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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자브라 엘리트 10, 동글동글한 무선 이어폰인데 모든 능력치가 너무 높음

루릭 루릭
999 1 0

자브라 엘리트 10

동글동글한 무선 이어폰인데 모든 능력치가 너무 높음



"단순해보이는 디자인 속에 충실한 기술과 센스가 담겨 있다. 에어팟 프로보다 노이즈 캔슬링이 조금 약하지만 음질에서 크게 앞서며, 전반적 사용 경험이 모두 훌륭해서 놀라게 된다. 3D 공간 음향과 전용 앱의 알찬 기능도 큰 장점이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국내 출시 전이었던 자브라의 신규 무선 이어폰 - '엘리트 10 (Elite 10)'과 '엘리트 8 액티브 (Elite 8 Active)'가 저에게 온 게 두 달 전이었습니다. 판매처에서 시간을 넉넉히 주었으니 기왕 하는 거 롱텀 리뷰로 가보겠다고 생각했는데요. 현재 직접 구입하신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저는 두 제품에 크게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입니다. 엘리트 10이 제 음악과 영화 감상을 커버하며, 엘리트 8 액티브가 저의 실내 운동과 외출 음악 감상을 담당하고 있으니... 제가 보유한 다른 무선 이어폰들을 거의 쓰지 않게 되어서 동생과 친지에게 무료 나눔하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아직도 애플 에어팟 프로 2세대를 포함한 무선 이어폰이 몇 개 남아 있지만, 그 정도로 엘리트 10과 엘리트 8 액티브의 만족도가 높으며 사용 비중이 높다는 뜻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지향의 엘리트 10입니다."


"스포츠 지향의 엘리트 8 액티브입니다."


두 제품을 두 달 동안 써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큰 회사의 특권(?)을 잘 살려서 제품 개발을 했다는 겁니다. 무선 이어폰 엘리트 시리즈를 여럿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상급의 무선 이어폰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항목들을 하나씩 나눈 후, 각 항목마다 넉넉한 예산과 기술력을 투입해서 모두 최적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브라 엘리트 10과 엘리트 8 액티브는 제품 디자인에서 편한 착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음성 통화 품질이 훌륭하고, 사운드 측면에서는 요즘 하이파이 홈 오디오의 성향이 어떤지 상세히 조사한 티가 납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생김새인데 ANC 무선 이어폰의 능력치를 하나씩 두고 보면 모든 점수가 높게 매겨집니다. 단순해보이는 디자인 속에 충실한 기술과 센스가 가득 채워진 것입니다.



제가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쓰면서 좋아하는 점이 음성 통화 품질과 강력한 ANC인데요. 음악을 들을 때는 아무래도 해상도, 음 분리 등에서 조금씩 불만이 생깁니다. 그런데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는 음성 통화와 ANC 품질이 충분히 좋은데 소리가 훨씬 선명하고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이어폰 부피가 매우 적으며 착용도 편안하니 '이건 에어팟 프로 2세대를 대체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자브라의 개발팀은 아마도 이 점을 계획해서 완성도를 최대로 끌어올린 무선 이어폰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에어팟 프로 2세대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더 강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엘리트 10과 엘리트 8 액티브를 만족스럽게 쓰고 있지만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여전히 저의 '전자식 귀마개'로 활동 중입니다. (음악 틀지 않고 그냥 귀에 끼운 채로 조용히 업무)



현실을 직시합시다. (-_-)/ 모든 무선 이어폰들의 기본 경쟁 상대는 언제나 애플 에어팟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자브라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는 에어팟 프로 2세대의 사용 경험에 매우 근접하며, 음질이 더 뛰어난 대신 ANC가 조금 더 약한 제품입니다. 아, 그리고 둘 다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기본 탑재되어 있네요. 둘 다 3D 공간 음향을 쓸 수 있는데 엘리트 10은 헤드 트래킹(Head tracking)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엘리트 10부터 살펴봅시다.



동글동글한 디자인, 최적화된 편안함



자브라 엘리트 10은 아주 작은 박스에 담겨 있습니다. 정가 32.9만원의 무선 이어폰으로는 소박한 패키지로 보일 텐데, 구성품이 제품 본체, 실리콘 이어팁 세트, 충전용 USB 케이블이므로 박스를 크게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고급스러운 개봉 경험을 위해서 너무 많은 완충재와 큰 박스를 쓰기 보다는 이렇게 간결하게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짜로 박스가 작기는 작습니다. 엘리트 8 액티브도 같은 크기의 박스에 담겨 있으며, 아래 사진의 박스 옆에 있는 것은 아이폰 13 프로입니다.



이어폰 한 쌍을 수납하고 충전하는 케이스는 완전 동글동글합니다. 엘리트 10의 충전 케이스가 엘리트 8 액티브 케이스보다 살짝 더 크니 참조 바랍니다. USB-C 포트를 통한 유선 충전과 Qi 규격의 무선 충전을 모두 제공합니다. 이어폰 유닛도 참 동글동글한 모습인데, 충전 케이스와 이어폰의 색조를 다르게 만든 점이 눈에 띕니다. 제품 디자이너의 감각 덕분에 투톤 컬러의 무선 이어폰이 됐군요. 엘리트 10은 매트 블랙, 글로스 블랙, 티타늄 블랙, 코코아, 크림의 다섯 가지 색상이 있으며 제가 쓰는 제품은 크림 색상입니다.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는 터치 패드가 아닌 물리적 버튼을 탑재했습니다. 그런데! 이 버튼의 클릭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문장 끝에 느낌표 두 개를 붙일 정도로 좋다는 말입니다. 버튼 누를 때 이어팁이 귓구멍을 찌르지 않아서 아주 편합니다. 더블 클릭을 해도 부드럽게 눌리며 기분 좋게 튕겨오르는 스위치 느낌이 좋습니다. 저는 터치 패드가 탑재된 무선 이어폰을 손으로 다룰 때마다 멋대로 음악이 재생되고 정지되고 하는 것이 늘 불편했는데, 엘리트 10과 엘리트 8 액티브에서는 그럴 염려가 없으며 버튼 클릭의 감촉도 즐겁습니다.



엘리트 10은 장시간의 편안한 착용을 위해서 조금 다른 형태의 이어팁을 사용합니다. 말랑한 젤리 수준으로 부드러운 실리콘 이어팁인데, 귓구멍에 끼우지 않고 귓구멍 주변을 덮는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기본 장착된 중간 크기의 이어팁이 작을 수도 있으니 한 단계 큰 이어팁도 꼭 써보시기 바랍니다. 이어팁이 헐렁하면 노이즈 캔슬링이 크게 약해지며 음악 들을 때 저음이 줄어들게 됩니다.


"엘리트 10의 노즐에서 적응형 ANC에 쓰이는 피드 백 마이크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유저의 외이도 내부 특징을 실시간 파악하고 ANC를 최적화합니다."


커널 타입 이어폰의 착용이 불편한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일 텐데요. 첫째는 이어폰 하우징이 크거나 각진 부분이 있어서 귓바퀴를 누를 때이고, 둘째는 이어팁이 귓구멍 속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경험하는 이물감이 되겠습니다. 엘리트 10의 넓은 실리콘 이어팁은 이물감을 많이 줄여주며, 이어폰 하우징이 작고 둥근 모양이라서 귓바퀴에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생김새는 밋밋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귀에 끼워 보면 인체 공학에 최적화된 상급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엘리트 10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 켜져 있어도 이압이 없으며 귀가 쾌적합니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귀가 단단히 막히지 않도록 이어폰을 세미 오픈 구조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더 열린 하우징 구조 + 넓은 형태의 이어팁) 그래서 ANC를 끄고 사용하면 주변 소음이 더 들어오게 됩니다. 이 제품의 ANC를 끄고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참조해두시기 바랍니다. 주변 소리를 들려주는 히어 쓰루(Hear Through) 기능도 있는데, 마이크에 유입되는 바람 소리를 제거해서 아주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NC 이어폰 헤드폰들은 더 개방된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ANC의 마이크 배치를 위해서 하우징에 구멍을 뚫어야 하며 이압 조절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더 밀폐된 하우징에 약한 ANC를 조합한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쇄 음파를 재생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물리적 구조로 소음을 막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것입니다. (이게 제품 가격의 결정 요인이 되기도 함)


자브라 엘리트 10과 엘리트 8 액티브는 ANC와 PNC의 비중 조절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엘리트 10은 더 개방된 구조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강화하여 쾌적하면서도 효과적인 소음 감소를 추구합니다. 엘리트 8 액티브는 방수 방진을 위한 밀폐 구조로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이 강해졌으니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약간 낮춰서 균형을 맞춘 듯합니다. 그래서 제품 사양으로는 엘리트 10의 ANC가 더 강하지만 실제 청취 환경에서는 두 제품의 소음 감소 수준이 비슷하게 다가옵니다. ANC는 이어폰 헤드폰의 음질과 착용 경험에 큰 영향을 주므로 이 '균형'에 대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전반적인 사용 경험이 좋다!



애플 에어팟 시리즈는 애플 제품들에서 가장 훌륭한 서비스를 보여줍니다. 운영 체제 단계부터 에어팟의 세부 설정을 지원해주기 때문인데요. 애플 제품을 벗어나면 서비스가 싹 사라지는 게 유일한 단점 되겠습니다. 그래서 자브라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서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가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어폰 자체의 사용 경험도 좋은데 전용 앱과 연동하면 더욱 더 좋아집니다. 애플 제품에서 에어팟을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의 이름은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Jabra Sound+)'이며, 엘리트 10을 구입 후 첫 페어링을 했다면 꼭 설치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앱이 활성화된 후 혹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라는 알림이 뜨면 바로 업데이트해주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에서 이어폰으로 펌웨어 데이터를 전송한 후 이어폰을 충전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으면 업데이트가 시작됩니다. 그 후 충전 케이스의 LED가 분홍색으로 점멸되다가 완전히 꺼지면 펌업 완료입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후에 소리가 더 다듬어진 듯합니다. 첫 개봉 후 음악을 들었을 때는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 모두 고음에서 찌릿한 자극과 인공적인 음색이 조금 있었는데 펌업을 하고 나니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1.3.6 버전이며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은 이미 업데이트가 되어 있을 듯.)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의 설정 메뉴에서 음성 안내를 한국어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할 때처럼 이어폰에 언어 팩을 다운로드하면 됩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음악 듣는 것 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의 시리즈를 감상할 때 여러 편을 쭉 이어서 봐도 됩니다. 무선 이어폰들은 이어폰을 충전 케이스에 넣어둔 동안에도 어느 정도 배터리 방전이 되는데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는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엘리트 10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ANC를 켠 상태에서는 이어폰 6시간, 충전 케이스 배터리를 포함하면 총 27시간입니다. ANC를 끄고 쓴다면 이어폰 8시간, 충전 케이스 포함 36시간이라고 합니다.


조용한 방 안과 소란스러운 산책로에서 몇 번씩 전화를 해봤는데요. 음성 통화 품질이 매우 좋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때와 이어폰으로 통화할 때의 제 목소리 품질을 상대방이 구별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음성 통화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ANC가 약해지면서 주변 소리가 조금 개방되는 점도 편리합니다. 그리고 통화 중에 자신의 목소리를 일부 재생해서 밀폐감을 줄이는 사이드톤(측음) 기능도 있습니다. 이것은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에서 끌 수 있으니 편의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연결도 매우 편리합니다. 멀티 포인트를 지원해서 두 기기에 동시 연결해두고 전환하며 쓸 수 있는데, 이 전환이 빠르고 깔끔하게 됩니다. 페어링도 빠릅니다. 두 기기를 연결한다면 첫 번째 기기는 자동 페어링이 되고, 두 번째 기기를 추가할 때 수동 페어링을 하는데요. 좌우 이어폰의 버튼을 동시에 누르고 있으면 수동 페어링이 시작됩니다. 기기의 블루투스 메뉴로 가서 자브라 제품을 선택하라는 음성 안내가 나오는데 이 음성 안내가 끝나기도 전에 페어링이 완료됩니다. (ㅇ_ㅇ)...


엘리트 10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실제 소음 상쇄와 자연스러움을 모두 챙긴 인상을 줍니다. 소음이 많이 줄어드는데 고막이 편하다는 겁니다. ANC의 설정이 낮은 중음과 저음으로 된 소음을 주로 상쇄하며 고.중음형 소음은 대부분 통과시키도록 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틀지 않고 ANC만 켜두어도 화이트 노이즈가 없어서 편하게 주변 소음만 줄이며 일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이 용도에는 에어팟 프로 2세대가 더 좋지만 어쨌든 쓸 만함) 혹시 주변에서 고.중음형 소음이 들리는데 음악은 듣고 싶지 않다면,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에서 배경 사운드를 재생해도 됩니다. '사운드스케이프 (Soundscape)'라는 항목인데 ANC가 저음형 소음을 줄여주는 동안 각종 배경 사운드로 고.중음형 소음을 덮어줍니다.


저는 평화롭게 주변 소음을 쓸어주는 파도 소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도 이런 기능이 있지만,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의 소리가 더 다양하고 품질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경 사운드로 채택된 음원의 품질부터 좋다는 뜻입니다.



영화 감상에 더 좋은 3D 공간 음향 효과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는 돌비 애트모스가 기본 탑재된 무선 이어폰입니다. 기기와 컨텐츠의 호환 여부를 검토할 필요 없이 이어폰에서 직접 3D 공간 음향을 켜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을 통해 3D 공간 음향을 켜두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든 사용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엘리트 10은 3D 공간 음향과 함께 헤드 트래킹의 공간 음향도 제공하는데요. 머리를 돌리는 방향에 맞춰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이 실시간 조정됩니다. 스피커가 설치된 방 안에서 듣는 경험을 주는 것인데요. 돌비 애트모스 효과의 켜고 끄기가 이어폰에 저장되므로 다음에 이어폰을 꺼낼 때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때는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하는 소리가 마치 방 안에서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상 키보드 타이핑 소리는 마치 용수철 튀는 소리처럼 띠용띠용거려서 웃음이 터질 수 있음.)



멀티 포인트를 지원하므로 아이폰에서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을 실행하고 맥 미니에서 영화를 보면서 돌비 애트모스를 껐다켰다하며 청취해봤습니다. 엘리트 10, 엘리트 8 액티브의 돌비 애트모스는 영화를 볼 때 효과가 더욱 좋습니다. 영화 사운드의 음색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넓은 공간감만 추가해줍니다. 소리에서 가상의 공간 울림과 반사를 만들어내는데 사운드 이미지를 머리 바깥으로 확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엘리트 10은 헤드 트래킹으로 영화 사운드의 거리와 방향 감각까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음악 감상에서도 재미있는 효과이지만 영화 감상에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SOUND



자브라 엘리트 10은 전용 개발된 1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블루투스 5.3 버전이며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은 SBC, AAC를 사용한답니다. 자브라 사운드 플러스 앱에서 EQ 선택을 해보면 각 EQ마다 특징이 명확한데, 그 와중에도 엘리트 10 고유의 소리 속성이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기본 사운드도 훌륭한데 모든 EQ의 사운드 시그니처까지 세심하게 통일해둔 것입니다.


이 감상문은 기본 사운드를 기준으로 작성하며, 기본 사운드는 낮은 중음을 조금 낮춰서 자극을 줄이고 고음과 저음을 은근하게 강조한 설정입니다. 뜬금없는 비교이지만 하만 타겟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 듯합니다. 선명하면서도 편안하고, 시원하면서도 웅장합니다.



*홈 오디오 지향, 귀를 놀라게 하는 소리 해상도


누가 사운드 튜닝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홈 오디오에 적합한 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엘리트 10으로 사운드스케이프 감상을 할 때에도 유난히 귀가 편안하고 오래 듣기에 좋았는데, 그 이유는 역시 사운드 튜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ASMR 영상이나 트랙을 감상하는 용도로도 권장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엘리트 8 액티브에도 대부분 적용됩니다. 단, 엘리트 8 액티브는 저음이 더욱 강조되고 고음이 조금 약해서 스포츠에 더 맞춰져 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은 점은 소리 해상도가 높다는 겁니다. 특히 고음과 중음의 해상도가 귀를 번쩍 뜨이게 합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음 분리 능력이 좋습니다. 첫 청취부터 무척 깨끗한 인상을 받게 되는 제품입니다. 단, 저음이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아서 베이스 연주가 많은 곡에서는 중음 일부가 가려지기도 합니다. 고.중음은 무척 투명하지만 저음은 미량의 우유를 탄 듯한 맛을 냅니다.



*넓게 펼쳐지는 초저음, 은은한 마사지 같은 저음 펀치


초저음이 든든하게 나옵니다. 귀 아래로 넓고 깨끗하게 깔리는 초저음의 레이어(막)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초저음이 확장된 공간을 연출하면서 심리적으로 넓게 펼쳐지는 사운드 이미지를 그려줍니다. 음악 감상 뿐만 아니라 영화 사운드의 웅장함도 살릴 수 있도록 튜닝된 저음이군요. 높은 저음은 약간만 보강되었으며 부드러운 펀치를 지녔습니다. 댄스 뮤직에서 명확하고 단단한 저음 타격이 나오는데, 타격의 끝이 하도 말랑해서 고막을 은은하게 마사지 받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다른 고급형 무선 이어폰들의 소리를 생각하면 그리 강조된 저음이 아닌데 언제나 귀 속에 가득히 차오르는 듯한 만족감이 있습니다.


*이것은 긍정과 사랑의 소리...!


엘리트 10 속에는 부드럽고 포근한 낮은 중음과 저음, 살짝 밝으며 선이 가늘고 청각 자극이 없는 고음이 공존합니다. 아이폰 AAC 코덱 기준으로 들으면 상당히 밝은 음색이며,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SBC 코덱으로 감상할 때에도 고음에서 예쁜 느낌이 조금씩 배어 나옵니다.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달콤하고 맑은 인상의 고음입니다.


듣기 편안하게 잘 다듬어진 소리라서 주파수 응답이 평탄하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고.중.저음의 균형이 좋아서 음악 장르를 골고루 커버할 수 있습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고음의 밝고 예쁜 느낌이 있고 중.저음이 포근하므로 긍정적인 분위기나 러브러브 단계의 노래에 더 어울립니다. 그렇습니다. 긍정과 사랑입니다. 이게 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단어들이라서 엘리트 10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환한 미소의 긍정 휴먼이 두뇌로 강제 침투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더 자주 듣게 되는 모양입니다. (-_-)



*부드럽다 부드럽다 부드럽다 부드럽다 부드럽다 (계속 붙여넣기 중)


엘리트 10은 소리 감상문에 '부드럽다'를 복사해서 반복 붙여넣기해도 될 만큼 곱고 매끄러운 질감을 냅니다. 소리 밀도가 무척 높은, 전형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장점을 지녔습니다. aptX 또는 LDAC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들은 소리의 밀도를 높여주는 특기가 있는데 엘리트 10은 SBC, AAC 코덱으로도 소리의 높은 밀도를 확보합니다. (*엘리트 8 액티브도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홈 오디오 용도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마련이지요. 엘리트 10의 소리는 모든 음 영역을 대단히 부드러운 질감으로 맞춰놨기 때문에 소리가 너무 말랑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단단하고 힘차게 때리는 펀치와는 대단히 거리가 멉니다. 분명히 묵직하고 깊은 저음 타격이지만 고막에 특정 압력을 가하는 일이 없습니다.



*보컬, 현악기 소리에 두툼한 양감과 광택을 더한다


중음의 선이 두텁고 가깝게 들립니다. 높은 중음을 낮춰서 치찰음 자극이 거의 없으며, 낮은 중음을 살려서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의 양감을 더 강조합니다. 보컬, 현악기 감상에 주력하고 싶다면 엘리트 8 액티브보다 엘리트 10이 훨씬 좋을 것입니다. 엘리트 10의 중음 튜닝은 보컬, 현악기 소리의 낮은 음을 굵게 만들며 높은 음은 약간 화사하게 꾸며줍니다. 그래서 여성 보컬의 비음이 더욱 예쁘게 들리며 남성 보컬에서도 높은 음에 광택이 흐르는 듯한 매력이 생깁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소리에서 뚜렷하게 현이 굵어지는 느낌이 있는데 보잉 감촉이 참으로 온화해서 마음 속의 굳은 덩어리들이 다 풀어집니다. 그만큼 아주 진지한 현악기 연주도 한없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만들어서 취향을 탈 듯합니다. 이 이어폰의 목적은 '휴식과 안정'이며 자극과 스릴이 아닙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스포츠를 지향하는 엘리트 8 액티브도 그러합니다. 이 제품들을 만든 사람이 원래부터 편안한 소리를 좋아하는 게 분명합니다. (-_-)b ■



*이 리뷰는 해당 브랜드의 제품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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