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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B1, B2, B3 사람이 원하는 소리를 위한 세 가지 공략법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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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B1, B2, B3

사람이 원하는 소리를 위한 세 가지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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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파이널(Final)은 예로부터 테크놀러지보다는 사람의 심리를 중시하여 소리를 만든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물론 D8000이라는 공과 대학 연구소의 작품 같은 헤드폰도 있지만... 적어도 이어폰 분야에서는 음향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사람이 좋아하는 소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파이널의 E 시리즈는 청취자가 자극을 받지 않으면서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 기존 이어폰들과는 명확히 다른 모양의 주파수 응답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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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E 시리즈 중 하나인 E4000.

 

오늘 살펴볼 파이널의 새로운 B 시리즈는 E 시리즈보다도 높은 소리 해상도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세 개의 모델이 독립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더욱 개인화된 소리 성향으로 사람들의 음악 듣는 취향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B 시리즈는 B1, B2, B3로 구성되는데 다른 회사 제품들처럼 드라이버 숫자나 등급으로 분류되는 넘버링이 아닙니다. 파이널에 의하면 제품을 개발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것이라고 합니다. 가격대는 B2, B3, B1의 순서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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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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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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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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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패키지는 선물용 박스 같은 흰색 상자에 금색 글자를 넣은 모습입니다. 상자 속에는 두툼한 실리콘 케이스에 담긴 이어폰 본체와 다수의 이어팁, 그리고 실리콘 이어훅이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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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웬 투명 필름이 들어있다는 겁니다. 이어폰 쪽 케이블 커넥터가 MMCX라서 당기면 분리할 수 있는데, 케이블의 플러그 부분이 매끈한 원통형 금속이라서 손가락 끝이 미끄러집니다. 그래서 표면이 쫀득한 필름으로 움켜쥘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작지만 알찬 배려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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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B2, B3는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하우징을 사용하며 B1은 로즈 골드(Rose Gold), B2는 건 메탈릭(Gun Metallic), B3는 실버 프로스트(Silver Frost) 색상입니다. 생김새를 보면 유저가 사운드 튜닝을 할 수 있는 MAKE 시리즈와 똑같은데요. B 시리즈는 하우징 구조를 공유할 뿐 내부의 드라이버 종류와 소리의 컨셉이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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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은 가장 비싼 모델인 만큼 외장 처리가 고급스러운데, 금빛 표면에 흠집이 나기 쉬우니 좌우 유닛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무광택의 짙은 회색인 B2, 무광택의 밝은 은색인 B3도 어쨌든 단단한 금속 하우징을 사용하므로 표면이 긁히지 않도록 실리콘 케이스에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파이널의 이어폰용 실리콘 케이스는 외부 충격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이어폰이 안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금속제 이어폰을 보관할 때 무척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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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시리즈에는 소프트 실리콘의 이어훅이 기본 포함됩니다. 제품이 원래부터 케이블을 귀 뒤쪽으로 넘겨서 착용하게 설계되었으며 이어훅이 없어도 케이블이 잘 정착되지만, 다른 이어폰에 사용해도 될 정도로 사용이 편리하고 착용감이 좋은 액세서리입니다. B1과 B3는 투명 피복과 은빛 배선의 준코샤(Junkosha) 은도금 동선 케이블을 사용하므로 투명 이어훅이 포함되고, 검은색 동선 케이블을 사용하는 B2에는 검정색 이어훅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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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시리즈는 모두 노즐 안쪽에 상당히 밀도가 높아 보이는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또, 노즐의 길이는 짧은 편이지만 하우징의 형태가 귓바퀴 안쪽(콘차) 영역을 가득 채우도록 설계됐습니다. 하우징 바깥쪽은 각진 모습인데 안쪽은 모두 둥글린 모양이라서 착용하기에 편합니다. 파이널에서는 커스텀 이어폰의 착용감을 내기 위한 하우징 디자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소음 차단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배경 음악을 약 70dB로 틀고 있는 카페에서도 별다른 무리없이 클래식 악곡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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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많은 유저들이 B 시리즈를 DAP나 스마트폰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들을 것이므로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아이패드 6세대와 LG V20의 헤드폰잭에서 타이달 앱으로 재생하는 것인데요. B 시리즈도 헤드폰 앰프의 긍정적 영향을 받습니다. 이어폰의 소리가 작아서 앰프가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소리의 질감과 양감이 향상되기 때문에 앰프를 권장하는 것입니다. 작은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만 더해줘도 B 시리즈에게는 충분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연결의 청취 결과도 더하여 감상문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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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부담이 적은 편안한 소리

 

B 시리즈의 공통점 몇 가지를 짚어봅시다. 이 제품들은 모두 드라이버 감도가 조금 낮은 편이며 볼륨을 점점 올리면서 자신의 기준에 맞추게 됩니다. (B1: 94dB, B2: 109dB, B3: 102dB) 재생기나 앰프에 연결할 때 화이트 노이즈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편리하며, 헤드폰 앰프에 연결하면 훨씬 든든한 중.저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세 개 제품이 추구하는 음색은 각자 다르지만 모두 '편안한 소리'를 지향합니다. 강하고 굵은 소리가 아닙니다. 이 점에서 호불호가 있겠는데요. 첫 청취부터 뭔가 흥미롭거나 색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고급형 이어폰으로 보는 게 맞겠습니다.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에서 드라이버의 개수가 반드시 음질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소리의 에너지 차이는 큽니다. B 시리즈는 드라이버 숫자가 적으며 감도가 낮은 편이라서 소리가 강하거나 힘차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즉, 모든 여건에서 청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반의 제작 방식에 따라서 다른 소리가 나온다

 

B 시리즈는 확실한 주제를 두고 기획된 제품이며 소리 느낌을 체계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서 B 시리즈에 대한 청취자의 혼란이 발생합니다. 각 이어폰별로 음색 특징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음반의 제작 방식에 따라서 다른 소리가 나오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파이널 제작자가 말하는 소리와 제가 듣는 소리가 완전히 달라서 혼란을 겪었습니다. 알고 보니 '음반 속에 공간 울림이 적용됐는가'에 따라서 B1, B2의 매칭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B3는 그리 영향을 받지 않지만 B1, B2의 소리 성격은 공간 울림의 존재 여부에 의해서 크게 달라집니다. 음반에 원래 실내 공간의 울림이 반영되어 있다면 B2가 넓은 공간을 묘사하며 B1은 소리가 귀 속으로 들어올 만큼 가깝게 됩니다. 공간 울림이 없는 음반이라면 B2는 중음이 보강된 플랫 사운드처럼 들리며 B1은 풍성한 울림을 지닌 것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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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의 일본어 사이트에 수록된 정보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음장(音場)

: 사운드 이미지(Sound Image) 또는 사운드 필드(Sound Field)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리의 거리와 울림 등을 음장이라고 표현합니다. 청취자가 접하는 공간의 넓이와 형태도 여기에 포함되겠습니다. 녹음된 연주를 들을 때 연주 자체 뿐만 아니라 연주와 녹음이 진행된 공간의 특성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2) 해상(解像)

: 해상도(Resolution)를 가리킵니다. 얼마나 세밀하게 분리되고 뚜렷한 형상을 보이는지에 대한 수준입니다. 연주와 녹음이 진행된 공간이 아니라 연주 자체의 소리 선명도를 말합니다.

 

3)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

: 볼륨의 시간적 변화폭이라고 합니다. 기기가 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와 가장 큰 소리 사이의 범위를 뜻합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을수록 역동적인 음악 표현이 가능하지만, 다이내믹 레인지의 폭을 줄여서 오히려 악기와 보컬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음장감, 해상도, 다이내믹 레인지를 두 개의 축으로 만들어서 파이널 이어폰들을 배치해보면 음악의 종류에 따라서 추구하는 바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클래식 악곡에서도 대편성 오케스트라 연주는 소리의 거리와 깊이 묘사가 중요하므로 높은 음장감과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필요한데 그만큼 모든 악기가 앞쪽으로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현악 사중주 같은 곡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좁히고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더욱 가까운 소리 묘사가 가능합니다.

 

1) B 시리즈는 모두 음장감보다는 해상도 쪽에 가깝습니다.

 

2) B1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조금 좁으며 해상도는 B2보다 살짝 높습니다.

 

3) B2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 넓으며 해상도가 살짝 낮은 대신 음장감 쪽에 더욱 가깝습니다.

 

4) B3는 해상도가 가장 높으며 약간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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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된 B 시리즈의 설명서도 받았는데, 내용을 번역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B1 : With its perfectly balanced and three-dimensional sound across all frequency ranges, enhanced with well-defined vocal and music instruments, B1 delivers the sound that gives you the impression like standing at the center of a live stage, being uplifted by the music which is so present and emotional.

 

*영어 설명 번역

: B1은 모든 주파수 영역에 걸쳐 3D의 입체적 사운드를 더욱 깨끗한 보컬과 악기 연주와 함께 완벽한 균형으로 재생합니다. 라이브 공연 현장의 중심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그래서 음악이 더욱 생생하며 감성적으로 들리게 해줍니다.

 

*일본어 설명 번역

: B1은 소리의 근접과 현장감을 특히 중시한 모델입니다. 애니 송으로 대표되는 음악은 소리의 근접을 중시한 녹음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녹음된 음원에서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의도한 이미지를 균형 잡힌 소리로 재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B2 : Without emphasizing too much on a certain frequency range, B2 is delivering a smooth and natural sound. Vocal is so close to a level that breath of singer become inescapable from your hearing. Due to its fast response, you can enjoy every tiny detail from instruments and music intonation.

 

*영어 설명 번역

: B2는 특정 주파수 영역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전달합니다. 가수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보컬을 재생하며, 빠른 응답 속도로 인해 음악 속의 악기와 억양까지 모든 디테일을 묘사합니다.

 

*일본어 설명 번역

: B2는 음장감이 풍부한 녹음에 적합한 모델입니다. 클래식 악곡 연주 등의 콘서트홀에서 생성되는 반사음과 잔향을 충분히 살린 녹음과 라이브 녹음 등 장소의 분위기를 충분히 재현하려고 의도한 믹싱 음원 등에 적합합니다.

 

B3 is delivering comfortable and clear sound with tight bass. With its high-resolution output across the whole frequency range and vivid highs as its strength, the music becomes enjoyable as soft sounds such as accompaniment of piano and picking of guitar becomes distinct and clear.

 

*영어 설명 번역

: B3는 편안하면서도 맑은 소리와 간결한 저음을 전달합니다. 모든 주파수 영역에 걸친 높은 해상도와 화려한 고음이 특징이며, 매우 부드러운 소리 특성으로 피아노 반주나 기타의 현 튕기는 감촉 등을 뚜렷하고 깨끗하게 묘사하여 감상을 더욱 즐겁게 만듭니다.

 

*일본어 설명 번역

: B3는 해상감을 특히 중시한 모델입니다. 라이브 느낌이 있는 음원으로도 악기의 섬세한 소리를 전달하며 다소 화려하게 듣고 싶은 분이나, 애니 송과 EDM의 보컬을 타이트하게 즐기고 싶은 분 등에 적합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생각하는 B 시리즈의 소리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 B1 -

"포근하고 웅장한데 가까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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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은 공간감 확장과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밀도 높은 저음이 주제로 보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때문에 B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스테인리스 스틸 하우징의 울림 효과를 받는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저음이 상당히 강조되어 있는데 아마도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공간의 울림을 감안하여 저음을 1~2dB 정도 부스트한 상태를 최적의 균형이라 묘사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밸런스형 이어폰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고음이 약간 밝게 나오는 중.저음형 이어폰'에 가깝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낮고 깊게 울리는 저음을 통해 심리적으로 넓은 공간을 형성하며, 약간 밝은 빛이 도는 화사한 고음과 밀도 높은 중음으로 보컬과 악기 음을 가깝게 들려줍니다. 다양한 종류의 악기와 보컬이 혼합된 음악에서는 전반적으로 넓은 공간이 생성되어 소리가 더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낮은 드라이버 감도 때문에 소리가 작아서 멀게 들렸던 모양입니다. 충분히 볼륨을 올려서 들어보니 확실히 귀에 가까운 소리입니다. 고.중음 쪽이 약간 앞으로 나와 있으며 저음도 울림이 머리 속으로 들어오는 형상인데요. 저음의 덩어리가 커서 심리적으로 확장된 공간을 느끼게 됩니다. 소리가 가까우면서도 확장된 공간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습니다. 또한 음반의 종류에 따라서 소리의 거리감이 달라집니다. B1은 스튜디오 녹음 또는 원래부터 공간 울림을 배제한 음반에서 거리감을 확장하고, 콘서트홀 녹음 또는 원래부터 공간 울림이 적용된 음반에서는 소리가 더 가깝게 들립니다. 풍부한 연기를 남기는 듯한 저음 울림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넓은 바탕을 느끼게 되지만, 원래부터 소리가 가깝게 들리도록 주파수 응답을 설계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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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저음의 든든한 펀치와 초저음의 웅웅거리는 진동이 잘 살아납니다. 이런 저음 성향이 소리 전체에 포근한 공기를 부여합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쪽에서 담당하는 고음과 높은 중음 영역은 살짝 낮은 밀도와 잔향을 지니고 있는데 질감이 곱고 특유의 광택이 있어서 귀가 즐겁습니다. B3와 비교한다면 저음 쪽이 많이 부풀어오르는 느낌이라서 저음 연주가 많은 곡에서는 고.중음이 조금씩 가려지는 현상도 있습니다.

 

밸런스드 아머처와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소리의 질감과 응답 속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조화롭게 혼합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B1은 밸런스드 아머처 유닛의 음색을 너무 밝지 않도록 조정해서 다이내믹 드라이버 소리와 어울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약간 기체처럼 느껴지는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의 고.중음과 거의 액체나 고체처럼 느껴지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질감 차이가 있지만, 이들을 혼합하여 만든 결과물은 음악에 생동감을 더하는 엔터테인먼트가 되었습니다.

 

 

- B2 -

"담백하고 편안한 소리에 더해진 공간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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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청취에서는 중음이 보강된 플랫 사운드의 싱글 풀레인지 BA 이어폰들이 떠오릅니다. B2의 소리는 완전한 플랫 사운드가 아니지만 고음과 저음이 강조되지 않도록 하는 의도적인 튜닝이 느껴집니다. B2에는 B1, B3의 고음 반짝임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편하고 짙은 느낌도 듭니다. 또한 음색이 약간 어둡고 매우 담백한 느낌이 듭니다. 양념을 조금도 넣지 않은 셈인데 처음에는 밋밋할 수 있으나 다른 이어폰 소리를 듣지 않고 B2의 소리만 계속 들어보면 자연스러운 맛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고음과 저음보다도 중음의 비중이 더 높게 들립니다. 명확한 중음형 이어폰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중음 비중이 높은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를 두터운 선과 높은 밀도로 강조합니다. 또한 초저음보다 높은 저음이 조금 보강되어서 전체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냅니다. 그리고 소리의 잔향이 상당히 많습니다. 연주 공간 또는 녹음 공간의 소리 울림이 강조되어서 음악이 더욱 감성적으로 들립니다. 이 잔향 효과가 사운드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면도 있으나 현악기 중심의 클래식 악곡 감상에서는 큰 장점이 됩니다.

 

제작자의 설명, 즉, 'B2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으며 반사음과 잔향을 살린 음원에 적합하다'는 점은 공간 울림이 적용된 음반에서만 작용합니다. 만약 B2로 공간 울림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음반을 듣는다면 좁은 공간과 지나치게 담백한 중음형 사운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음반의 제작 방식에 따라서 B2의 성격이 결정됩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고 에코나 리버브 등을 최소화하여 제작된 음반은 B2를 거치면 중음이 보강된 플랫 사운드에 가깝게 들립니다. 콘서트홀에서 녹음되었거나 어느 정도의 공간 울림 효과를 더하여 제작된 음반은 B2에서 실제적인 울림을 지닌 소리로 증폭됩니다. 그러므로 이 물건의 소리를 처음 들을 때에는 클래식 악곡이나 라이브 공연 음반을 먼저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싱글 BA로 어떻게 이런 울림 효과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실내 공간에서 소리가 반사되어 울리는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B1은 확실한 저음 강조가 있어서 고.중음을 저음이 감싸는 느낌이 들며 소리의 초점이 머리 속에 맺힙니다. 한 마디로 소리가 머리 속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B2는 고.중.저음이 수평선을 이루며 머리 바깥쪽까지 이미지를 확장합니다. 이 점이 B2의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효과인 듯 한데, 공간 울림이 적용된 음반을 감상한다면 오히려 넓게 확장되는 스테이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B2로는 클래식 악곡이나 라이브 공연 음반을 들어야 하겠습니다. 두 번 강조합니다! B2로 스튜디오 녹음 음반이나 공간 울림이 제외된 음반을 들으면 보컬이 가까운 중음형 이어폰이 되며 스테이지가 좁아질 것입니다.

 

 

- B3 -

"섬세하며 밝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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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는 음반의 공간 울림 여부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으며 밝고 화사한 고음과 부드럽고 포근하면서도 은은한 울림을 전달하는 저음이 특징입니다. 예쁜 소리의 듀얼 BA 이어폰들과 비슷한 인상을 주며 소리의 해상도가 무척 높게 느껴집니다. 흐린 막을 걷어낸 듯한 투명함과 매끄러운 질감으로 첫 감상부터 매력을 느끼게 하는 소리입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B1, 음반 매칭이 필요한 B2와는 달리 B3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소리의 디테일 감지에 유리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고음이 밝게 강조되며 저음 강조도 풍부한 V 모양의 소리인데 낮은 중음도 보강해서 보컬이 조금 앞으로 나오도록 튜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완만한 W 모양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다른 B 시리즈와 비교하지 않고 독립적인 음악 감상용 이어폰으로 생각한다면 B3는 시원하게 살아나는 고음과 명확한 선의 중.저음으로 소리를 깨끗하게 묘사하는 고성능 장치가 됩니다. 음이 세밀하게 분리되는 인상을 주며 빠른 응답 속도의 BA 이어폰으로서는 잔향 효과도 꽤 있어서 감성적인 즐거움도 제공합니다.

 

어떤 종류의 음악이든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명확한 음색 특징이라서 양념을 싫어하는 유저에게는 그냥 밝은 BA 이어폰 소리가 될 수 있겠으나, 투명하면서도 예쁘고 달콤한 소리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큰 만족이 될 것입니다. 특히 바이올린의 기교 묘사와 여성 보컬의 비음에서 B3의 화사한 고음이 큰 역할을 해냅니다. 음악 속에 심벌즈 연주가 포함된다면 아주 섬세한 쇠 울림 소리에 감탄할 수도 있겠습니다.

 

고음, 중음, 저음의 영역이 명확히 분리되어서 더욱 깨끗한 느낌을 줍니다. 분명히 저음 강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음과 중음이 영향을 받지 않으며, 중음이 고음의 투명도를 방해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이를테면 B1과 B3의 비교 청취는 멀티 BA 이어폰과 하이브리드 이어폰의 소리 특성을 체감하는 사례가 됩니다. BA로 저음을 재생하는 것은 밀도와 양감 측면에서 다이내믹 드라이버보다 약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더욱 빠른 응답으로 저음의 해상도가 높아집니다. 밸런스드 아머처만 쓰는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은 재생 타이밍이 잘 맞아서 더 깔끔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스테레오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 스피커 자체의 크기를 조금 더 키우는 것과 별도의 서브 우퍼를 더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음 재생용 BA를 사용하면 기존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조금 더 크게 만드는 셈이고, 저음 재생을 다이내믹 드라이버에게 맡기면 별도의 서브 우퍼를 추가하는 셈이 됩니다. B3는 순수 BA 이어폰으로서 뚜렷한 사운드 이미지를 형성하며 보다 명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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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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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크레 마사크레님 포함 2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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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기대되는 제품들입니다.

14:12
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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