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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SoundzAid 쿠르베 V.2 이어폰 리뷰.

다로다옹e 다로다옹e
4019 2 0

서론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문장을 아는가? 학교 급훈에서나 볼 법한 이 문장은 "수승화강"이라는 한의학 단어와 상통하는 문장으로, 냉정함을 잃지 않으며, 모든 일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뜬금없이 이런 거창한 문장을 등장시킨 이유는 쿠르베 V.2를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문장이 아닐까 하여 등장시켜 보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차가운 금속 하우징 속 열정의 뜨거운 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술을 즐기려 마시는 경우도 많지만 이리저리 치이고 퇴근한 사회인들에게 술 한 잔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듯 말이다.


사운즈 에이드_ SoundzAid

   음향기기 분야에 발을 딛은지 얼마 안 되었다면, 사운즈 에이드라는 브랜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런칭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국내 신생 브랜드이며, 규모를 점차 넓혀가고 있는 단계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제작자로 활동하던 "Detiger"님 그리고 "앰프만드는남자님"을 각각 마스터 빌더와 빌드 매니저로 영입하여 브랜드를 런칭, 그 후 각자의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제품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주요 라인업으로는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한 Courbe V.2(쿠르베 V.2), BA(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사용한 Marvelous(마블러스), Monologue(모놀로그)가 있다.

COURBE V.2_쿠르베 V.2

   3가지 라인업 중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COURBE V2이다. 앰프만드는남자님이 과거 개인 제작자로 활동하던 시절에 생성된 라인업으로, 지금은 그 완성도와 소리를 보강하여 V.2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사운즈 에이드 소속 제품으로 출시하였다. "The Low Rider", "Metalic Hero"라는 문구로 표현하고 있는 쿠르베 V.2는 저음 중심 성향, 금속 하우징을 가진 이어폰으로, 사이트에서는 락 · 힙합 · EDM 장르에 적합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품 소개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쿠르베 V.2의 구성품은 위 사진과 같다. 외부가 패브릭 재질인 작은 상자에 위와 같이 6가지의 구성품이 모두 들어가 있다. 구성품은 쿠르베 V.2 유닛, MMCX 케이블, 가죽 줄감개, 노즐 청소도구, 3종류 이어팁 그리고 이어폰을 닦는 용도의 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품은 굉장히 알차다. 패키징 박스를 케이스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저 작은 공간에 이 모든 것이 수납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구성품의 종류 또한 후한 편이다. 이어팁의 종류가 한 가지뿐이라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줄감개의 재질이 가죽인 것, 노즐 청소 도구를 제공하는 것, 하우징 닦기용 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풍족함이 느껴진다.

   이어팁은 3가지 사이즈가 제공된다. 재질은 슈어의 총알팁과 같아 보인다. 슈어 총알팁의 정식 명칭은 "블랙 폼 슬리브"로, 일반적인 실리콘 이어팁에 비해 강한 고역대로 인한 쏘는 소리(치찰음 등)를 약간이나마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주로 슈어 제품군 보다 애플 인이어와 같은 타사 제품과의 접목에 인기가 많다. 사운즈 에이드에서 제공한 이어팁은 슈어의 총알팁에서 먼지 필터와 내부 심지가 제거된 상태로, 노즐 크기는 컴플라이 기준 T-500까지 사용 가능하다. 줄감개의 경우 타사 제품군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거나 고가형 제품군에만 동봉되는 가죽 줄감개이다. 내부는 스웨이드 재질이며, 외부는 사운즈 에이드 로고가 각인된 가죽 재질이다. 필자의 경우 8심 이상의 선재가 다소 두꺼운 커스텀 케이블을 사용 중인데, 기존의 사용 중이던 제로 오디오 자석 줄감개는 선이 얇은 이어폰에 적합했다면 사운즈 에이드 줄감개는 이와 다르게 선이 두꺼워도 문제없이 정리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마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하우징은 금속이지만 플레이트 부분을 레진 코팅으로 마감하는 듯한데, 레진 코팅이 다소 불균일하게 이루어져 한 쪽은 깔끔한데 반해 다른 한 쪽은 다소 지저분하게 보였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노즐 부분인데, 내부 노즐에 댐퍼 역할을 하는 필터가 분명 삽입되어 있겠지만 노즐 외부에는 어떠한 필터도 없으며, 직경이 넓어 이물질이 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부 노즐튜브를 자른 흔적이 다소 지저분하게 남아있던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단자는 MMCX 단자로 소니와 같이 특별한 돌기가 없어 대다수의 커스텀 케이블은 호환된다.

   노즐 길이는 약 0.8cm 로 측정되었다. 노즐이 짧고 직경이 굵은 탓에 귀에 옅게 삽입된다. 때문에 이어팁과 하우징 그리고 사용자의 귀 매칭이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이어팁은 삽입된다는 느낌 보다 귓구멍을 막는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에는 착용감이 썩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른 이어팁을 시도해 보았을 때, 컴플라이 폼팁 사용 시의 착용감이 가장 좋았다. 그에 반해  소니팁과 모놀로그에 제공된 이어팁 사용 시에는 극악의 착용감을 맛보았다. 삽입 위치가 옅고 제대로 착용이 안되는 탓에 저역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VJJB 이어폰들에 동봉된 이어팁은 썩 나쁘지 않았다. (스핀핏은 소유하고 있지 않아 시도해 볼 수 없었다.) 실리콘 이어팁 사용 시 귀에 삽입되면서 하우징이 내부 귓바퀴에 계속해서 닿게 되는데, 30분 이상 청음 시엔 통증이 느껴졌다.

[출처: 사운즈 에이드]

   사운즈 에이드 본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쿠르베 V.2의 스펙이다. 주요 스펙을 살펴보자면 20~18000Hz의 다소 좁은 주파수 응답 범위를 가지며, 16옴의 임피던스, 100dB의 감도를 가진다.

SoundzAid - Courbe V.2 성향 차트
※ SoundzAid - Courbe V.2 측정치 [출처: 사운즈 에이드]

   ※위의 성향 차트는 필자의 주관적 지표 일뿐이니 측정치와 함께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어떠한 영역이든 고루 잘 내주는 듯한 소리를 들려주며, 크게 부족한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역의 비중이 크고 고역의 비중에 낮다. 중음은 제 자리에서 내줄 소리는 모두 내주고 있다. 하지만 가깝게 느껴지기보다는 반의반 발자국 정도 뒤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신나는 곡, 비트가 빠른 곡, 힙합, EDM 장르에 가장 어울리며 발라드와 같은 장르 또한 나쁘지는 않다. 필자의 경우 언급한 장르들보다는 클래식, 뉴에이지와 같은 악기만이 등장하는 곡들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바닐라 무드 - Tales weaver soundtrack

   악기의 질감이 또렷하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적절하게 느껴지면서 곡의 분위기를 더해간다. 특히 플루트의 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바이올린의 경우 힘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필자가 서론에서 언급했던 문장과 같이 차가운 머리로 분석적인 듯하면서 뜨거운 가슴으로 곡에 열정을 더해간다. 위상은 머릿속에 맺히는 듯하지만 잔향이 있어 넓은 방 안에 있는 느낌이다.

Jia Peng Fang - Nocturne

   오래간만에 청음 후기에 등장한 곡이다. 아쟁 닮은 악기인 중국의 얼후라는 악기가 주가 되는 곡인데, 쿠르베 V.2의 인상적인 저음 덕분에 얼후의 소리보다는 백그라운드 첼로의 현 뜯는 울림소리가 더 도드라지게 들렸다. 이는 소리의 포커스가 고역보다는 저역에 있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본다.

악동뮤지션 - DINOSAUR

   하이라이트 부분이 시작될 때의 청량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청량감에 바로 비트가 이어지니 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전반적으로 비트가 강렬하게 느껴지며, 치찰음음 아주 미세하게나마 느껴지지만 곡을 듣는 내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치찰음을 찾으려고 작정하고 들어야 캐치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소리가 아니었다. 음선은 굵게 느껴진다. 싸이의 연예인 또한 비슷한 느낌이었다.

윤종신 - 좋니

   필자의 성향 차트에서 고역보다 중역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한 곡이다. 여성 보컬보다는 남성 보컬에 어울리는 느낌으로, 윤종신의 목소리가 도드라진다. 꽉 찬 느낌의 소리기 들려지며, 다소 강한 저역으로 외부에서 사용하기 이상적인 소리로 느껴졌다. 하지만 실내에서 청음 시엔 다소 정돈이 덜된 난잡한 소리로 느껴져서, 피로감이 많이 느껴졌다.


Writer Comment

   굉장히 힘찬 소리를 지니고 있다. 1DD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한계가 어디인지 모르는 강력한 소리이다.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대로 힙합, EDM 장르와 궁합이 잘 맞지만 필자는 뉴에이지와 같은 악기가 주가 되는 곡에서 더 좋은 궁합을 느꼈다. 저역의 울림과 타격감이 강하기 때문에 장르 불문하고 힘차고 꽉 찬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 힘이 강렬한 탓에 피로감이 일찍 오며, 장르와 때에 따라서는 다소 난잡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 외에 다양한 종류의 구성품은 정말 만족스러웠으며 착용감과 마감이 다소 아쉬웠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주로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면, 주저 않고 추천할 수 있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착용감과 마감, 이어팁이 개선된다면 말이다.

[Best]: 강렬하고 꽉 찬 소리, 다양한 종류의 구성품
[Soso]: 다소 난잡한 소리, 착용감
[Worse]: 마감, 이어팁


이상으로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SoundzAid 쿠르베 V.2 이어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본 리뷰는 사운즈 에이드로부터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무단 도용 및 복제 공유를 절대로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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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BAM KIMBBAM님 포함 2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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