만드는 사람의 개발 방향에 따라서 매우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도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디지 유클리드, 시브가 나이팅게일에 이어서, 이번에 소개하는 커핀 클라나는 정석적인 소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흔히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굵고 충실한 중음'과 '든든하고 깊은 저음'을 이어폰에서 구현한 것입니다. 저는 커핀 클라나로 음악을 들으며 오래 전에 개인적 레퍼런스 헤드폰으로 사용했던 오디지 LCD-2가 떠올라서 무척 만족했고, 한 명의 일반 유저로서 출시 할인 이벤트 기간에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고인물 음향 기기 리뷰어인 저로서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나기 때문에 딱히 신제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커핀 클라나를 리뷰하면서 구입 확정을 한 이유는, 이 이어폰이 저의 생활 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편리하게 사용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소리의 즐거움도 있지만 생활의 편안함이 좋아서 '집에서 입는 최애 의류'처럼 구입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가격 부담이 없으니 누구나 쉽게 지를 수 있습니다. (...) 온갖 하이엔드 이어폰을 보유한 매니아들도 음악 감상 뿐만 아니라 폰으로 게임하거나 PC로 영화 볼 때 편하게 쓰기 위해서 하나 사두면 좋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이 제품은... 편합니다. (-_-)b



수수하게 생겼지만 아주 편안하고 차음성 끝내줌



커핀 클라나의 국내 정가는 18.5만원이며 할인을 받으면 15~16만원대가 되겠습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감싼 이어폰인데 직장인 여러분이라면 딱히 고민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그만큼 구성품은 단출한 편으로, 박스를 열면 밝은 회색빛의 하드 케이스와 다수의 이어팁이 나옵니다. 지퍼로 열고 닫는 하드 케이스 속에는 이어팁과 이어폰을 모두 담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 이어팁들은 소재가 동일하며 모양이 조금 다릅니다. 하나는 넓고 얕은 모습이고 다른 것은 조금 길쭉한 모습입니다. 또한 내부 노즐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이어폰의 착용 감촉과 소리가 살짝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어팁의 소리 분류는 내부 노즐이 얇아서 구멍이 큰 게 더 선명한 소리를 내며, 내부 노즐이 두꺼워서 구멍이 작은 게 저음을 보강해준다고 합니다. 어느 이어팁이든 귓구멍에 잘 맞는다면 별다른 편차 없이 소리가 전달될 테니 골고루 사용해보면서 최적의 사이즈를 찾아봅시다.



기본 포함된 케이블은 하드웨어 품질과 소리 품질이 모두 좋습니다. 커핀 클라나 전용으로 만들어진 은 도금 동선 + 동선 소재의 케이블입니다. 시각적으로는 검정색과 갈색의 조합이 차분하고 고급스러우며, 제법 두툼한 피복을 지니고 있어서 이어폰의 번들 케이블이 아니라 별도 판매하는 커스텀 케이블의 인상을 줍니다.



기본 케이블의 설명을 보니 은 도금 동선이 소리 해상도를 확보하고 동선이 포근한 중.저음을 만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청취해봐도 기본 케이블을 조합한 커핀 클라나의 소리는 저음을 든든히 보강한 레퍼런스 성향이라서 좋은 매칭을 보입니다. 이어폰 유닛에서 케이블 변경으로 인한 음색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므로 '케이블 교체 놀이(-_-)'의 좋은 소재가 되겠습니다. 케이블 연결 규격은 2핀 커넥터인데, 연결 부위가 움푹 패이거나 튀어나오지 않고 평평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다양한 IEM 케이블로 교체해볼 수 있습니다.



CNC 가공으로 단단하게 만든 알루미늄 합금 하우징입니다. 이어폰의 외모는 참 평범하게 보이는데 곡선형 하우징의 착용 감촉이 굉장히 편안하며 소음 차단 효과가 강력합니다. 유저의 귓바퀴 안쪽 영역(콘차)을 이어폰 하우징이 가득히 채우고, 길쭉한 노즐이 이어팁을 귓구멍 속으로 적당히 심어줍니다. 그래서 귓바퀴 안쪽도 편안하고 귓구멍 압박도 거의 없습니다. 하우징 안쪽에는 에어 벤트가 두 개씩 있는데 내부에 필터 처리를 했는지 외부 소음이 조금도 들어오지 않는군요. 제가 이 물건을 구입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소리 품질이지만, 바로 이 착용감과 소음 차단력이 결정적인 두 번째 원인입니다. 이어폰을 귀에 끼운 순간부터 주변이 크게 조용해지고, 음악을 재생하면 나만의 세계가 시작됩니다.



즉, 커핀 클라나는 주변 소음을 막으면서 이어폰을 오랫동안 착용해야 하는 사람에게 생활 필수품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운드 튜닝도 음악과 영화 감상에 모두 어울리는 '범용적 타입'이라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SOUND



커핀 클라나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20 ~ 40,000Hz, 드라이버 감도는 105dB,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16옴이라고 합니다. 대형 헤드폰에 탑재되는 거대한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강력한 힘을 요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가 접해본 이어폰용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다들 효율이 좋았습니다. 오디지 유클리드, 시브가 나이팅게일이 그러했듯 커핀 클라나도 휴대 음향 기기로 쉽게 구동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역시 헤드폰 앰프가 있으면 소리 선이 굵어지고 질감이 향상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옵니다. DAP의 헤드폰 출력으로 듣는다면 하이 게인(High gain)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으로 듣는다면 USB 동글 앰프를 더해줍시다. 데스크탑에서 쓴다면 거치형 헤드폰 앰프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저음형 레퍼런스 사운드인데 고음과 초고음이 더 뚜렷하다


첫 청취에서는 크고 깊게 울리는 저음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고.중음이 선명하게 들리면서 이 제품의 성격을 조금씩 짐작하게 됐습니다. 커핀 클라나의 기본 성격은 자신의 음색을 내지 않으면서 중.저음이 포근하게 들리는 '저음형 레퍼런스 사운드'라고 하겠습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답게 고음이 선명하게 들리는데 조금도 밝지가 않습니다. 그보다는 따뜻한 저음의 높은 비중 때문에 전체적으로 약간 어둡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굳이 비유한다면 잠시 젠하이저 IE300의 소리가 떠오르는데, IE300보다는 고.중.저음 균형과 음 분리 능력이 더 좋은 듯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겪어온 이어폰 헤드폰들을 생각해보면 가장 안전하게 인기가 좋은 소리는 저음이 든든하고 중음과 고음이 그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피라미드 형태의 소리였습니다. 주파수 응답 형태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볼 때 초저음과 저음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그 위로 중음, 고음, 초고음이 올려진 삼각형을 그리는 것입니다. 중음을 크게 낮추고 고음과 저음을 올린 V 모양의 소리는 강렬합니다. 높은 중음을 크게 낮추고 고음과 저음을 올리면 청각이 편안하게 되지만 밝고 따뜻한 음색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중.저음 어느 영역에도 손실이 없으며 저음의 비중만 더 높은 피라미드 모양은 많은 사람들에게 '음색 없이 웅장한 느낌'을 주기 쉬우며 음악 장르도 가리지 않습니다. 커핀 클라나의 소리 형태는 이러한 피라미드 모양을 지니되 높은 중음이 약간 낮춰져 있으며 고음과 초고음이 더 뚜렷한 모습입니다.



*충실한 중음과 포근한 저음 + 유난히 투명하고 깨끗한 고음


가격대 성능비를 노리는 이어폰이지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잠재력을 다시 확인하게 해줍니다. 커핀(Kefine)이라는 브랜드를 이끌어갈 핵심적 모델이라서 그런지 근본적 성능을 높게 잡아두었습니다. 헤드파이 시스템에서 재생기, DAC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드라이버의 소리 해상도가 원래부터 높게 나오며 고.중음이 정밀하게 들립니다. 단, 소리 해상도가 소름 돋을 정도로 높지는 않으며,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올 듯한 '잔향감 있는 소리'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중.저음의 밀도가 굉장히 높아서 고막이 든든히 차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제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다면 고성능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같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앞서 젠하이저 IE300을 언급한 이유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뭔가 다릅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는 구조 상 매우 얇은 진동판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고음이 특히 선명하게 될 수 있습니다. 커핀 클라나도 고음의 높은 선명도와 빠른 응답 때문에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이어폰임을 알게 됩니다. 분명히 포근한 소리의 이어폰이지만 고음과 초고음에서 뚜렷한 고해상도와 섬세한 묘사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여기부터 커핀 클라나의 매력이 시작됩니다. 기본은 충실한 중음과 포근한 저음을 지닌 소리인데 유난히 투명하고 깨끗한 인상을 받게 합니다. 초저음 중심으로 증폭된 저음이 고.중음 영역을 가리지 않으며, 고.중음 영역의 음 분리가 매우 잘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터너티브 락 장르를 한 곡 들어보면 베이스 드럼과 베이스 기타의 울림이 든든하고 따뜻한데, 보컬과 일렉 기타가 아주 맑게 들리며, 드럼의 하이햇과 심벌즈가 시원하고 정밀하게 살아납니다. 낮은 음에서는 영락없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인데 높은 음에서는 색다른 선명도를 경험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커핀 클라나는 따뜻한 저음형 이어폰이면서 투명하고 시원한 고음형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볼 때 작은 이어폰을 쓰는 것은 사운드 측면에서 가장 제한적인 상황일 수 있으나, 클라나의 소리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웅장한 저음형 사운드와 정교하고 깨끗한 고.중음형 사운드가 모두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골고루 선명하고 큼직하게 효과음과 사운드 트랙을 들려주는 이어폰입니다.



*선명한 사운드 이미지, 저음이 만드는 공간


체감되는 사운드 스테이지가 넓지는 않습니다. 소음 차단이 잘 되는 만큼 물리적 구조가 더욱 밀폐되어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상상해보건대 주파수 응답 형태에도 굴곡이 거의 없으니 심리적 입체감을 내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그 대신 청취자의 머리 속에서 고.중.저음을 명확히 분리하여 들려주며 고음과 중음에서는 아주 선명한 사운드 이미지를 그려냅니다. 그리고 저음과 초저음이 머리 둘레를 감싸며 웅장한 배경을 형성합니다. 고성능의 인이어 모니터로서 유저의 머리 속을 잘 설계된 음향 스튜디오처럼 만들어줍니다. 혹시 유저가 '저음의 커다란 울림과 훌륭한 깊이'를 공간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커핀 클라나는 매우 넓은 공간의 이어폰이 될 수 있겠습니다.


*깊은 울림과 거대한 규모의 저음에 매번 놀란다


이 제품의 소리 주제이자 장점은 두 가지의 음향적 쾌감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투명하고 시원하며 정밀한 고.중음과 놀라울 정도로 울림이 깊고 커다란 저음이 하나의 이어폰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청취자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그리고 커핀 클라나의 저음은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명백하게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특성을 내세웁니다. 넓은 진동판을 왜곡없이 골고루 울리면서 높은 저음의 펀치가 명확해지고 초저음이 훨씬 커지는 현상입니다.


음악 속에서 베이스 드럼이나 큰 북의 소리를 들으면 그 때마다 반사적으로 놀랍니다. 보통 듣던 저음 울림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터지며 매우 깊게 내려가는 느낌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런 저음 울림이 높은 밀도로 유지되며 깨끗하게 정돈되니 고.중음에 악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어폰의 저음을 올리면 고음이 흐려지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 때가 있었으나 요즘 나오는 이어폰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어폰용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의 진짜 잠재력은 어쩌면 고해상도의 저음 펀치와 굉장한 초저음 재생에 있지 않나하고 짐작해봅니다. 커핀 클라나의 경우는 100Hz 아래의 초저음 울림이 특히 명료하고 강력하므로 저음 진동에 예민한 분은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택배 언제 오나요


글의 서두에서 이 제품의 소리를 들으며 옛날 오디지 LCD-2를 떠올렸다고 했는데, 2주 넘게 사용해본 후 구입할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커핀 클라나의 중음은 높은 부분이 조금 낮춰져 있어서 청각 자극이 없으며 낮은 부분이 적당히 보강되어서 보컬과 현악기 소리를 두터운 선으로 묘사합니다.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대고 노래하는 느낌은 아니며 무대 중앙에서 관객과 알맞은 거리를 두고 노래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이 중음 영역의 밀도와 감촉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합니다. 정밀하지만 건조하지 않도록 적당히 풀어두었는데 높은 밀도와 매끄러운 감촉으로 중음을 계속 음미하게 만듭니다. 또한 중음형 사운드에 음색 특징을 더하지도 않으니 보컬, 현악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딱 좋습니다. 평판형 헤드폰 오디지 LCD-2가 들려주었던 바로 그 중음의 맛을 가성비 이어폰에서 다시 체감합니다. 그리고 LCD-2의 대형 진동판이 그대로 귀 속에 들어온 듯한 저음도 몹시 중독적입니다. 그런데 LCD-2보다 고음과 초고음이 더 선명하니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감상문을 다 썼으니 리뷰용 커핀 클라나는 반납해야 하는데, 제가 구입하는 커핀 클라나는 제품 출시일과 택배 배송 기간을 포함해서 3~4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참에 인내심 단련이나 해야겠네요.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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